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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2

       

        

        

        

        

       “어….”

        

       “무슨 문제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스읍.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대략 그런 생각이 이번 스트리머 대항전을 주관하는 이카루스-다크 존 서비스 팀의 직원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 일반적인 스트리머들이 아니라 다크 존과 파트너를 맺은 방송인들이 단체로 참여하는 대형 대회로 변모했기에 이카루스가 주관 가능한 것이었다 – .

        

        아무튼,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한두 명이 더 오는 것만으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만 하는지에 대한 좋은 방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쌍의 눈동자가 화면 위로 떠오른 메일 – 하모니가 보낸 – 을 주시하고 있음에도 쉬이 입이 열리지 않는 게 그 증거였다.

        

        대회의 룰은 간단했다. 네 명으로 이뤄진 여섯 팀은 각각 세 팀씩 묶여 하나의 그룹이 되고, 이 두 개의 그룹이 7전 4선승의 경기를 치룬다. 가장 티어가 높은 유저는 하위 3위의 유저들을 이끌고 작전팀을 형성한다….

        

        여기서 조금의 문제가 발생한다.

        

        

        

       “팀 카토그래퍼에서 가장 높은 티어의 유저는 카토긴 한데…이건 AP 기준이잖아. 이걸 도미네이션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가 있나? 하모니한테 넘겨줘야 하는 것 아닌가?”

        

       “티어 하나 차이잖아. 카토그래퍼는 AP 기준이라고 해도 메달 오브 아너야. 하모니는 이제 TIER 1의 5등급이고. 전자가 도미네이션 랭크 게임을 여러 번 돌렸으면 하모니보다 티어가 높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지.”

        

       “그도 그렇긴 한데. 카토 팀에 전력이 좀 과도한 것 아냐?”

        

       “그도 맞긴 한데, 유진 급이 아닌 이상 개개인의 피지컬만으로 모든 경기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거고…정 뭐하면 김부장 측에 접촉해서 추가적인 어드밴티지를 주자고. 그건 내가 오늘 해볼게. 일단 모니터링 좀 해보고.”

        

        

        

        끄덕끄덕.

        

        결국 문제는 그것이었다. 하모니의 존재로 인해 급작스럽게 벌크업된 전력. 이에 대한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만 할 것인가. 대회까지는 6일 가량이 남은 시점. 많다고도 하기 어렵고, 적다고도 하기 어려웠다. 조치를 취하기엔 적기라는 소리였다.

        

        생각나는 어드밴티지는 크게 없었다. 기껏해야 프로게이머들의 지원사격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게끔 인가해주는 것 정도일까. 반대로 카토그래퍼 팀에게 약간의 핸디캡을 가할 수도 있었고.

        

        아무렴, 이 시점의 대한민국에서 유진과 다이스라는 단어를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물며 그 둘을 통째로 데려와 전속 코치로 삼아버린 하모니였고. 그 정도면 핸디캡을 부여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로부터 몇십 분 정도가 지나고, 동료 직원이 다시금 다가와 덧붙였다.

        

        

        

       “…하모니 측에 핸디캡 좀 빡세게 줘야 할 것 같은데.”

        

       “뭐? 그 정도야? 뭐 어떻길래?”

        

       “이러다가 대회 시작하면 김부장 쪽이 비오는 날 먼지나게 털리게 생겼어. 팀 카토그래퍼는 지금이라도 빨리 프로게이머 피드백 멈춰야 할 것 같은데.”

        

       “허. 그러면…김부장 측은 문제 없겠지? 그쪽은 크게 손대지 말고, 카토그래퍼네 팀의 분대장들이랑 회의해봐야 할 것 같은데…그건 내가 해야겠다. 이제 또 뭐 해야 하지?”

        

       “A팀에 핸디캡 뭐 줄지도 고민해야되고, B팀은 지금이라도 매칭 가능한 프로팀이랑 연결시켜줘야 할 것 같은데. 아니면 카토를 B팀으로 보내버리면…그건 너무 비약이고.”

        

       “그렇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하는 의미 있는 데이터들.

        

        논의와 수정을 거듭하며 해당 안건에 달라붙는 인원들은 둘에서 셋이 되고, 셋에서 넷, 다섯이 된다. 그리하여 하모니의 메일을 수신받은 지 몇 시간 정도가 흐르자, 해당 사안은 스트리머 대항전을 총괄하는 대다수의 임시 부서 인원들 사이로 공유되었다.

        

        마치 퍼즐이 자동으로 조립되듯, 부서의 모든 인원들이 세부적으로 쪼개진 목표들을 하나씩 도맡았다.

        

        회의를 주관할 사람을 모집하고, B팀과 연락하여 새로이 추가된 어드밴티지의 존재를 공표했다. 남은 인원들은 필사적으로 핸디캡을 골몰하며, 수정된 사안을 공지사항으로서 전달할 준비를 마쳤다.

        

        이 모든 것이 단 하나의 메일 때문이라는 아이러니를 가슴에 품은 채.

        

        

        

       “회의 한 번으로 전부 끝낸다고 생각하지 말고, 회의 참가하는 사람들은 스트리머 분들이랑 자유롭게 의견 공유해. 나중에 회화 전문 깔끔하게 편집해서 내용 요약해서 보내고.”

        

       “네, 알겠습니다.”

        

        

        

        정말로 느닷없이 날아닥친 파도.

        

        이제 막 점심시간이 지나 해는 중천에 떠 있었고, 서늘한 가을바람은 통유리창에 가로막혔기에 분명히 건물 안은 따뜻해야 하건만. 이상하리만치 손 끝이 차갑다.

        

        화살은 쏘아졌고, 이제는 결과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공지사항 // 현 시간부로 팀 카토그래퍼는 팀 하모니로 전환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예측대로의 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사태.

        

        화학반응이 촉발되었다.

        

        

        

        

        

        

        

        

        

        

        

        

        

        

        

        

        

       “상상도 못한 결과네요.”

        

       “이게 다 유진 선생님이 너무 커져서 그래요. 나만의 작은 유진쌤으로 남아있어야만 했는데….”

        

       “으휴.”

        

       “아얏!”

        

        

        

        꽁!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둔탁한 감각이 머리 위를 스쳐지나간다. 힐끔 고개를 돌려 보니 꼬리가 스륵스륵 움직이며 내 정수리를 훑고 있었다. 세상을 살면서 맞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딱밤은 난생 처음이다, 증말.

        

        잠시 현실도피를 했지만, 불과 몇 시간 만에 상당히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가장 먼저 팀 카토그래퍼가 팀 하모니로 바뀌었다. 거기에 덧붙여서 팀 하모니…어감이 그다지 안 좋으니, 앞으로는 그냥 A팀이라 불러야겠다.

        

        아무튼, A팀은 이제 프로 또는 그에 준하는 이들의 전술 피드백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반대급부로 팀 김부장, 이 역시 B팀이라 칭하자면, B팀은 이전보다도 상당히 느슨하게 프로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고.

        

        그 와중 그나마 다행이게도 분대원들을 흩어놓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었지만…사실 크게 변한 게 있나 싶긴 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이들에게 물어본다면 또 다르겠지.

        

        그리고 마지막 변화점이 있다면….

        

        

        

       “머잖아 하모니도 첫 교관 역할을 하게 되겠네요. 기분이 어떤가요?”

        

       “글쎄요…이렇게 괴상망측한 연유로 남을 가르치게 되는 건 처음이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나름 괜찮은 경험이 될 거구요.”

        

       “안 그래도 카토 씨도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표정이 좀 영 안 좋아보이긴 했었는데.”

        

       “하하.”

        

        

        

        남을 가르치는 일은 그토록 고된 것인가. 기억을 되짚는다.

        

        팀이 정해진 이후로 몇 번 만나보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역할만 했다면, 불과 몇십 분 전, 거의 처음으로 사람과 사람 간의 진정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 상당히 늦은 감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그러나 그것과는 관계없이, 대화의 물꼬는 정말 스무스하게 풀려나갔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공통분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 물론, 다이스 씨와 같이 자연재해에 휘말렸던 경험이 있었다는 측면에서, 라는 소리였다.

        

        뭐라고 해야 하나, 좀 좋은 경험으로 유진 씨를 만난 사람은 없는 건가? 나도 그다지 좋은 느낌으로 만난 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매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와 유진 씨의 첫 조우가 매우 안온한 편이었다는 점을 계속해서 실감하게 된다.

        

        …잠시 이야기가 샜네.

        

        선생님은 특유의 평탄한 어조로 덧붙였다.

        

        

        

       “실질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일은 없겠죠. 집중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세요. 제어할 수 없는 것들은 갖다버리시구요. 분대장이 괜히 분대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 아니니.”

        

       “어…네.”

        

       “그나저나 이 정도 조언을 주는 것조차 불가능한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자세한 가이드라인이 있나요?”

        

       “에이. 이 정도까지는 괜찮겠죠. 그래도 나중에 한 번 물어볼게요. 설마 이런 것까지 딴지를 걸겠어요?”

        

        

        

        방송 시작까지 인게임 기준 30분.

        

        참으로 갑작스럽게 내려진 요청이라 그런지 할 일은 태산이었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다 끝냈다 – 가령, 요구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확인해야 했고, 공지사항을 보고 의문을 품게 된 시청자들을 위해 자세한 상황 설명 준비도 해야 했다.

        

        물론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시청자들 이외에도 새로이 팀장으로 부임하게 되었으니 그 점에 대해서도 설명해줘야만 했고, 커리큘럼을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도 고려해봐야만 했다.

        

        뭐어, 유진 선생님은 집중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했으니….

        

        그러자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생각들.

        

        

        

       “그건 그렇고, 역시 대단하셔요. 어제 팀원들이랑 한 번 맞춰봤는데, 완전…도대체 뭘 어떻게 하셨던 거예요?”

        

       “민아가 제게 기대에 부응해줬죠. 그 세 분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역시 그렇겠죠. 덕분에 대회에는 별 걱정 없이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지어 이게 월요일을 빼먹은 결과라니, 무셔 – 역시 이 세상에는 넘볼 수 없는…혹은 넘봐서는 안 될 경지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걸 나는 편린이나마 체험해버린 걸지도 모르겠고.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번에도 유진 선생님의 방법론은 통했다. 초반에는 속성 강의 및 트레이닝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운 후, 사람의 스테이터스를 육각형으로 만든 상태에서 그걸 천천히 불려나간다. 당연히 그토록 기틀이 탄탄하면 잔재주는 필요하지 않았고.

        

        방송 예정 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대화는 이어진다.

        

        

        

       “아무튼, 엄청 아쉽네요. 그래도 여태까지 배운 것들이 있으니 그걸로 어떻게든 비벼볼게요. 그 정도면 그래도 가서 추태는 안 부리고 올 수 있겠죠.”

        

       “물론 그럴 거예요. 잘 다녀와요.”

        

       “네에….”

        

        

        

        에이. 아무리 그래도 여태까지 배운 게 있는데, 가서 긴장해가지고 제대로 할 일도 못하는 건 아니겠지…그래도 혹시 모르니, 상대방의 실력을 조금 상향적으로 예측할 필요가 있겠지. 최대한 필사적으로 개인 및 단체 트레이닝에 임하도록 하자.

        

        아무튼, 방송 시작 시간이 거의 다가오자, 유진 선생님은 개인 방송을 하러 사라진다. 앞으로 며칠 정도 개인 연락을 제외하면 인게임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아쉬웠지만, 곧 그런 생각도 사라지지 않을까.

        

        상당히 바빠질 테니까.

        

        

        익숙한 손놀림으로 방송을 켜고, 동시에 카토 씨가 있는 세션으로 옮겨간다. 눈 한 번 깜빡할 정도의 사이 바뀌는 광경. 위치는 사격장. 내가 사전에 요청한 브리핑 장소였다.

        

        나를 포함하여 세 명이 모여있었다. 다른 한 명은 말했듯이 카토,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분대장인 스트리머 인간형보스. 다들 한가닥 하는 실력자일 텐데, 언제 내가 이들을 통솔 가능할 정도로 높은 위치까지 올라오게 된 걸까.

        

        이것도 다 유진 씨 덕분이겠지.

        

        간단한 인사와 교류가 이어졌다.

        

        

        

       “아이구, 처음 뵙겠습니다아…어쩌다가 조장을 맡아버린 하모니라고 합니다. 다들 반가워요.”

        

       “하하, 반갑습니다. 인간형보스라고 합니다. 카토랑은 평소 친하게 지내고 있으니, 저한테도 말씀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팀하모니!

       -요며칠 빡랭돌리더니 내 기어코 사단 낼 줄 알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친련아 그만잘해! 그만잘하라고!

       -아닜ㅣ발 대회 며칠전에 언랭에서 그마를 찍는 사람이 이세상에 도대체 어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냥이는 엉덩이를 까고 뱀꼬리 유무를 해명해라!!!!!!!!!!!!!!!

        

        

        

        어으, 채팅창이 완전 난리법석이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시청자들에게는 간단한 인사만을 건네고, 그 이후의 일들은 잠깐 살살 무시하기로 했다. 스트리머의 본분은 시청자의 존재에 있긴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말이야.

        

        물론, 오늘만큼은 시청자들과 눈 앞에 있는 동종업계 종사자들의 궁금 포인트가 동일한 것 같았지만.

        

        

        

       “아유, 오셨습니까. 제가 또 인사 한 번 올리겠습니다. 조별과제 조장으로 승급하신 걸 축하합니다.”

        

       “총괄이야 제가 하지만, 그래도 분대원 조율은 카토 씨가 해야 하는 거 알죠? 제대로 안 하면 유진 선생님 불러올 거예요.”

        

       “으악, 그건 안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전자 단위로 새겨진 유진에 대한 공포 ㅋㅋㅋ

       -망태할아버지는 퇴물 다 됐지 ㅋㅋ 이젠 말안들으면 아나콘다가 잡아가죠?

       -자존심을 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지만 좀 많이 추해진 ㅋㅋ

       -이유진 나와!!!!!!옛날당당하게뻗대던꺼드럭쟁이카토를돌려내!!!!!!!!!!

        

        

        

        넙죽 절하는 카토를 뒤로 하고, 분대원인 리밋, 호떡, 스톤과 방송을 연결. 자연스럽게 사격장이 훨씬 넓어진다. 대량의 인원들을 초대했기 때문이었다. 열두 명이 들어가야 하니 크기가 좀 커야만 했다.

        

        UI 한켠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능 몇 개가 추가되었다. 그룹 통솔 권한.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카토가 가지고 있던 툴이었지만, 소유 권한은 자연스럽게 나에게로 옮겨온 상태. 그리하여 나는 전원을 이곳에 호출했다.

        

        브리핑과 디브리핑은 이젠 뗄레야 뗄 수 없는 하나의 의식이었다.

        

        

        하나둘씩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물론 내 팀원들은 아주 당당하고 근엄한 얼굴로 일관하고 있었고 – 모두가 제자리에 착석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장연설을 하기 전, 내 팀원들만을 조용히 호출하여 연단 뒤에 있는 세 개의 의자에 앉으라고 요청했다. 그제야 이들 역시도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내 뒤편에 위치한 의자에 앉았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앞으로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할게요. 저는 스트리머 카토그래퍼의 뒤를 이어 이번 팀을 총괄하게 된 하모니입니다. 대회 때까지 잘 부탁드려요.”

        

        

        

        짝짝짝.

        

        꾸벅 고개를 숙이자, 의례와 진심이 반반씩 섞인 박수가 울려퍼졌다.

        

        사실 준비해온 말도 별로 없었기에, 바로 본제로 들어갔다.

        

        

        

       “긴 말은 하지 않을 거예요. 이 중에는 단순히 참가만을 목표로 한 분도 있을 거고, 우승까지 바라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혹시 전자이신 분은 손 한 번만 들어주시겠어요?”

        

        

        

        정적.

        

        반면 후자를 언급하자마자, 다들 손을 번쩍 허공으로 들어올린다.

        

        그 순간, 나는 허공에서 사진기 하나를 형성하여-

        

         

        

       ───찰칵!

        

        

        

        증거로서 남겼다.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간다는 걸 깨달은 이들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서로 아이컨택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입가에 슬그머니 어리는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이걸로 여러분들은 한 배를 탄 거예요.”

        

        

        

       -어어? 어어어어어?????????????????

       -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저 무친련 저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면갈수록 영악해지네 ㅁㅊ ㅋㅋㅋㅋ

       -아쎄이! 지금부터 유진교육을 실시한다! 지금 막 유진봉고를 출발시켰으니 희망을 버려라!!!

        

        

        

        물론, 그건 얘네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분대원들에게 이동 위치를 지정했다 – 그 형태는 자기소개를 빼닮아 있었다.

        

        여덟 명이 시선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지점에서, 나는 재차 입을 열었다.

        

        

        

       “저를 포함하여, 여기 나온 세 분은 앞으로 대회 당일까지 여러분들의 실력 상승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도와줄 분들입니다.”

        

       “으잉?”

        

       “아니, 잠깐! 모니야! 이런 말은 없었잖아!”

        

       “이런 폭주장갑차를 운전대에 앉히다니, 우린 앞으로 큰일났어.”

        

        

        

        자진입대, 파격적인 인사이동, 그리고 하청까지.

        

        내부와 외부, 모든 것들이 새로이 바뀐 팀 하모니라는 엔진이 우렁찬 굉음을 내뿜으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끝이 폭발이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터였고.

        

        하지만, 그 폭발이 향하는 곳이 적인지 아군인지는 조타의 방향에 따라 달린 법이었다.

        

        

        

       “흐히히.”

        

        

        

       -유진 제자 1호의 광기 ㄷㄷㄷㄷㄷ

       -얘가 제일 무친련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애한테 실력을 쥐어준 유진ㅋㅋ

       -그래 니 맘대로 해라 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유진도 해명해야한다

        

        

        

        하모니 호, 출항.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구렁이 담 넘어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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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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