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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1

       

        

        

       

       

       -[경고 : 다량의 트래픽 유입 감지. 제1차 세이프티 파이어월 돌파. 권한 인식…DARPA 필터링 결과 이상 없음. 트래픽 차단 – 불가능. 불가능. 불가능. 불가능….]

        

       -[알림 : 접속 노드 확인 중…파악할 수 없음. 전자증명서 교차검증 완료. 트래픽 처리를 위해 각 서버 간 연계 및 시스템 중앙제어 절차 시작.]

        

       -[알림 : 프로토콜 이카루스 발동.]

        

        

        

       “빌어먹을, 이게 뭐야!”

        

        

        

        해조차 잠들고, 달조차 어둠 속에 파묻힌 새벽 3시. 절대로 불이 꺼지지 않는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의 통제실, 벽면에 달린 십수 개의 대형 스크린과 허공을 부유하던 홀로그램들이 고작해야 십수 초 안에 여지껏 보지 못했던 수많은 경고 문구들로 메워진다.

        

        DARPA에 근무하면서 여지껏 수없이 당직을 서본 이들이었지만,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나 많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난생 처음. 오만가지 상황들을 겪은 연구원들과 네트워크 기술자, 보안 기술자들조차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 중에서 오직 한 사람, 조던 로이든만이 초췌한 표정을 가장한 채 바쁘게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언뜻 보기엔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는 듯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는 오늘 당직을 주관하는 인원과 슬그머니 아이컨택을 주고받고 있었다.

        

        시선이 끊기며, 당직 총괄자가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프로토콜 이카루스에 해당하는 신속대응팀 호출해. 연관 없는 인원들은 본인이 소속된 디비전의 제어실로 복귀해서 추가 피해 방지할 준비하고. 우리는 초기진압반이지, 사태 해결팀이 아니란 걸 명심해라.”

        

       “알겠습니다!”

        

        

        

        우르르르.

        

        절반에 달하는 인원들이 빠르게 빠져나간 뒤, 마지막까지 사태를 확인하며 상황을 정리하던 이들조차 신속대응팀이 도착함과 동시에 각자 본인 부서의 컨트롤타워로 재빨리 달려나간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당직 인원들이 전부 빠지고 대응팀의 모두가 착석함과 동시에, 통제실의 문이 굳게 잠겼다.

        

        천장에서 무미건조한 기계 음성이 들려왔다.

        

        

        

       -[알림 : 통제실 폐쇄 완료.]

        

        

        

       “….”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꾹 닫힌 이들의 입이 열렸다.

        

        

        

       “한국과 여기의 시차가 13시간이었나? 죽겠군, 죽겠어. 하필이면 이런 시간에 이런 난리라니…아무튼, 다들. 이카루스 기어의 진면목을 본 기분이 어떤가?”

        

       “자연재해 수준이군요. 기술적 격차가 적어도 30년은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트래픽 부하가 순간적으로 DARPA의 평시 전산처리 능력을 상회했던 걸로 추정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저 시계 자체가 그 정도의 프로세서를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뭐, 접속한 모든 단말의 운용 권한을 합법적으로 강탈한다는 점에서는 거기서 거기로군.”

        

        

        

        그러면서도 손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언뜻 난잡해보였던 데이터 인플로우가 이들의 손길에 따라 재조립되었으며, 그리하여 의미없는 것처럼 보이는 정보들은 이윽고 거대한 그림을 네트워크 위에 그려낸다. 이카루스라는 만능 열쇠에 의해 열린 행적 파일이 실시간으로 수정되고 있는 모습이 홀로그램 위로 투사되었다.

        

        머잖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된 파일. 전자의 세계 위로 이 세계의 유진이 걸어온 발자취가 그려지고 있었다.

        

        앵커라이트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라 작성된 그것은 유진이 누구를 만났는지조차 세세히 지정하고 있었으며, 이는 델타 포스와 데브그루, 그 외에도 일일히 나열하기조차 어려운 JSOC 소속 특수부대에 광범위하게 흩어진 기억자들을 포괄하는 명단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걸 보던 총괄자가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많기도 하군.”

        

        

        

        그 말대로, 어쩌면 유사 이래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괴상망측한 라인업의 카르텔이었지만, 그리 신경쓸 일은 아니었다. 저들의 입을 전부 맞출 필요도 없었다. 유진과 가까운 이들만을 추려서, 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충분하니까.

        

        그리고 가까운 이들만이라고 하더라도, 미래의 대통령과 NSA 국장, DARPA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연구원들, 국방부 장관과 부장관, 육군부장, 그 외에도 시크릿 서비스와 JSOC을 비롯하여 일일히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인원들을 포괄하고 있었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그 정도로 충분했다.

        

        게다가 전자 세계에서 남을 혹시나의 흔적들은 이카루스 기어가 깔끔하게 지워버릴 수 있었다.

        

        

        일은 순리대로, 그리고 순차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다르게 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아닌 다른 관련자들이 만들어낸 노력의 결과를 관람하며 정리하기만 하면 충분했다는 소리였다.

        

        그나저나,

        

        

        

       “MWRT이라, 몇 년 전부터 떠돌아다니던 군용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여기랑 연관되어 있던 거였나.”

        

        

        

        Metropolitan-Warfare Tactical Response Team, 속칭 대도시-시가전 전술대응부대.

        

        기존 특수부대의 코스처럼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위로 올라가는 시스템이었다면 유진은 이 시점에서 티어 2 정도의 특수부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었겠지만, 윗선은 그동안 그녀가 쌓아온 경력을 합당케 만들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부대 하나를 창조해낸 것이었다. 

        

        구태여 머리를 싸매고 훈련 데이터를 짜낼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이카루스 기어 내에 존재하는 수많은 교전 정보들 중 극소량만을 간추려 훈련으로 만들어도 개개인의 훈련 참여 경력란은 부자들의 지갑만큼이나 두툼해질 터였으니.

        

        

        

       ‘…그나저나, DARPA의 시스템조차 간단하게 뚫어버릴 만큼의 전자인증서까지 손쉽게 구비하고 있다니. 이번 일의 전말이 모르는 사람의 귓전에 들어가면 그야말로 기함을 하겠군.’

        

        

        

        당장 그 세계에선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수천 억 달러 단위로 돈을 처박은 프로젝트였으니, 저 정도의 성능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유사 시에는 개별적인 디바이스가 현 미국의 기관 하나가 보유한 것과 동일한 규모의 네트워크 허브로 기능하게끔 의도되었으니.

        

        물론, 사태 초반 다들 바이러스와 아비규환 속에서 대차게 죽어나갔었기에, 소량 생산된 이카루스 기어조차 전부 다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오퍼레이터만이 생존할 수 있었지만….

        

        

        혼란이 점점 잦아들고 있었다.

        

        13000km에 달하는 거리 너머에서 이뤄진 초기 수정이 점차 소강에 이르더니, 종결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끝에 도달했다.

        

        마지막으로 추가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유진 : 추후에도 수정이 가능하니,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모두들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하하.”

        

        

        

        저쪽에서의 일은 얼추 매듭지어졌다.

        

        이제부터는 미국이 바빠질 차례였다.

        

        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덧붙여야만 하는 말이 있었다.

        

        

        

       “…다음 수정 때는, 새벽 시간을 피해줬으면 좋겠다고 누가 앵커라이트에게 전달 좀 해주면 좋겠군.”

        

        

        

        그에 모두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깊은 밤이었다.

        

        

        

        

        

        

        

        

        

        

        

        

        

        

        

        

       

        

       -[USSOCOM : 진위 감정 결과 이상 없음. 수정 또는 편집이 필요한 부분은 최대 3일 안으로 전송할 예정. 자세한 사항은 첨부된 파일을 통해….]

        

        

        

       “플로리다의 엉덩이 무거운 양반들이 드디어 일을 시작했나보군. 하워드 육군대장은 기억하나?”

        

       “아, 마이애미 탈환 작전 때 직접 총 들고 싸우겠다고 뻗대다 죽을 뻔했던 그 장성이군요.”

        

       “하하, 나중에 만나서 전해줘야겠군. 당사자가 들으면 섭섭하겠어.”

        

        

        

        짧은 웃음이 이어졌다.

        

        미국 전역이 말려들어간 오메가 바이러스 사태였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었는지는 결코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 존은 내 기억에도 남아있는 사람의 이름을 꺼내주었다.

        

        하워드 R. 스펜서 육군 대장.

        

        과거 마이애미 해변에 좌초된 항공모함과 그 인근을 베이스캠프 삼아 활동하던 세력들을 전부 개박살내겠다며 길길이 날뛰던 건 기억난다. 자기도 한때 그린베레 출신이었다며 전장에 한몫 보태겠다고 난리치던 건 덤이었고.

        

        물론 그로부터 정확히 이틀 후, 러시아 후방침투조가 쏜 로켓에 지휘장갑차가 피격당해 승천할 뻔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살아서 탈출한 뒤, 직접 킬카운트를 올렸다나 뭐라나.

        

        

        

       “그 이름을 꺼낸 걸 보니, 여기서도 USSOCOM 사령관인가보네요.”

        

       “네 군 경력의 많은 부분을 책임져줄 분이지. 가서 한 번 화상 통화라도 해보지 그러나. 신뢰 네트워크 구축은 휴민트의 기본적인 역량이니, 안부 인사라도 건네야 하지 않겠어?”

        

       “뭐래요.”

        

       “하하, 매정하구만.”

        

        

        

        할 일이 반쯤 끝났다고 옆에서 개소리를 해대는 이 양반을 도대체 언제쯤 집으로 다시 되돌려보내면 좋을지를 고민하며,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된 기밀 메일을 열어 확인. 파일을 다운받자마자 메시지가 자동적으로 소거되었다.

        

        파일 내부의 주석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초벌 작업의 결과물이기도 했거니와, 앵커라이트가 행했던 사전 작업 역시 상부에 제출했을 때 통과된 내용을 기준으로 했던 거였을테니 큰 잡음이 나올 리가 없겠지.

        

        도리어 주석보다는 요청 사항이 더 많았는데, 주된 내용들은 하나같이 현재 이카루스 기어에 보관 중인 교전 데이터를 보내달란 것이었다. 기록으로 남겨놔야 할 작전 및 훈련 사항 형성 때문이라나 뭐라나. 물론 용량이 용량인지라 바로 줄 수는 없었고.

        

        나중에 초고용량 기록장치 같은 곳에 저장한 후 외교 행낭에 담아 보내는 방법도 제시해봐야겠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방안도 고려해봐야겠군. 안 그래도 잠깐 접속한 것만으로도 DARPA의 처리 능력이 한순간 과부화됐단 이야기가 있으니….”

        

       “하하, 이런 시계 하나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은 미국 정부를 원망하면 되겠네요.”

        

       “단순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게 굉장한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구만.”

        

        

        

        그렇게 말하면서, 그가 슬그머니 덧붙였다.

        

        앵커라이트의 시선은 내가 여태까지 수료한 교육 목록에 꽂힌 상태였다.

        

        

        

       “각종 화기 사용법 및 전술, SCUBA, CQB, CQC, HALO, SERE, 초대형 시설 및 선박 침투법, 독도법, 사보타주, 전술폭파학, IED 제조, 응급의료지식, 대도시 시가전 심화반, 건물 구조학, CDQC, JTAC, 각종 차량 운전법, 소부대 전술을 비롯하여 여러가지…4년 동안 많이도 배웠군. 오웬스가 골머리 좀 썩였겠어.”

        

       “하이구, 제가 아니라 일반인 붙잡고 그렇게 가르쳤으면 심신 양면으로 지쳐서 진작에 나가떨어졌을 거예요.”

        

       “하긴, 틀린 말도 아니긴 하군. 그 악명높은 그린베레 Q코스도 페이즈마다 10일 넘게 휴식을 가지는 판에….”

        

        

        

        게다가 방금 말했듯이, 그것들을 배우고 난 뒤 휴식을 취하게 놔둔 것도 아니고, 배우기 전, 배우던 와중, 또는 막 훈련이 끝난 뒤에도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 인커젼으로 인해 해당 트레이닝이 실제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쓰이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으니까.

        

        배운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고 칭찬이 자자했던 나조차도 무너질 뻔했던 적이 수백 번이나 되는데 – 아무튼, 말이 길어졌다. 쓸데없이 과거 행적에 기억이 매몰되면 안 되겠지.

        

        그 와중 스크롤이 좀 더 아래로 내려간다. 거기에는 내가 이런저런 훈련 코스를 통과했다는 증표와 수료증들이…말 그대로 수두룩했다. 끝이 없다. 이 모든 것들이 내 발자취였다.

        

        

        

       “아무튼, 큰 문제가 없다면 네 프로필은 그 정도로 마무리될 거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명함 정도는 당당하게 내밀 수 있겠어.”

        

       “그런 것치곤 정식 코스를 거친 것도 아닌 걸요, 뭐.”

        

       “뭐, SFAS 같은 걸 말하는 건가? 기초체력 테스트나 독도법, 무장 산악행군, 험지 돌파 같은 것들? 장담컨대 JSOC의 그 어떤 오퍼레이터도 너만큼 체력과 작전지속력이 뛰어나진 않을 거다. 그렇다고 네가 첩보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도 그렇긴 한데…뭐, 그냥 아쉬운거죠.”

        

       “세상 만사 아쉽지 않은 게 없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까와 같은 맥락으로…JSOC 내에서도 너 이상으로 대도시 시가전에 정통한 오퍼레이터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할 거다. 특화 분야가 다른 거라고 생각해라. 통신부사관이 의무부사관을 부러워하지는 않듯이.”

        

       “아.”

        

        

        

        …뭐라고 해야 하나. 그동안 내심 품고 있었던 고민이 상당히 어처구니 없는 형태로 해결되어 버렸다. 어쩌면 사실 남에게 이렇게 시원스러운 대답을 듣기를 바란 걸지도 모르겠지.

        

        아무튼, 그렇게 이런저런 문답이 계속해서 오고갔다. 그 와중에도 미국으로부터 계속해서 여러 메일이 날아왔기에 대화 주제는 끊임없이 이어지면서도 지속적으로 변화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식으로 미 국방부의 티어 1 오퍼레이터 명단에 오른 내 이름에 대해서라든가, 그 외 여러가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오후 11시.

        

        시간이 그야말로 여름날 바깥에 내놓은 아이스크림처럼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벌써 열두 시간 가까이 지났나? 시간이 이렇게까지 빨리 간 적은 처음이군.”

        

       “정말, 그러게요. 자고 가거나 할 곳은 있나요?”

        

       “근처에서 하루 자야겠지. 사실 잔다는 말도 어폐가 있을지도 모르겠어. 오늘 수집한 정보들을 정리해야 해서, 하루 정도 밤낮이 뒤바뀔 가능성이 높겠지.”

        

       “남는 침대가 있으니, 거기서 자고 가요.”

        

       “팀원들에게 무슨 응징을 당하게 될 지 모르니, 그건 정중히 사양하도록 하지. 이번 방문이 마지막이 될 것도 아니고…그러고 보니, 다음에는 다른 인원이 방문할 수도 있겠군.”

        

        

        

        아쉽다는 듯 그리 말을 덧붙이는 존.

        

        살짝 피곤하다는 듯 고개를 내저은 그가 내가 내민 달달한 초코우유 한 잔을 받아들고는 연신 들이켰다. 그러더니 이내 힐끔 물었다.

        

        

        

       “단 걸 좋아하는 취향은 여전히 확고하군. 냉장고에 뭐가 들어차있을지 안 봐도 대강 짐작이 가.”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어쩔 수 없죠.”

        

       “지금은 그 체질이 상당히 부러운…아니다. 피곤해서 그런지 별 말이 다 나오려는군. 슬슬 갈 때가 되었어.”

        

       “그래요.”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주제.

        

        물론, 안타깝게도 – 거기에는 ‘예상치 못했던’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가야만 했다.

        

        

        

       “참, 이걸 말하는 걸 까먹었군.”

        

       “뭔데요?”

        

       “나랑 내 팀원들을 포함해서, 네 스트리밍은 항상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 이쪽 운영비 일부가 네 통장에 흘러들어갔을 수도 있겠지.”

        

       “…끄윽.”

        

       “그 기상천외한 게임 선정 기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을 텐데 말이야.”

        

        

        

        꾸엑.

        

        예전 직장 동료에게 이런 말을 듣다니, 그야말로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래도 그는 웃으며 덧붙여주었다. 할 일이 있는 건 굉장히 좋은 모티베이션이 된다고. 그런 점에서 보면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고도 말했고.

        

        문제는 내 약점이 부끄러움이라는 사실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간단한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철문이 닫혔다.

        

        

        

       ───철컥!

        

        

        

        언제 그랬냐는 듯 삽시간에 조용해지는 집안.

        

        하지만 이 정적이 다시 깨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그리고-

        

        

        

       -[하모니 : 선생니임-! 사실 저 오늘 TIER 1 찍었어요!]

        

       -[하모니 : 그리고 리밋이랑 스톤, 호떡을 얼마나 굴렸길래ㅎㅎ 다들 너무 잘 따라오든데요? 정말 고생하셨어용!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없는 건 아니라서 오늘 따로 사격장 트레이닝 같이 돌았어요~!!]

        

       -[하모니 : 오늘 방송 영상은 링크로 보내드릴테니 나중에 분석하실 일이 있으시면 참고해주세요!]

        

        

        

       “그럼 그렇지.”

        

        

        

        구태여 올라가지 말라고 살짝 찝어줬더니, 역시 몰래라도 올라가는구나.

        

        사실상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와 같은 심리적 방법이었다. 그것이 잘 통한 것을 확인하고는 작게 웃음지었다. 티어는 그동안 하모니가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도 있는 지표였고, 그 말대로.

        

        어느 정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되었구나 싶어, 꽤나 뿌듯했다.

        

        간단히 답장을 덧붙인 후, 뒤늦게 도착한 링크를 타고 들어갔다.

        

        

        

       ───.

        

        

        

        눈 앞을 물들이는 빛무리를 보면서, 메모장을 팝업시켰다.

        

        오늘은 꽤나 늦게 잠들게 될 듯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토요일에 휴재를 하겠다고 했지 월요일에 연재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았따

    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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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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