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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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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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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짝 열려있는 실험실의 문을 발견한 순간, 발걸음이 뚝 멈췄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숨을 몰아쉰 후 문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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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슥,촥…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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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미아가 가볍게 손을 휘두를 때마다 리안의 피부가 갈라졌다. 핏물이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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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대와 바닥은 어느새 붉은 핏물로 흥건했다. 노아는 주먹을 꽉 말아쥔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잔혹한 장면을 제 눈에 똑똑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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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에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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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아의 말에 노아의 시선이 그녀가 가리킨 쪽을 향했다. 오크통에 담겨있던 내용물을 부었던 욕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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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건..”
    “아티아의 독, 이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독 중 하나에요. 마법 처리된 물건이 아니면 보관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독이죠.”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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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흘리는 감탄사를 듣자 어쩐지 몸에 힘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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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넌 어떤…어떤 삶을 살아왔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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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으로 실험당하는 걸 편하다고 여기고, 끔찍한 실험이 괴롭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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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는 그저 의지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넘겼던 사실들이 물음표가 되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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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신할 수 있는 건, 노아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삶보다 끔찍한 삶이었을 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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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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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발이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 살이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끔찍한 소리에 노아의 눈동자에 또다시 눈물이 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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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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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리안의 비명에 노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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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고통이 느껴졌나요? 아니면 목숨의 위협이나…!”
    “아, 그게. 저 옷이 별로 없어서. 옷이 녹아내리면 조금 곤란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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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꾸욱, 노아는 주먹을 더 강하게 말아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짓눌러 저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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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따위 옷이 너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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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리안이 제 몸을 이 정도로 소중히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떨리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
    “…!”
    “…!”
    ​
    ​
    그와 동시에 그와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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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음…미아님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흐음, 진짜 옷 때문인 거 맞죠? 무서워서 도망가는 건 아니고?”
    “에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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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문 쪽으로 다가왔다. 설마 리안이 문 쪽으로 다가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뒷걸음질 치며 뒤로 물러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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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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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급하게 뒤로 빼다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주저앉은 채 몸을 덜덜 떨며 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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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왜 다가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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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저 끔찍한 독에 들어가기 싫어서 나를 들여보내려는 건 아닐까? 내가 몰래 훔쳐봤다는 걸 보고해서 날 실험체로 바꿔 달라고 하는 건 아닐까?
    ​
    ​
    리안이 그런 행동을 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을 이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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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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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
    ​
    ​
    어느새 문까지 다가온 리안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얼어붙은 상태로 리안을 올려다보았다.
    ​
    ​
    “노아 혹시 급한 일이야?”
    ​
    ​
    리안은 태연한 목소리로 그리 말하더니 그녀의 눈높이에 맞춰 쭈그려 앉으며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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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은 조금 바빠서 그런데 이따가 다시 얘기해도 괜찮을까?”
    “으..”
    ​
    ​
    노아는 혀가 굳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리안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제 옷을 내려다보며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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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꼴이 엉망이네. 이것 때문에 놀랐구나? 실험 끝나면 바로 찾아갈 테니까 우선 돌아가 줄래?”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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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의 다정한 어투에 노아는 겨우겨우 대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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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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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이 문에 붙어 돌아오지 않자 미아가 문까지 걸어왔다. 그녀는 주저앉은 채 몸을 덜덜 떠는 노아를 보며 눈썹을 까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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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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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제 실험을 몰래 훔쳐본 건 아니겠죠?”
    ​
    ​
    그 말에 리안이 미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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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아니에요. 제가 오늘 저녁 배식을 못 도와줬는데 거기서 무슨 문제가 생겼나 봐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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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아는 당장이라도 노아를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리안이 ‘한 번만 봐주세요.’라는 눈빛에 져주기로 했다. 그는 중요한 실험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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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그럼 어서 돌려보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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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곤 제 손을 피가 덜 묻은 곳에 슥슥 닦았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곱게 접은 손수건을 꺼냈다. 손수건은 운 좋게도 멀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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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뭘 묻히고 다닐 때마다 닦아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손수건이었다. 수건을 작게 자른 것뿐이지만 노아의 눈물 자국을 닦는 데는 문제가 없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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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로랑 무슨 일로 싸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선 이걸로 눈물 닦아. 네로도 미안해하고 있을 거야.”
    “아..?”
    “아, 그게 아니야? 네가 울고 있길래 나는 당연히 네로 일인 줄 알았어.”
    ​
    ​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하는 말에 노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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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흠.”
    “아, 나 들어가야겠다. 미안해, 정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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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몇 번이고 노아에게 사과를 전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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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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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실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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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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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실 문 위로 마법진이 떠올랐다. 미아가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자 마법을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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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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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제 손에 들린 손수건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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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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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가에 눈물이 고이다 못해 거대한 방울을 이루며 후두둑 떨어졌다. 노아는 그의 다정함에 질식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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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면 내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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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동생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믿어보려고 했다. 외면해보려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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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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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손수건을 꽉 쥔 손을 심장에 가져다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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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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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은 제 생명력을 내보이며 거칠게 쿵쾅거렸다. 노아는 제 심장에 남은 상처를 어렴풋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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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평생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의 말을 믿었던, 과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것이며 눈물 흘릴 것이다. 동시에 그녀는 영원히 자신이 저지른 죄를 속죄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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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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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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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비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제 뺨을 거칠게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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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을 구해야 해.’
    ​
    ​
    리안을 구하면 네로가 죽는다. 네로를 구하면 리안이 죽는다. 노아는 그 공식을 깨부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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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 전부 구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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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하게 가라앉아있던 그녀의 눈동자에 빛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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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짓을 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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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란하면서도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그런 빛이 노아의 눈동자에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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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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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이게..왜? 왜? 어째서? 왜..?”
    “음..”
    ​
    ​
    달그락달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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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딱딱 맞물리는 치아를 느끼며 멘탈붕괴 상태가 된 미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완전히 녹아내려 뼈가 된 상태로 태연하게 움직이는 나를 보곤 완전히 하얗게 질려 주저앉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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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는 30분째 ‘왜 이런 일이? 어떻게?’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뼈가 되어버린 검지 손가락으로 턱뼈를 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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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충격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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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긴 했지만, 목 앞까지 칼이 들어와도 차를 홀짝거릴 것 같은 미아가 히키코모리처럼 변해버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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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 마지막 실험이라고 했었으니까 이만 돌아가도 되겠지?’
    ​
    ​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다. 자신도 모르게 제 골반과 치골 부분을 손으로 가리게 된다. 
    ​
    ​
    ‘30분이면 충분히 기다려준 거니까 이만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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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곧바로 몸을 빙그르르 돌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몸이 돌아왔다. 하지만 알몸 상태였다. 옷이 없다는 내 애원에 속옷만 입고 욕조에 들어갔었다. 
    ​
    ​
    그 덕분에 옷은 멀쩡히 남아있었다. 빠르게 옷을 갖춰 입고 미아를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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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왜? 이게,이게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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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아는 내가 떠날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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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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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떠오른 건 노아의 얼굴이었다.
    ​
    ​
    “엄청 운 것 같았는데..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
    ​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
    ​
    스르륵.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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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안이 애타게 찾고 있는 노아는 미아의 서재에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노예 신분인 노아에겐 허락되지 않은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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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아에게 들킨다면 곱게 끝나진 않을 터였다. 하지만 눈이 돌아간 노아를 막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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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미아가 걸어놓은 보호 마법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들을 대상으로 반응하기에, 노아는 아무런 문제 없이 서재를 활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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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
    ​
    ​
    마왕의 땅은 힘이 곧 법이며, 권력이다. 그녀가 네로와 리안을 모두 구하기 위해선 결국 강한 힘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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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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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명분의 목숨을 바쳐 강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곤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책을 원래 있던 곳에 꽂아두고 빠르게 책장 사이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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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해지는 방법에 관한 책은 몇 권이고 있었지만, 흑마법사의 책답게 전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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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의 가죽을 벗기라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치라거나 같은 잔혹한 방법뿐이었다. 
    ​
    ​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이 치밀었지만, 노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
    ​
    그렇게 서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
    ​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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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의 앞에 책 한권이 떨어졌다.
    ​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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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거나 붉은빛이 도는 다른 책과 달리 눈앞에 떨어진 책은 새 하얀 색이었다. 겉에는 아무런 글자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노아는 뭐에 홀린 것처럼 책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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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읏…”
    ​
    ​
    책을 주워 들자 오싹한 한기가 몸을 훑고 지나갔다. 노아는 이 책이 평범한 책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
    ​
    순간 두려움이 치솟았지만, 그보다 더한 욕망이 있었기에 노아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책을 펼쳤다.
    ​
    ​
    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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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를 넘기기 무섭게 바람이라도 분 것처럼 종이가 제멋대로 넘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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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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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서 새 하얀 무언가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반투명한 그것은 끝도 없이 늘어나 천장까지 늘어나더니 대략 성인 여성만 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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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덩어리는 어느새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가장 먼저 유려한 선과 함께 눈,코,입이 만들어지고 잘록한 허리까지 긴 머리카락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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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몸을 감싼 갑옷과 허리에 찬 검이 그녀의 신분을 나타내주었다.
    ​
    ​
    [ 하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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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탄성 같은 한숨을 뱉으며 눈을 떴다. 노아는 주춤 뒤로 물러나며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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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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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띵작판독기님! 혈소연님!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재 열심히 하겠습니다!

현생을 살기 위해 연참은 안된다고 외치는 자신과 하지만 다음화가 너무 보고 싶다고 외치는 자신의 싸움.

웅장하다.

솜씻너 노아 보고싶다…
진짜 보고싶다…

눈돌아간 아이리스 보고싶다..
막 자고 일어났는데 100화 연재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선작과 추천은 사랑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다음화 보기

“학,하아…”

살짝 열려있는 실험실의 문을 발견한 순간, 발걸음이 뚝 멈췄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숨을 몰아쉰 후 문으로 다가갔다.

슥,촥…주르륵.

실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미아가 가볍게 손을 휘두를 때마다 리안의 피부가 갈라졌다. 핏물이 흘러내린다.

실험대와 바닥은 어느새 붉은 핏물로 흥건했다. 노아는 주먹을 꽉 말아쥔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잔혹한 장면을 제 눈에 똑똑히 담았다.

“저기에 들어가요.”

미아의 말에 노아의 시선이 그녀가 가리킨 쪽을 향했다. 오크통에 담겨있던 내용물을 부었던 욕조였다.

“저건..”

“아티아의 독, 이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독 중 하나에요. 마법 처리된 물건이 아니면 보관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독이죠.”

“오…”

리안이 흘리는 감탄사를 듣자 어쩐지 몸에 힘이 풀렸다.

‘도대체 넌 어떤…어떤 삶을 살아왔던 거야?’

독으로 실험당하는 걸 편하다고 여기고, 끔찍한 실험이 괴롭지 않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그저 의지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넘겼던 사실들이 물음표가 되어 돌아왔다.

확신할 수 있는 건, 노아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어떤 삶보다 끔찍한 삶이었을 거라는 것이다.

치이이익!

그의 발이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 살이 녹아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끔찍한 소리에 노아의 눈동자에 또다시 눈물이 고였다.

“으앗!”

“…!”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리안의 비명에 노아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고통이 느껴졌나요? 아니면 목숨의 위협이나…!”

“아, 그게. 저 옷이 별로 없어서. 옷이 녹아내리면 조금 곤란해서요.”

“…”

꾸욱, 노아는 주먹을 더 강하게 말아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짓눌러 저릿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따위 옷이 너보다 더 중요하다는 거야?’

노아는 리안이 제 몸을 이 정도로 소중히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떨리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

그와 동시에 그와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어,음…미아님 잠시 실례해도 될까요?”

“흐음, 진짜 옷 때문인 거 맞죠? 무서워서 도망가는 건 아니고?”

“에이 아니에요.”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문 쪽으로 다가왔다. 설마 리안이 문 쪽으로 다가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뒷걸음질 치며 뒤로 물러났다.

털썩.

몸을 급하게 뒤로 빼다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주저앉은 채 몸을 덜덜 떨며 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왜,왜 다가오는 거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저 끔찍한 독에 들어가기 싫어서 나를 들여보내려는 건 아닐까? 내가 몰래 훔쳐봤다는 걸 보고해서 날 실험체로 바꿔 달라고 하는 건 아닐까?

리안이 그런 행동을 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런 생각을 이어가고 말았다.

끽.

“흡…!”

어느새 문까지 다가온 리안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얼어붙은 상태로 리안을 올려다보았다.

“노아 혹시 급한 일이야?”

리안은 태연한 목소리로 그리 말하더니 그녀의 눈높이에 맞춰 쭈그려 앉으며 말했다.

“내가 지금은 조금 바빠서 그런데 이따가 다시 얘기해도 괜찮을까?”

“으..”

노아는 혀가 굳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리안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이내 제 옷을 내려다보며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꼴이 엉망이네. 이것 때문에 놀랐구나? 실험 끝나면 바로 찾아갈 테니까 우선 돌아가 줄래?”

“으,응.”

리안의 다정한 어투에 노아는 겨우겨우 대답을 내놓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죠?”

“…!”

리안이 문에 붙어 돌아오지 않자 미아가 문까지 걸어왔다. 그녀는 주저앉은 채 몸을 덜덜 떠는 노아를 보며 눈썹을 까딱거렸다.

미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설마 제 실험을 몰래 훔쳐본 건 아니겠죠?”

그 말에 리안이 미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에이, 아니에요. 제가 오늘 저녁 배식을 못 도와줬는데 거기서 무슨 문제가 생겼나 봐요.”

“흐음…”

미아는 당장이라도 노아를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리안이 ‘한 번만 봐주세요.’라는 눈빛에 져주기로 했다. 그는 중요한 실험체였기 때문이다.

“하아, 그럼 어서 돌려보내요.”

“네!”

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곤 제 손을 피가 덜 묻은 곳에 슥슥 닦았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곱게 접은 손수건을 꺼냈다. 손수건은 운 좋게도 멀쩡했다.

아이들이 뭘 묻히고 다닐 때마다 닦아주는 용도로 사용하는 손수건이었다. 수건을 작게 자른 것뿐이지만 노아의 눈물 자국을 닦는 데는 문제가 없을 터였다.

“네로랑 무슨 일로 싸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선 이걸로 눈물 닦아. 네로도 미안해하고 있을 거야.”

“아..?”

“아, 그게 아니야? 네가 울고 있길래 나는 당연히 네로 일인 줄 알았어.”

리안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하는 말에 노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크흠.”

“아, 나 들어가야겠다. 미안해, 정말 미안!”

리안이 몇 번이고 노아에게 사과를 전한 후.

쿵!

실험실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우웅.

실험실 문 위로 마법진이 떠올랐다. 미아가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자 마법을 건 것이다.

“뭐야…”

노아는 제 손에 들린 손수건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바보..”

눈가에 눈물이 고이다 못해 거대한 방울을 이루며 후두둑 떨어졌다. 노아는 그의 다정함에 질식할 것만 같았다.

“이,러면 내가 어떻,게…”

제 동생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믿어보려고 했다. 외면해보려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

꾹.

노아는 손수건을 꽉 쥔 손을 심장에 가져다 댔다.

쿵쿵쿵!

심장은 제 생명력을 내보이며 거칠게 쿵쾅거렸다. 노아는 제 심장에 남은 상처를 어렴풋이 느꼈다.

그녀는 평생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의 말을 믿었던, 과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것이며 눈물 흘릴 것이다. 동시에 그녀는 영원히 자신이 저지른 죄를 속죄하려 할 것이다.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이대로…이대로 가만히 있을 순 없어.’

노아는 비척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제 뺨을 거칠게 두드렸다.

‘리안을 구해야 해.’

리안을 구하면 네로가 죽는다. 네로를 구하면 리안이 죽는다. 노아는 그 공식을 깨부수기로 했다.

‘전부 -, 전부 구할 거야.’

탁하게 가라앉아있던 그녀의 눈동자에 빛이 스며들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찬란하면서도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그런 빛이 노아의 눈동자에 번뜩였다.

***

“이게,이게..왜? 왜? 어째서? 왜..?”

“음..”

달그락달그락.

나는 딱딱 맞물리는 치아를 느끼며 멘탈붕괴 상태가 된 미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완전히 녹아내려 뼈가 된 상태로 태연하게 움직이는 나를 보곤 완전히 하얗게 질려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는 30분째 ‘왜 이런 일이? 어떻게?’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뼈가 되어버린 검지 손가락으로 턱뼈를 긁적거렸다.

‘그렇게 충격적인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긴 했지만, 목 앞까지 칼이 들어와도 차를 홀짝거릴 것 같은 미아가 히키코모리처럼 변해버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음, 마지막 실험이라고 했었으니까 이만 돌아가도 되겠지?’

솔직히 너무 부끄러웠다. 자신도 모르게 제 골반과 치골 부분을 손으로 가리게 된다.

‘30분이면 충분히 기다려준 거니까 이만가지.’

나는 곧바로 몸을 빙그르르 돌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몸이 돌아왔다. 하지만 알몸 상태였다. 옷이 없다는 내 애원에 속옷만 입고 욕조에 들어갔었다.

그 덕분에 옷은 멀쩡히 남아있었다. 빠르게 옷을 갖춰 입고 미아를 향해 말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왜? 이게,이게 왜?”

미아는 내가 떠날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탁.

문을 닫고 나오자마자 떠오른 건 노아의 얼굴이었다.

“엄청 운 것 같았는데..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나는 걱정되는 마음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

스르륵.

“…”

리안이 애타게 찾고 있는 노아는 미아의 서재에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노예 신분인 노아에겐 허락되지 않은 장소였다.

미아에게 들킨다면 곱게 끝나진 않을 터였다. 하지만 눈이 돌아간 노아를 막을 순 없었다.

다행히 미아가 걸어놓은 보호 마법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들을 대상으로 반응하기에, 노아는 아무런 문제 없이 서재를 활보할 수 있었다.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

마왕의 땅은 힘이 곧 법이며, 권력이다. 그녀가 네로와 리안을 모두 구하기 위해선 결국 강한 힘이 필요했다.

“이게 아냐…”

1000명분의 목숨을 바쳐 강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곤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책을 원래 있던 곳에 꽂아두고 빠르게 책장 사이를 돌아다녔다.

강해지는 방법에 관한 책은 몇 권이고 있었지만, 흑마법사의 책답게 전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가죽을 벗기라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바치라거나 같은 잔혹한 방법뿐이었다.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걸까?’ 라는 생각이 치밀었지만, 노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서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툭.

그녀의 앞에 책 한권이 떨어졌다.

“이건…?”

검거나 붉은빛이 도는 다른 책과 달리 눈앞에 떨어진 책은 새 하얀 색이었다. 겉에는 아무런 글자도 새겨져 있지 않았다. 노아는 뭐에 홀린 것처럼 책을 들었다.

“읏…”

책을 주워 들자 오싹한 한기가 몸을 훑고 지나갔다. 노아는 이 책이 평범한 책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순간 두려움이 치솟았지만, 그보다 더한 욕망이 있었기에 노아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책을 펼쳤다.

촤르륵.

표지를 넘기기 무섭게 바람이라도 분 것처럼 종이가 제멋대로 넘겨지기 시작했다.

스스슷.

책에서 새 하얀 무언가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반투명한 그것은 끝도 없이 늘어나 천장까지 늘어나더니 대략 성인 여성만 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하얀 덩어리는 어느새 사람의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가장 먼저 유려한 선과 함께 눈,코,입이 만들어지고 잘록한 허리까지 긴 머리카락이 내려왔다.

온몸을 감싼 갑옷과 허리에 찬 검이 그녀의 신분을 나타내주었다.

[ 하아 -… ]

그것은 탄성 같은 한숨을 뱉으며 눈을 떴다. 노아는 주춤 뒤로 물러나며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유령..”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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