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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0

       

        

        

        

        

        

       “으아음.”

        

        

        

        지금이 몇 시야.

        

        오전 10시. 드물게도 무지막지하게 자버린 날. 눈도 채 뜨기 전 들려오는 오만가지 시끄러운 메일 수신 소리에 드림-월드로부터 무심하게 팽개쳐졌다. 강제로 현실로 내쫓기며 나타난 피곤함을 뒤로 하고 눈을 슬쩍 떴다.

        

        침대 위를 부유하는 홀로그램 팝업. 업무용 메일이 아니라 사전에 스트리머 대항전 주최 측에 제출했던 개인 이메일. 월요일 오전 10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수신된 그것은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었다.

        

        어떤 맵에서 경기가 치뤄지는지, 점수 집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수는 어떻게 갈리는지,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걸 굳이 이 시간에 보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늦게 일어난 거겠지.

        

        

        부스럭.

        

        이불을 헤치고 바깥으로 나왔다. 약하게나마 난방을 틀어놓았기에 집 안의 온도는 그리 춥지 않았다. 11월에 가까워지며 아침저녁으로 상당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날씨와 추위라고 하니 갑자기 유진 선생님이 생각난다. 선생님은 조금 더 일찍 난방을 틀고 지내지 않을까. 어쩌면 겨울에 집을 방문하게 되면 이불로 몸을 돌돌 만 채 똬리를 틀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원래는 안 그랬는데, 점점 뱀이 좋아지고 있어.

        

        그렇게 현실에서 잠시나마 눈을 돌린다.

        

        

        

       “으, 운동 가기 싫어….”

        

        

        

        그래도 한 번 안 가면 다음 날은 더더욱 가기 싫어지는 법이었다.

        

        운동하기에 알맞은 간단한 복장을 입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아침을 조금이라도 먹고 왔어야 할 것 같지만, 오늘은 기상이 좀 늦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그리하여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고는 다시 집으로 복귀.

        

        후딱 샤워를 끝마치고 점심을 먹을 준비를 하니 어느덧 열두 시가 다 되었다. 요즘은 다이어트 기간이기에 점심은 샐러드. 포크로 맛없는 야채를 푹푹 찍어 입으로 간신히 넘기면서, 어제 확인하지 못했던 여러 진척 사항들을 확인했다.

        

        간단하게 말해 유어스페이스 관리라든가, 편집자와의 연락, 진행 예정인 컨텐츠 검토, 참여 예정인 대회와 관련된 사항 재확인 등.

        

        

        

       ‘오늘도 방송은 6시에 시작이었으니….’

        

        

        

        그 전에 간단히 뭔가를 하고 싶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어느샌가 다 먹은 샐러드 그릇을 설거지. 소화할 필요도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아무튼 30분 가량은 의자에 앉아서 밀린 일의 일부를 처리했다. 그 후 익숙한 손놀림으로 접속기를 꺼내어 착용 후 VR로 돌입.

        

        폐허가 된 뉴욕이 나를 맞이했다.

        

        정취를 느끼기도 잠시, 도미네이션 모드로 들어갔다. 슬쩍 확인한 UI. 의외로 분대원인 리밋과 호떡, 김스톤을 비롯하여 상당히 여러 명이 접속해있는 상태였지만, 따로 메시지가 오지는 않는다. 재회는 오후 6시로 미뤄두도록 하자는 암묵적인 뜻이 아닐까.

        

        유진 선생님은 어제 구태여 더 이상 랭크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말하긴 했지만…그래도 TIER 2의 중간 부분에서 그대로 멈춰서있기도 그렇고.

        

        흠….

        

        

        

       “과도하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 아니면…괜찮지 않나?”

        

        

        

        연습 시간에 지장이 갈 정도로 랭크 게임에 매진하는 거라면 몰라도, 현실 시간 기준으로 한두 시간, 그러니까 인게임 기준 4~5시간 가량이면 크게 문제는 없지 않을까. 예전 유진 선생님이랑 매일같이 합방했을 때는 이보다도 훨씬 하드코어한 스케줄을 매일 소화했는데.

        

        게다가, 막상 티어 1까지 찍어가면 쌤도 내심 기뻐하지 않을까…?

        

        절대 내 사심이 담긴 건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고티어에 도달한 탓에 욕심이 생긴 건 더더욱 아니고.

        

        그러니, 나중에 다른 소리가 안 나오도록 최속으로 올라가도록 하자.

        

        

        

       -[알림 : 랭크 게임 매칭이 시작됩니다.]

        

        

        

        그리하여, 하모니의 일탈 아닌 일탈이 시작되었다.

        

        그녀가 유진의 하루 휴방 소식을 김스톤, 리밋, 호떡으로부터 전해듣기까지 2시간 전이었다.

        

        

        

        

        

        

        

        

        

        

        

        

        

        

        

        

        

        

        

       -[알림 : 생체 스캔 시작. 코드네임 인식 중….]

        

       -[알림 : 오퍼레이터 – John ‘Anchorite’ Nakasone 확인.]

        

       -[알림 : 이카루스 디바이스를 찾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작동하는 물건을 두 눈으로 확인한 건 여기가 처음이군. 미국으로 들고 가면 국방부와 하원, 상원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겠어.”

        

       “얼굴 보자마자 하는 말이 그거라니, 너무하지 않습니까.”

        

       “하하. 말주변이 없어서 그렇지. 미안하게 됐군 그래.”

        

       “한국에서 딥커버 에이전트로 활동하는 사람이 말주변이 없다니, 농담도.”

        

        

        

        말했듯이, 오늘 하모니의 독주는 유진의 관심사 밖이었다.

        

        그녀는 처리해야 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다.

        

        

        

        

        

        

        

        

        

        

        

        

        

        

        

        

        

       “유진! 빌어먹을, 살아있었군!”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한테 할 만한 농담은 아니지만, 오늘은 봐드릴게요.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나요, 존?”

        

        

        

        심장 고동에 맞춰 이카루스 기어가 삑삑대고 있었다. 자동 스캔이 발동하여 이카루스 네트워크망에 등록된 오퍼레이터의 신체 조건과 스캔 결과를 대조하고 있는 것이었다.

        

        존 ‘앵커라이트’ 나카소네. 과거에는 미 사이버사령부 소속이었으며, 물리 세계와 전자적 세계 양쪽에서 은신처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망을 유지시키는 실력이 탁월했기에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로서 진작에 발탁된 이.

        

        이 외에도 이 인원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와 연결점은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지금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겠지.

        

        

        

       ───와락!

        

        

        

       “이렇게 보니 진짜 반갑네요, 와….”

        

       “끄윽, 발현자의 힘으로 프리 허그는 그만둬…!”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그리 신경쓰지 않고 깊게 포옹.

        

        그리하여 잠시간의 해후가 이어졌고, 이내 끝을 맺었다. 여기는 신발을 신고 들어와도 되냐며 농담을 건넨 그가 집의 구조를 순식간에 훑었다. 그 사이에도 이카루스 기어는 상대 오퍼레이터에게 기어가 없다며 연신 경고를 토해내기 바빴지만, 슬그머니 조용히 시켰다.

        

        당연하게도, 시선은 이쪽으로 돌아갔다. 시선 처리법까지 교육을 받은 고도로 숙련화된 인력조차 순간적인 무의식을 컨트롤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방탄 노트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그가 소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차츰 입이 열렸다.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유진. 당연히 본래의 목적은 따로 있지만, 가장 궁금한 건….”

        

       “그 전에.”

        

        

        

        파직!

        

        존의 옷깃 안쪽에서 들려온 자그마한 잡음, 그리고 아주 약간의 스파크. 건너편에 앉은 다음, 슬그머니 웃으면서 덧붙였다.

        

        

        

       “오늘 들은 이야기는, 이따 돌아가서 직접 말해줘요. 아니면 도청기를 부수기 전에 직접 말할 걸 그랬네요.”

        

       “이 빌어먹을 자식들, 그렇다고 옷에 도청기를 숨겨놔?”

        

       “하하. 아무튼 궁금한 게 뭔지는 대충 짐작이 가네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에 대해 듣고 싶은 거죠?”

        

       “….”

        

        

        

        정적.

        

        그러나 다른 의미로의 정공법. 그는 방금 내가 던진 물음이 정답이라고 암묵적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과 별다를 바 없었다 – 물론 그럴 것 같았다. 내 장례가 어떻게 치뤄졌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가 마지막 전투를 치뤘던 인디언포인트 원자력발전소는 붕괴로 막을 내렸으니까.

        

        시체조차 찾을 수 없을 거라 단정지어졌겠지.

        

        그러나, 안타깝게도…나조차도 이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들려줄 수 없었다. 당장 나 자신조차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를 알 수 없는데. 그저 마지막까지 응전하던 와중 폭발이 일었고, 그 후 어쩌다보니 돌아와있었단 무책임한 대답만이 내가 돌려줄 수 있는 대답의 전부였다.

        

        그 중간, 알려줄 수 없는 이야기는 생략했지만.

        

        하지만 그 정도의 대답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크게 상관없단 듯한 말투로 덧붙였다.

        

        

        

       “그 정도면 더 들을 필요는 없겠어. 중요한 건 네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단 거지.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여지껏 인류가 쌓아왔던 상식과 논리가 몇 번이고 부정당했던 판에, 거기에 예시 한두 개 추가되어봤자 의미가 있을까.”

        

       “…그 정도로 괜찮나요?”

        

       “추가적인 의미있는 정보가 나온다는 기댓값 자체가 없는 판에, 구태여 더 물어볼 필요가 있나. 본질적으로 네가 겪은 일은 이해 불가능한 상황에 더 가깝지. 너나 로건, 크리스토퍼가 체험했던 일처럼.”

        

       “로건, 크리스토퍼….”

        

        

        

        묻혀둔 기억들.

        

        말이라는 이름의 날카로운 삽이, 시간이라는 연약한 모래로 된 지반을 꿰뚫고 기억을 퍼올린다. 그러나 그것을 건드리는 당사자가 당사자였던 만큼, 더 이상은 나만이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남지 않을 것이었다.

        

        언젠간 그 두 명도, 그리고 오웬스 교관도…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내 생각을 읽었다는 듯, 그는 작게 웃으며 덧붙였다.

        

        

        

       “도청기를 망가뜨려준 덕분에 가능한 말이겠지만, 널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본국에 널렸어. 지금은 그 정도만 알아두면 좋겠군.”

        

       “….”

        

       “하지만 알다시피, 이 세상에는 절차와 과정이라는 게 있지. 무도회장에 참석하려면 그에 맞는 복장을 걸치듯이 말이야-”

        

        

        

        달그락.

        

        무슨 말을 해야만 할지 모르고 있는 나를 앞에 둔 채, 그는 반쯤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방탄 노트북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자동으로 켜진 화면 위에서 부유하는 몇 가지의 아이콘.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암호화된 파일이 실행된다.

        

        

        

       -[경고 : 해당 파일은 이카루스 클리어런스에 상응하는 접근 권한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미국에 가기 전 그에 걸맞는 준비를 해야겠지.”

        

       “준비라면, 설마….”

        

       “네가 예상하고 있는 게 맞을 거다.”

        

        

        

        그와 동시에, 그가 목 안쪽에 잘 감춰져있던 증표 하나를 꺼냈다.

        

        델타 포스의 블루 뱃저.

        

        US SOCOM, 그 중 USARSOC 특유의 – 화살촉 안에 담긴 컴뱃 나이프 문장. 그것이 새겨진 증표가 집 천장 조명을 받아 유감없이 빛나고 있었다.

        

        

        준엄한 선고가 시작되었다.

        

        

        

       “제1특수행동단, 더 유닛 소속 – 극동 지역 전문 대원이자 현지 인프라 구축 및 활동팀의 일원인 존 나카소네, 콜사인 앵커라이트가 미 국방부 장관의 명을 대리하여 귀관의 지위를 복권한다. 이견이나 질문 있나, 유진 중사?”

        

       “…없습니다!”

        

       “그렇다면 돌아온 걸 기꺼이 환영하도록 하겠, 으악…반갑다고 껴안는 건 금지…!”

        

        

        

        와락.

        

        잠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몸으로 실컷 표현한 뒤, 온 몸이 지끈지끈한 듯 몸서리친 그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하여간, 왜 로건이나 너나 크리스토퍼 같은 애들은 껴안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구만…아무튼, 지금 활성화시킨 건 한국에서 보관 중인 네 개인 행적 파일이다. 추후 미국의 인원들과 말을 맞추려면 이 파일을 적당히 수정해야겠지.”

        

       “그런데 왜 여기까지 들고 왔나요?”

        

       “단도직입적으로, 이 파일은 네 손목시계가 없으면 여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지.”

        

        

        

        아.

        

        그 다음의 말은 없었다. 내가 할 일이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잠시 숨을 들이쉬고 이카루스 기어를 조작했다. 허공 위를 수놓은 홀로그램이 방탄 노트북의 접근 권한을 획득했음을 순식간에 알렸다 – 자동적으로 파일 동기화 및 활성화가 시작되자, 방탄 노트북이 수많은 경고창을 출력하기 시작했다.

        

        주된 내용은 하나같이 동일했는데, 이카루스 기어의 처리 역량을 따라가지 못해 발열과 과부하가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머잖아 풀린다. 접근 권한이 인증된 파일이 열리며 화면 위로 수많은 정보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때가 되었다는 듯, 그가 덧붙였다.

        

        

        

       “수정 가이드라인은 이 파일을 참고하면 될 거다.”

        

       “MAVNI 제도를 통한 미군 입대, 그 이후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MWTR? 대도시-시가전 전술대응부대? 새로 창설된 부대인가요?”

        

       “서류상으로만. 정규 절차를 밟아 만든 게 아니라, 적당히 쓸모없는 부대 하나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새로 할당했지. JSOC에 편제된 티어 1, 2급 특수부대에 고르게 흩어진 과거 이카루스 소속 인원들 중 자원자들만으로 만든 부대야.”

        

       “…그다지 서류상으로만 있는 게 아닌데요?”

        

       “당연히 훈련 및 부대 정비 예산까지 따로 할당되어 있지. 경력을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건데, 이 정도의 치밀함은 있어야만 할 테니.”

        

        

        

        헛웃음.

        

        정말 지극정성이구만. 그러나 그런 생각과는 다르게, 조금만 부주의하면 눈물이 흘러넘칠 것 같았기에, 간신히 감정의 외줄타기를 이어나간다.

        

        이어지는 말.

        

        

        

       “물론 아직 미흡한 점이 많으니, 이카루스 기어의 힘을 좀 빌려서 매끄럽고 정교하게 다듬어야겠지. 해당 부대에서 시행된 훈련 내용은 과거 태스크포스 대거가 투입되었던 작전을 각색할 거고, 그 과정에서 부대원들 간 교차증언도 문제없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처리될 거다.”

        

       “그렇다면, 제가 할 일은….”

        

       “대충 눈치를 챘나보군.”

        

        

        

        이내, 그는 자동으로 수정을 이어나가는 이카루스 기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시선이 교차했다.

        

        

        

       “감동도 좋지만, 앞으로 자주 네 힘을 빌려야만 하겠지.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니. 본격적인 일의 진행은 이제부터일 거다. 그리고 이는 수면 밑에서만 진행되는 일 뿐만이 아니라, 대외적인 공표 역시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고.”

        

       “대외적인 공표라면?”

        

       “본국에서 이뤄진 상의 결과, 추후 특정 방법을 통해 네가 미군과 관련이 있다는 소식을 매체에 의도적으로 퍼뜨릴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네게 약간의 귀찮은 일을 떠넘기는 셈이지만, 주제 파악 못하고 너에게 접근하는 이들에게 단단히 경고는 해줄 수 있겠지.”

        

        

        

        이 자는 미국의 자산이니, 섣불리 건드릴 생각은 접으라고.

        

        그는 내가 현 시간부터 – 어쩌면 그 이전부터 – 독수리의 날개 아래에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정도라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어떤 방법인지, 얼마나 귀찮게 될지는 조금 불안하긴 한데.

        

        

        

       “감내해야겠죠.”

        

       “이런 무딘 방법을 선택하게 되어 미안하군. 하지만 본국에 왔을 때 파파라치한테 찍혀 골치아픈 일이 벌어지게 되면, DoD 측에서 후속 대응을 하기에는 쉽지 않단 말이지. 이 모든 일들이 국방부 내에서도 비밀로 진행되는 일이니만큼 막아줄 수도 없을 거고.”

        

       “이해합니다. 확실히 그렇겠죠.”

        

        

        

        쉽게 말하자면 그랬다.

        

        내 군 경력을 만들어주려는 이 프로젝트는 본래라면 용납 불가능한 일이고, 공식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내가 귀찮은 일에 휘말렸을 때 미 연방 행정부는 내게 공식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 – 비공식적이라면 몰라도 – .

        

        그러니, 그리 되기 전에 선수를 쳐서 날 건드리지 못하게 만든다는 소리.

        

        필요한 조치고, 필요할 조치였다. 그에 따르는 불이익을 감안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해관계 성립이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순간, 너나할 것 없이 손을 내민다.

        

        투박한 손과 부드러운 손이 서로 맞물렸다.

        

        

        

       “태스크포스 대거 소속, 유진 ‘바이퍼’ 리 중사. 미국의 날개 아래에 다시 합류한 걸 환영한다.”

        

       “영광입니다.”

        

        

        

        10월 중후반, 날씨 좋은 어느 날.

        

        오늘은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날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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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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