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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0

       *** ***

         

       다각. 다각.

         

       덜컹.

         

       “으어어어..!”

         

       “우욱!”

         

       “탈출!!”

         

       마차가 멈추자마자 우리 셋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곧바로 비천마차를 탈출했다. 바닥을 구른 뒤에 대자로 뻗었다.

         

       온몸으로 대지의 안정감을 만끽하고 있자니 상쾌한 안색의 당도연이 마부석에서 내려왔다.

         

       “후우~ 오늘도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피부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우리 셋을 제물 삼아 아주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한 모양.

         

       “가주님께 인사부터 드리러 가지요. 흑묘 님도 그렇고 여일예 소저도 그렇고 가주님께서 반가이 맞이해 주실 겁니다.”

         

       “후우. 갑시다.”

         

       오래간만의 당가타인가.

         

       외부인에게 시선이 몰리는 현상은 처음에 당가타를 방문했을 때와 똑같았다. 뭐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곳이니까.

         

       “저 강렬한 기도에 독안, 그리고 묘령의 고수….혹시 여일예인가?”

         

       “저 여자는 누구지? 보통 미모가 아니로군…”

         

       이런저런 수군거림을 달고 당가타의 중심에 있는 가주전에 도달했다.

         

       “오, 자네 왔는가!”

         

       역시 가주전에 도착하니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풍영대주. 나는 반사적으로 영웅건을 둘러 메고 있는 풍영대주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휘이잉~

         

       봄바람에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모발. 한층 예민해진 절정고수의 안목으로도 위화감을 느낄 수 없는 머리.

         

       저게 가발이라니. 독의 어르신이 풍영대주가 대머리라는 정보를 전해주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내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풍영대주가 미소 지으며 두 여일예와 흑묘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홍죽군협 여일예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가주께서도 사천성에 있었던 소식을 듣고는 소저의 사연에 분노하시고 복수행의 소식을 들으실 때마 통쾌해 하셨습니다.”

         

       “그저 응당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요. 당도연 님과 당도경 님을 위시한 당가에 신세를 졌으나 불민하여 이제야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리 방문해 주신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그쪽의 여 낭인분에 대한 소식 역시 들었습니다. 본인 집이라 여기시고 편히 쉬다 가시길 부탁드립니다.”

         

       “환대해주셔셔 감사합니다.”

       

       “자자,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그렇게 들어간 가주전에서는.

         

       “하하하하하! 어르신의 도박 실력도 이젠 다 녹이 슬었군요.”

         

       독의 어르신을 놀리는 가주 당광렬과.

         

       “다시! 다시 하자꾸나!”

         

       눈이 뒤집힌 독의 어르신이 있었다.

         

       *** ***

       

       “왼쪽!”

         

       “으하하하! 틀렸습니다! 어르신!”

         

       “으아아아아!!”

         

       부들부들 떠는 독의 어르신과 호쾌하게 웃고 있으신 당주님. 우리들은 두 사람의 도박을 구석에서 관전하며 풍영대주에게 물었다.

         

       “아니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후우, 그래. 우선은 독의 어르신이 당가에 돌아온 소식은 도연이에게 들었겠지?”

         

       “…아뇨?”

         

       “앗, 깜빡했습니다.”

         

       당도연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낭인객잔에 도착한 뒤로 정신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말았지 뭡니까. 제가 마차를 몰고 낭인객잔에 간 이유가 독의 어르신이 간만에 본가에 귀환해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호 낭인님이 낭인객잔에 계시다면 먼길 떠날 필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한번 확인이나 해보자는 의도였지요.”

         

       “음…그랬군요.”

         

       그래 당도연이 아무 이유 없이 낭인객잔에 나타날 리는 없었겠지.

         

       “그래. 이제라도 들었으면 됐네…아무튼 뭐랄까…음..본래 독의님과 가주님께서는 그다지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네. 좀 의견 대립이 심하셨지.”

         

       음. 그건 보기만 해도 알 것 같은데.

         

       “그래도 당가의 기둥이신 두 분이 아닌가. 평상시에는 서로 예의를 차리며 적당히 거리를 두고 계셨는데…”

         

       거기까지 말하고는 왜 나를 보는 걸까.

         

       “이번 만남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화젯거리가 생겼으니 바로 자네 이야기였지.”

         

       “음…”

         

       “기왕 본인이 왔으니 묻겠네만 자네, 어르신 앞에서 도박 실력을 보인 적이 없었나?”

         

       “그렇습니다만. 산골에서 만난 어르신을 상대로 도박 실력을 보일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허어. 그런가. 나는 영락없이 밤낮으로 기술을 연마할 줄 알았건만.”

         

       뭔 소리야. 그런 미친놈이 어디에 있어.

         

       실망했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풍영대주의 시선에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그런데 여일예와 당도연은 물론이고 흑묘마저도 날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그 신기에 달한 도박 실력이 연습 없이 유지가 가능한 것이었군요…”

         

       “매일 피 나는 노력을 하시는 줄…”

         

       “선배, 저 몰래 연습하는거 아니었어요?”

         

       “무슨 소리들을 하는거야? 내가 무슨 도박에 미친놈도 아니고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러자 마치 ‘도박에 미친놈이 아니었다고…? 그럼 대체…’와 같이 혼란스러운 눈길로 날 바라보는 네 사람.

         

       “…크흠. 아무튼 본제로 돌아가겠네. 아무튼 자네에 대한 공통된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두 분은 결국 자네의 도박 실력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었지. 자네도 이젠 내기 문화를 이해하고 있지 않는가? 독의 어르신 역시 가주님과 마찬가지로 가주님 윗 시대를 풍미한 도박사셨다네.”

         

       “오, 그렇겠군요.”

         

       “그러니 독의 어르신 역시 도박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셨지. 그러니 어르신께서는 가주가 외인에게 도박으로 탈탈 털렸다는 점을 지적하셨고 가주님께서도 처음에는 웃으며 인정하셨지만…”

         

       “결국에는 도박판으로 이어졌다 이거군요.”

         

       “그렇네.”

         

       나는 두 사람이 야바위를 벌이고 있는 현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허허, 제가 맞추어도 되겠습니까? 오른쪽이지요?”

         

       “크흠..!”

         

       “아니 왼쪽이로군요!”

         

       “큼!”

         

       “사실은 중앙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와하하하하!!”

         

       그곳은 농락의 현장이었다.

         

       독의 어르신을 마음껏 쥐락펴락하며 극상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가주 당광렬. 그리고 새파란 후배에게 농락당한다는 흑역사를 실시간으로 갱신하고 있는 독의 당처인.

         

       나와 시선이 마주친 당가주가 잔을 쓰러트리며 말했다.

         

       “이런 이제 손님이 오셨으니 오늘은 이쯤 할까요?”

         

       “어림없는 소리! 자네만 따고 도망친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어허, 따고 도망치다니요. 가전이 바닥나신지가 몇 판째입니까? 굳이 판수를 세자면 9 대 0 정도인 것 같은데 그만 하시지요.”

         

       “딱! 딱 한판만 더 하세나!”

         

       “어허, 가주로서 객을 맞이해야 할 순간에 어찌 도박에 몰두할 수 있단 말입니까.”

         

       “모르는 사람들도 아니지 않나!”

         

       당가주는 잠시 자신을 붙잡는 독의 어르신을 곤란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이 운을 떼었다.

         

       “흠. 그렇다면 이건 어떠십니까?”

         

       “….뭔가?”

         

       “요새 당가에서는 어르신과 같이 이렇게 도박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불문율이 되었습니다.”

         

       “…앗.”

         

       “아.”

         

       그 방식. 뭔지 알 것 같다. 어쩐지 당가주의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일까.

         

       “크흠. 우린 잠시 접객실에서 차라도 한 잔 하는게 좋겠군요. 하루종일 비천마차를 탔더니 영 목이 타고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오, 오오…! 그렇지. 내 배려가 부족했네! 내 귀한 차와 다과를 내놓을테니 접객실에 잠시 기다리게나!”

         

       새파란 우리들 앞에서 딱으로 시작되고 밤으로 끝나는 무언가를 당하게 되면 독의 어르신의 사회적 체면은 사형이나 마찬가지다. 괜히 그런 재앙과 같은 장면을 눈으로 목도하느니 재빨리 도망치자.

         

       풍영대주 역시 나와 같은 결론을 떠올렸는지 서둘러 우리를 접객실로 밀어넣었다.

         

       “흐음….좋은 차향입니다. 역시 당가. 손님을 위한 찻잎에서부터 그 재력이 느껴지는군요.”

         

       “당가는 뭔가 목가적이네요. 고령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의님과 가주님께서 저렇게 어울리시다니…귀한 구경을 했어요!”

         

       “과연, 그렇군요. 저렇게 친밀하신 두분이 사이가 좋지 않은 편이라니. 본 파의 제자들도 우애가 깊다 생각했지만 역시 한 가족에는 미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 하, 하….”

         

       지금 가주전에서 무엇을 걸고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두 사람이 가주님과 독의님의 사이를 칭찬하고 그런 칭찬을 들은 당도연이 드물게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자네, 절정에 올랐군? 정말이지 놀라운 성장속도일세.”

         

       “하하, 감사합니다. 절정에 오른지는 하루도 안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래. 자네는 금방 올라갈 것 같았지. 당가맹호암룡투법을 만들 때, 이류에 머무르기에는 너무 아까운 식견이라고 생각했는데…독의 어르신을 만나고 일이 잘 해결된 모양이군.”

         

       “예, 다 독의 어르신의 조언 덕분이지요. 허나 신체의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지라…한동안은 또 독의님의 신세를 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래 우리 입장에서도 잘 된 일이로군.”

         

       잘된 일이라. 단순하게 산적 토벌 건으로 당가의 명성이 올라간 것만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방랑벽이 있는 어르신을 붙잡아 놓을 수 있는 명분이 생겼으니 말일세. 어르신도 연세가 있으신데 좀 집에서 편히 쉬셔야지.”

         

       “음. 그렇습니까.”

         

       나로서도 잘 된 일이긴 하다. 아무래도 야전에서 그냥 독의님의 기술 하나만 믿고 진료를 받는 것보다야 당가의 설비를 활용할 수 있는 당가타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낫지.

         

       문제라면….그냥 진료만 받는 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예감이 든다는 것일까.

         

       딸랑.

         

       “음. 마지막 판이 끝난 모양일세. 가주전으로 이동하세나.”

         

       …가주전으로 돌아가니 3일 묵은 용변을 처리한 듯이 시원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주 당광렬이 우리를 맞이했다.

         

       “자네! 오래간만이로군! 허어, 그래 벌써 절정에 올랐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가주님. 혈색이 무척 좋아보이십니다.”

         

       “으핫핫핫! 손가락 운동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 이것도 다~ 자네 덕분일세. 그나저나…두 소저 분들의 미모가 이 당모의 눈을 찌르는구려. 자네 아주 복받았구만.”

         

       “허허…”

         

       “흑묘라 합니다. 잠시 호 선배를 따라 신세지게 되었습니다.”

         

       “점창파의 제자이나 지금은 잠시 휴적하고 있는 야인, 여일예라고 합니다.”

         

       “두 분의 이야기는 도경이와 도연이를 통해 익히 들었소! 당가에서 언제까지고 손님으로 대우해 드릴 터이니 푹 쉬다 가시게.”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염치불구하고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래, 객당보다는 도경이의 집으로 갈 생각인가?”

         

       “일단은 도경 형의 집에 인사를 갈까 합니다.”

         

       “후후, 뜻대로 되려나 모르겠지만…일단은 알겠네. 시간이 난다면 내일 다시 가주전에 들려 주겠나?”

         

       “그러겠습니다. 가주님.”

         

       가주와의 대면은 짧게 끝났다. 독의님이 계신 이상 한동안 당가타에 머물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가주님은 막 도착한 우리와 그리 길게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신 모양.

         

       “그러고보니 려아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려아….후후. 아주 잘 지내고 있지요.”

         

       려아는 숙제를 얼마나 끝냈으려나.

         

       잠시 그런 딴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자니 가주전 앞에서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독의 어르신.”

         

       “오래간만이로군 자네. 그때의 처자도…한 단계 발전했군.”

         

       “오래간만에 뵙는군요.”

         

       “그래 자네도…음. 소문으로는 잘 지내는 것 같더군.”

         

       “예. 간신히 업보를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독의 어르신과 인사를 나눈 흑묘와 여일예 그리고 당도연은 나에게 볼일이 있는 듯한 독의 어르신의 태도에 먼저 당도경의 집에 가 있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크흠. 흠…그래…자네…벌써 절정에 올랐구만.”

         

       “하하, 이게 다 어르신이 힘써 주신 결과 아니겠습니까. 소주화륜법을 통해 일곱 가지 영약을 태우니 이리 길이 뚫렸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쿠흠. 흠. 그래 내 덕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

         

       역시….그건가.

         

       아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는 독의 당처인이었지만….내 날카로운 눈썰미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어르신이 쓰고 있던 두건이 한치 반에서 두 치 정도 내려와 이마를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왜.

         

       어르신이 갑자기 두건을 내렸을까.

         

       …그 이유는 미미하게 부풀어 오른 이마의 중간 부분을 가리기 위해서였겠지.

         

       정확히는 가주님께 딱으로 시작해 밤으로 끝나는 무언가를 당한 흔적을 가리기 위해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우물쭈물대고 있는 어르신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제 또 절정 이후로 경지를 뚫으려면 독의 어르신의 신세를 계속 저야 하는데 이번 기회에 딱 털어내자.

         

       “어르신께 진 신세를 갚기 위해서 이래저래 고민을 많이 해 보았습니다.”

         

       “…으음?”

         

       “그런데 제가 어르신께 신세를 갚을 수단이라고는 지닌 바 재주가 도박밖에 없더군요.”

         

       당도연에게 납치되어 당가로 향하게 된 상황. 품 안에 있는 것들 중에서 손재주를 부릴 수 있는 것은 건강환 뿐이었다.

         

       가벼운 손기술로 건강환을 이리저리 없애고 나타나게 하자 독의 어르신의 눈이 크게 떠졌다.

         

       “천하를 주유하다보면 사람들과 어울려 도박을 할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 도움이 될 법한 자그마한 기술을 좀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만…허락해 주시겠습니까?”

         

       내 손기술을 견식한 독의 어르신이 주먹을 꽉 쥐었다.

         

       “…부탁하네!”

         

       잠시 우물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우물 안으로 돌아온 개구리인 독의 어르신.

         

       돌아온 개구리의 우물 적응기기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독의 어르신이 낭인에게 도박을 배움.

    딱밤특 : 맞으면 이성이 날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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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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