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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2

        

       투견 당도경.

         

       “음…”

         

       내 기술의 요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며 당가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박을 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고 당가의 사람이나 내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어엿한 한 사람의 도박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영문도 모르고 호출당한 당도경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아 물론 딱밤이 걸렸다는 이야기는 함구했다.

         

       “확실히, 호 형의 도박 기술이 당가에 풀린 뒤에 당가의 도박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기는 했지요.”

         

       당도경도 독의 어르신이 당가주를 이길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회의적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한미한 힘이나마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곧바로 두 사람이 한번 겨루어 보시겠습니까? 당 형은 요새 당가에서 유행하는 수법 위주로 부탁하네.”

         

       “음. 그래도 괜찮겠는가?”

         

       당도경의 물음은 ‘내가 정말 무림에서 이름 높은 명숙이자 당가의 최고 큰 어르신인 독의 당처인을 묵사발을 내도 괜찮을까?’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고 당도경의 어조에서 그런 의미를 파악한 것인지 독의 어르신이 얼굴이 싹 굳었다.

         

       “허허, 내가 비록 광렬이 그 아해에게 지기는 했어도 한때 나 역시 당가의 도박판의 정점이었다. 혈기와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당가를 대표하는 후기지수라고 할 수 있는 풍모이지만 늙은 생강이 맵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어야겠구나!”

         

       “어르신, 송구하오나 어르신께서 당가를 떠나 계시는 사이에 당가의 도박수준은 비약적으로 발전했…”

         

       “어허! 불변의 진리라는 것이 있는 법! 잔말 말고 덤비거라! 전력으로!”

         

       당도경은 독의 어르신의 태도를 보고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가겠습니다.”

         

       두 사람의 야바위 대전이 펼쳐졌다.

         

       결과는 뻔했다.

         

       사람은 참 좋은데 눈치는 더럽게 없는 주제에 남의 눈치라고는 정말 조금도 보지 않는 당도경!

         

       당가 직계들의 암기를 죄다 빼앗은 것도 모자라서 가주의 암기까지 탈탈 털어먹었던 무자비의 상징 당도경!

         

       무림의 명숙이자 집안의 가장 큰 어르신에게 망설임없이 노인공격을 펼치는 당도경!

         

       내가 시켰고 이럴 줄 알고 불렀지만 참 시원시원한 사람이었다.

         

       “….허.”

         

       당도경에게 단 한판도 따지 못한 독의 어르신의 눈이 죽었다.

         

       “허허, 이제 이 당처인도 뒷방 늙은이가 되었나보구만…”

         

       손주뻘인 당도경에게 탈탈 털리고 나니 독의 어르신은 극심한 회의감이 찾아오신 오신 모양이다.

         

       “자네가 왜 그렇게 난색을 표했는지 이제 알겠구만…이런 형편없는 늙은이가 가주를 이겨야겠다고 주책을 부렸으니 허허허…늙으면 죽어야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리 악착같이 살아있었을꼬…”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고 있는 어르신을 어떻게 달래면 될까 고민하고 있는 찰나 당도경이 빙그레 웃었다.

         

       “어르신, 어째서 갑자기 당가의 도박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음.”

         

       “눈 앞에 있는 호 형 덕분입니다. 제가 호 형에게 도박기술을 배워 당가의 직계들을 손쉽게 이기자 가주께서는 호 형을 초빙하여 직접 도박을 배우시고는 그 도박 기술로 당가의 위계를 바로 세우셨습니다.”

         

       독의가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호 형이 민망하여 자기자랑을 하지 않은 모양인데 호 형은 마음만 먹으면 하룻밤 사이에 금자를 백 냥도 넘게 딸 수 있는 도박의 절대자입니다. 이는 도연이가 직접 눈으로 목도한 한치의 과장도 없는 사실입니다.”

         

       “크흠. 흠. 당 형. 민망하니 그쯤하게.”

         

       “…도경이의 말이 다 사실인가?”

         

       독의 어르신이 날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뭐 일단은 사실이기는 합니다. 도경 형에게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고 가주님께 기술에 대해 강의를 해 드리기도 했지요.”

         

       “허어…자네가 그 정도로 고절한 도박사인줄은 꿈에도 몰랐군. 아니 어쩌면 저 쫀쫀한 녀석이 나에게 소개장을 보냈을 때부터 알아봐야 했는가…”

         

       독의 어르신은 자신에게 처참한 패배를 안겨 준 당도경과 당가주가 내 제자(?)인 것을 보고 제법 의욕이 돌아왔다.

         

       나에게 배우면 당도경과 당광렬 가주님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모양.

         

       “일단은 현재 당가의 기술동향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당도경은 간단하게 사각을 통한 야바위술을 펼쳐 보았다.

         

       “허어, 분명 눈으로는 왼쪽으로 향한 것 같거늘..”

         

       주사위를 세게 굴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며 사각에서 주사위를 빼돌리는 기술. 이 기술을 실제로 펼치게 되면 뇌에는 실제 눈에는 주사위가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끝 잔으로 주사위가 들어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주사위가 강하게 굴렀으니 당연히 마지막 잔으로 빨려들어갔다고 여기게 되는 것.

         

       당가 사람들에게 유독 잘 통하는 기술이다.

         

       우수한 안법을 익힌 당가 사람들은 실제 주사위를 보지는 못했지만 마치 주사위가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손놀림을 똑똑히 볼 수 있으니 손쉽게 속임수에 걸려든다고 해야 할까.

         

       “호 형의 기술이 퍼지는 가을 언저리만 해도 이렇게 사각을 거치는 순간 손짓을 통해 상대를 현혹하는 기술이 가장 잘 통했습니다만, 현 당가의 직계들은 대부분 이 기술에 적응한 상태입니다.”

         

       “….음.”

         

       방금 그 기술에 신나게 속아넘어갔던 독의님이 신음성을 흘렸다.

         

       “그렇기에 요새는 이런 기술이 유행이지요.”

         

       당도경이 아까와 같은 기술을 펼쳤지만 이번엔 사각에 들어가는 순간 흐름이 딱 끊겼다.

         

       “엇박이로군.”

         

       “그렇소.”

         

       그렇게 대화가 진행되는 순간 스윽 하고 움직이는 당도경의 손. 우리의 대화에 잠시 한눈을 팔았던 독의 어르신이 당황했다.

         

       “그런데 이거…어째 당가주님의 기술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하하, 과연 호 형이요. 그렇소.”

         

       당도경의 웃으며 시인했다.

         

       “현재 가주님이 이 당가에서 가장 뛰어난 도박사로 인정받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 영향력이 있을 수밖에 없지.”

         

       당가주님이 현재 당가 최고의 도박사이니 기술을 복사해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는 소리로군.

         

       당가주의 주특기 기술은 완급 조절을 통해 상대방의 집중력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일반 직계들이 그 정도로 절묘한 제어기술을 보여줄 수는 없으니 열화판으로 호흡을 딱 끊는 멈춤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일까.

         

       “이제 손재주를 부리는 것만으로는 사각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어려우니 그 흐름을 끊고 상대방의 빈틈을 유도해 좌우 한 곳으로 돌파하는 것이 요새 당가 도박의 유행이라 할 수 있소.”

         

       “그렇군.”

         

       “흠. 한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는가?”

         

       독의 어르신의 질문.

         

       “예, 말씀하시지요.”

         

       “내 목표는 어디까지나 광렬이일세. 그런데 당가 전체의 동향을 분석하는 것보다는 광렬이 그 놈을 분석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겠는가?”

         

       “물론 어르신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독의 어르신의 의문은 타당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비단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자들은 그 빈틈이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음…!”

         

       “누구나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약점은 스스로 메우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본인도 잘 모르는 약점을 파고들어야만 진정 허점을 찌를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필수이지요.”

         

       독의 어르신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음 그렇군. 아직 도박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제대로 체감을 못 하신 모양.

         

       “어르신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늘은 간단한 시범과 함께 도박에 대한 이론을 설명하겠습니다.”

         

       “호 형, 본인도 들어도 괜찮겠소?”

         

       “물론이오.”

         

       그렇게 두 명의 수강생과 함께 도박 이론 강의가 시작되었다.

         

       *** ***

       

       “독의 어르신은?”

         

       “호 선생에게 도박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

         

       풍영대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가주님.”

         

       “뭔가?”

         

       “아무리 그래도 독의님의 이마를…흠. 공격하신 건 조금 그렇지 않았을까요.”

         

       “허허허. 그렇긴 하지.”

         

       당광렬은 풍영대주의 지적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 방랑벽 있으신 분이 어디 당가에 붙어 계셨겠는가?”

         

       “음…”

         

       “내 자네니까 솔직히 말하겠지만 그 막이라는 자를 제자인지 몸종인지 모를 위치로 받아들인 것은 가주 입장에서 꽤나 골치가 아픈 일이라네.”

         

       풍영대주는 막이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출신을 알 수 없는 산적 막이. 독의 당처인의 의술과 독술을 계승받는 것은 당가에서도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평생 외부를 떠돌며 당가의 인원들에게는 독술이나 의술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독의가 뜬금없이 외부 인원을 받아 들였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였다.

         

       “몸이 멀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하도 바깥을 돌아다니시니 당가의 사람들보다 외부 사람에게 더 정감이 가신 모양이야. 그런데 어찌 가주로써 그 꼴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있겠나.”

         

       “…그렇습니까.”

         

       당광렬은 이 사천당문의 가주이자 당가타의 대표였다. 당광렬은 사천당가 전체의 이익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고 독의 당처인은 가문보다는 개인의 연구와 자유를 우선시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은 서로 잦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이번기회에 당가타에 엉덩이를 붙이고 몇 달이고 살다 보면 당가 사람들에게 정이 붙을 테고 그러다 보면 어르신도 좀 생각이 바뀌시지 않겠는가.”

         

       “그러니까 한동안은 독의 어르신을 계속해서 놀려 먹으실 거라는 말씀이십니까?”

         

       당광렬은 그저 싱글벙글 웃었고 풍영대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독의 어르신을 당가에 붙잡아 놓으려는 가주의 고육지책이 맞겠지? 본인이 어린 시절 당했던 걸 되갚아 주는 건 정말 아니겠지?

         

       “그런데 호 선생이 붙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당광렬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겨우내 비천마차를 몰지 못해 안달난 당도연의 등살에 못 이겨 비천마차의 사천성 운행을 승낙해 주었는데 정말로 호천안을 데려올 줄이야.

         

       이건 확실히 당광렬의 예상 외였다.

         

       “도연이가 정말로 호 선생을 모셔올 지는 몰랐지만…뭐 이것도 나쁘지 않은 상황일세. 아무리 호 선생이라고는 해도 하루아침에 독의 어르신의 실력을 올리지는 못할 테니 말이야.”

         

       당광렬은 호기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재미있지 않은가?”

         

       “…예?”

         

       “호 선생이 독의 어르신을 가르친다면 과연 독의 어르신의 실력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구만.”

         

       풍영대주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불이 붙으셨군.’

         

       당광렬에게는 도박 실력과 별개로 당가주라는 사회적 지위가 있었다. 당가주쯤 되면 어지간한 행동에는 다 명분이 있어야 한다.

         

       속이 시원해지도록 도박 실력을 펼쳐 보이며 딱밤을 때릴 실력이 있어도 명분이 없으면 판을 벌이기가 쉽지 않다.

         

       당도경과의 승부에서 이긴 뒤 직계들의 암기를 돌려준다는 명분 하에 신나게 도박 실력을 펼치며 딱밤을 놓은 쾌감을 맛본 뒤 당광렬은 쭉 욕구불만 상태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신분상으로 가주보다 위이면 위지 아래가 아닌 독의 당처인이 나타났다.

         

       신분 격차를 고려하지 않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대.

         

       거기에 딱밤을 때릴 수 있는 명분까지 갖춘 독의 당처인.

         

       “호 선생이 과연 어르신을 어디까지 단련시킬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

         

       당광렬은 진심으로 기대됐다.

         

       과연 독의 어르신은 시시한 딱밤이 아니라 짜릿한 딱밤을 때릴 수 있는 상대가 될수 있을까.

         

       손가락을 꿈틀거리며 당광렬은 미소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쇄딱밤마 당가주 당광렬.

    그는 오늘도 굶주린 채 이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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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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