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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0

       신성 도시 트럼펫홀은 딱 보아도 고급스러움과 신성함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였다. 왜냐하면 그렇게 느끼라고 강요를 하는 수준이었으니까.

       

       새하얀 컬러에 곳곳에 입힌 금박 장식, 예술가들을 불러 새겨 놓은 여러 조각과 장식품은 틀림없이 아름답다. 그러나 명품으로 도배를 하듯이 몸에 두른들, 알맹이가 부족하면 숨길 수 없는 태가 나듯이.

       

       이 화려하고도 장엄한 도시의 부유함 너머에는 감춰지지 않는 촌스러움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여신교 관련 건물은 층고가 대체로 높고, 다른 건물들은 상대적으로 낮다. 시야에 들어오는 건물들이 그리는 수평선 위에는 언제나 여신교가 존재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야밤에 붉은 십자가가 도시를 수놓는 나의 옛 고향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많이.

       

       이건, 옛 중세마냥 법으로 막아둔 거다. 귀족들이 자기네들 저택보다 높은 건물을 허용하지 않듯, 여신교의 권위를 넘보는 고층 건물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그러니 이 도시에서 어떤 화려하고 눈에 띄는 것을 찾으면 보는 족족 여신교의 것이라, 당연하다면 당연한 부자유함에 나는 껄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나쁘다는 건 아니다.

       

       자신들의 권위를 드높일 수단으로 수직적인 이미지를 채용하는 것은 클래식한 방법이다. 당장에 크라운홀의 황실도 가장 커다란 황궁을 통해 자신의 권력과 건재함을 뽐내지 않던가.

       

       하지만 이렇게 끼를 부리는 게 종교인이라는 사실이 좀 깬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공경이 아니라, 힘과 탐욕을 휘둘러 종교적 권위를 고취시킨다는 게.

       

       좀⋯⋯ 멋이 없다.

       

       단단하게 무장한 신장 3m짜리 강철중갑기사가, 자기 손바닥만 한 미니 활을 뾱뾱 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찻잔에 담긴 홍차를 티스푼으로 휘휘 저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영애.”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네요.”

       

       영애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돌렸다. 

       

       귀족 영애의 화법은 그 이면에 열 배 정도의 정보량을 담는다지. 그런 의미에서 번역기를 돌려 저 대사를 해석해 보자면.

       

       저 문맥의 뒤에는 ‘신성도시에서 영업 중인 커피숍에서 그런 얘기를 하다니 깡도 좋다. 그런데 나는 그런 깡이 없다. 자중하도록.’ 정도의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달그락. 티스푼이 찻잔 모서리를 긁었다.

       

       “따로 얘기 좀 하자고 말씀하신 걸 보면, 마음의 결정이 끝난 모양이네요. 내게 뭘 부탁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네.”

       

       이 대화의 장은 영애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아서, 핑발레즈와 악신쨩은 적당히 도시를 둘러보고 있으라고 내보냈다.

       

       시간은 효율적으로 써야 하니까, 내가 영애와 대화하는 동안 두 사람이 베네트 파티의 행방을 수소문하면 참 좋지 않겠는가.

       

       그래, 핑계가 맞다. 

       

       혹시라도 악신쨩이 옆에서 ‘얘가 네 아빠 꼬심’ 이럴까 봐 쫒아낸 거다. 핑발레즈는 쟤 혼자 보내기에는 좀 그래서 붙여 둔 거고.

       

       나비가 된 유나는 아직도 소식을 모르겠다. 근처에는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정리한 영애는 운을 떼었다. 설경을 떠올리게 하는 하늘색 머리카락이 태양빛에도 녹지 않고 반짝이며 흐드러진다.

       

       그 짧은 순간에. 머리로부터 척추를 거쳐 입으로 향하는 짧은 여정에. 영애의 표정이 한 꺼풀 변한다. 나는 흥미롭게 그 변화를 관찰했다.

       

       인생에 들이닥친 불운에 겁에 질려 떨던 영애는, 자신에게 주어진 정보의 단편들을 이리저리 조립한 뒤에, 칩을 걸었다.

       

       시린 눈동자에서 빛나는 건 갬블러의 마음가짐이다.

       

       “저는 가문 내부에서 화근을 남기지 않기 위해, 율리우스 대공가로부터 추방되었어요.”

       

       “오호라. 그래서요?”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표시로 의자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상체를 기울였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볼 차례다.

       

       ===============================================================

       

       눈앞의 마법사와 그 일행이 범상치 않다는 것쯤은 초대면에 알았다. 

       

       처음 감옥의 창살 너머에서 바라본 미친 마법사와 악신쨩은, 딱 잘라 말해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였으나⋯⋯ 

       

       율리우스 대공가의 첫째라는 신분을 밝히고서도 태도가 변하지 않았던 시점에서, 그들이 기인임을 알 수 있었다. 세속의 신분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은 네 부류로 나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거나, 그만큼 신분이 높거나, 신분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강하거나.

       

       “넌 안 되겠다. 관절기의 파괴력을 보여주마.”

       

       “그, 아아아아아악──!!”

       

       ⋯⋯아니면 살짝 맛이 갔거나.

       

       율리우스 대공가. 레드번, 백렴과 더불어 제국의 3대 가문 중 하나이다. 당연히 그 위세는 다른 귀족들이 비할 바가 못 되고, 이들보다 고귀한 혈통은 하늘 아래 황실뿐이다.

       

       그럼에도 영애의 앞에서 거리낌 없이 어린 소녀에게 암바를 거는 모습은, 아주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인상적이었다.

       

       에르바실리온 영애는 미친 마법사 일행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풀려났다.

       

       미친 마법사는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찾아낼 것이 있다면서. 구함 받은 입장에서는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그 빈 시간에, 영애는 미친 마법사 일행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의 흔적을 살펴보았다.

       

       그 강대하던 성기사와 수많은 마을 사람은 온데간데없었다. 아주 적은 수의 시체만이 남아 바닥을 구를 뿐이다.

       

       영애는 진지하게, 미친 마법사와 마을 사람들이 한통속일 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했다.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묘하다.

       “⋯⋯⋯⋯.”

       

       남은 시체를 확인한다. 그들에게는 이렇다 할 외상이 없었다. 상처 없이 죽었다. 화염이나 냉기, 대지 등의 마법이 발현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환상 마법인가?

       

       실전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환상 마법으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적어도 이 파티의 몇몇은 우화의 경지에 이르렀으리라. 그렇지 않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만한 무력 집단이 인적 드문 산길로 이동 중인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을 구한 이유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일행을 이끄는 마법사가 내비치는 묘하게 호의적인 태도도 그녀를 헷갈리게 했다. 접대와는 다르다. 영애의 권력과 뒷배를 챙기기 위하여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더라면 그토록 자유분방하게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 미스테리는 엘메스트 영지에서 풀렸다. 영애의 혼란도 그곳에서 마침표가 찍혔다.

       

       “제가요, 그⋯⋯ 지금 북부대공 하시는 분이랑 좀 연이 있습니다. 친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영애님 편의를 어느 정도 봐 드릴 수 있거든요.”

       

       마법사의 기묘한 호의는 북부대공과의 친분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태도가 격식 없이 퍽 친근하다. 마치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처럼.

       

       영애의 아버지 북부대공은, 냉혈한이다.

       

       감정보다도 실익을 쫒으며, 사람보다는 얼음에 가깝다. 영애를 저 머나먼 수도원으로 보내버린 것이 북부대공 본인이었다. 그런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라니?

       

       “그 양반, 성격이 좀 나쁘긴 해요. 그쵸? 외골수라고 해야 하나, 고집불통이라고 해야 하나.”

       

       ⋯⋯그것도 성격적 결함을 스스럼없이 지적할 정도로?

       

       어떻게 해야 할까.

       

       영애 자신은 영지를 떠나오면서 각오를 마쳤다⋯⋯ 그렇게 생각했다. 평생 수도원에서 살아가는 삶을 달게 받아들이기로 했었다. 분명 그랬는데.

       

       그것은 각오가 아니라 체념이었던 모양이다.

       

       희끗한 희망의 빛이 보이자 가슴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뛰었다.

       

       어쩌면 조금 더 나은 삶을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수도원에서 말라 죽어 가는 삶이 아니라, 다른 신분을 가지고, 자유롭게 새 삶을 시작하거나⋯⋯.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저 마법사가 북부대공을 설득하여, 정든 고향에서의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냉혹하지만 아름다운 설경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만리타향의 먼 토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태어날 때 내렸던 그 눈밭에 조용히 묻힐 수 있다면. 어머니 대지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관찰했다. 영애는 덜컹거리는 마차 속에서, 미친 마법사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했다.

       

       그는 유쾌하고, 때때로 섬뜩하며, 행동을 읽어내기 어렵지만, 단순하다. 또한, 마탑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샌님처럼, 세상에 대해 잘 몰랐다.

       

       바깥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갔다면 당연히 알고 느껴야 했을 기본 상식에 결함이 있다. 이건 반드시 기억해 둬야 할 빈틈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다음 행선지로 신성도시 트럼펫홀을 정했을 때.

       

       또한, 미친 마법사가 자신과 독대하기를 선택했을 때.

       

       영애는 마음을 정했다. 운명을 느꼈다. 자신에게는 더 나은 삶이 필요했으며, 이것은 하늘이 내린 분명한 기회다. 설령 이것이 썩은 동아줄일지라도 잡아보고 싶었다.

       

       사실, 수도원만큼은 싫다.

       

       그러니까.

       

       ===============================================================

       

       영애는 허리를 곧게 펴고, 귀족적인 기품을 몸에 휘감았다.

       

       타인을 업신여기는 고압적인 위세가 아니다. 자신의 존귀함을 표현하는 고고함이다. 푸른 눈동자가 빛난다.

       

       “제 아버지에게 향하는 호의가, 제게 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렇기에, 제가 당신에게 요청드리려는 것은 결코 무리한 부탁이 아니에요.”

       

       나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고 있다.

       

       내가 추방당한 것은 아버지의 뜻이니, 이 문제에 손을 대면 당신은 아버지와 갈등을 빚게 될 것이다. 그게 내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까.

       

       “다만, 사람 한 명을 만나게 해 주세요. 그의 이름은 다키텐 율리우스이며, 제 삼촌 되시는 분이세요.”

       

       흥미로운 부탁이다. 미친 마법사는 퍼즐 맞추기 게임을 하듯, 질문을 통해서 조금씩 그 의도를 벗겨내었다. 

       

       “그는 어디에 있습니까?”

       

       “그는 세상을 누비는 떠돌이이나, 축제가 열리는 동안은 이 신성도시 트럼펫홀에 발을 내디딜 거예요.”

       

       “그는 누구입니까?”

       

       “그는 이전에 추기경의 직위에 올랐던 인물이며, 굳건한 신앙과 믿음을 가진 신실한 교인이고, 지금은 종군 사제로 활동하고 있어요.”

       

       “아하⋯⋯.”

       

       이렇게 또 이어지는군.

       

       미친 마법사는 오랜 추억을 떠올려냈다. 2황자 이리드가 센트라를 구하기 위해서 제국 각지의 전문가들을 긁어모았을 때, 숫기 없는 종군 사제가 한 명 있었다.

       

       그때는 눈에 띄지 않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시퍼런 머리색만큼은 기억하고 있었다. 혈연인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까? 조금 더 들어드릴 수도 있는데요.”

       

       “약간의 관대함을 발휘해 주신다면, 제가 다키텐 삼촌을 만날 때까지 신변을 보호해 주시길 바라요.”

       

       “그건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약속하죠.”

       

       “⋯⋯감사합니다. 이름 모를 마법사님.”

       

       영애는 고개를 숙였다. 천해 보이지도 않고, 무례해 보이지도 않는 만큼의 적절한 각도로. 미친 마법사는 그 정교한 몸동작에 내심 감탄하면서, 쓱 웃었다.

       

       전임 추기경이자 종군 사제라.

       

       추기경, 여신교의 저 꼭대기에 오른 자들의 이름이다. 그런 직위에 올랐던 경험이 있노라면, 여신에 대해서도 해박하게 잘 알겠지. 이건 미친 마법사에게도 기회였다.

       

       심지어 전임. 제 발로 나왔든, 기존 세력과 갈등이 붙었든, 현 여신교 지배층과 살짝 껄끄러운 관계라면 더더욱 좋다.

       

       선행을 베풀면 복이 오는가, 아니면 자탑과 자신의 연구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것이, 오늘날에 싹을 틔운 것인가. 여신의 비밀에 보다 깊이 파고들 기회였다.

       

       미친 마법사는 양손을 슥슥 비비며 나지막이 말했다.

       

       “약속도 했고, 그 소원을 이루어 드리겠지만⋯⋯ 그래도 제법 앙큼한 구석이 있으십니다. 영애.”

       

       “⋯⋯네?”

       

       “제가 발휘해야 하는 관대함이 약간은 아닌 것 같아서요. 일부러 말하지 않고 숨긴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세간 상식에 무지한 듯 보였으니까.”

       

       “⋯⋯⋯⋯.”

       

       영애는 설원에 내던져진 사람처럼 굳어버렸다. 마법사는 영애를 달래듯이 웃으며, 느릿하게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 『용사선발대회』 말입니다. 제 생각보다도 규모가 크고, 용사라는 단어의 의미도 상당하던데. 모집하는 인원에 제한이 없다면⋯⋯ 귀족들도 당연히 관심을 보일 것 같군요.”

       

       관심뿐인가. 자신의 세력권 안에서 용사가 탄생하기를 바랄 것이다.

       

       오는 길에 화려한 마차를 몇 대고 보았다. 귀족 가문의 문장에 대해서는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미친 마법사가 외우고 있는 녀석이 몇 개 있었다.

       

       레드번 공작의 문장.

       

       “오는 길에 빨간맛 공작의 문장을 봤습니다. 아마 그도 이 대회를 관람하고 즐기러 온 모양이에요. 아니면⋯⋯ 자신의 장기말이 용사가 되도록 모략을 꾸미고 있거나.”

       

       “⋯⋯⋯⋯.”

       

       “그렇다면, 같은 공작 라인인 북부에서도⋯⋯ 사람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심지어 북부대공 그 친구는, 욕심이 상당한 인물이 아닙니까.”

       

       그러니 영애의 요구는, 자기 삼촌을 만나게 해 달라는 부탁에 더해서. 북부대공의 면전에서 자신을 지켜 달라는 말이 된다.

       

       미친 마법사에게는 결코 어려운 부탁이 아니었고, 그 정도는 간단하게 들어 줄 생각이었지만──

       

       ‘당신에게 요청드리려는 것은 결코 무리한 부탁이 아니에요’ 하고 뻔히 보이는 장난을 치면, 역시 찔러보고 싶어지지 않은가.

       

       영애의 안색이 갈수록 창백하게 질린다.

       

       미친 마법사 내면의 가학심이 꾸물거렸다. 조금만 더 놀려주도록 할까. 이대로 침묵의 시간을 가지거나, 아니면 애교라도 부려보라고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가 제 음험한 욕구를 사회초년생 영애에게 해소하려는 그때.

       

       “미마, 미마──!!”

       

       저 대로로부터 소녀의 간절한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미친 마법사는 깜짝 놀란 미어캣마냥 벌떡 일어나 고개를 돌렸다.

       

       “뭐여. 아니, 네가 웬일로 나를 그렇게 애타게 찾⋯⋯ 이런 시발.”

       

       “⋯⋯⋯⋯?”

       

       “영애, 그. 부탁은 나한테 어려운 일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삼촌이라는 양반이 이 도시에 없어도 내가 찾아 줄 테니까, 간단한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 사람 살리는 일이야.”

       

       “⋯⋯네?”

       

       ===============================================================

       

       베네트의 어그로가 제대로 끌린 상황에서, 내게 필요한 건 오직 시간이다.

       

       악신쨩의 존재에 대해서 둘러댈 변명을 만들기 위한 시간. 길게도 아니고 잠깐이면 된다. 하지만 베네트의 롱소드가 악신쨩을 2등분하기 직전이었으므로⋯⋯ 일단 전투를 멈출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영애를 썼다.

       

       “정지해라 베네트! 여기에 무고한 영애가 인질로 잡혀 있으니까 일단 멈춰! 내게 모든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을 다오!”

       

       “메롱, 메롱이다 베네트! 미마가 왔으니까 너 같은 건 한주먹거리도 안 돼!”

       

       “너는 뭘 잘했다고 으스대 인마!”

       

       “드디어 타락한 건가, 미친 마법사──!!”

       

       대소동의 한가운데, 신성도시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난 기묘한 인질극 속에서. 영애는 우주를 날아다니는 고양이 같은 표정이 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좋은 점심입니다 마이 프렌즈! 날이 또 끓어오르고 있군요. 멜트다운 조심하시고⋯⋯ 내일 또 만납시다.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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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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