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14

     

     

    여기는 에이레스의 한 놀이공원.

     

    그리고 그 곳에는 걷고 있는 ‘매직키티’ 인형이 있었다.

     

    인형이 걷고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직원이 인형탈이라도 쓰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의문을 품었던 사람들은 그 이상현상의 전말을 깨닫고는 모두들 실소한다.

     

     

    사실은 루크가 예르나에게 받은 인형을 품 안에 안은 채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거의 제 몸집 만한 인형을 안고 걸어가는 루크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그냥 매직키티가 혼자서 걷고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루크는 자신의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왜냐하면, 너무 커다란 인형이 시야를 온통 방해하고 있어서, 그냥 앞을 걷는 것만 해도 꽤 벅찼기 때문이다.

     

    루크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이건 대체 곰인지 고양이인지 모르겠군.’

     

    무슨 고양이가 이렇게 크단 말인가?

    쓸데없이 크기만 한 인형이다.

    애초에 인형이니만큼 그다지 무거운 것은 아니었지만, 크기가 너무 컸다.

     

    “루크, 무거우면 나한테 주라니까. 그렇게 애쓰면서 들고 다닐 필요는 없잖아.”

     

    루크의 불편한 듯한 표정을 본 다이튼이 손을 내밀자, 루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안돼, 이것은 예르나, ‘어머니’가 직접 내게 건넨 선물이 아닌가. 예의상 내가 들고 있어야 한다.”

    “그, 그러냐?”

     

    루크의 언동은 단호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직접’ 받은 선물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결코 예의가 아니었다.

     

    특히나 한번 사용하고 끝나는 소모품도 아니고, 도저히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없는 집이나 땅 같은 재산도 아닌, 엄연히 몸에 지니는 것이 가능한 ‘인형’이라는 물질적인 대상을 선물 받은 경우는 적어도 하루이상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자신이 지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귀족들 사이의 예절이다.

     

    그리 하는 이유는 자신이 부모에게 선물로 받은 것을 과시하며 타인의 눈에 담게 해 도둑질을 방지하게 하기 위함 이기도 했고, 또한 부모에게 받은 선물에 대한 고마움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으로 표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귀족에게 예절이란 절대적,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예절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사소한 물건이 있다면 직접 건네는 것이 아니라 사용인이나 노예를 써 전달을 하는 것이 귀족들 사이에선 일반적.

        

    그러나 예르나는 본인이 직접 건네었고, 또한 자신이 그것을 거절하지 않은 이상 예의에 따라 그것은 자신이 직접 지녀야한다.

     

    비록 귀족의 명예는 진작에 내려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루크는 가문을 위한, 그 중에서도 특히 부모에 대한 예절만큼은 지키고자 했으며, 그런 사고방식은 이 몸이 되고 나서도 여전했기 때문에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에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또한 예절을 지키는 것은 결국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가치는 곧 자신에 대한 대가이자 신뢰.

     

    누구보다 스스로의 가치와 신뢰를 중요시하는 마법사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니 더욱 루크는 이러한 예절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다.

    비록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부끄럽다고 해도…….

     

    그리고 예르나는 명목상이라지만 그래도 자신의 어미가 될 존재가 아닌가?

     

    그런 예르나에게 선물을 받았으니 적어도 하루만큼은 성의를 보여야 했다.

     

    헌데 그런 선물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비(루크는 이 생각에 한번 몸을 떨었다. 아무래도 아직 다이튼이 자신의 아비가 된다는 것이 적응이 되지 않았기에)의 손에 넘긴다는 것은, 절대로 말이 안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도, 좀 무거워 보이는데…….”

    “나는 괜찮다니까, 무겁지도 않고, 그대에게 짐을 더 늘리고 싶지도 않아.”

    “부끄럽지는 않아? 다들 한번씩 쳐다보잖아.”

    “뭐라?”

     

    루크는 살짝 당황하며 인형을 안은 자세를 바꿔 주변을 더욱 잘 살필 수 있는 형태로 바꾸었다.

     

    그러자 바로 느껴지는 몇몇의 시선과 몇몇의 웃음.

     

    그것들이 모두 자신을 향하는 것임을 깨달은 루크는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저들의 웃음은 자신을 비웃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정말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표정에 그려냈을 뿐이 아닌가.

    게다가, 적어도 지금 자신의 몸은 어린 아이의 몸, 객관적으로 여자아이가 인형을 들고 다니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도 없고 비웃음 거리도 아니다.

     

    루크는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 한층 더 굳은 표정으로 다시 고개를 든다.

     

    “그래도, 이건 내가 들겠네. 그게 ‘어머니’에게 예의니까.”

    “음……. 그래?”

     

    다이튼은 그런 루크의 단호한 표정을 보며 살짝 당황했다.

    루크가 원래 저렇게 인형을 좋아했나?

    저런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런 모습을 뒤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지켜보던 예르나가 다이튼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속닥거렸다.

     

    “다이튼, 그냥 루크가 들고 있게 해 줘. 루크가 그러잖아, 어머니가 준 선물이라 자기가 들고 있고 싶다고.”

     

    갑자기 귓가에 느껴지는 예르나의 숨결에 정신을 못 차리던 다이튼은 그 내용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설마 그런건가?”

     

    어머니의 선물, 그래서 놓고 싶지 않았던 것인가?

    루크는 오래 전, 실험체로 살게 되면서 부모를 모두 잃었으니 지금의 어머니가 건넨 선물이 아주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인형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준 선물이라서 갖고 있고 싶다는 것이라…….

     

    다이튼은 그제서야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이튼은 살짝 복잡한 표정이 되었다.

    부모 없이 자란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미 충분히 알고 있기에.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저 커다란 인형이 루크에게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질지도.

     

    뭐, 녀석도 어른스러운 척 하지만 결국은 어린아이였던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걸 보니 새삼 더 잘해주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다이튼은 바로 루크에게 다가가 말했다.

     

    “루크, 그럼 이번엔 저기 가보는 건 어때?”

    “어딜?”

     

    ———

     

     

    어느 곳을 가던지 기념할 물건은 있는 법이다.

    나중에 이곳에서 있었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기념품이 될 수 있으니까.

     

    이쯤 되면 알 수 있듯이, 루크의 일행이 들어온 곳은 바로 기념품 상점이다.

    루크는 과거 시루드가 식물원의 기념품 상점에서 디네키스로 만든 브로치를 샀던 것을 떠올렸다.

     

    잘 보존된 디네키스는 벌레를 쫓기도 하고, 짧은 기간 한번으로 한정되지만 보호마법에 사용할 수도 있는 좋은 마력초이다.

    그리고 그런 기념품은 루크로서도 환영이었기에 그곳에서 괜찮은 꽃을 볼 수 있다면 자신도 살 의향은 충분했다.

     

    ‘그러고보니 그 때 식물원을 모두 둘러보고 시간이 남으면 기념품 상점도 한번 들르려고 했는데, 그때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결국 들리지 못했군.’

     

    결국 신의 눈동자를 보고 난 뒤 서클에 가해진 감정의 충돌로 정신을 잃고 마는 바람에 기념품 상점은 구경도 못 해보았다.

    헌데 신의 눈동자의 발화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으므로 그 이야기는 논외로 하도록 하자.

     

    “’에레’라…….”

     

    루크는 작게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신의 눈동자를 보고 난 뒤, 머릿속을 강타한 그 이름.

     

    “에레? 방금 말했지!”

     

    그 이름에 반응한 것은 바로 파이리스다.

    소녀의 모습을 한 그것은 두 눈을 청록색으로 반짝거리며 자신을 맹렬하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자신을 그렇게 칭했었지, 무슨 뜻인지 도저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름에 민감한 정령답게, 아주 작게 중얼거렸는데도 굉장히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이 굉장히 부담스럽다.

     

    “아니, 그냥 혼잣말이었다. 가서 놀거라.”

    “……혼잣말이야? 흐응…….”

     

    그러자 파이리스는 곧바로 기가 죽은 듯 반응한다.

    대체 에레가 뭐길래 저렇게 반응하는 것일까?

    루크는 한숨을 푸욱 쉬었다.

     

    나중에 뭔가 실마리라도 잡았는지 제라드 콜슨에게 연락이라도 해보아야할 것 같다.

    에레가 뭔지 알아보고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도무지 연락이 오질 않으니까.

     

    ‘아차, 그러고보니 그가 내 바뀐 번호를 알았던가?’

     

    어쩌면 중간에 연락을 받지 못 할 때에 연락이 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여행으로 해외에 나가 있을 때라거나, 휴대폰이 고장났을 때 등등…….

    타이밍이 잘 맞지 않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전화라는 것도 결국 상대가 확인을 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흐음…….”

     

    일단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한번 발전소에 들르는 것으로 하고, 다시 이야기를 이쪽으로 돌린다.

     

    아무튼 그 식물원에서 기념으로 팔았던 것에 비하면, 이 기념품 상점은 꽤나 쓸모없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정말 ‘기념’만을 위해 만들어진, 실용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물건들 말이다.

    뭐, 사실 기념할 수만 있다면 일전에 바닷가에 가서 주워서 서랍에 넣어둔 모래성의 재료였던 조개껍데기도 기념품이 될 수 있으니, 무슨 쓸데 없는 물건이든 기념품이 될 수야 있겠지만…….

     

    그보다 조금 더 쓸모가 없었다.

     

    -뾱!

     

    뒷편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무슨 이상한 지팡이 같은 것으로 파이리스의 이마를 때리고 있는 디아나가 보였다.

     

    “얍! 맞아랏, 스피리루 뿅망치!”

     

    아무래도 그 괴상한 생김새의 지팡이는 뿅망치라는 장난감인 듯 하다.

     

    -뾱!

     

    “프히힛, 소리가 너무 웃겨!”

     

    뿅망치 소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이처럼 웃는 파이리스였다.

    그 소리는 정령적으로 사고해보면 어딘가 가슴이 간질거리는 감각이 들어서 즐거운 느낌이 들기는 한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아마도 정령밖에 모르겠지만…….

     

    “저런 걸 대체 왜 만든 게지?”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구조라, 가정에 두어도 마력세가 추가로 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도 딱히 쓸모는 없다.

    실제 망치와는 달리 강한 충격을 줄 수도 없어 보이니, 살 이유는 더욱 더 없어 보인다.

     

    “그리고 대체 이런 건 뭐에다 쓰라고 있는 것인고?”

     

    루크는 잠시 인형을 내려놓고 인간 귀 모양 머리띠와, 엘프 귀 모양 머리띠를 들어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테두리가 꽤 두꺼운 머리띠에 달린 인간 모양 귀와 엘프 모양 귀라? 어디다 쓰라는 건지 감도 안 온다.

     

    그렇게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보고 있으니, 다이튼이 설명한다.

     

    “아, 그거? 너 같은 수인 아이들 용도야.”

    “이걸 나 같은 아이들이 장착한다고?”

    “수인 인구 대부분은 개와 고양이 같은 ‘탑 이어’ 수인이니까, 머리띠 모양으로 그 귀를 누르면서 장착하는 거지.”

     

    간단히 설명해 ‘탑 이어’란, 수인들의 형태분류 중에서도 머리 위쪽으로 귀가 솟은 종을 뜻한다.

    반대로 자연스럽게 ‘바텀 이어’는 염소나 양처럼 얼굴 옆 위치에 귀가 달린 종을 뜻하고.

    이 차이 때문에 현대의 머리나 귀에 장착하는 장비나 의류, 액세서리등의 형태는 크게 두가지 형태로 제작되곤 한다.

     

    살짝 머리에 얹어보니, ‘탑 이어’를 감출 목적으로 테두리를 크고 무겁게 만든 이 머리띠가 머리의 3분의 1을 가려서 마치 자신의 고양이 형태의 귀가 없어진 것 처럼 보이게 했다.

    이제 귀만 제 위치에 들어간다면 인간이나 엘프처럼 보이게 될 수 있겠지만…….

    부러지다 남은 뿔의 뿌리에 걸려서 제 위치에 귀를 위치시키긴 어려웠다.

    결국 쓸모가 없는 물건.

     

    루크는 머리띠를 제자리에 갖다 놓으며 물었다.

     

    “왜 이런 걸 하지?”

    “글쎄, 인간이나 엘프처럼 보이게 하고 놀려고? 별로 대단한 이유는 없어.”

     

    루크는 다이튼의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 구석에 보니까 고양이 귀나 강아지 귀 머리띠 같은 요상한 것도 보인다.

    더 찾아보니 뿔도 나온다.

    종류별로 대체 몇 개를 만들어 놓은 건지 알 수도 없다.

     

    머리띠로 온 종족을 만들어보려고 했던 것인가?

     

     

    그 모습을 보니 흡사 과거에 의뢰목표나 사냥감의 귀나 뿔을 잘라 토벌의 증표로 사용했던 것이 떠오르는 느낌이다.

    헌데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그것은 분명 야만적인 행위일텐데…….

     

    “이거 참 알다가도 모를 세상이구나.”

     

    루크는 한숨을 쉬었다.

     

    이런 곳에서 사고 싶은 걸 아무거나 하나 고르라니, 대체 다이튼은 자신에게 뭘 선물하고 싶었던 것일까?

     

    도저히 모르겠다.

     

    ——

     

    그렇게 루크가 조금 더 쓸만한 기념품을 찾기 위해 인형을 다시 들어올리고 기념품 상점을 배회하고 있을 때쯤, 다이튼 역시 뭔가 기념할 만한 물건을 골라보고 있었다.

     

    처음엔 예르나와 함께 티셔츠라도 구매해서 커플들이 자주 한다던 짝 맞추기를 할까 싶었는데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다.

    그렇다고 모자는 사도 전혀 안 쓸 것 같고, 놀이공원의 기념품 상점이 으레 그렇듯 별로 쓸 만한 물건은 없는 것 같다.

     

    그때 머리에 갑자기 느껴지는 무언가의 착용감, 아마도 머리띠일 것이고 범인은 예르나겠지.

    그녀가 아니면 이런 짓을 할 사람도 없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꼬맹이들은 키가 너무 작으니.

     

    “이거 뭐야?”

     

    뒤를 살짝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예르나가 피식 웃고 있었다.

     

    “늑대 귀 머리띠야, 다이튼은 겉을 보면 그게 어울릴 것 같아서. 속은 완전 순한 양이지만.”

     

    하, 자신이 양이라니!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 뭐라고 답하기 위해 몸을 홱 돌리자, 다이튼은 예르나의 모습을 보고선 숨을 집어삼켰다.

     

    “어…….”

     

    예르나는 자신의 머리 위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작 머리띠 하나 얹었을 뿐인데 크게 달라진 분위기.

    종족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하는 거였나?

    왠지 평소보다 훨씬 귀여웠다.

    원리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자신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어때? 나는 어울려?”

    “어, 어어…….”

     

    대답이 괜찮았던 건지, 반응이 괜찮았던 건지, 예르나는 잠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예르나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귀, 그러니까 길쭉한 엘프의 귀를 손으로 가리며 다시 묻는다.

     

    “이렇게 하면 루크 랑 비슷한가? 어때? 닮은 것 같아?”

    “어……. 어?”

     

    심지어 거기서 살짝 고개를 갸웃하기까지 한다.

    다이튼은 예르나의 그 모습에 완전히 넋을 놓았다.

    아마도 저 질문과 행동의 의도는 자신이 루크의 엄마처럼 보이는지가 궁금한 것일 테지만…….

     

    다이튼은 반사적으로 예르나의 손등을 포개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우리 그거 당장 사자.”

     

    예르나는 다이튼의 그 반응에 살짝 당황하며 물었다.

     

    “응? 그, 그렇게 닮았어? 그렇게까지…….”

    “그런 거 같아. 아무튼 빨리 사자.”

    “으, 응. 그러자.”

     

    그래서 닮았냐고?

    아니, 전혀.

    솔직히 누가 봐도 닮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일단 이목구비가 너무 달라서 루크와 예르나 사이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귀여움’하나밖에 없을 정도.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이건 그냥 대놓고 유혹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바로 내 머리에 예르나가 직접 끼워준 이거까지 둘 다 구매해서 계속 쓰고 있자고 해야겠다.

    생각만 해도 신이 절로 나서 발걸음도 가볍다.

     

     

    그렇게 다이튼이 예르나의 대답에 흡족해 하며 손을 놓고 머리띠를 계산대로 가져가는 순간.

    예르나는 조금 멍한 느낌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 얼굴을 만져보지만, 조금 차가운 가죽장갑의 질감만이 느껴질 뿐, 자신의 얼굴의 온도가 가늠이 될 리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는데 당연히 새빨갛게 변해 있겠지.

    거울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새 볼이 사과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다.

     

    예르나는 크게 심호흡하며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키, 키스당하는 줄 알았어.’

     

    손도 잡히고 동시에 얼굴도 잡힌 상태로 얼굴을 가까이 대길래 꼼짝없이 당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자신이 과민했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자신이 남들이 보기엔 그 정도로 루크하고 닮았던 걸지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충분히 쉬었습니다!

    오늘은 컨디션도 기분도 좋아서 무지성 삽화투하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동물 귀 머리띠가 있으면 반대로 인간, 엘프 귀 머리띠도 있는 법이죠.

    동물귀만 있으면 좀 종족차별 같으니까요….

    다음화 보기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