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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1

    -촤악…촤악…

     

     

    나는 아담 형의 묘지에 술을 뿌렸다.

     

    모든 갑옷을 입고, 검을 허리춤에 찬 상태로 형에게 술을 바친다.

     

     

    무엇이 됐든, 내게는 마지막 전투가 될 일이었다.

     

    이기든 지든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긴장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아담 형의 목숨을 앗아간 크룬드와 싸울 기회가 드디어 되돌아온 것이다.

     

    그 분노를 털어낼 기회였기에 이렇게 후련한걸지도 몰랐다.

     

    시엔과 네르, 그리고 아르윈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후련해서는 안되는 일이겠지만…진실된 기분을 억지로 감출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애초에 나는 앉아서 무언가를 고뇌하는것보다 이 편이 편했다.

     

    역시나 몸으로 하는 일이 알맞은듯 했다.

     

     

    게일이 나를 보고 그저 날을 잘 세운 검이라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이 옳았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도구같은 삶이 그나마 편했다.

     

    단순한 노동으로 이뤄진 삶이 쉬웠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지혜를 쥐어짜야하는건 내 일이 아니었다.

     

     

    동시에 나는 왜 그 동안 아담 형의 묘비명을 채워주지 못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형을 아직 보내주지 못한 것도 한몫했겠지만…어쩌면 이 크룬드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왕의 오른팔을 향한 복수를 이루어야지만 아담 형도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담, 여기에 잠들다.’

     

     

    완성되지 않은, 짧은 문구를 눈으로 다시금 읽어보았다.

     

     

    “…돌아와서 채워줄게.”

     

    내가 형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술을 한 번 더 뿌려준 뒤, 그에게 부탁했다.

     

     

    “…지켜봐줘.”

     

     

    나는 몸을 돌렸다.

     

    동료들이 잠들어 있는 묘지를 떠난다.

     

     

    “단장, 빨리 오시죠!”

     

    저 멀리서 숀이 나를 부른다.

     

    묘지 밖에는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이 끝도 없이 많았다.

     

    내가 가는 길을 수많은 영지민들과, 영지로 들어온 난민들이 채워주고 있었다.

     

     

    이종족들은 아직까지도 내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렇다고 이해할 수 없는 우리가 어리석다는 눈빛을 보내는 것도 아니었다.

     

     

    혐오감이 아닌, 일종의 존경과 동경의 눈빛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어쩌면 이 순간, 인족이 대한 평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가 도망칠 때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면서 말이다.

     

    물론 내가 어찌 조절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될것이었다.

     

     

     

    게일도 오랜만에 장비를 갖춘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오게, 베르그. 출정해야지.”

     

    “…”

     

    내가 어떠한 선택을 내리건, 내 편을 들어주겠다는 말은 빈말이 아닌 듯 했다.

     

    제안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당연하게 저 위치에 있었다.

     

    그 동안 도망치라 끝없이 제안했음에도 그랬다.

     

     

    나는 게일이 이 싸움을 원치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그에게 말했다.

     

     

    “게일. 말에서 내리시죠.”

     

    “…뭐라고?”

     

    “따라오지 마세요. 이곳에 남아 스탁핀을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베르그, 난-”

     

    “-약속하셨잖습니까.”

     

    내가 그에게 말했다.

     

    “…”

     

    게일은 우리의 약속을 잊지 않은 듯 눈을 깜빡였다.

     

    나는 게일에게, 혹시라도 내가 잘못된다면 나의 사람들을 지켜달라 부탁했다.

     

    나는 죽지 않는걸 상정하고 출정하는게 아니었다.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나아가는 것이었다.

     

     

    “우리 둘 다 잘못된다면…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

     

     

    게일은 한동안 굳어있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건 내 싸움이기도 하네, 베르그.”

     

    “…스탁핀에는-”

     

    “-아담의 복수를 나 또한 이루고 싶다네. 나 또한 그때의 악몽으로 잠들지 못하고 있으니.”

     

    “…”

     

    “자네도 아내들에게 살아남겠다 약속하고 돌아오는 길 아닌가?”

     

    그의 말에 나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니 나도 자네에게 약속하지. 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살아남겠네. 그러니 같이 가지.”

     

    “…”

     

    단호한 게일의 표정에 나도 결국 농담을 건넸다.

     

    “용인족의 고집은 역시 어떻게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게일이 크게 웃으며 답한다.

     

    “누가 할 말을.”

     

     

    나는 내 말의 갈기를 쓸다, 고삐를 쥐었다.

     

    “…오랜만이야.”

     

    그리고는 그 말에게 내가 속삭였다.

     

     

    이내 힘을 주어 안장에 올라탄 뒤, 잠시 내 영지를 둘러보았다.

     

    나를 올려다보는 눈이 끝도 없이 많았다.

     

    모두 내가 지켜야만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돌아와야 해!!’

     

    단원 중 누군가에게 하는 외침이었다.

     

    그 소리를 시작으로 끝없이 응원이 쏟아져내리기 시작한다.

     

    ‘돌아와서 약속 꼭 지켜!’

     

    ‘부적 버리면 안된다, 얘야!’

     

    ‘아빠!! 꼭 오기로 한거야!!’

     

     

    -타다닥!

     

    그리고 누군가가 인파속에서 뛰쳐나와 내 다리를 잡았다.

     

    아르윈이었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눈시울이 붉었다.

     

    하지만 당장은 눈물을 흘리지 않은척, 굳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제가 후회하지 않게 해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출정하도록 바람을 넣은건 저니까…제발 돌아와주세요.”

     

     

    나는 아르윈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하지마.”

     

    “…”

     

    “…다 끝내고 올게.”

     

     

    아르윈은 눈을 꾹 감았다가,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작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

     

    익숙한 목걸이가 나타났다.

     

    혼인할 때 만들었던 서로의 세계수잎.

     

    그 중 아르윈의 세계수잎이 달려있는 목걸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혼을 하며 벗었던 그 목걸이를 아르윈이 건네왔다.

     

    “…몸에 지녀주실 수 있나요?”

     

    “…”

     

    나는 아르윈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그녀에게서 목걸이를 받아, 내 목에 걸었다.

     

     

    아르윈도 그 모습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놓아주었다.

     

    “…다녀올게.”

     

    나는 마지막으로 그 짧은 말만을 내뱉었다.

     

     

    아르윈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바란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다시금 뿔나팔을 불었다.

     

     

    “…가자!”

     

    이어지는 내 짧은 명령에, 모두가 말을 몰기 시작했다.

     

     

    우리는 크룬드가 존재할 방향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말을 모는 내내 기이할 정도로 차분하게 마음이 가라앉았다.

     

    귀를 스치는 바람소리나 말발굽 소리도 점차 사라져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넓은 초원을 달리며 과거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우두머리를 토벌할때의 찬란했던 기억들이 되돌아왔다.

     

     

    마치 양 어깨에 떠나간 동료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용병단으로 성장해, 배부르게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지만…그보다 더한 집단으로 발전한 우리였다.

     

    이제는 마치 이 전쟁도 우리의 운명의 일부분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날이 올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어쩌면 이게 우리의 마지막 단추일지도 몰랐다.

     

    크룬드까지 죽여야지만, 안락한 삶을 향유할 수 있는게 아닐까?

     

     

    나는 말을 몰며 반댓방향으로 걸어가는 수많은 이종족들을 보았다.

     

    우리가 꿰뚫고 있는 초원 이곳저곳에서 걸음을 옮기는 난민들이 보인다.

     

     

    그들은 하나같이 우리를 기이하게 여기고 있었다.

     

    몇몇 이종족들은 우리를 말리려는 듯 손까지 흔들어보이기도 했다.

     

     

    “미쳤다 생각하겠지!”

     

    게일이 말을 몰며 내게 소리쳤다.

     

    “다들 도망을 치는게 옳다 생각할테니까! 그에 따라 우리는 도움조차 예상하면 안될 것이야!”

     

     

    나는 그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그럼 돌아가시지 그러십니까!”

     

    게일도 그 말에 큭큭 웃었다.

     

    “아니…그럴 수 없지. 분명 내 머리로는 상상도 못할 선택지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들기도 하네! 이런 경험도 겪어보는 것 아니겠나!”

     

     

    게일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대원들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들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끼고만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말이 사기를 끌어올린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나는 다시 앞을 보았다.

     

    계속해서 그렇게 말을 몰았다.

     

     

    .

    .

    .

    .

     

     

    우리는 하루 종일 말을 몰아 달린 뒤, 야영지를 차려 쉴 준비를 했다.

     

    크룬드는 10일 거리 내에 어딘가에 있을 것이었다.

     

     

    상대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는 우리 또한 정확히 알지 못했다.

     

    서로에게 달려가고 있는만큼, 그리고 10일의 거리라는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는만큼…어쩌면 내일 당장 만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일단 지금은 휴식이 필요했다.

     

    휴식만큼이나 전략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몇몇 대원들을 정찰조로 내보낸 뒤, 나와 바란, 게일은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지난번 싸움이 이번 전략의 밑바탕이 되어주기도 했다.

     

     

    “우리는 크룬드 또한 피해가 있었길 바라야지. 가장 많은 혼란과 충격을 주려고 하는만큼, 크룬드는 말도 안되는 속도로 진격하고 있어. 어차피 전쟁을 이기려고 하는게 아니라, 복수를 하려고 하는 거니까.”

     

    “크룬드가 죽을 위치를 찾고 있다고 하셨던가요?”

     

    “그런 느낌인거겠지. 어쩌면 크룬드가 우리의 방향으로 달려오지만 않았어도 우리는 이런 위험을 감수할 일이 없었을거야. 알아서 자멸했을테니까.”

     

     

    게일은 숨을 내쉬며 이어갔다.

     

     

    “…어쨌든, 그게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이 되겠지. 아. 또 듣자하니 크룬드 주위의 마물들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 들었어. 위험한건 크룬드 뿐이라 들었네.”

     

     

    바란이 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난번에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크룬드가 위협적이었지, 나머지 마물들이 위협적이었다고는…”

     

     

    나도 그에 답한다.

     

    “우리야 편하겠군요.”

     

    “그렇게 쉽게 생각해서는 안되네. 크룬드가 그런 상황임에도 이렇게 많은 가문들을 멸문시켰다는 걸 생각해야만 해. 평소보다 더 조심해야한다는 말일세. 그리고…”

     

     

    게일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어떠한 고민도 이어지지 않고 있었다.

     

    상황이 내게는 너무도 명확하게 보이고 있었다.

     

    크룬드만이 강력하다는 소리를 들은 이후로 그 마음은 더욱 거세졌다.

     

     

    정말 크룬드를 사냥하는 건 내 운명이었을까.

     

    이상한 인력이 우리 사이에 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툭.

     

    그때 게일이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베르그, 듣고 있나?”

     

    “예?”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게일의 말은 듣고 있지 않았다.

     

    게일이 그런 내게 말한다.

     

    “….집중하게. 전략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았나. 다시 말하자면 갉아먹는 전략이 가장 유리할 것 같네. 2년 전 전쟁에서 나머지 지성있는 마족들을 죽일 때 쓰였던 전략이기도 해. 먼저 바란이-”

     

    “-게일.”

     

    나는 한숨을 내쉬며 게일의 말을 끊어냈다.

     

    바란도 그런 내게 시선을 옮겨왔다.

     

     

    “…”

     

    나는 잠시 침묵을 이어가다, 아까전부터 내 머릿속에 맴돌던 이야기를 꺼냈다.

     

     

    “…길만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뭐라고?”

     

    “길만 만들어 주세요. 크룬드는 제가 상대할테니까.”

     

    “…”

     

     

    게일은 어안이 벙벙해져 나를 가만히 보았다.

     

    그의 복잡한 생각들이 내 말 한마디로 정리되는 듯 했다.

     

    이내 그는 고개를 슬며시 저으며 말했다.

     

     

    “…베르그. 전략을 상세히 할수록-”

     

    “-크룬드가 가장 강하다고 직접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

     

    “그런 크룬드를 제가 못 이기면 어차피 승산 또한 없을겁니다.”

     

    “…부담을 줄이자는 이야기 아닌가.”

     

    “부담은 원래 제가 감당해왔습니다.”

     

     

    나는 단원들을 생각하며 말했다.

     

    결국 이 편이 내 마음도 가장 편하다.

     

    애초에 그 동안 우리의 전략이 이런식이기도 했다.

     

     

    괜히 이번에 그 전략을 바꿀 마음은 없었다.

     

    “아담 형이 있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담 형이 없고, 제가 단장이니…제 생각대로 해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

     

    “때로는 가장 단순한 전략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우리도 이런 전투는 오랜만이라, 상세한 전략을 짤수록 손발이 더더욱 맞지 않을지도 모르고요. 실전은 언제나 다르지 않습니까.”

     

     

    나는 검의 손잡이에 손가락을 튕기다,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은 우리의 방식대로 가시죠.”

     

    바란이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게일님. 저도 저 편이 더 마음에 듭니다.”

     

    “…”

     

    “단장, 저는 항상 옆에 있겠습니다. 예전처럼 우두머리 조가 크룬드를 상대하는 것으로 하시죠.”

     

     

    게일은 혼란스러운 듯 나를 올려다보다, 이내 내가 보내는 시선에 점차 표정을 굳혔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빛에서 점차 신뢰가 넘어오기 시작했다.

     

     

    바란도 나와 마찬가지의 눈빛을 지닌채였다.

     

    게일이 끝내 한숨을 내쉬었다.

     

     

    무언가를 상상하듯 눈을 깜빡이다, 그가 답한다.

     

    “…그래. 둘 다 그런 의견이라고 한다면…그래보자고.”

     

     

    ****

     

     

    국왕 렉스 드레이고는 수도에 몰려드는 수많은 가문들을 내려다보았다.

     

    누구는 크룬드를 피해 도망친 귀족들이었고, 누구는 자신의 명령에 하는 수 없이 병력을 보내왔다.

     

     

    단 한가지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면, 누구하나 싸움을 반기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결국 크룬드의 공격이 끝내 실패로 돌아가는 걸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런걸지도 몰랐다.

     

     

    제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하는 마음들이 국왕의 집무실까지도 전해져오고 있었다.

     

    그들이 모여드는걸 바라보다, 국왕은 보좌관 겐드리에게 물었다.

     

     

    “아크란은?”

     

    국왕은 지금도 용사의 동료였던, 전쟁의 투사 아크란을 찾고 있었다.

     

    어디론가 사라진 그는 찾아낼수가 없는 상태였다.

     

    조용히 국왕 뒤에 서 있던 겐드리가 그에 답한다.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국왕은 수심이 깊어지고 있었다.

     

     

    다섯 명의 투사 중, 3명이 전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다섯 명의 투사 중 한명은 투사가 맞는지조차 의문이었다.

     

     

    용기의 신에게 선택받은 용사 펠릭스는 오른팔이 없어 싸울 수 없다.

     

    전쟁의 신에게 선택받은 아크란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순결의 신에게 선택을 받았던 성녀는 힘을 잃었다.

     

    고독의 신에게 선택을 받았을거라 예상되는 베르그는 투사가 맞는지조차 의문이었다.

     

     

    유일하게 남은건 조화의 신에게 선택받은 실프리엔이었지만, 실프리엔은 애초부터 보조역할만 할 수 있는 존재였다.

     

     

    “…”

     

    투사 없이 지성있는 전쟁을 나아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연히 국왕의 입장에서 이 모든게 두려울 수 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이 전쟁에서 모든걸 잃는건 아닐까하는, 극단적인 가정까지도 해보게 된다.

     

    그럴 확률이야 희박했지만…걱정에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아.”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 있는 동안, 누군가가 방을 거칠게 두드렸다.

     

     

    ‘국왕폐하!!’

     

    겐드리와 눈빛을 나눈 국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문이 열리고, 드레이고 가문의 기사단장이 뛰쳐들어왔다.

     

    모습으로 보아하니 급한 정보를 가져온게 분명했다.

     

     

    당연히 크룬드에 관련된 문제일게 뻔했다.

     

    국왕은 그것이 나쁜소식이 아니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진정하고 말해.”

     

    그가 명령했다.

     

     

    기사단장은 호흡을 가쁘게 내쉬다, 천천히 그 소식을 전했다.

     

     

    “…….베…베르그 라이커 공이…”

     

    “…?”

     

    “…군사를 이끌고 크룬드를 토벌하러 떠났다는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

     

     

    이틀을 더 달리다, 우리는 우리를 향해 깃발을 흔들며 다가오는 정찰조를 보았다.

     

     

    나는 손을 들어 우리 용병단을 멈춰세웠다.

     

     

    넓은 초원에 그들이 말을 달리며 되돌아오고 있었다.

     

     

    “하아…하아…”

     

     

    나처럼, 모든 단원들이 정찰조의 깃발을 바라보고 있었다.

     

     

    홍염색 깃발.

     

     

    저 깃발이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크룬드를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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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atible Interspecies Wives

Incompatible Interspecies Wives

IIW 섞일 수 없는 이종족 아내들
Score 4.3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lygamy is abolished.

We don’t have to force ourselves to live together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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