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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3

       [아크: 오빠]

       [아크: 바빠?]

        

       [레반: 괜찮]

       [레반: 무슨 일 있어?]

        

       [아크: 아닝 나한테 무슨 일 있는 건 아닌데]

       [아크: 예나 있잖아]

       [아크: 괜찮겠지??]

       [아크: 이상한 짓 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

        

       [레반: 언니 분께서 같이 가신다고 했으니까]

       [레반: 믿고 맡겨야지 뭐]

       [레반: 가족이잖아]

       [레반: 오히려 이상한 짓 못할까봐 좀 걱정이네]

        

       [아크: ???]

       [아크: 아따먹병 전염성 있는 거였어?]

       [아크: 우리 상식인 어디갔어요 😦]

        

       [레반: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레반: 원래 하고 싶은 일은 적당히 해야 되는 사람이기도 해서 하는 소리야]

       [레반: 아무튼, 너무 걱정하진 맙시다]

       [레반: 은근히 너무 심한 선은 잘 지키잖아]

       [레반: 그 정도 자리에선 얌전히 있다가 올거야]

       [레반: 너무 아무것도 못하게 막아서 스택 쌓이지만 않으면]

        

       [아크: 그런가……]

       [아크: 하긴, 그렇네!]

       [아크: 고마워]

       [아크: 오빠 덕분에 좀 마음 편해졌어]

        

       [레반: ㅇㅇ]

       [레반: 너 방송 시간 거의 다 됐는데 얼른 준비하러 가고]

        

       [아크: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 너무 잘 아는 거 아니야?]

       [아크: 거의 친오빠 수준인데 🤔]

       [아크: 레반니임?]

       [아크: 이거 유출되면 억떡 좀 굴러가겠는데요?]

        

       [레반: 가라 좀]

       [레반: 진짜 전염성 아따먹병인가]

       [레반: 리틀 아따먹이 몇 명이야 대체]

        

       [아크: 예나 아직도 우리 엮는 우결 포기 못했던데]

       [아크: 나한테 그렇게 매정하게 대하면 예나가 슬퍼하지 않을까?]

       [아크: 나야 좋지만~]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아크: 농담이야 나 갈게!!!]

        

       (레반 님이 메시지를 입력 중입니다…….)

        

       * * * *

        

       이거, 외국 영화 보는 기분인데.

        

       사실상 관객이 되어버린 채 소파에 조용히 앉아, 위스키도 못 넣은 커피를 홀짝이는 사이.

        

       이예리와 사장 간의 대화는 제법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영어도 잘 하는구나. 키보드와 디스코스로 쌓아온 실전 나오나 영어로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내가 끼어들 기회가 없기도 했지만……주어져도 한 마디도 못하겠어.

        

       일단, 평소 내가 써오던 표현이나 용어랑 너무 달라서.

        

       당연한 일이다. 사제부터 죽여라,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아마 원숭이가 랜덤하게 버튼을 눌러도 방금 그 공격 카운터는 성공했을 거야……같은 말이 나올 자리가 아니긴 하니까.

        

       물론, 내 회화와 작문 실력이 청해나 독해에 비하여 훨씬 약한 탓이기도 했다. 북미나 유럽 서버에서 플레이할 때는 말을 하기보단 듣는 입장이었던 고로.

        

       그러니까……강공격 안 쓰면 뒤지는 불치병에 걸렸냐, 소원 들어주는 협회가 오면 제발 대신 그 손가락을 잘라달라는 소원을 빌어라, 그렇게 넘쳐나는 힘을 강공격 대신 느그 마누라 만족시켜주는 데 썼더라면 우편배달부랑 바람나진 않았을 텐데, 네 모가지를 따서 오줌을 갈긴 후에 하늘나라로 보내주겠다, 와 드디어 느그 부모님을 만나겠구나, 비슷한 냄새가 나는 상태로 만나게 배려해줘서 고맙다- 같은 말은, 제법 잘 알아들을 수 있다.

        

       ……그 시절엔 걸걸한 친구들이 제법 많았고……기계적 검열 시스템은, 욕설만 안 들어간 비틀린 공격을 권장했던 고로.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였다. 신사적인 플레이를 추구하는 정상인으로서, 그런 험한 말은 결코 입에 올리지 않았으니.

        

       애초에, 게임 플레이로 쌓인 감정은 게임으로 풀어야 하는 법이다. 게임 져놓고 상대 부모의 직업과 건강 상태를 다채롭게 추측한다고 해서, 실력으로 발렸다는 사실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나오나에는 감정을 풀만한 인 게임 모션이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로 많다. 괜히 출시 직후부터 갓겜 소리 들은 게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내 철학과 별개로, 외눈박이 마을에서 퍽 오래 살기는 했으니- 외눈박이들의 언어를 알아듣는 실력은 늘 수밖에.

        

       그러니 아무리 영어여도, 나오나 관련이라면 어느 정도 소통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보아하니, 여기는 세눈박이들의 공간인 듯하여.

        

       얌전히, 꺼내어 둔 핸드폰으로 번역기 어플을 가동했다.

        

       음. 그러니까 요약하면, 패치 방향과 버그 속출에 관한 걱정을 그렇게 표현하셨단 말씀이시군요.”

        

       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동생이 현재 나이트 오브 나이츠를 전문으로 스트리밍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걸 떠나서도 이 게임을 많이 사랑하는 아이예요.”

        

       아! 네. 무슨 VR게임을 해도 다 짓밟고 군림하실 것 같은 실력자가 우리 게임을 가장 사랑해주신다니. 개발자로서는 정말 기쁜 얘기네요.”

        

       네, 사장님. 같은 맥락에서, 나이트 오브 나이츠가 더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은 도움이나마……그러니까, 개인방송을 이용한 이슈메이킹으로 홍보 등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예나의 게임 플레이를 관람했던 기록도 남아있어요. 그러나 영향력을 이용해서 회사의 영업이나 게임 운영을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아,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 아따먹의 플레이를 관람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그게 이슈가 안 되면 뭐가 이슈가 될지 모르겠네요. 너무 멋졌습니다.”

        

       기분 탓일까.

        

       아까부터 사장의 표정과 말투에서 영혼이 떠나간 느낌인데.

        

       엑소시즘도 가능한 변호사, 라고 하면 그건 그거 대로 대단한 느낌이긴 하지만……악령이 아니라 본인 영혼을 퇴출시키는 건, 조금.

        

       네. 다만, 그만큼 나이트 오브 나이츠를 사랑하기에, 예나 입장에서는 애정어린 걱정이 하나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나이트 오브 나이츠 인기의 비결이자,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도적의 성능이 과도하게 저감되면, 나이트 오브 나이츠의 인기도 하락할까……그게 가장 큰 걱정이자, 고민이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이예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입장 표명을 이어나갔다. 이쯤 되면 사장의 표정을 신경쓰지 않는 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그리 하는 것이 목적인지가 궁금한데.

        

       깔끔하면서도 듣기 좋은 목소리기는 했다. 솔직히, 의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말의 연속이었지만.

        

       ……내 영혼도 어딘가로 떠날 것 같아. 응급용 술을 왜 안 챙겼을까. 

        

       아……그랬군요. 역시, 도적을…….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저희 나이트 오브 나이츠의 마스코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도적 스킬 디자인을 제가 해서 하는 얘기는 아니에요.”

        

       끝없이 이어지는 설명의 늪에서 반쯤은 수면 상태에 빠지고 만 걸까. 언제부턴가, 사장은 대화를 주도하던 이예리 대신 나에게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1초. 2초……3초.

        

       ……시간이 좀 긴데. 인사라도 해줘야 하나. 생각해 보니 들어온 직후에 넷이서 서로 인사하느라, 뭔가 제대로 둘이 인사하진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조용히 오른손을 들어, 도적의 초기 인사 모션을 취해줬다. 정말로 도적 디자인을 한 사람이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 3할, 그리고 나도 방에서 잠시 쫓아내 줬으면 하는 마음 7할을 섞어서.

        

       솔직히, 편의점에 다녀오고 싶었다. 물약이 급해.

        

       그러나 안타깝게도, 화답은 없더라. 오히려, 표정이 한층 더 어두워지는게……음.

        

       역시 맨정신에 게임 캐릭터 모션을 따라하는 20대는 좀, 보기 그렇겠지.

        

       ……조금, 부끄럽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사장은 내 행동을 딱히 지적하지 않았다. 힘없이 눈을 내리깔며, 한숨을 길게 내쉴 뿐.

        

       아니, 이게 더 부끄러운 거 같기도 하고.

        

       “-하아. 사실……아, 딱히 비밀은 아니지만, 이 얘긴 오프 더 레코드로 생각해주세요. 그……저는, 솔직히, 게임 개발밖에 모르는 사람이에요. 알파 버전 만들 때야, 뭐. 일은 산불처럼 번져 나가고, 모든 게 총력전이었으니……너나할 것 없이 다 함께 아이디어를 서로에게 집어 던지고, 쓰레기 같은 생각은 쓰레기통에 넣으라고 소리지르면서……그랬었죠. 그때야 저도 뭐, 개발만 할 수 있을 리가 있나요. 기획도 하고, 스킬 디자인도 하고……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덕분에 도적 특성 설계에도 참여할 수 있었으니, 좋은 추억이기도 하지만요.”

        

       아, 네. 그러셨군요. 그러면-”

        

       하지만 저희가 나오나로 대규모 투자를 받은 후로는, 기획팀과 운영팀은 엄선된 전문가로 구성되어서……사실, 솔직하게는……하아.”

        

       적당히 추임새를 넣던 이예리를 끊어가면서까지 시작했던 말을, 망설이듯 흐리는 사장.

        

       부족한 머리를 또다시 부여잡고는 한숨을 쉬는 것이……왜 이렇게 현재의 자산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그나저나.

        

       진짜 도적 스킬 디자인을 한 사람이었구나. 조금, 조금 달리 보이는데. 그러면……준비해온 선물도, 이 사장한테 줘야 되는 거려나.

        

       의자에 한껏 뒤로 기댄 채 반쯤 이탈했던 자세를 살며시 앞으로 기울였다.

        

       음……그러고 보니, 좀 똑똑해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배에 두둑하게 쌓인 저 개발주머니만 봐도, 게임에 진심인 실력자라는 건 티가 나잖아.

        

       어쩌면 패러데이에도 아직 희망이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엔 이런 사람이 없었나.

        

       그러고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정말로 기억에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그래도 시즌 2 말미 무렵부터는, 혹시 무언가 힌트라도 있을까 하여 개발자 인터뷰도 다 챙겨봤더랬다. 부족한 피지컬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비이성적인 영역까지 뻗치던 시절이 있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사장 여부를 떠나서- 정말로 처음 보는 얼굴이다.

        

       역시, 이런 점도 다르다는 걸까.

        

       하기야, 나오나도 VR나오나가 된 마당 아닌가. 이제와서 개발진 구성이 달라졌다고 놀라는 게 더 이상한 짓이겠지.

        

       그렇게 떠오르려 들던 의문을 고이 접는 사이, 사장은 조금 힘이 빠진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다.  

        

       “……아닙니다. 잊어주세요. 아무튼, 우리 패러데이 게임스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복합적인 밸런스를 고려해서 패치를 진행 중입니다. 우리 도적 여왕님에게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아직은 엠바고입니다만- 버그들만 잡히면 공개될 예정이니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번 시즌에는 신규 캐릭터가 4개월 간격으로 3개 추가될 예정이에요. 그 중 첫번째로는 후방 기습에 보다 특화된 암살자인 어쌔신이 등장 예정이니……아따먹님처럼 화려한 플레이가 가능하신 분들께, 더 멋진 게임이 될 거라고 합니다.”

        

       잠깐.

        

       지금 뭐라고-

        

       아, 그렇군요. 저도. 예나도, 한 명의 유저로서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잠깐만요.”

        

       그러니까, 도적의 사지를 찢듯이 너프한 이유가……암살 부분을 떼어다가 신규 캐릭터한테 밀어주려고 한 거였다는 거잖아.

        

       이건, 나오나가 정말 본격적으로 망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간보던 짓거리였다. 기존 캐릭터들의 역할을 조금씩 잘라내서는, 새 캐릭터 만들어다 팔아먹는-

       

       그거, 벌써 하려던 거였구나.

        

       어째, 벌써 한국지사도 만들고, 대회 규모도 어마어마해서……회사가 돈이 많은가, 싶었는데.

       

       그냥 빚을 왕창 땡긴 거였나.

       

       하기야, VR 게임으로 만들었으니까. PC게임이던 전생에 비해 투자가 한참은 더 필요했겠지. 게임을 만든 사람들보다 투자자들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도, 당연히 더 빨리…….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멀쩡히 굴러가는 게임을 왜 오체분시를 하는 거야.

        

       이건, 이건 관객으로서도 무대 난입 사유다. 

        

       법이고 뭐고……타인에게 모든 걸 맡기고 앉아서 이걸 방치하는 건, 이예나- 아니, 아따먹으로서 직무 유기야.

        

       그럴 거였으면, 방송 시작도 안 했어.

        

       제 목에 칼이 들어오기 전엔 안 돼요. 보여드릴까요.”

       

       

    그러니까, 설령 옆에 앉은 이예리가 제지하려 든다 해도, 달라질 건 없다.

        

       나를 위해서도.

        

       이예리를 위해서도.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덕분에 쌓아온 내 존재를 위해서도.

        

       여기까지 모두를 끌고 온 이상, 내게는 내가 생각한 대로 행동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 

        

       그러니-

        

       이제는, 설령 카나리아가 막더라도 멈출 생각은 없다.

       

       * * * *

       

       무슨 표현 하나하나가 이렇게나 극단적인지. 

       

       그러나 혹시 모를 실언이 이어지지 않도록 제지하려 고개를 돌렸던 이예리는,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닫았다.

       

       “안 돼.”

       

       단호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동생이,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젓고 있었던 탓에.

       

       “이젠, 내가 하게 해줘. 혹시 사고 터지면, 응. 수습도 내가 할 테니까. 사고……경험도 많아. 숙련된 경력직이야. 자랑할 일은 아니긴 한데.”

       

       -흐흫

       

       그리고 어째서인지, 

       

       “부탁할게. ……언니.”

       

       정말 오랜만에, 언니라는 호칭에 부담 없는 따스함이 담긴 것만 같아서.

       

       이예리는, 그저 두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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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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