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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6

       

        

        

        

        

       “이야, 난장판이네. 난장판….”

        

       “또 지만 아는 거 보고 있네.”

        

       “아니, 다이스랑 유진 나오는 방송 보고 있는데 뭐가 어때서?”

        

       “뭐요?”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 중엔 별의별 사람이 있고, 그것이 십만 명이 넘어가면 그 확률이나 빈도는 더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11만을 넘어, 12만. 초당 숫자를 하나씩 세더라도 33시간 20분이 걸리는 압도적인 숫자 사이에는 당연하게도 온갖 사람이 있는 법이었고 – 그 중에는 아무런 티조차 내지 않고 방송을 시청 중인 AP 프로게이머들이 있었다.

        

        유진이 하모니를 따라 스트리머로서도 활동하는 한편, 예선 랭크 전 스크림을 통해 만나 친분을 쌓게 된 다이스마저 최근 들어 간간히 방송에 얼굴을 내비친다.

        

        물론 그녀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이들은 다이스마저 스트리머 활동을 개시하지는 않으리란 걸 예측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궁금한 건 궁금한 법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스트리머들의 방송 시청은 일시적인 추세를 넘어 서서히 이들의 일상으로 동화되기 시작하였다.

        

        

        

       “대항전 연습? 얘네들 무슨 대회 해?”

        

       “몰라. 스트리머들끼리 대회한다는데, 그건 나도 잘 모르겠고.”

        

        

        

        처음의 관심은 미력하였으나, 점차 방송 그 자체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중 태반은 유진과 다이스의 플레이에 궁금증을 가짐으로서 이끌린 것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에 대한 흥미는 점차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린다. 여기엔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으나, 주된 이유로는 이들이 프로게이머라는 점을 꼽을 수 있었다.

        

        그동안 이들이 그녀를 왕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적어도 가까이는 갈 수 있게 – 시청했던 유진과 다이스의 플레이를 연속적으로 재생하면 족히 일주일 이상을 틀어놓고도 남을 것이었다.

        

        따라할 수는 없어도 그들의 플레이 기조가 어떤지는 이미 뇌리에 박혀버렸다. 요컨대 그동안 너무 많이 봐서 질렸다는 뜻이었다.

        

        그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결과는 몇 가지가 있었으나, 그 중 하나를 굳이 골라보자면-

        

        

        

       “…오, 얘는 그래도 괜찮은데? 판단력이 나쁘지 않아. 총도 잘 쏘고. 이게 그 실력파 방송인인가 하는 그건가?”

        

       “나한테 묻지 마. 나도 오늘 처음 보는데.”

        

       “아이씨….”

        

        

        

        하모니 방송으로의 유입.

        

        시청자가 많은 순서대로 상단에 노출되는 트리키의 시스템은 유진의 밑에 하모니를 표시 중이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분야에선 구태여 새로운 시도보단 추천과 제안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고, 이들 역시 큰 거부감 없이 바로 아래의 하모니 방에 입장하였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모습. 비록 아직 서툴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또한 기본 실력 자체가 부족했지만, 해당 스트리머의 플레이에서는 어렴풋하게 유진의 향기가 났다.

        

        진작부터 유진이 하모니와 이런저런 관계가 있다는 걸 아는 이들은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일부 이들에게 있어 이러한 사실은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어지는 결과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GEARUP)GDKID 님이 10,000원 후원!>

       -오늘 처음 방송보는데 이분 실력파 스트리머였나요?

        

       “앗, 후원 정말 감사…어으, 지금은 바빠서 이따가 읽어드릴게요!”

        

        

        

       -하??????모니????가실력????파???

       -팩트)이 녹냥이는 2개월 전만 하더라도 보정이 있어도 탄창을 바닥에 떨굴 뻔했다

       -와 기어업에서 도네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는 구단 프로게이머까지 매수했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2개월 전만 해도 개소리 말라했을텐데 ㅋㅋㅋㅋ

       -이젠 프로한테 실력파 소리까지 듣네 와 ㅋㅋㅋ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기존의 하모니가 어떤 방송을 주로 했는지를 몰라 발생해버린 파멸적인 오해. 해당 발언은 이제 방송 5년차가 조금 넘어가는 당사자의 방송을 거의 초반부터 지켜보았던 소위 골수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헛웃음을 유발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불과 반 년 전만 하더라도 간신으로 채팅창이 도배가 되거나, 매수 좀 그만하라는 발언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왔어야 했던 도네이션이건만, 고작해야 이 2개월 동안 하모니는 해당 발언을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으로 만들기에 적합한 실력을 갖췄다.

        

        그리고 그 말대로, 그녀는 설령 프로게이머가 보더라도 크게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진행 중이었다.

        

        

        

       “미니건이 이쪽을 향하고 있어! 포지션 이동해!”

        

        

        

        분대원이 체크하지 못한 위협을 분류하고, UI에 공유하며, 더욱 세부적으로 쪼개져 분대원들에게 하달된 명령의 달성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식별하고 이를 치워버린다. 그럼으로서 분대원들은 분대장이 지정한 목표를 이루고자 이동하고, 사격한다.

        

        비록 초 단위로 변하는 전장의 상황에 누락되는 명령도 많고, 하모니 그 자신이 대처할 수 없는 것도 많지만, 그런 점들까지도 감안한다. 처음 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대장직이었지만, 그동안 유진의 어깨 너머로 배운 전장 리딩 능력은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 중이었다.

        

        죽은 사람의 시체로 B를 향해 나아가는 계단을 만들고, 상대편은 죽은 사람의 시체를 쌓아 B로 향하는 길을 막는 방해물을 쌓는다. 실제로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 치열한 전투의 지속이 초 단위를 넘어 분 단위에 돌입한다.

        

        최소한의 수비 병력을 남겨둔 채 B에서 벌어지는 전투. 숫자 비율은 하모니 팀이 10이었고, 상대가 9. 이들 전원이 소모하는 초당 탄환의 수만 하더라도 수백 발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알림 : B 섹터가 중립 상태에 돌입합니다.]

        

        

        

       “막아! 미니건 터뜨려야 돼!”

        

       “그럴 시간이 없어-!”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뚫었다!

       -드가자드가자드가자~~~

       -얘네는 심심하면 액션영화 하나씩 찍어대네 진짜루 ㅋㅋㅋㅋㅋㅋ

       -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하모니!

        

        

        

        하모니의 분대가 엄중한 포위망을 돌파했고, 이윽고 B로 쏟아졌단 점이었다.

        

        혼전이 시작되었다.

        

        

        

        

        

        

        

        

        

        

        

        

        

        

        

        

        

        

        

        

        

        

        

       -[알림 : 사망하였습니다.]

        

       -[알림 : 리스폰까지 앞으로 00 : 00 : 56.]

        

        

        

       “진짜 악착같이 버텼는데, 진짜….”

        

        

        

       -그래도 단독으로 2명 잘랐자너 ㅋㅋㅋㅋㅋㅋ

       -진짜잘했음 괜찮어

       -귀신들린것처럼 싸우든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쌤은 도대체 하모니를 뭘로 만들어버린걸까

       -제발그만잘해!이제그만잘하라고!제발옛날에순수했던하모니를돌려내!!!

        

        

        

        후우.

        

        죽은 유저들이 리스폰을 기다리며 토론을 나누는 장소. 그곳에 대자로 드러누운 하모니가 크게 숨을 내뱉었다. 억울했다. 어쩌면 유진과 같이 왔더라면…아니, 그러면 당연히 B를 손쉽게 밀어버릴 수 있었겠지.

        

        하지만 오늘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스트리머 대항전에 유진이 참가해 자신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곳에서 당사자를 불러 밀어버린다고 해도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

        

        그렇기에 유진과 다이스 씨에게는 일부러 주요 교전 장소를 회피해달란 요청을 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두 명은 지금도 A와 C를 이리저리 돌며 적진을 혼란으로 물들이고 있을 터.

        

        

        하지만, 슬슬 그런 생각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제는 B를 밀 시간이었다.

        

        

        

       “우리가 확실히 뒷심이 부족하긴 하네. 게다가 적은 B 인근에서 계속 리스폰하니….”

        

       “적 입장에서도 B가 넘어가면 난감할 테니까, 저쪽도 필사적으로 지키겠지. 그래도 거의 다 왔는데 아쉽다. 거의 마지막까지 밀렸을 때 상대 팀에서도 미니건 자폭시킬 뻔했던 것 같은데.”

        

       “아, 그거 나도 본 것 같아.”

        

        

        

        이들이 그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지형도를 확인했다.

        

        24명 중 열일곱에 달하는 양 팀의 인원들이 축차로 증발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진과 다이스를 제외한 아군 팀이 통째로 리스폰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적 팀 역시도 일곱이 사라졌다.

        

        그리하여 판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기존의 본진이었던 A가 점령당하고 있었다. 유진과 다이스는 뒤로 돌아 C를 점령 중이었고. 적팀은 아군이 A와 C를 선점함으로서 B에 갇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아군 소유였던 A에 간신히 남은 전력을 보낸 거겠지.

        

        하지만, A가 완전히 넘어간 건 아니었다. 먼저 죽은 팀원 몇 명이 아직 강탈당하지 않은 A 인근에서 스폰하여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C 역시도 완전히 점령당하진 않았고. 그리하여 예상 스폰 지점은 A 인근.

        

        생각을 정리하고 덧붙였다.

        

        

        

       “A 정리하고, 사람 모아서 가자. 이번에는 별동대도 불러서 B를 밀어야되겠어.”

        

       “뭐야. 선생님은 계속 따로 움직이는 거 아니었어?”

        

       “교전 장소가 안 겹쳐서 괜찮을 것 같아. 대신 타이밍을 잘 맞춰야겠지. 가만 놔두면 그 두 명이서 B를 밀어버릴 것 같으니까.”

        

        

        

       -코이츠 다이스와 유진에 대한 평가가 심한wwwwwwwwwww

       -‘인간형 불도저 콤비’

       -아 우리는 장갑차가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밀어달라고 부탁했었으면 B는 진작에 밀렸지

       -무덤덤하게 말해서 더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말하며 보이스를 팀원 전체로 확장. 이번 스트리머 대전을 대비하기 위해 만든 사설방인지라 다들 군말없이 내 말에 따라주었다.

        

        그렇게 다시금 눈 쌓인 바닥을 밟는다. 아까도 말했듯 리스폰 장소는 A 인근. 세 명 가량의 적 인원이 식별되었고, A 안에서 치열하게 뻐팅기는 중. 그러나 내 분대를 포함하여 도합 8명 가량이 한꺼번에 달려들자 이들은 속절없이 갈려버렸다.

        

        인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 안전하게 플레이했던 터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걸로 적의 방어에 3명 손실이라는 이름의 구멍을 내었다.

        

        또다시 10명, 그리고 적은 9명.

        

        인컴에 대고 선생님에게 덧붙였다.

        

        

        

       “지금부터 B를 탈환하려고 하는데, 타이밍 맞춰서 들어와주세요. B 탈환에 전술적 중요도를 더 실으려고 해요. 예상 도착 시간은 3분이구요.”

        

       “그렇게 판단했다면야.”

        

        

        

        그 말이 끝이었지만, 그 안에 내포된 말뜻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출발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길은 이전만큼 – 아니, 이전보다도 지난했다.

        

        

        

       “미니건 위치가 달라졌어!”

        

       “환장하겠네. EMP 터뜨려, EMP! 이번에는 뚫어야 돼!”

        

       “확인. 기폭한다!”

        

        

        

       ───쿠우웅!

        

        

        

        분대장만이 휴대할 수 있는 전술 물자 중 하나인 EMP 폭탄. 그것을 가동시키자, 폭발음과는 사뭇 다른 무형의 전자기 펄스가 원형의 구체로부터 방출되었다.

        

        모든 전자기기 뿐만이 아니라, 이카루스의 날개 아래 있는 모든 오퍼레이터들을 일시적으로 보통의 대원으로 되돌려버리는 가장 강력한 힘. 미니건이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UI가 흐릿해지며, 심지어는 인컴이 오작동하고 실드조차 꺼져버린다.

        

        이 순간 믿을 건 오로지 본인의 실력 뿐.

        

        

        고작해야 재수없는 한두 발의 럭키샷만으로도 리스폰 구역으로 사출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쌍안경으로 숨가쁘게 적들을 식별했다. 그러자 이카루스 내에 내장된 아날로그-UI가 아주 간략히 적들의 방향 정도만을 표기한다.

        

        그리하여 숨을 고르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당장 몇 분 전 죽기 전에도 두 명의 적을 길동무로 데려갔었던 판에, 지금 와서 흐트러질 리가.

        

        

        

       -투웅! 투웅! 투웅!

        

        

        

        손가락을 당길 때마다 소음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억제된 머즐 플래시. 어디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 발에 한 명씩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적어도 십수 발당 한 명 정도는 데려갈 수 있었다. 

        

        한편 EMP의 지속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본래라면 유진에게 언질을 넣은 후 기폭시켜야 했지만…뭐, 어련히 오시겠지. 내가 그 사람을 걱정할 계제는 아니었으니까.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아군 손실, 다섯….’

        

        

        

        절반이 죽었고, B의 통제권을 획득하기 위해 점령해야 하는 단말기, 세 개 중 두 개를 탈취. 하지만 저들은 영악하게도 마지막 단말기를 감제할 수 있는 고지대에 미니건을 가져다놓은 채 제압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특징적인 흑색의 복장을 갖춘 세 명이 눈에 띄었다.

        

        저들이 이른바 발칸소년단이라고 불리는 이들이겠지. 여러모로 괴상망측하다는 말밖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건 저들은 사설방에 참여 가능한 실력과 티어를 갖추기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고, 이 택틱에 도가 텄을 것이다.

        

        EMP 지속 시간이 제로로 수렴했다.

        

        

        

       -[경고 : 최우선 위협 요소 재가동.]

        

       -[경고 : 추가적인 적 식별.]

        

        

        

       “미니건이 재가동된다! 피해!”

        

        

        

        적들이 리스폰했고, 미니건이 납탄을 토해내기 전 울부짖는다.

        

        미니건의 사선을 가리키는 녹색 레이저 대즐러가 허공을 섬찟하게 가로질렀다. 그러나 유진 선생님이 결코 늦을 리가 없었다고 생각하며, 엄폐한 채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그러기도 전, 한 발자국 앞서 – 허공을 가로로 가로지른 총알이 방탄 카메라를 몇 번이고 두들겼다. 그에 미니건의 주시 방향이 옆으로 돌아가기도 잠시.

        

        

        

       ───콰직!

        

        

        

       “으악!”

        

        

        

        고지대 반대편으로 슬그머니 돌아들어온 유진이 반응 불가능한 근거리까지 파고들어 개머리판으로 적을 후려쳤다. 그러자 총기의 개머리판이, 그리고 발칸소년단 소속 유저의 헤드 폴리곤이 동시에 기괴하게 뒤틀렸다.

        

        물론, 유진 선생님은 별로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 견착조차 없이, 한 손으로 단축형 돌격소총을 근처의 적들에게 갈겨대었다. 뒤에서부터 날아든 통렬한 일격이 상대방의 진형을 갈가리 잡아찢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회복된 UI를 통해, 주변에서 적잖아 5명의 상대가 재차 접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 북쪽에서 다섯의 적이 다가오고 있는데…어….”

        

        

        

        카가가각.

        

        섬뜩한 마찰음과 함께 전면 탄도장갑판이 벗겨져 허공을 부유하더니, 유진 선생님은…미니건을 통째로 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해당 화기와 연결된 대형 택배박스만큼 큰 탄통과 발전기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끌려갔다.

        

        그렇게 고지대의 반대쪽, 정확하게는 적들이 몰려오고 있는 북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 선생님이 차츰 시야에서 사라지고, 다음 순간.

        

        

        

       ───부우우우웅!

        

        

        

       “…아니, 선생님. 도와달라고 하긴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데에….”

        

        

        

       -????????????????

       -선생님 도대체 뭘 하고 계신?것??????????????

       -아니 이게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보)유진이 학살중

       -피드백방송이라며!피드백방송이라며!피드백방송이라며!!!!!!!!

        

        

        

        마치 엔진이 공회전하는 듯한 소리와, 허공을 잡아찢는 듯한 불쾌한 소음의 연속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구태여 볼 필요조차 없을 듯했다.

        

        어쩌면 선생님은 부끄러워하면서도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순식간에 킬로그를 가득히 메우는 여섯 개의 알파벳으로 이뤄진 영어단어를 보면서, 나는 슬그머니 이해를 포기했다.

        

        늦가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사실 어제 연참을 한 이유입니다

    이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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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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