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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3

        – 와우.

        – 짝짝짝.

        – 할모니! 할모니! 할모니!

        – 캬!

        – 이거지!

        – 주모!

        – 치킨 마이쩡!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보이는 것은 시청자들의 감탄이 담긴 채팅들.

       

        나는 핫초코를 홀짝였다.

        이것으로 할 만한 이야기는 다 끝냈고, 이젠 방송을 종료할 시간도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 여유를 부려도 되겠지?

       

        –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 ㄹㅇㅋㅋ

        – 궁금궁금

        – 분명 쩌는 다음 이야기가 나오겠지?

        – ㄷㄱㄷㄱ

       

        “그다음이라…….”

       

        사실 그다음이라고 해서 특별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다음은 뒤처리만 했기 때문이다.

       

        “일단 나와 창조체의 영역 싸움으로 소멸한 태양을 복구해야 했는데…….”

       

        – 태양이 소멸했었어?!

        – 아니 미친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진짜 스케일이 다르시넼ㅋㅋㅋㅋㅋㅋ

        – 엌ㅋㅋㅋㅋ

       

        채팅창이 ‘ㅋㅋㅋ’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게 웃긴 이야기인가?

       

        ‘요즘 아이들은 모르겠구나.’

       

        나는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            *            *

       

       

        나는 난감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하면 태양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어쩐다…….

       

        태양이 없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나의 ‘전력 브레스’가 태양을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애초에 차원 자체를 찢어 버리는 위력의 브레스다.

        초월자의 영역도 찢어 버리는데, 태양같이 작은 항성 정도는 말할 것도 없겠지.

       

        심지어 태양만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태양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천체들이 엉망이 되어 버린 상태였다.

        어떤 것들은 내 영역에 의해, 다른 것들은 창조체의 영역에 의해.

        전부 초월에 의해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 난감하군. 난감해.

       

        내가 보호해 준 지구만 무사한 상황에, 나는 식은땀을 흘리고 말았다.

        진짜로 식은땀을 흘린 것이 아닌, 그냥 그런 기분이었다.

       

        나의 초월은 ‘멸천’이다.

        무언가를 파괴하고 죽이는 것은 잘해도, 무언가를 복구하는 데는 재주가 없다.

       

        아무래 내 용금이 다른 원소로 변환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내가 남편과 같이 ‘금속’이나 ‘창조’와 관련된 초월을 이루었다면 모를까, 남편에게 물려받은 반쪽짜리 초월로는 행성이나 항성을 만들어 낼 수 없었다.

        설사 가능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지구를 저렇게 둘 수는 없고…….

       

        지금이야 내가 신경을 써 주고 있기에 지구가 아무렇지 않지만, 저대로 두었다가는 지구 자체가 내 영역에 집어삼켜질 것이다.

        지구에게 남은 시각은 얼마 없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냥 지구를 풀어두었다가는, 태양의 인력이 사라진 상황이라 그대로 우주 미아가 될 터.

       

        ‘진짜 큰일인데?’

       

        이 범죄자 놈들 때문에 진짜…….

        나는 이미 소멸해 버린 범죄자들을 떠올리며 화를 내었다.

        그때였다.

       

        우우우웅!!

       

        = 음?

       

        다시 한번 차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만 이번 반응은 내 ‘전력 브레스’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온다!’

       

        다른 초월자가 차원을 넘어올 때의 반응!

        나는 황급히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혹시라도 도망갔던 창조체가 다시 등장한 것이라면…….

       

        쿠구궁!!

       

        그러는 사이, 완전히 차원의 틈이 열린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            *            *

       

       

        – 뭐였어요?

        – ??

        – 뭘까?

        – 뭐임?

        – 호에엑!

        – 뭐였나요?

        – 뭐였음?

        – 뭐임?

       

        “거기서 나온 것은 다른 초월자였단다.”

       

        내가 범죄자들을 처리하고, 남은 범죄자들이 숨어들었을 때.

        그때 나는 지구를 정상화하는 동시에 만약을 대비하기도 했다.

       

        “바로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초월자에게 소식을 전달했던 것이란다.”

       

        수많은 차원을 거쳐왔던 나는 알고 있는 초월자가 몇 명 존재했다. 그리고 그들과 연락할 수단도 가지고 있었다.

        그 수단을 사용해,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고, 내 연락을 통해 상황을 알게 된 이들이 그 순간에 등장했다.

       

        – 와.

        – 친구도 있었어요?

        – 친구가 있었음?

        – 헐?

        – 라나님 친구?

        – 친?구

       

        “…….”

       

        이 고얀 놈들!

        나는 나를 놀리기 시작한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드래곤에게 친구라는 개념은 없지만, 나에게도 친구라고 할 만한 존재는 있다.”

       

        물론 이 차원에서는 ‘친구’라고 할 만한 이들이 없기는 하지만…… 애초에 이 차원에서 나와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있나?

        무엇보다…….

       

        “진짜로 친구라고 할 만한 이들이 없는 아이들은 나를 놀리면 안 되지 않으냐?”

       

        – 악!

        – 뼈 맞았어!!

        – ㅠㅠㅠ

        – 힝ㅠㅠㅠ

        – 카운터가 너무 아프다ㅠㅠㅠ

        – 퓨ㅠㅠㅠㅠ

        – ㅋㅋㅋㅋ

        – ㅜㅜㅜㅠㅜ

       

        진짜로 친구가 없었던 시청자들이 숙연해졌다.

        쯧쯧쯧.

        불쌍한 아이들이로다.

       

        그렇게 채팅창이 한 번 진정된 이후에야 나는 설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

       

        “때마침 도착한 초월자들의 도움으로, 나는 태양계를 복구했단다.”

       

        오염되었던 천체들은 소멸시킨 후 새로 만들고, 소멸되었던 태양도 새롭게 만들었다.

        그렇게 태양계를 복원해 낸 후, 나는 지구를 원래의 자리에 되돌렸다.

        마지막으로, 적당한 소행성을 깎아서 새로운 달로 만들기까지 함으로써…….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소동은 마무리가 되었단다.”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저게 소동으로 끝날 일인갘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너무 재미있음ㅋㅋㅋ

        – ㅋㅋㅋㅋ

        – ㄹㅇㅋㅋ

        – 앜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웃기 시작한다.

        이 짧은 설명에서 어떤 부분이 웃긴 지, 여전히 나는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인간들에겐 재미있게 느껴졌으니,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느껴졌다.

       

        “이걸로 이야기는 끝이란다.”

       

        – 뒷내용 더 없나요?

        – 그 지원온 초월자들 이야기는 없어요?

        – 그냥 지구를 떠났나요?

        – 힝.

        – 너무 갑자기 끝낸 느낌인데?

        – ㅠㅠㅠㅠ

        – 앙대여!!

       

        “창조체와 싸운 여파 때문에 지구에서 100년 정도를 더 쉬긴 했는데…… 그냥 쉬기만 한 것이라서 딱히 할 이야기는 없단다.”

       

        내 연락을 받고 도와주러 온 아는 초월자들도, 도움이 끝나자마자 전부 자신들의 차원으로 돌아갔다.

        나는 원상 복구한 태양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감시할 겸, 싸움으로 인해 지친 몸을 회복시킬 겸, 100년 정도를 지구에서 쉬었다.

        물론 그 100년의 세월 동안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이번 이야기의 주제인 ‘싸움’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니…… 이번에는 하지 않으마.”

       

        – 으아아악!!

        – 젭알!

        – 해주세요!

        – 궁금한뎅…

        – 힝.

        – ㅠㅠㅠㅠ

        – 사람 궁금하게 하시고!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아아… 이것이 바로 드래곤식 육수 조리기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단다.”

       

        나는 컴퓨터를 조작해, 현재 시간을 화면 위에 띄웠다.

        시계는 어느새 오후 4시 5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방송 종료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이지.”

       

        – 앗! 아아…

        – 방종은 쩔 수 없지.

        – ㅠㅠㅠ

        – 오늘도 이야기 재미있었습니다.

        – 오뱅알.

        – 용바

        – 아, 안대!

        – 가지 마요!

        – 오뱅알

        – 못 가염!

        – ㅠㅠㅠ

        – 라바!

       

        채팅창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대부분은 ‘방송을 좀 더 해 달라는 의미’를 담은 채팅이었으나, 몇몇은 작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참으로 귀여운 채팅들을 바라보며, 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오늘 방송도 재미있게 보았느냐?”

       

        – 넹

        – 재미있었어요.

        – 내일도 옛날이야기 해주실 거죠?

        – 내일은 주말이니까, 좀 더 길게 방송해주시면 안 되요?

        – ㅠㅠㅠㅠ

        – 내일도 옛날이야기좀!

       

        “내일은 게임 방송을 해 볼 생각이란다.”

       

        – 게임?

        – 갑자기?

        – 라나님 게임 개못하잖아요!

        – ???

        – 읭?

       

        내 말에 시청자들이 화들짝 놀란다.

        그게 화들짝 놀랄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거, 내가 삐져도 되는 부분인가?

       

        나는 일부러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팔짱을 꼈다.

        그리고 내 의지에 따라 책상 아래에 놓아두었던 것을 카메라 위로 들어 올렸다.

        얼마 전에 외출해서 사 왔던 인간 세상의 ‘콘솔 게임기’였다.

       

        – 아!

        – 오오!

        – 설마?

        – 설마설마?!

       

        “그래. 이왕 사 왔으니, 한 번 이것으로 게임을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

       

        나의 선언에 시청자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            *            *

       

       

        수많은 차원들 중 하나.

        수많은 선택지들에서 분기된, 수많은 가능성들 중 하나.

        만약에…… 만약에…… 그 수많은 분기점에서 분화된 차원들 중 하나.

       

        웅성웅성……!!!

       

        인간들이 찬란한 문화를 이룩한 차원의 지구.

        수많은 인간들이 힘을 합하고, 때로는 싸우며 일으켜 세운 찬란한 문명.

       

        현재 멸천룡 그랑 라그나가 머무는 차원 기준으로는…… 근미래라고 할 수 있을까?

        다만 그녀가 머무는 차원과 다른 점이라면, 이 차원에는 ‘게이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모든 인간이 ‘어빌리티’라는 이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 가지 더.

        모든 인간이 때때로 고개를 숙이고, 마음 깊이 숭배하는 존재가 각 마을과 도시의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었다.

       

        “신이시여.”

       

        “신이시여.”

       

        그것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드래곤의 황금상.

        약 천 년 전, 악신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던 인간들을 구원한 신.

        지금도 ‘성지’에 우뚝 자라난 찬란히 빛나는 ‘황금수’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자, 지금의 찬란한 문명의 토대를 만들어 주신 위대한 용신.

       

        “위대한 신께, 경배합니다.”

       

        “신이시여…….”

       

        오늘도 인간들은, 그들의 신에게 신앙을 바친다.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막간에 그 이후의 일상을 짤막하게 넣어보았습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신으로 신앙 받는 주인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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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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