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12

       내게는 무엇보다도 연애 고수의 연애 상담이 필요하다.

       

       삐져서 안 보이는 유나를 달래 줄 방법도 찾아야 하고, 유리랑도 가까워질 필요가 있고, 미리 데이트 코스도 싹 정해놔야 두근두근 신성도시 나들이를 기대할 수 있다.

       

       애초에 데이트라는 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게슈탈트 붕괴가 오기 시작했다. 모호하고도 어렵다. 데이트는, 여자친구의 이동 짐꾼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밖에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베네트라면 다르지 않겠는가?

       

       중간에 탈취당하거나 할 때를 대비해서 편지를 살짝 돌려서 적긴 했지만, 그 의미를 못 알아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베네트의 곁에는 무시무시한 관찰력의 소유자 니오레가 있었으니까.

       

       편지의 내용 외에도 여러 정보를 남겼다. 밀랍 봉인의 형태라든가, 필체라든가⋯⋯ 그녀의 눈을 고려하면 내 진심은 반드시 닿는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타라와 니오레가 들어오고.

       

       “연락 받고 왔어 베네트. 교수⋯⋯도 와 있구나. 바깥이 묘하게 소란스럽던데, 저 사람 때문이지?”

       

       [테세우스의 배라고 했어요. 추기경파 세력을 견제하는 사상같이 들리던데, 다키텐 사제님이 판을 키운 걸까요?]

       

       “둘 다 맞다. 마법사가 주창한 개념을, 다키텐 사제가 불쏘시개 삼아서 세간에 번지게 만들었지.”

       

       집 나간 핑발레즈가 돌아오고.

       

       “애 냅두고 어딜 갔다 온 거야?”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다녀왔습니다. 2황자님이⋯⋯ 이 도시에 방문하신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얌전히 구석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어긴 쪽이 잘못이 아닐까요.”

       

       “그건 맞지.”

       

       이 넓은 도시에서 어떻게 딱 베네트를 마주치겠냐며, 안일하게 굴었을 악신쨩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새는 부쩍 이런 어린 티가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인원이 몰려들면서 진중한 회의 분위기가 잡히고 있더라도 걱정하지 않았다.

       

       타라와 니오레 앞에서 인질극 시즌 2를 찍고 싶은 마음은 없었으므로, 악신쨩에게는 임시 조치를 해 두었다. 바로 채팅 금지와 수동 아바타 가리기다.

       

       “⋯⋯교수 무릎 위에 앉은, 보자기 뒤집어쓴 건 뭐야? 보자기 유령?”

       

       “타라, 알면 복잡해지니까 지금은 신경 쓰지 마라. 니오레도. 이 부분은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지.”

       

       편지에서 나는 베네트에게 딜을 걸었다.

       

       네 곤란을 해결해 줄 테니까, 내 곤란도 해결해 다오. 다른 건 다 못 알아들었어도 그 부분만큼은 분명하게 적었으니 눈치챘을 터다.

       

       그러니까 대충 이야기가 정리되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게 유효한 조언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혹시나 아주 불우하게도 편지의 의미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면, 그래도 상관없다. 베네트랑 단둘이 따로 있을 때 은근슬쩍 물어보면 되는 일 아니냐.

       

       그래서 나는 긴장을 풀고, 관전자 모드가 되어서 의자에 늘어졌던 것인데.

       

       상황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

       

       여기는 『개혁파』의 비밀 아지트였다. 영업하지 않는 허름한 여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면 꼭 레지스탕스같이 느껴졌다.

       

       언더독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다. 여기에 맥주잔만 돌리면 딱 어울릴 텐데. 

       

       모인 사람들은 다음과 같았다.

       

       『개혁파』 소속의 베네트 파티 셋, 그리고 종군 사제.

       

       유나 없는 미친 마법사 파티 셋, 그리고 북부 영애.

       

       “그러면 모두가 모였으니,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지. 우선은 『개혁파』가 처한 상황부터다.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마법사님에게 설명해 주시려는 거군요. 입장 전의 묘한 식견도 그렇고⋯⋯ 저분은 개혁파의 책사 역할로 합류하게 되는 걸까요?”

       

       베네트는 자리를 정리하고 앉아 이야기를 진행시키려 했으나, 종군 사제는 내게 퍽 흥미가 (또는 의구심이) 있었던 모양인지, 베네트에게 물었다.

       

       나와 베네트 파티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신뢰와 이해가 있었지만 그는 아니었으니. 궁금할 법도 하다.

       

       베네트는 딱 잘라서 『개혁파』와 나를 분리했다.

       

       “아니. 그는 그만의 계획이 있을 터다. 그는 누군가의 아래로 들어갈 만한 사람이 아니니, 서로를 이용해서 뜻을 이루는 관계⋯⋯ 아니, 돛을 밀어주는 바람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군.”

       

       “이해하기 어려운 비유로군요. 느슨한 동맹입니까? 아니면, 배후의 조력자라는 뜻입니까?”

       

       “저 마법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거다. 무슨 일을 꾸며도, 결국에는 마법사의 손바닥 위일 테니까. 자연 현상으로 여겨라.”

       

       “흐음⋯⋯.”

       

       종군 사제는 흥미로 경계심을 숨긴 채 나를 바라보았다. 자신과 동류⋯⋯ 그러니까, 정치와 모략을 주 업무로 삼는 타입으로 생각하게 된 모양인데.

       

       나는 베네트의 그 올려치기에 무어라 반박을 하려다가, 그냥 의미심장하게 웃고 넘겼다. 생각해보면 베네트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만도 했으니.

       

       그걸 이제와서 ‘별생각 없었는데요’ 하면 모양도 빠지고.

       

       또, 일단은 내가 교수 아니냐. 가능하면 학생들에게는 좀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수업 나갈 때에도 어떻게 대사를 치나 고민도 하고 그런다.

       

       그러니 알아서 간지나는 모략가라고 생각해 준다면 좋은 일 아니겠는가?

       

       “추기경파에서 공표한 바에 따르면. 용사선발대회는 용사 후보 선출과 성검의 선택,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된다.”

       

       “용사 후보 선출은 토너먼트로 이루어집니다. 예선을 통과한 이들끼리 대결을 붙여 후보 몇 명을 뽑는 거예요. 이들에게는 성검을 뽑을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성검의 선택을 받은 자가, 이번 시대의 용사로 선발되는 구조다. 질문 있나?”

       

       그러면 ‘용사 후보 선출’ 토너먼트에서, 몇 명이나 되는 후보를 뽑게 되는 거지? 그리고 열 명을 뽑는다고 치면, 열 명이 남을 때까지 무제한으로 토너먼트를 붙이나?

       

       “네 조로 나누어 각각 2명씩을 뽑는다더군.”

       

       “참고로 『용기』, 『신실함』, 『불변』, 『순종』── 여신교의 핵심 가치 네 가지에서 따 와서, 네 개의 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이해했다.

       

       그렇게 총 8명을 뽑아서, 성검을 뽑을 기회를 준다라⋯⋯ 성검을 아무나 못 뽑는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100년 전 마지막 용사가 세상을 떠난 이후, 성검은 더 이상 용사를 고르지 않았습니다. 성검은 여신의 조각상 앞의 바위에 꽂힌 채로 깊이 잠들었으며, 이후 그 누구도 뽑아낼 수 없었다더군요.”

       

       “내가 성녀가 되고 나서 만져 볼 기회가 있었어. 정말로, 바위랑 한 몸이 된 것처럼 미동도 안 하던걸?”

       

       엑스칼리버로군.

       

       [그렇다면 이번 용사선발대회는, 성검의 선택을 받을 법한⋯⋯ 그런 사람들을 골라내려는 걸까요?]

       

       “설마, 그렇게 순수한 의도일 리가. 뭔가 흉계가 있을 거야, 반드시.”

       

       타라는 이를 으드득 갈았다. 그녀는 여신교 고위층── 추기경파가 이런 이벤트를 연 데에는 분명한 의도가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그리고 이 성검을 뽑은 ‘용사’가, 성녀 타라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상황인 거지.

       

       이 이야기에는 이상한 부분이 있다.

       

       추기경파는 고전적인 타락한 종교인들 집단으로 보인다. 그들이 대회까지 열어가면서 성검을 뽑을 기회를 무료-나눔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다가 베네트가 용사라도 되는 날에는, 용사의 드높은 권위가 추기경파를 깍둑썰기해 버릴 텐데.

       

       베네트가 아니라 다른 녀석이라도 문제가 된다. 가령 황실에 충성하는 기사가 용사가 된다고 하면, 이 또한 종교 권력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추기경파는 자신들이 미는 후보를 100% 용사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거다.

       

       “토너먼트에 함정이 있을 거야. 참가자 전원을 매수한다든가?!”

       

       [합리적인 방법은 아니네요. 어마어마한 돈이 들 테고, 애초에 매수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무려 용사 자리가 걸린 일인걸요?]

       

       “추기경파가 미는 후보, 벤자민이 승화급 강자라면 모든 게 말이 되겠지. 하지만 그런 놈팽이가 그만한 경지에 이르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용사 후보 선출 단계에서 수작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하고 있다.

       

       당연하다. 성검으로 용사를 고르는 것은 저 하늘의 위대한 여신이니까. 신의 일을 인간이 속일 수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겠지.

       

       그러나 나는 알고 있지 않은가. 여신이 대규모 기계장치에 가깝다는 것과, 그녀의 손상률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를 이용하는 세력의 존재 가능성도.

       

       추기경파에서 여신에게 간섭하고 있다면 퍼즐이 맞춰진다.

       

       공정한 게임인 척 후보를 여덟 명이나 올려도 된다. 자신들이 확정적으로 용사를 골라서 임명할 수 있다면, 판은 키우면 키울수록 좋다.

       

       오히려 판을 키워야 한다. 온 세상의 이목을 끌어모으고, 많은 사람이 축복하는 자리에서 탄생한 용사는, 이렇다 할 업적이 없더라도 그만한 권위를 갖게 될 테니까.

       

       나는 입을 열었다.

       

       “하나만 묻겠습니다, 사제님.”

       

       “⋯⋯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성심성의껏 답변하겠습니다.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추기경이셨다고 하니 말입니다. 혹시 여신교의 지배층에 뭔가, 아주 귀중한 신물 같은 게 전해져 내려오지는 않습니까? 아마 이런 비슷한 문구도 덧붙여져 있을 겁니다. 『이걸 사용하면 여신과 소통할 수 있다』고.”

       

       “⋯⋯그걸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종군 사제 아저씨의 눈에서 당혹과 의심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알지 못해야 하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이 새끼 이거 추기경파 프락치 아니냐는 생각부터 든 것 같았다.

       

       베네트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사제 아저씨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말했잖나, 다키텐 사제. 자연 현상으로 여기라고.”

       

       “하지만 이건 외부로 알려져서는 안 되는──.”

       

       “마법사, 말해도 괜찮나?”

       

       뭘 말이냐. 일단 그러라고 했다. 그러자 베네트는 아주 중요한 세계의 비밀을 전하는 것처럼,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놀라운 진실을 전했다.

       

       “그는 차원 마법의 대가이고, 다른 차원의 여신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신의 사도이니, 신의 비밀을 알아내도 이상한 것은 없지.”

       

       “차원 마법, 그리고, 다른 차원의 용사⋯⋯ 인 겁니까?”

       

       “⋯⋯⋯⋯.”

       

       “⋯⋯⋯⋯.”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핑발레즈의 얼굴 근육이 살짝 떨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티도 안 날 정도의 변화였으나, 오랜 기간 알고 지낸 내게는 보인다. 웃참이다 저거.

       

       내 무릎 위에 앉은, 보자기를 뒤집어쓴 악신쨩도 갑자기 매너 모드가 됐다. 부들거리는 진동이 전해진다.

       

       나는 조용히 보자기 안으로 손을 넣었다. 핑발레즈는 몰라도 너는 웃지 마 이 자식아. 이곳저곳 마구잡이로 찌르니까 매너 모드가 꺼졌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베네트, 당신이 저 마법사에게 보내는 기묘한 신뢰도⋯⋯ 낙관하는 태도도 이해가 됩니다. 알고 계시는 것 같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음.”

       

       “여신교에는 『유리 비석』이라는 신물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신님께서 직접 깎아 만드셨다는 이 기물은, 하늘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교황, 성녀, 용사만이 다룰 수 있다더군요.”

       

       “⋯⋯그거, 그런 기능이 있었어?! 아무도 안 알려줬는데?”

       

       그와중에 치녀 성녀가 깜짝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거다.

       

       여신을 조작할 수 있는 일종의 컨트롤 패널로 보인다.

       

       접근 권한을 허락받은 건 교황, 성녀, 용사. 이들이 바로 일종의⋯⋯ 관리자인가. 성녀는 여기 있고, 용사는 아직 탄생하지 않았으니. 남은 건 교황 하나.

       

       그렇다면 손상률 24%의 범인은 교황이라는 소리다. 범인을 찾았다.

       

       퍼즐이 맞물리는 감각에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으려니, 베네트 파티가 한마디씩 떠들었다.

       

       “역시, 이번에도 다 알고 온 거로군.”

       

       “봐봐 니오레. 저렇게 다 준비해서 왔는데 그게 어떻게 연애편지니? 베네트, 내가 맞췄어. 여신교 중추에 접근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정보, 잘만 알고 있잖아.”

       

       [으음, 제가 잘못 봤던 걸까요⋯⋯? 저는 분명 그런 편지인 줄로만.]

       

       어.

       

       “그러면, 이다음은 뭐지? 이번에는 또 어떤 거미줄을 짜고 있는 거냐, 마법사.”

       

       “빙빙 돌리지 말고 말해 줘 봐, 교수. 그러면 결국 그, 편지에 적혀 있었던 여신 이야기는 뭔데?!”

       

       어어⋯⋯.

       

       “용사의 계략이라⋯⋯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개혁파』는 추기경파와 대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열세. 휘청거리며 겨우 막고 있을 뿐이었죠. 이 난국을 타개할⋯⋯ 비장의 수가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혹시, 외진 숲길로 다니며, 이상한 성기사를 처리하고 저를 구해주신 것도⋯⋯.”

       

       어⋯⋯?

       

       뭔가 좀, 과한 기대가 쏠리는 것 같은데.

       

       내가 능력이 없는 것도, 정보가 없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기분이 좀 그렇다. 나는 소소하게 베네트 손 좀 거들어 주고, 나머지 시간은 유나유리랑 놀러 다니려고 온 거니까.

       

       오해할 상황도 맞고, 또 내가 하려면 할 수 있긴 한데, 이러면 이제 일거리에 치이고 하다가 데이트도 못 즐기게 될 거 아니냐. 또, 베네트한테 연애 상담 받는 것도 좀 묘해지기도 하고⋯⋯?

       

       약간 대회 구경하면서, 뒤에서 두어 마디 툭툭 던지는 포지션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이라도 목적을 제대로 밝혀야 하지 않을까. 나 여기 놀러 왔습니다, 휴가 중에 업무 연락은 가능하면 삼가주세요, 이렇게.

       

       나는 핑발레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이 과도한 기대감을 막아다오.

       

       그러자 핑발레즈는 내게 바짝 붙어서 속삭였다.

       

       “⋯⋯미친 마법사님, 살짝 섭섭합니다. 저는 휴가 나온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팔 해 먹은 것도 그렇고, 편지도 그렇고, 애초에 일할 마음을 잔뜩 품고 오셨군요.”

       

       “⋯⋯어? 아, 아니. 그게.”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당신의 일하는 모습은⋯⋯ 멋있으니까요. 이후에 제대로 시간만 내주십시오. 마탑주님에게도 말입니다.”

       

       아니, 아니야. 아니야!

       

       여기 놀려고 온 거 맞아⋯⋯!

       

       팔 해먹은 건, 그 왜, 알잖아. 귀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고.

       

       베네트한테 보낸 편지도, 너희들이랑 잘 지내보려고 연애 상담을 요청하려고 했던⋯⋯!

       

       쾅──!!

       

       핑발레즈가 테이블을 세게 내리쳤다. 단숨에 소란이 가라앉고, 이목이 집중된다.

       

       유리 랜스터는 말살대 요원 시절의 카리스마를 풀풀 날리며, 딱딱하게 또박또박 말했다.

       

       “정숙.”

       

       “⋯⋯⋯⋯.”

       

       “미마 님, 말씀하십시오. 당신이 꾸미고 있는 계획에 대해서.”

       

       나는 핑발레즈가 시전한 ‘야 미마가 할 말 있대’에 머리가 고장 나 버렸다. 

       

       어쩌지. 이 상황에서 내가⋯⋯ 사실 그냥 해 본 말이고요, 계획 그런 거 없습니다. 라고⋯⋯ 말하면. 그러면 진짜 멋없겠지⋯⋯?

       

       낙장불입이다. 빠르게 머리를 굴린다. 계획을 짜 내자. 뭔가 그럴듯한⋯⋯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종합해서 만들 수 있는, 나름 괜찮은 거.

       

       “그러니까, 저희는.”

       

       “⋯⋯⋯⋯.”

       

       모두가 노리는 용사 자리. 많은 사람이 신성 도시로 오고 있으며, 북부 대공도 오고, 이리드도 오고, 빨간맛 공작도 온다. 

       

       대회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선발된 8인은 성검을 뽑아 볼 기회를 얻는다. 잠재적 적성 세력인 추기경파는 여신 컨트롤러가 있고, 그들이 따로 밀어주는 용사 후보가 있다.

       

       결국── 성검을 뽑느니 마느니 하는 결정권을 추기경파가 가지고 있더라도, 후보에서 떨어지면 뭣도 못 한다.

       

       그렇, 다면.

       

       “추기경파를 제외한 모든 세력을 규합, 힘을 합쳐서, 그들이 밀어주는 용사 후보를 전부 떨어트립니다.”

       

       “⋯⋯그런 이상론이 되겠습니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용사라는 과실은 너무나도 달콤하니.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텐데요⋯⋯?”

       

       하지만 놀랍게도 된다. 왜냐하면. 여기에 모여드는 커다란 파벌들 전부⋯⋯ 한 다리 건너서 나랑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니까!

       

       ⋯⋯까짓거 북부대공 앞에서 하트 한 번 더 꺼내면 되는 거 아니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주말이 다가오는 좋은 날입니다. 저도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고 그러네요! 그럼, 내일 또 뵙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