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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8

       

        

        

        

       “…아으.”

        

        

        

        새들이 지저귀고 아침햇살이 창문을 타고 굼실굼실 기어올 것 같은 상쾌한 아침이었지만, 몸은 무겁고 목이 말랐다. 화장실이 상당히 가고 싶은 오전 6시. 시간을 보아하니 잠든 지 고작해야 4시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어질어질한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꼬리에서부터 느껴지는 저항에 고개를 돌렸다.

        

        

        

       “…놔봐요, 놔봐….”

        

       “우응….”

        

        

        

        찰싹찰싹.

        

        무슨 안는 베개마냥 내 꼬리를 꽉 끌어안고 자고 있는 다이스가 거기 있었다. 침대가 상당히 컸기도 하고, 내가 천장을 보고 잘 수 없었기에 옆으로 등을 돌린 것도 이런 사태를 만든 주요한 원인이었다.

        

        아무튼 이러면 화장실에 갈 수가 없었다. 안는 베개라고 했던 말은 과언이 아니었는지, 그녀는 다리로도 꼬리를 껴안고는 쌕쌕거리며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꼬리를 굴려 품에서 간신히 꼬리를 빼낸 뒤 화장실로 직행.

        

        간신히 욕구를 해결한 뒤, 어제 미리 사놓았던 리터 단위의 초코우유 한 팩을 뜯어 꿀꺽꿀꺽. 인터넷에서 말하길 숙취 해소에 좋다고 하여 요즘 본의 아니게 자주 마시는 중이었다. 실제로 크게 틀린 말도 아니었고.

        

        그렇게 다시 잠에 들기 전 동이 터오는 걸 베란다를 통해 지켜보고 있었을까.

        

        

        

       “…유진 씨, 저도 한 잔만….”

        

       “언제 일어났어요?”

        

       “방금….”

        

        

        

        안는 베개가 사라져서 기상한 건 아니겠지, 설마.

        

        그런 불길한 상상을 기억 저편으로 밀어두고는 컵을 꺼내어 우유를 따라주었다. 꿀떡 하고 두 잔을 금방 비운 그녀는 졸음과 장난기가 절반씩 섞인 표정으로 덧붙였다.

        

        

        

       “이번엔 꼬리로 돌돌 말리지는 않았네요.”

        

       “…마지막까지 나름 정신 차리고 있었거든요, 이번엔.”

        

       “히히.”

        

        

        

        그러더니 슬쩍 자신의 팔을 보여준다.

        

        뭔가 했더니 살짝 눌린 자국이다. 뭐에 눌렸는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균일하고도 이질적인 비늘의 형태는…그러니까 내 꼬리를 왜 껴안고 자는 거야.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녀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어쩐지 잠이 잘 오더라니, 안는 베개가 있어서 그랬구나.”

        

       “…얼른 들어가서 더 자요. 이제는 저쪽 방에 있는 침대에서 자도 되고요.”

        

       “에이, 왜 그래요.”

        

        

        

        쫄래쫄래 따라온 다이스는 결국 마지막까지 내 옆자리에서 자고 말았다.

        

        그렇게 다시 네 시간 가량이 더 흘러, 완연한 가을의 햇살이 중천으로 향하는 중인 오전 10시. 우리 집의 모든 기능들을 – 샤워도 하고, 빨래도 했으며, 잠도 잤고 밥도 먹었다 – 알차게 이용한 다이스는 한결 가벼운 모습으로 기상해 나를 신나게 깨웠다.

        

        11월이 가까워지면서 하루의 최고 기온은 20도에 가깝게 수렴하고 있었으며, 최저점이 한 자리로 떨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 아무래도 이젠 난방을 틀어야만 할 것 같다. 추우니까 몸의 움직임이 더뎌지네.

        

        

        아무튼 그녀는 해장을 하고 싶다며 칭얼대었고, 나는 아주 살짝 코브라 트위스트를 거는 것으로 화답해주었다. 물론 그 후에는 정상적으로 아침 겸 점심을 사줬고. 어제의 출연료라고 생각하면 되는 법이었다.

        

        오늘의 첫 메뉴는 칼국수였다.

        

        면발을 쪽 빨아올리던 다이스가 잠시 입을 오물거린 후, 깔끔히 입 안을 비우고는 입을 열었다.

        

        

        

       “이번 본선은 꽤 가는 사람이 많겠네요. 지금 가는 걸로 정해진 사람만 해도 열 명인데, 듀오나 스쿼드까지 합치면 얼마나 되려나…사실 그리 신경쓸 부분은 아니긴 한데.”

        

       “솔로인지 듀오인지, 혹은 스쿼드인지에 따라 스케줄이나 숙소가 달라지기라도 하나요?”

        

       “그렇죠. 바로 짚으셨네요. 아무래도 뒤의 두 개는 팀원 간 긴밀한 상호작용이 중요하니까, 숙소도 같이 잡고…솔로는 크게 신경쓸 바가 아니네요. 아마 이번 년도에는 저와 유진 씨를 묶고, 그 다음 잉크와 미카엘, 그리고 갬빗을 같이 묶어서 호텔에 집어넣지 않을까.”

        

       “그런 형식인가보네요. 그럼 작년에는 혼자 썼나요?”

        

       “네. 엄청 심심했죠, 사실.”

        

        

        

        언제나 그렇지만, 다이스는 작년 본선과 관련해선 마르지 않는 이야기의 화수분이었다. 그걸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었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는 5년 가까이 뉴욕에 있었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뭔가를 본 적이 없네. 기껏해야 가끔씩 허드슨 강을 따라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했을 뿐. 본래라면 사람들이 산책을 즐겼을 센트럴 파크는 HQ로 통째로 개조되었고.

        

        참으로 아이러니할 따름이었다.

        

        

        이 즈음에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은 본제로 되돌아오자면, 다이스의 표정은 많이 펴졌다. 아시아 예선전이 끝난 후 편하게 – 다른 말로 말하면 무기력하게 지내며 몸을 잠식하던 나태함을 어느 정도 몰아낸 기분이라나 뭐라나.

        

        결국 지루함과 나태함을 몰아내는 데는 새롭고 즐거운 경험만큼 좋은 게 없는 법이다. 물론 오늘 우리 집에 온 것이 그 정도로 즐거웠을지는 나조차도 잘 모르겠지만.

        

        마무리 설거지까지 한 뒤, 소파 위에 누운 다이스가 장난스레 입을 열어 덧붙였다.

        

        

        

       “으아, 여기 생각보다 더 편하네요. 여기서 눌러살아도 돼요?”

        

       “월세 내면 생각해볼게요.”

        

       “엇, 저 그래도 돈은 꽤 많은…으악, 알았어요. 나갈게요. 나중에 본선 끝나고 상금 정산받으면 이 근처로 이사와야겠다.”

        

       “으휴.”

        

        

        

        찰싹찰싹.

        

        사실 다이스가 계속해서 머물러도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그래도 만남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고, 오늘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그녀는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올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닫히는 문 사이로 흔들리는 손. 마치 원래 그랬다는 듯, 한 명이 떠나가자 집 안은 다시금 조용해졌다. 언제나의 정적이 집 안을 맴돌았다.

        

        해야 할 일이 꽤 있었다.

        

        

        

       -[알림 : 스케줄 작성 프로그램을 팝업합니다.]

        

        

        

        이카루스와 연동한 프로그램. 해당 날짜에 수행할 커리큘럼을 구체화하기 위해 필요한 전투 데이터들만이 간단히 옮겨진 상태.

        

        그것을 확인한 후, 제대로 된 형태로 가공하여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이야말로 나의 몫이었다. 다이스와 잉크, 갬빗, 미카엘에겐 대략 50일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었으며, 하모니 팀에게는 10일만이 있었다.

        

        가장 우선해야 할 건 후자. 주어진 시간은 3일 가량. 이카루스 기어 내에 저장된 데이터를 팝업시켰다.

        

        

        

       “후.”

        

        

        

        이제부터는 본업 아닌 본업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시간이 눈녹듯 사라지고 있었다.

        

        

        

        

        

        

        

        

        

        

        

        

        

        

        

        

        

        

        

        

       “하아.”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아시아 예선전마저 끝을 맺고, 그 다음 주의 주중마저 지나간다. 요일은 주말로 접어들며, 날짜는 10월의 후반부에 그 발자국을 걸친다. 다크 존 내에서는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바깥은 긴팔과 후드티, 그리고 코트가 사람들의 패션을 잠식하고 있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이 지나고, 일요일. 리밋과 스톤, 호떡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UI 한쪽에서 보이는 친구 접속창 – 이곳을 통해 이들이 한결같이 접속 중인 걸 알고 있었다. 물론 그건 유진 선생님도 마찬가지였고.

        

        이들은 아마 그저께, 어제, 그리고 오늘이라는 시간 동안 선생님과 함께 무지막지한 개인 연습을 수행하고 있겠지. 아마 자세한 내막은 내일이나 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나에겐 나만의 할 일이 있었으니까.

        

        

        

       -팔락.

        

        

        

        비록 가상현실 내였지만,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정체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유진 선생님이 직접 집필하여 전달해준 전술 교범.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단 한 문장도 흘려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압축된 내용들이었다.

        

        

        

       “도미네이션 모드의 모든 지형은 대부분 예측 가능한 구조적 복잡성을 지니나, 이 사실이 교전의 수월함을 보장하지는 않고….”

        

        

        

        회랑. 계단. 복도. 여러 번 굴곡진 복도. 발코니. 최소 두 개 이상의 요소를 포함한 복합적 지형…일일히 포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지형. 거기에 이러한 구조적 복잡성을 무시할 수 있는 여러 스킬 등등.

        

        이로 인해 분대장은 단순히 눈에 띄는 지형지물 뿐만이 아니라 이와 연결된 지형까지 순식간에 파악해낼 줄 알아야만 한다 – 뭐 그런 내용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두보의 확보. 도미네이션 모드는 지역 점령 뿐만이 아니라 킬 포인트로도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한 지점을 무조건 점령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후속 지원을 계속해서 받으면서도 아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쉽게 말해, 적에게 있어서 암덩어리 같은 존재가 되어야 했다. 제거가 불가능하고, 적출하려 시도하는 족족 손해로 이어지는.

        

        

        

       “와, 엄호 순서도 적어놓으셨네.”

        

        

        

        메카닉.

        

        거점을 방어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전술 도구들을 전개 가능한 인원.

        

        가장 위협적인 투척 무기와 스킬 등등을 성공적으로 처리 가능한 ADS 시스템과 터렛, 휴대용 엄폐물 등을 설치 가능한 이 인원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도, 처리 1순위였다. 물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은 당연하다는 듯 적혀있었다.

        

        이게 게임인지 공부인지.

        

        그러나 실전은 이론과 결부되어야만 했고, 적어도 이 며칠 간 했던 노력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되어 돌아왔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알림 : TIER 2 승급전이 00 : 01 : 23 후에 시작됩니다.]

        

       -[알림 : 분대장 선정이 시작됩니다.]

        

        

        

        TIER 2 승급전.

        

        타 게임에서는 마스터 승급전에 해당했다. 몇 개월 전만 해도 FPS에 전혀 재능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런 랭크와는 영영 인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자신은 이 정도의 위치까지 솔로로 올라온 상황이었다.

        

        더 놀라운 건, 이 시점에서조차 아직 더 올라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는 점이었다.

        

        

        분대장을 솔선수범하여 잡고, 보이스 연동을 하자마자 분대원으로 지정된 세 명의 유저들이 쾌활하게 인사를 시작했다.

        

        다행스럽다면 다행스럽게도 – 이 모드의 랭크 게임에선 분대장 기여도라는 변수를 인게임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게 무어냐 하니, 해당 분대장과 분대가 게임 내에서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퍼센테이지로 표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동급의 유저와 비교했을 때, 나와 비견될 사람은 없었다.

        

        물론 그것 말고도 어드밴티지가 하나 더 있었다면-

        

        

        

       “…하모니? 잠깐만, 하모니? 진짜 녹냥이에요!?”

        

       “우와, 뭐야! 지금 방송 중이에요?”

        

       “아, 아쉽게도 그건 아니고. 곧 할 거예요. 지금은 개인적으로 랭크 올리는 중이구요. 스트리머 대전 준비하느라.”

        

       “어, 아니. 근데 랭크랑 전적이 어떻게 이렇게 화려하신….” 

        

       “다 방도랑 이유가 있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비록 내 위치가 위치인지라 다들 이 시점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지금 돌리고 있는 게임은 승급전. 이 경기에서의 승패가 SOF에 남아있게 될지, 또는 TIER 2로 올라갈지를 가르는 법이다.

        

        티어 그 자체를 올리는 게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진 선생님한테 배운 것들을 총동원해도 이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창피함을 느껴야만 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마음을 다잡으며 입을 열었다.

        

        

        

       “전 올라갈 겁니다. 부디 여러분들도 기대에 부응해주세요.”

        

        

        

        오후 5시 59분.

        

        방송을 켤 준비가 되었다.

        

        

        

       -[알림 : 승급전이 시작됩니다!]

        

        

        

        부우우우웅.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회전음이 세상을 감쌌다.

        

        그리고-

        

        

        

       

        

       

        

        

        

        

        

        

        

        

        

       ───투두두두두두!

        

        

        

       “B 점령을 유지할 수가 없어! 적들이 두 번째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30초만 견뎌. 리스폰이 진행 중이다.”

        

       “그 30초 동안 방어선이 전부 박살나고 있단 말이야!”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소음과 허공을 찢는 탄환 사이를 누비는 각양각색의 아바타들. UI 한쪽에서 무섭도록 깜빡이고 있는 B. 아군의 목표 통제권이 곧 상실됨을 알리는 섬뜩한 무음 경고였다.

        

        브라보에 돌입했음에도 즉각적으로 단말기로 향하지 않고, 최대한 각을 내주지 않는 곳으로 향했던 적의 분대는 마치 욕조 위에 떨어진 잉크처럼 그 세력권을 조금씩 넓혀간다.

        

        제거 시도를 위해 보냈던 분견대는 전부 뚝배기가 깨져서 리스폰창으로 사출되었고, 그렇게 누적된 손실은 천칭의 향방을 뒤집어버렸다.

        

        승급전.

        

        하필 이 중요한 순간에서 이렇게 처참하게 밀려버리다니, 대략 그런 생각과 함께 입에서 자조가 새어나왔다.

        

        

        

       “와, 여기서 미끄러지네.”

        

        

        

        B의 통제를 다시 되찾는 건 이미 반쯤 포기한 지 오래.

        

        그 무엇보다도 견고하게 구축된 방어선. 흡사 과거 방패를 들고 진군하는 스파르타 군대를 맞닥뜨린 적들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벽 자체가 조금씩 압박해 들어오는 느낌. 마지막까지 고지대에 남아있던 아군조차도 하나둘씩 물거품처럼 사그라진다.

        

        그 사이에서, 근래 다크 존을 즐겨 하고 – 동시에 게임 방송도 자주 보는 이들이라면 결코 모를 수가 없는 아바타 하나가 보인다. 찰랑거리는 녹색의 머리카락 위로 쫑끗거리는 고양이귀. 그러나 그 아래 보이는 시선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

        

        가장 먼저 B의 경계선을 침범하고, 그 무엇보다도 단단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한편, 가장 솔선수범하여 B에 남아있던 아군을 도살해버렸던 장본인.

        

        그렇게 자신 이외의 그 누구도 남지 않았을 때, 마지막 독대가 이어졌다.

        

        

        

       “…도대체 언제 그렇게 실력이 많이 늘으셨어요. 진짜 어디까지 올라가시려고….”

        

       “히히.”

        

        

        

        대답은 없었다.

        

        퉁 하는 소리와 함께 시야가 검어졌다.

        

        B의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모니의 mmr(로켓처럼 치솟는 중)

    추가)sof 1 승급전을 tier 2 승급전으로 바꾸었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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