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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

       인간과 다른 동물의 가장 큰 차별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도구의 사용? 그건 일부 유인원이나 돌로 조개껍질을 깨먹는 해달처럼 도구를 쓸 줄 아는 동물이 있으니 패스.

       

       지능의 유무? 머리 좋기로는 여러 동물들도 밀리지 않을 정도인걸. 돌고래라던지, 까마귀라던지. 개나 말의 경우에는 어린 아이와 비슷한 지능을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내가 생각하는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불을 사용할 수 있다. 라는 점.

       

       뜨거운 열도, 밝은 빛도, 모두 인간에게 유리한 점만을 가지고 있는 불은 원시적인 인간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었을 것이다.

       

       추운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열기를 얻을 수 있으며, 밝은 빛으로 야생동물의 위협에서 안전해질 수 있는 불은 인류문명에게 가장 큰 첫걸음을 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요소이리라.

       

       뭐, 불곰처럼 불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갖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건 극소수의 경우니까 넘어가고.

       

       거기에 불을 이용해 음식을 굽는 것을 알게 되는 것으로,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한다거나, 열기를 이용해 기생충이나 미생물을 제거함으로서 식량의 장기 저장을 가능케 한다거나 하는 요소도 있었으니까.

       

       인류의 첫걸음을 떼는데 불 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런 불을 신성화하여 화로의 여신을 가정의 수호신으로 모신다거나, 불 자체를 신성한 존재로 여겨서 종교를 만든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인류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요소겠지.

       

       아무튼, 그런 불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를 손에 쥔 나는 이 세계에 있는 인간의 무리 중 가장 큰 무리를 바라보았다.

       

       풍요로운 환경.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이 셀 수 없이 많고, 손쉽게 채취할 수 있는 나무열매가 곳곳에 주렁주렁 맺히는 기름진 땅.

       

       그러한 환경 덕분에 수백을 넘어가는 원시인들이 모여서 지내는 원시적인 마을.

       

       저 곳이라면 불을 넘기기에 충분하리라.

       

       아, 물론 여기 말고 몇군데 더 불을 쥐어줄 생각이었지만. 리자드맨들에게도 주고.

       

       어느 한 곳의 인간만 편애할 순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가능한 공평하게 대해야 할테니까.

       

       뭐, 불을 붙이는 기술을 전수하는건 저들의 실력에 달려 있겠지만. 나야 마법 한번에 간단하게 불을 붙일 수 있지만서도.

       

       홈이 파인 나무판에 가느다란 나무막대를 대고 비비는 방식이나, 풀을 가늘게 뜯어 원시적인 밧줄로 만든 후 활처럼 만들어 비비게 하는 방식, 아니면 홈이 파인 나무판에 나무가지를 앞뒤로 마구 밀어대서 불을 붙이는 방식을 준비했지만….

       

       이 중 몇개나 따라할 수 있으려나? 잘 모르겠네.

       

       차라리 그냥 작은 부싯돌에 정령의 힘을 넣어서 불이 잘 붙도록 할까? 하지만 그러면 부싯돌을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 사이에 격차가 심해질텐데.

       

       뭐, 일단 가르치고 보자. 응.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내가 가르치지 않더라도, 결국 어떤 방식이든 불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을테고. 나는 그저 그 과정을 조금 줄여줄 뿐이었으니.

       

       나는 선물로 전해줄 나무뭉치들을 손에 쥐고서, 원시인들의 무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 – – – – – – – – – – – – – – – – – –

       

       

       “끼익! 끽!”

       

       

       아직 언어가 없어서 울음소리로 대화하는 원시인들. 그런 원시인들은 나를 둘러싸고 기묘한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뭐, 내 모습이 원시인들과 많이 다르긴 하지. 털복숭이도 아니고. 얼굴 형태도 다르고. 머리카락도 은색이고.

       

       무엇보다 머리에 뿔이 달려있고.

       

       나뭇가지를 무기처럼 들고 경계하고 있는 원시인들. 그런 원시인들을 한번 스윽 훑어보고서, 나는 살짝 마력을 퍼트려 주변 공간을 장악한다.

       

       아직 마력에 대해서 모르는 원시인들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경계만을 하고 있었으나.

       

       나는 가볍게 주먹을 쥐고 아래로 내리는 것으로, 주변을 둘러싼 원시인들의 어깨를 눌러주었다.

       

       

       “끼악!!”

       

       

       

       갑자기 짓누르는 힘에 무릎을 꿇으며 비명을 지르는 원시인들. 저 놈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리라.

       

       뭐, 이해하지 못하는게 편하지. 이해시킬 생각도 없고.

       

       

       “머리가 너무 높구나.”

       

       “끼이익…. 끼익!”

       

       “언제쯤 언어를 익히려나. 리자드맨도 첫 탄생에서 수백년은 지난 뒤에야 익혔다만.”

       

       

       뭐, 수백년으로는 부족하지 않으려나.

       

       게다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인간들에게 동일한 언어를 익히게 하는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으려나?

       

       아니, 아니지. 내가 언어를 익히고 있는 놈에게 힘을 실어줘서 세계를 정복시킨다면? 그 놈이 언어를 세계에 퍼트린다면?

       

       조금 허황된 소리지만 말이지! 가능한다면 재밌긴 하겠구만!

       

       

       “끼이익….”

       

       “아, 미안하구나. 잠시 딴 생각을 해서.”

       

       

       나는 원시인들을 짓누르는 힘을 풀어주었고, 그러자 원시인들은 편해졌는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원시인들 중 가장 앞에 있는 놈과 내 눈이 마주쳤다.

       

       다른 놈들보다 큰 덩치의 원시인. 대충 동물 가죽을 어설프게 허리에 감고 있는 원시인.

       

       멀리서 관찰하고 있었을 때, 이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였던 녀석.

       

       그 녀석은 어깨를 짓누르는 힘이 사라지자, 땅바닥에 엎드려 나에게 절을 올렸다.

       

       그러자 주변을 둘러싼 놈들도 일제히 나를 향해 절을 올린다.

       

       조금 무섭게 한 것일까? 아니. 이정도는 해야 이놈들이 말을 듣게 할 수 있겠지.

       

       지금의 인간들은 동물에 한없이 가까운 원시인이니까.

       

       나는 들고 온 물건들 중 장작들을 적당히 쌓은 후, 마력을 끌어올려 불꽃을 일으켰다.

       

       

       “꺄악!!! 끼야아악!!”

       

       

       피워올린 불꽃에 기겁하는 인간들. 이런 불꽃에 기겁하다니…. 이때까지 불꽃을 본 적이 없는걸까?

       

       하긴. 이프리트가 있는 곳까지 가는게 아니라면 불을 볼 일이 거의 없겠네.

       

       나는 만들어낸 불꽃을 장작더미에 옮겨붙인 후 가볍게 손을 털어 불을 털어낸다. 좋아. 잘 붙은 것 같군.

       

       뜨겁게 타오르는 장작.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는 인간들.

       

       나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인간에게 가볍게 손짓을 했다.

       

       

       “끼익…?”

       

       

       내 손짓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던 우두머리 인간은 머리를 이리저리 휘적거리며 주변을 둘러볼 뿐이었다.

       

       음. 역시 언어가 필요해. 언어가.

       

       나는 마력으로 우두머리를 끌어당겨 불이 붙은 장작 주변으로 오게 했다.

       

       

       “끼익!! 꺄아악!!”

       

       

       누가 보면 태워 죽이려는듯 기겁하는 우두머리. 이렇게 겁이 많아서야 어찌 우두머리를 하는지.

       

       어쩔 수 없구만. 가끔은 채찍 뿐만이 아니라 당근도 줘야할테니.

       

       나는 가까이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를 집어들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넓은 크기의 돌멩이였다.

       

       그리고 이 돌멩이에 한가지 마법을 사용! 돌을 고기로 바꿔주는 마법을 사용하자 딱딱한 돌멩이는 지방이 적당히 뒤섞인 먹음직스러운 고기로 변했다.

       

       처음 사용할때는 퍽퍽한 순살이 되곤 했었는데, 개량에 개량을 반복하니 이제는 어지간한 고기에도 지지 않을 고기가 만들어진단 말이지.

       

       아무튼 그렇게 만들어낸 고기를 마력으로 불 위에 띄워 이리저리 구워낸 후, 잘 구워진 냄새가 나자 꺼내어 살펴본다.

       

       음. 냄새 좋고. 일단 한입 크기로 잘라낼까.

       

       

       “키익? 킁킁….”

       

       

       입맛이 도는 냄새에 우두머리 인간도 군침이 도는 것인지, 코를 킁킁 거리며 고기의 냄새를 맡는다.

       

       나는 적당히 식힌 고깃조각 하나를 우두머리 인간의 앞에 내밀었고, 우두머리 인간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더 이상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눈 앞에 고기를 입 안에 넣었다.

       

       좋아. 낚였군.

       

       

       “!?!?!”

       

       

       제대로 된 소리를 내지 못하는 우두머리 인간. 생고기나 과일 따위나 먹던 혓바닥에 잘 구워진 고기를 넣으면 저럴만 하지.

       

       녹아내리는듯한 표정의 우두머리 인간. 이런 맛있는걸 혼자 먹게 할 순 없지.

       

       나는 마력을 사용해 한 입 크기로 자른 고기들을 주변에 둘러싼 인간들에게 한 점씩 나눠주었다.

       

       처음에는 경계하던 인간들이지만, 갓 구워진 고기에서 나는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에게는 이길 수 없었으리라.

       

       

       “끼익…?”

       

       “캬악!!!”

       

       

       너네 진짜 언어 좀 익혀라. 무슨 소리인지 알아먹을 수 없잖아.

       

       아무튼, 이걸로 불의 유용함을 알았을…. 아니 잠깐! 왜 갑자기 불에 손을 집어 넣으려고 하는거야?!

       

       나는 우두머리의 움직임을 멈추게 한 후 고개를 내저어 안된다는 의미를 전달하려 했지만, 우두머리는 내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쓰읍…. 언어가 없으니 이렇게나 불편하구나.

       

       나는 황급히 장작불을 꺼트린 후, 불을 피우기 위한 도구들 몇가지를 우두머리에게 건네 주었다.

       

       내가 넘겨준 물건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다시 내팽겨치는 우두머리. 이 짐승같은 놈이 진짜….

       

       나는 솟아나는 분노를 살짝 억누르고, 각 도구들을 사용해 불을 피우는 방법을 시연해보았다.

       

       작은 홈이 파인 나무판에 나무막대를 대고서 열심히 비벼 불을 피워도 보고, 풀로 엮은 줄로 활을 만들어 피워주기도 하고, 홈이 파인 나무판에 나무막대를 열심히 비벼 불을 피워준 끝에야.

       

       

       “우끼익!! 끼이이익!!”

       

       

       우두머리는 이 물건들로 불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 같았다.

       

       쓰읍…. 나. 이 짐승 합격인 원시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처럼 쌓여가누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의 일이 있어서 12시 이전에 마무리하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12시에서 바뀌지 않았으니 세이프…!

    원래라면 써서 올리고 좀 이래저래 수정하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까!! 일단 던진다!!!

    노벨쨩… 플러스 달아줘… 신청한지 일주일이 되어가고 있다고… 이러다 플러스 독점도 같이 달아버릴 것 같단 말야…

    어찌어찌 휴대폰으로 썼습니다. 힘들어요…. 어흑….

    집에 가구 싶따…

    사소한 일이지만, 문넷에서 같은 아이디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가끔 들어가지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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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Whether You Call Me a Guardian Dragon or Not, I’m Going to Sleep

늬들이 날 수호룡이라 부르든 말든 난 잘거야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story of a human reincarnated as the Creator God of a new world, and her observation logs of the burgeoning new world and life. — Dragons, which have existed since before the birth of human civilization, became the guardian dragons of the empire. But whether you guys call me that or not, I’m going to sl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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