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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

     왕국을 향한 칼날은 지금도 잘 벼려지고 있다.

     제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왕국을 집어삼키려고 했고, 매일 같이 어떻게 왕국을 점령할 수 있을까 연구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국이 사람이 살기 별로 좋은 땅이 아니라거나.

     오크나 고블린에 의해 지속적으로 침공을 받는 땅이라거나.

     

     마도공학을 개발하면서 국가의 땅이 오염되기 시작했다거나.

     다양한 이유로 제국은 왕국을 점령하려고 했고, 그 하나의 전술로서 ‘인력 빼내기’를 장기간에 걸쳐 시도했다.

     -나를 버린 왕국에 복수를.

     왕국에서는 차별을 받아 성장하지 못한 이들을 그들은 받아들였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귀족 작위를 물려받지 못한 이들을 구슬리거나.

     

     부모가 부패한 귀족에게 살해당하여 제국으로 건너가 제국의 기사가 된다거나.

     왕국 내에서 제법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차별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제국에 스카우트 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저마다 이유는 달랐어도 하나는 같아.’

     모두 ‘날 버린 왕국에 복수한다’라는 증오와 분노를 원동력으로 감았다.

     멘테 경-훗날 협곡을 넘어온 제국의 소드 마스터 중 한 명인 이 여자 또한 마찬가지.

     키는 나보다 머리 하나 크다.

     공식적인 키는 분명 139cm.

     “이보세요, 지브롤터의 도련님. 뭘 그렇게 보고 계실까?”

     

     자기 키가 작다는 게 콤플렉스이며, 이 키는 왕국에서는 절대 성장하지 않는다.

     “실례했습니다, 멘테 경.”

     “왜요. 도련님도 내가 진짜로 저주에 걸렸는지 궁금해서 그래?”

     빈정거리듯 쏘아붙이는 날카로운 목소리의 아래, 자격지심이 짙게 깔려있다.

     “아니면 저주는 핑계고, 성장이 멈췄다고 생각해서 그래? 너도 한 다섯 살 정도만 더 먹으면 나를 내려다볼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응?”

     “멘테 경.”

     같이 따라온 헥스 자작이 멘테 경을 나무란다.

     “약속은 지켰으면 합니다. 사고 치지 않기로 했잖아요?”

     “하지만 얘가 눈을.”

     “변경백의 아들이자, 지브롤터의 장남입니다. 10살이라고요.”

     “끄응….”

     아마도 자기 호위로 데려온 것 같지만, 높은 확률로 멘테 경이 직접 호위로 따라오겠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괜찮습니다. 헥스 자작님. 아버지께서 익히 말씀하셨던 분을 뵙게 되어 반가워서 바라봤던 것이, 약간의 오해를 일으켰던 것 같군요.”

     “벼, 변경백께서…나를?”

     멘테 경이 귀를 쫑긋 세운다.

     “뭐라고 하셨길래?”

     “작은 체구에서 쏟아져나오는 쾌검은 벼락과도 같아, 방심하는 자는 그대로 검에 찔리게 될 거라고.”

     “흐, 흥…. 백작께서 그렇게 평가하셨다면야, 흐흥.”

     이번에는 우쭐거린다.

     분명 작은 걸 가지고 걸고넘어졌는데, 화자가 아버지라고 하니 고개를 치켜들며 우쭐거린다.

     “잘 기억해둬. 다음 소드 마스터는 나라는 걸.”

     “영광입니다, 경.”

     “…너는 조금 의외네?”

     멘테 경이 슬쩍 뒤를 흘겼다.

     아직 다음 마차가 도착하지 않아, 내가 다음 손님을 맞이할 때까지 텀이 있다.

     “자작. 혼자서 들어가도 되겠지?”

     “경과 같이 들어가지 않으면 저는 죽습니다.”

     “설마 15년 전에 뺨 맞은 걸 가지고.”

     “죽는다니까요.”

     헥스 자작과 멘테 경에 대해 잘 모르는 듯한 메이드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걸 보고 수군거린다.

     -저 꼬마는 제가 뭔데 반말을 하는 거야.

     모르는 이가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

     “뭐야. 내가 아무리 작아 보여도, 변경백의 일검은 막아낼 수 있다고.”

     “한 번 막으면, 그 뒤에 또 변경백이 검을 휘둘러 제 뺨을 찢어놓으려고 하겠죠.”

     멘테 경이 머리칼 색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체구가 작아 금방 인식하기 쉬운 사람이라고 해도, 아예 모르면 건방진 자칭 기사 꼬맹이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겁먹기는. 흐흥, 헥스 자작께서 아직도 변경백이 두려운가 봐? 연상이면서.”

     “나이 차이가 얼마 난다고 그렇겠습니까. 멘테 경. ”

     하지만 눈치가 빠른 이들은 대화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으리라.

     “나이 얘기하지 마라?”

     헥스 자작이, ‘외무대신’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자가 멘테 경에게 존대하고 있다는걸.

     “그러고 보니, 그걸 물어보는 걸 잊었네.”

     “하아, 멘테 경. 10살의 아이에게 또 무슨….”

     “도련님. 나는 몇 살이게ㅡ?”

     멘테 경이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옷은 하얀 셔츠에 허리부터 정강이까지 덮는 평범한 치마지만, 허리에 찬 검은 상당히 연식이 있어 보인다.

     “흐흥. 벌써 사람을 살피는 눈이 있구나? 하지만 정답을 맞힐 수 있을까?”

     “네.”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정답은 하나뿐이다.

     “17살, 아니십니까?”

     “…….”

     멘테 경의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조금 전까지 짜증이 가득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미소로 가득하다.

     

     “자작. 어때? 나, 아직 17살로 보여?”

     “애초에 10살 이후로 성장하지 않으셨으면서, 7살 더 많아 보이는 거면 선방한 거 아닙니까. ‘선배님’.”

     “닥쳐.”

     멘테 경이 헥스 자작의 정강이를 걷어차려고 했다.

     헥스 자작은 그걸 가볍게 옆으로 비켜서는 걸로 피했고, 나는 둘의 촌극에 가볍게 시선을 피하며 웃었다.

     “하항. 지브롤터의 도련님. 아쉽게도 틀렸어. 변경백이 나에 대해 신분은 이야기하지 않았나 봐?”

     “검술에 대해서만 들었습니다. 지브롤터에서 기사단을 새롭게 만든다면, 영입하고 싶은 인재라고.”

     “…….”

     멘테 경이 잠시 입을 벌리며 놀라고, 뒤에 있는 헥스 자작이 눈썹을 순간 찌푸렸다가 표정을 바꾼다.

     ‘정치적으로 생각하기는.’

     그냥 아버지랑 이야기하면서 나눈 대화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중앙, 왕도에 있는 이들은 이런 한 마디에서도 굳이 의미를 창조해서 과대 해석을 하는 법.

     “변경백께서 나를 기사단으로. 하하, 재미있네. 나, 일단은 모르가니아의 사람인데?”

     “노스트럼의 기사시니까요. 제국을 향해 검을 겨누는데, 가문이 중하겠습니까?”

     “재미있네. 백작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단 말이지.”

     멘테 경이 눈을 반짝이며 내 어깨를 두드린다.

     “고마워, 지브롤터의 도련님. 재미있는 시간이었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멘테 경. 그런데….”

     슬쩍, 실례를 범할 것 같은 얼굴과 간신히 참으려는 제스쳐를 흘리자.

     “하하, 내 나이가 궁금한 거야? 흐흥, 레이디의 나이를 함부로 묻는 건 엄청 실례인데.”

     “17살이 아니라면…20살?”

     “때ㅡ앵.”

     멘테 경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안 알려주지. 헤헹.”

     내 머리를 한 손으로 마구 헝클였다.

     “그러면 먼저 들어갈게. 헥스 자작, 당신 왔다고 말은 해둘 테니까 좀 뒤에 들어오든가.”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일부러 멘테 경을 데려온 이유가….”

     “알았어, 알았어. 그럼.”

     멘테 경이 나와 헥스 자작을 번갈아 가리키며 저택의 문을 넘었다.

     “지브롤터의 도련님께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보이니까, 나는 이만 들어갈게.”

     “배려 감사합니다, 멘테 경.”

     헥스 자작이 멘테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나는 그녀를 향해 여전히 의아함을 담은 눈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왕비께서 자기보다 더한 철면피가 있다고 하더니, 오늘 보니 그보다 더하군요.”

     “10살 아이에게 존대하시는 자작께서도 보통이 아니십니다만.”

     정색한 헥스 자작을 위해, 나는 메이드에게 신호를 보내어 가벼운 음료를 가져오게 했다.

     “술은 하지 않으시는 걸로 알고 있으니, 물로 대접해드리겠습니다.”

     “…….”

     어떻게 알고 있느냐, 딱 그런 눈빛이다.

     “아. 제게는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그럴 수는 없죠. 왕비님께서 그대를 대할 때, 변경백을 대하는 것과 같이 정신을 바짝 차리라고 했는데.”

     “고작 10살 꼬마를 상대로 그렇게까지 하실 이유가?”

     “직접 봐서 더 알겠더군요. 멘테 경을 휘어잡는 걸 보니. 왕도로 오면 소녀들의 마음을 여럿 훔칠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굳이?”

     호출받은 메이드가 다가왔고, 나는 유리잔에 가득 채우진 물을 그에게 건넸다.

     “…모처럼 파티까지 왔는데, 진짜로 물만 주는 겁니까?”

     “이건 제가 드리는 겁니다. 아버지가 모르가니아 사람들에게는 술 한 방울 주지 말라고 하셨거든요.”

     “그건 변경백의 명령을 어기는 거 아닙니까?”

     “지브롤터의 후계자가 그 정도도 못 할까 봐요. 그리고 여기는 연회장 바깥 아닙니까.”

     나는 내가 서 있는 계단을 발로 두드렸다.

     “정 불편하면 일단 말부터 편하게 하시죠. 저도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분께 존대를 받는 건 불편해서.”

     “…알겠어. 그럼, 이렇게 대하도록 하지. 후, 말은 편해졌는데 더 불편해졌네.”

     헥스 자작은 잔을 받아 가볍게 목을 축였다.

     “…독 같은 건 안 들었겠지?”

     “설마요. 아무리 초대장도 없이 찾아온 손님이라고 해서, 파티에 온 손님에게 독이 든 잔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매정하네. 초대장은 이걸로 대신하려고 하는데.”

     헥스 자작이 상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고급스럽게 포장된 편지 봉투를 두 개 꺼냈다.

     “붉은색은 변경백에게. 회색은 도련님에게. 누가 쓴 건지는 말 안 해도 알지?”

     ” 하나는 연서(戀書)고, 하나는 공문이겠네요.”

     당연히 붉은색이 연애편지다.

     “아버지께 가는 편지는 제가 따로 드리겠습니다. 어머니께 보인다면 아버지는 읽지도 않으려고 하실 테니.”

     “그분께 네가 중간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꼭 전하도록 하마.”

     회색인 공문은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을, 카르멘 왕비의 명령서일 테니까.

     “그런데 헥스 자작님께서는 로마나 가문의 일원으로서 오신 겁니까? 아니면 모르가니아의 사람으로서? 외무대신의 공식적 방문?”

     “…’도련님의 비밀 친구’로서?”

     “그렇다면,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반역자 동맹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휴. 콩고물 한 번 핥아보려고 젠체하는 머저리들 상대하느라 답답했는데,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는 대화를 할 수 있겠네요.”

     “나는 오히려 더 답답해진 것 같은데. 하. 왕비님 10살 때보다도 더 이야기하기 힘든 것 같구나.”

     “그분과 비견될 정도라니, 영광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이 남자는 적어도 비밀 친구로 만나는 이 순간만큼은 나의 정치적 외삼촌이다. 

     “그러면 선물은 어디에 있습니까?”

     “연회장에 냅다 공사용 철근을 들이밀 수는 없으니, 연회가 끝난 다음 날에 도착하도록 해뒀지.”

     “파티의 흥을 깨지 않도록 하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무리 머리로 계획을 이리짜고 저리 세워봐야, 결국 실물-철근을 세우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게 현실이었으니.

     “제게 궁금한 게 좀 많아 보이는데, 아마 돌아가면 대공에게 이야기하기 위함이겠죠? 물어보십시오.”

     “혹시 마음속을 읽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설마요. 제가 마법사도 아니고. 이러한 능력을 추론이라고 부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 왕비께서도 궁금해하시지만, 역시 대공이 제일 궁금해하시더구나.”

     모르가니아 대공.

     아버지와 쌍벽을 이루는 마스터이나, 그는 지금도 60을 넘긴 노인이다.

     “너는 뭐냐, 도대체.”

     “지브롤터의 후계자입니다.”

     “어떻게 했길래 그 카르멘 왕비를 그렇게 잘 구워삶은 거지?”

     “변경백의 아들이라는 걸 무기로 삼고, 왕비께서 가장 바라시는 걸 바탕으로 거래를 했을 뿐입니다만.”

     “그게 뭔데?”

     “그건 말씀드릴 수 없죠. 왕비께서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면, 그건 제가 직접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궁금하겠지.

     도대체 무슨 거래로 카르멘 왕비와 그레이 지브롤터가 거래를 한 건지.

     심증은 몇 가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브롤터 변경백이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갑자기 아들을 보내서 모르가니아와 손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저들로서는 당혹스러우리라.

     카르멘 왕비도 자세하게는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고.

     정확히는-

     “왕비께서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어머니 일편단심이십니다.”

     “…그래?”

     “보아하니, 왕비께서 그쪽으로 허세를 부리신 모양이군요?”

     “쯧. 난 또. 변경백이 드디어 하렘을-아, 아니다. 크흠.”

     당연히 아니다.

     아버지는 부인을 둘 들일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면-이런. 뒤에 또 오는 건가.”

     입구에 새로운 마차가 멈췄다.

     “하, 들어가기 진짜 싫은데….”

     헥스 자작은 굳게 닫힌 정문을 바라보며 연신 침을 삼켰다.

     아마 그로서는 지옥문을 스스로 열고 들어가는 기분이겠지.

     “아. 그래. 하나 물어보자. 멘테 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올해 나이가 아마, 37세라는 거?”

     “알면서도 17살이라고 한 거냐?”

     “예.”

     당연히, 그게 정답이니까.

     “겉모습이 어떻든, 여자는 언제나 소녀이고 싶은 법이니까요.”

     “…….”

     “헥스 자작이라면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이야기를 10살짜리 아이한테서 들을 줄이야.”

     헥스 자작은 물을 단숨에 비워버리며 빈 잔을 옆 탁자에 놓았다.

     “변경백도 괴물이었는데, 아들은 그보다 더 한 괴물이군.”

     “당사자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어느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듣고 그런 반응을 한다는 거냐. 너는 정말이지….”

     헥스 자작이 나를 한 번 위아래로 훑었다.

     “어린아이 몸에 무슨 서른 살 귀족이 들어선 것 같이 행동하는구나.”

     “……이야, 정답을 맞히셨습니다.”

     나는 가볍게 잔을 들며 미소로 답했다.

     “우리끼리의 비밀입니다.”

     * * *

     얼추, 도착할 사람은 다 왔다.

     공식적인 파티의 시작 시각이 가까워졌고, 지금부터 늦게 오는 이들은 내가 굳이 대응할 필요도 없다.

     나는 집사장에게 저택을 찾아오는 이들에 대한 접객을 맡긴 뒤, 연회장으로 향했다.

     심플 이즈 베스트.

     연회장은 왕도에서 열리는 축하연에 비하면 제법 심심한 편이나, 이 연회장을 화려하게 채우는 건 장식이 아니다.

     ‘장관은 장관이네.’

     연회장, 가운데 계단에 서 있는 두 명의 남녀만으로도 이미 파티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모두 와줘서 고맙습니다.”

     백작의 존대를 듣는 것도.

     “지브롤터는 여러분을 환영한답니다.”

     백작 부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잔을 채우셨으면, 함께 잔을 듭시다.”

     담백한 말이지만, 파티에 모인 이들은 홀린 듯이 잔을 들었다.

     “왕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건배.

     

     “야.”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변경백이 네가 아니라 네 동생에게 검을 가르쳐준다는 게 사실이야?”

     “…멘테 경.”

     진지한 얼굴로 다가온 그녀는.

     “취하셨습니까?”

     잔뜩,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연회는 이제 시작되었음에도.

     “마침 잘 되었군요. 바람 좀 쐴 겸, 따라오시죠.”

     나는 멘테 경의 손을 붙잡은 뒤, 그녀를 에스코트했다.

     “자, 잠깐. 어딜 가는 건데…?”

     “정원입니다. 여기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나는 이쪽을 흘긴 아버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둘이 긴밀하게 나눌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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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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