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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7

       빠직!

         

       그 길항 상태를 부순 것은…

         

       흑립이었다.

         

       흑립의 살이 부서지는 소리에 흠칫한 자소경과 다저용.

         

       “칫!”

         

       다저용이 혀를 차며 손을 떼고는 물러섰다. 이대로 내력 대결에 돌입해 온 힘을 다하다보면 흑립이 박살나서 자소경의 얼굴이 드러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까.

         

       “누가 유리했던거지…?”

         

       “백중세가 아니었나. 으음…”

         

       혼란스러워하는 군중들. 나는 자소경의 소매에 눈을 돌렸다. 기본적으로 흑립에 맞춘 흑색 기조였지만 그럼에도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소경의 소매는 아주 약간이지만 타들어가고 있었다고.

         

       “죽립을 교체해라.”

         

       “….”

         

       자소경도 그 사실을 느끼고 있었던 것일까. 자신의 소매를 내려다 본 자소경은 그대로 흑립을 잡고…

         

       우지지직.

         

       부쉈다.

         

       “아니…!”

         

       “흑립을 자기 손으로 박살내다니..!”

         

       평상시의 후덕한 만두가게 주인같은 인상은 온데간데없이 날카로운 분기와 무인의 기개를 담은 얼굴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눈치채고 있었다.”

         

       “뭐를 말이냐.”

         

       두 사람의 대화에 술렁거리던 비무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졌다.

         

       “내 흑립이 진짜 네 기량을 펼치는 것에 방해가 되고 있었다는 점을 말이다!”

         

       자소경의 어조는 격정적이었다.

         

       “상대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 것이 유리한 열양공! 뱀처럼 나를 휘감는 것이 너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지였겠지만 그리 해서는 고작해야 대나무 쪼가리인 죽립이 견디질 못했겠지! 그렇기에 너는 내 몸과 목을 휘감을 수 있는 위치에서 항상 내 팔만을 제압했다!”

         

       웅성. 웅성.

         

       “그, 그런가?”

         

       “확실히 열양공이라면 온몸을 휘감는 기술을 쓰는 편이 유리하기는 할 텐데..”

         

       주변의 웅성거림을 신경쓰지 않고 자소경이 외쳤다.

         

       “온 힘을 다해 덤벼라! 그대의 전력을 꺾고 승리를 쟁취하겠다!”

         

       “….좋다. 일호.”

         

       다저용은 기수식을 잡으며 말했다.

         

       “그대의 이름을 물어도 되겠나.”

         

       “…자소경.”

         

       “무인 자소경. 각오해라. 지금부터 전력을 다 할 터이니.”

         

       다저용의 기수식이 완전히 변했다. 중심이 낮아지고 양팔을 펼친 모양새가 그대로 달려들어 넘어뜨리겠다는 의도가 훤히 보였다.

         

       “으아아아아!”

         

       “차아아압!”

         

       자소경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며 쏘아진다.

         

       쾅!

         

       가호출수.

         

       콰광!!

         

       쌍두권호.

         

       콰콰과과과광!!

         

       경하칠타.

         

       반연지투.

         

       팔격일맹.

         

       맹호권법의 초식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뒤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기세. 아니 아니다. 자소경은 이미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 무공을 펼치고 있었다. 입가에 흐르는 한 줄기 핏물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다저용이라는 벽을 넘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가며 부딪치고 있었다.

         

       다저용이라고 해서 무사하지는 않았다. 경력으로 채 보호하지 못하는 팔은 이미 멍투성이가 되었고 어깨와 몸통에도 주먹이 박혀들었다.

         

       그래도 다저용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자소경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야말로 불꽃과 같은 승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불태워서라도 승리를 쟁취하고자 하는 사내들의 싸움이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한 걸음.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의 손이 맞닿았다!

         

       맹호권법 칠초식. 호후격타.

         

       그리고 나는 알 길이 없는 경양식당의 어느 금나수법.

         

       빠직!

         

       힘과 힘의 길항에 두터운 비무장의 판석에 금이 생겼다. 내공을 쏟아붓고 있는 두 사람은 여력을 갈무리 할 여유조차 없는지 나에게까지 내공의 바람이 불어왔다.

         

       다저용의 내력이 섞인 뜨거운 바람이 내 전신을 스치고 지나가고.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화륵.

         

       불이 붙기 시작한 자소경의 소매! 그리고 그 순간 번개같이 뻗어진 다저용의 손이 자소경의 멱살을 잡으며 균형을 흔드는 순간.

         

       쿠우웅!

         

       다저용의 고가 그대로 자소경을 쓰러트렸다.

         

       “….맹공으로 다저용을 쓰러뜨리지 못한 순간 승패는 결정되어 있었네요.”

         

       “예. 상대를 막아낼 최소한의 내공조차 남겨두지 못한 상태였으니까요.”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말하는 두 사람의 대화가 내 귀를 스치고 지나가고 비무대 바깥에서 승패가 나기를 기다리던 삼인분이 비무대에 올라와 마른침을 삼켰다.

         

       “정말, 정말 치열한 백금 대전이었습니다! 비무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반쯤 장난으로 올해 최고의 비무라 말씀드렸지만….정말 올해의 최고의 비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승부였습니다!”

         

       “맞다! 정말 대단했다!”

         

       “정말이지 피가 끓는군!”

         

       “금일 백금대전의 승자는~~~~ 황금 문파 경양~~식당의~~ 돈가수~~ 다저용~~~~! 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불꽃과 같은 승부를~~ 보여주신~~! 두 무사분을 향해 열화와 같은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

         

       “일호도 정말 대단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사천낭인중에도 무인의 기개가 있는 자가 있었구만!”

         

       쓰러져 있는 자소경을 향해서도 박수가 쏟아졌다. 나와는 다른 곳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낭인들이 자소경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자소경의 거구를 들어 올렸다.

         

       “멋지다!”

         

       “잘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박수를 보면서 어쩐지 감흥이 새로웠다. 패배한 사천낭인에게도 박수를 보내주는 사천성이라.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으니까.

         

       비틀거리는 자소경이 낭인들의 부축을 받아 비무장에서 빠져나갈때까지.

         

       박수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 ***

         

       “다저용 소협!”

         

       “….너희들은.”

         

       경양식당의 문파원들이라고 추측되는 자들과 이동중이던 다저용은 나와 흑묘를 보고는 곧 인상을 찡그렸다.

         

        자소경이 내상을 입고 대자로 뻗어버리긴 했지만 다저용이라고 멀쩡하지만은 않았다.

         

       “그때의 그 낭인들이로군.”

         

       “음…그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저용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 마음 같아서는 뜨끈하게 다짐육을 만들어 버리고 싶지만 지역회주께서 보낸 서신도 있고 오래 지난 일이니….”

         

       다저용은 내 생각보다 훨씬 대인배였다. 내가 대머리였다면 태양권 운운한 녀석이 내 앞에 나타났다면 척추를 반으로 접어 버렸을 것 같은데.

         

       “일호와 같은 자도 얼굴을 가리고 사천낭인이 되었으니…너희들도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겠지. 흥, 역시 그때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해 넘기겠다.”

         

       “….감사합니다. 대협.”

         

       우리 둘의 포권에 코웃음을 친 그는 문파원들과 함께 떠났다.

         

       경양식당 소속의 돈가수 다저용. 그는 진정 상남자였다.

         

       머리는 휑하지만 속은 꽉 찬 알짜배기같은 남자로군.

         

       자소경의 상태가 걱정되어 볼일을 마치고 낭인객잔에 복귀하니 이미 의원이 나가고 있는 상황.

         

       “자소경의 부상은 좀 어떻다든가?”

         

       “큰 내상은 아니라는군. 며칠 푹 정양하면 나을 것이라 하네.”

         

       “다행이구만.”

         

       우리들 역시 휴식 겸 차를 한잔 마시며 숨을 돌렸다.

         

       “크으으…! 오늘 자소경의 비무는 정말이지 대단했다니까!”

         

       “오늘 같은 날 수련이나 하다니 자네는 인생 손해 본 걸세!”

         

       정삼과 여진상도 어디에선가 비무를 관전하고 있었는지 객잔에서 머무르고 있던 낭인들을 상태로 침을 튀기며 오늘의 비무를 설명중이었다.

         

       대단하긴 했지. 오늘의 비무.

         

       그냥 비무 그 자체로도 대단한 대전이었지만 오늘 처음으로 경력의 세계를 엿본 나로서는 신세계를 맛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은공께서는 나름대로 성취가 있으셨나 봅니다.”

         

       확실히 단번에 시야가 트였다. 솔직히 정삼이나 여진상이 비무장에서 죽치고 있는 것을 보고는 반쯤은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저 두 녀석은 아주 똑똑한게 아니었을까 혼란이 올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그렇소. 솔직히 기라는 것을 다룬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말 그대로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 그대로였다. 나는 그저 외부에서 받아들인 기를 내 몸이라는 우물 속에서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인체가 소우주니 뭐니 거창하게 표현하지만 결국 인체 바깥이 대우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권사가 경력을 제어하는 것은 오늘 보고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소. 그렇다면 검사는 경력을 어찌 제어하는지 물어도 되겠소.”

         

       궁금했다.

         

       나는 검술을 다루는 자. 만약 내가 절정의 경지에 올라 경력을 다루게 된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다루게 될까.

         

       비무 도중 여일예와 흑묘가 말했던 점의 경력은 무엇이고 면의 경력은 어떤 것일까. 여일예가 나에게 보여주었던 경력은 어떻게 펼치는 것일까.

         

       그런 궁금증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여일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연무장으로 이동하시지요.”

         

       낭인객잔의 연무장으로 이동한 여일예는 곧바로 검을 뽑아들었다.

         

       “권사의 경은 자유롭습니다. 그 자유로움이야말로 무기를 포기하고 얻을 수 있는 이점이지요. 권사의 경이 어째서 자유로운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음…무기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바깥으로 향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방금의 대답은 정답이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어째서일까요?”

         

       “음….”

         

       “내공이라는 것이 몸과 일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

         

       “무인이라는 자들은 무인이 되는 순간부터 신체에 내공을 키우지요. 즉 내공이라는 것은 크기와 성질과 관련없이 자신의 신체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몸을 통한 내공의 수발에 막힘이 없음은 당연한 일입니다.”

         

       여일예의 말을 이해했다. 결국 내공이라는 것을 쌓는 목표 자체가 내가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나만의 기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 그렇기에 내공을 쌓았다면 신체에 한해서는 그 내공을 자유자재로 수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니 저나 은공과 같이 병기를 다루는 자들은 절정고수라 불리우기 위해서는 두 개의 관문을 넘어야 합니다. 첫째로는 바로 발기를 통해 경을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이고 , 둘째로는 그 경을 자신의 병기에 담는 것입니다.”

         

       “…그렇군.”

         

       무기를 이용해 경을 다루는 현상. 그것을 검기라고 칭한다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결국 권장각은 자연스럽게 허공에 기를 뿌릴 수 있다. 일단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며 상대방과의 타격 시 경을 밀어넣는 것 역시 직접적인 접촉이 되어있으니 가능하겠지.

         

       그러나 검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는 검사들은 과연 경을 어떻게 전달해야하는가.

         

       “결국 검사는 검을 통해 경을 전달할 수밖에 없겠구려.”

         

       “정답입니다.”

         

       경을 병기에 담는다.

         

       스스스스.

         

       여일예의 검이 파랗게 물들어갔다.

         

       그렇게 경을 담은 검이 조심스럽게 내려와 내 손가락 위에 놓여졌다. 손가락이 찌르르 울리며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은 검기(劍氣)라고 하는 것 말입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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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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