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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4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별포크님, 제 친구 예나가 주변에서 예쁘단 소리 좀 듣더니 갑자기 사람들 시선을 엄청 의식하는게 연예인병에 제대로 걸린 것 같아요. 제 친구 예나한테 제발 정신차리고 평소대로 미친년처럼 살라고 한 소리 좀 해주세요.】

        

       또다.

        

       『헉』

       『예나야 정신 좀 차리자~~』

       『어쩐지 특정 텐련이 떠오르는 이름이네요~』

       『킹쁘긴 해』

       『???유명한 분인가요?』

       『예나야 미친년은 미친년답게 살자~』

        

       또, 예나 방에서 흘러 들어온 악질 시청자다.

        

       별포크, 아리는 새어나오려는 한숨을 애써 삼켰다.

        

       어느 정도야 예상했다지만, 예나의 얼굴 공개가 가져온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단순히 예쁜 사람이 아니라- 얼굴이 알려지기 전에도 압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나오나 계에서 단연 가장 유명한 스트리머였기에.

        

       그녀가 13살 무렵에 리듬체조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후 인터뷰한 영상이 온 나오나 커뮤니티에 도배되기까지, 시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채 사흘도 걸리지 않았더랬다.

        

       영상 도네이션을 대체 몇 번이나 받았는지. 이틀차부터는 세는 것도 포기했다.

        

       단가를 초당 1,000원으로 올렸음에도 얼굴과 함께 “이예나(13, ㅇㅇ중) – 전국체전 금메달”이라는 자막이 나오는 부분을 잘라서 3초씩은 보내오는 악질들 덕분에, 매번 모르는 척 표정관리를 하느라 고역이었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건 알지만서도.

        

       “아, 예나님? 누구신진 몰라도 저는 응원할게요! 대신 저런 친구는 손절하세요. 친구보고 미친년이 뭐예요, 미친년이. 신성……한, 우정을 무시하는 분이잖아요.”

        

       다만, 표정관리가 유독 어려운 건 그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이.

        

       아따먹의 애청자였던 그녀로서, 솔직히 자칫 방심하면 그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해버릴 것만 같았더랬다.

        

       시위 이후로. 아니, 어쩌면- 시위가 끝나고, 예나의 언니가 있는 식사 자리에서, 그녀가 눈치도 없이 신나서 예나의 방송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해댄 이후로……아따먹의 방송이 예전같지 않다는 건, 그 누구보다도 그녀가 잘 알고 있었으니. 

        

       애초에, 예나가 막무가내로 모든 걸 썰어 넘기는 모습에 반해서 팬이 된 것이 인연의 시작 아니었던가. 자신만큼 최근의 변화를 체감하는 이도 드물 터였다.

        

       물론, 그렇다고 미친년이니 하는 같은 불경한 소리에 공감할 일이야 없겠지만서도. 이상해졌다거나, 너무 소심해졌다거나……그런 말에는, 그만, 무심코.

        

       ‘……아니야.’

        

       -짝!

        

       두 손으로 얼굴을 툭 두들기며 끝없이 흘러가려는 생각을 다잡은 아리는, 새빨개진 볼로 활짝 웃으며 방송을 시작했다.

        

       “자! 그러면, 오늘의 게임은- 더 로그입니다! 이거 왜 하냐고요? 아니, 벌칙은 아니고요……이거 갓겜이라고 누가 보증해서요. 거짓말이면 책임지라고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거 우리 텐련이냐는 분, 밴입니다. 표현 조심해주세요.”

        

       ‘걱정하지 말자. 가족한테 들켰으니, 잠깐 어색한 거야……뭐. 당연하겠지. 분명, 금방 돌아올 거야.’

        

       * * * *

        

       목소리가 조금 많이 컸던 걸까.

        

       두 사람의 대화는 칼로 자른 듯이 뚝 끊긴 상태였다. 상상 이상으로 커다래진 눈이 나를 향한 채, 입만 뻐끔거리는 게……음.

        

       돌발행동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이예리에게는 조금……많이 미안하더라.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애초에, 어떻게 하더라도 미안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저 어찌 대해야 할지 모르는 탓에, 합리화를 해가며 오래도록 반복하여 미뤄왔을 뿐 아닐까. 묵힌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괜찮아지는 건, 더더욱 아님에도.

        

       그리 미뤄대지 않기로 결심한지 얼마나 됐다고.

        

       하러 온 일을 해야지.

        

       ……우선, 직접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핸드폰을 탁자 가운데, 사장과의 사이에 밀어 넣었다. 이 정도면 화면이 서로 보이려나. 나한텐 잘 안 보이더라도, 영어……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겠지.

        

       왜, 지금부터는 표현이 좀 격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쪽은 자신 있어.

        

       “음……번역기예요. 요즘, 성능 괜찮더라고요.”

        

       허리를 숙인 채 목을 쭉 빼서 멀어진 핸드폰 화면을 확인해보니, ‘This is a translator. Its performance is rather fine nowadays.’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떠오른 상태. 응. 됐네.

        

       아. 그리고……도적 얘기 나온 김에.

        

       “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퉁

       -햑!

        

       그리 말하며, 준비해온 단검을 가방에서 꺼내어 탁자 위에 올려 놓자니- 옆에서 조금, 조금 이상한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건 미리 설명을 할 걸 그랬나.

        

       역시, 실물은 존재감이 상당하네.

        

       인게임에선 유효 사정거리가 부족한 탓에 항상 짧게만 느껴지던 단검이었는데. 현실에서 1:1 비율로 구현한 단검은 제법 묵직하고, 의외로 큼직하더라.

        

       사장 역시 눈이 휘둥그레진 채 단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게……역시, 그 위용에 놀란 모양이었다. 설마 협박이라고 생각해서 저러고 있는 건……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지.

        

       그건 플랜B니까,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는데.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할 생각은 없고.

        

       * * * *

        

       묵직한 단검이 테이블 위에 올라온 순간.

        

       기겁을 하며 얼어붙어버린 이예리와 달리, 사장의 눈은 그저 빛이 나듯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아! 세상에, 이거……이거! 아니, 이 문양은 인게임에선 뭉게지지 않았어요? VR 디자인 팀이 절대 안 된다고 하던데. 이걸 어떻게……. 이걸, 이걸 정말 저한테 주신다고요? 세상에, 지금 당장 답례를……저도 공항에서 압수당한 게 있는데, 어떻게든 다시 가져올게요. 진짜예요! 하나님 맙소사, 도적여왕의 사인까지……혹시, 혹시 여기 밑에 to JDox라고 써주실 수 있나요?”

        

       패러데이의 사장은 경박스러운 랩이라도 하는 양 찬양을 뿜어내기 시작했지만- 그녀의 귀에는 무엇 하나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칼이라니.

        

       너무 놀란 탓에 제지조차 하지 못했다. 그대로 패닉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가방에서 저게 나오는 순간 소리라도 질렀으리라.

        

       차라리 다행인 걸지도 모른다. 차츰차츰 정신이 돌아오면서 본능적으로 칼날의 길이가 위법한 도검에 해당하는지, 혹시 날이 서있는 것은 아닌지 가늠한 결과- 사실적이지만, 날이 서있는 칼은 아니었으니. 전투 게임이니, 굿즈 같은 거겠지. 그래도, 그래도-

        

       이예리는 자꾸만 동생의 손목으로 향하려는 눈을 애써 다잡았다. 맡겨달라고 했으니, 맡겨줘야 했다. 

        

       “네. 대신……은 절대로 아니지만, 패치 방향은 정말 다시 생각해주세요. 이건 단순한 성능 너프 문제가 아니에요. 도적 너프하면서 신규 캐릭터를 이렇게 출시하면 게임 망해요. 진짜로.”

        

       아……. 하아. 그……무슨 심정이신지는 잘 알아요. 저도 개발자이기에 앞서 게이머입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칼질당하면, 그만큼 가슴 찢어지는 일이 없어요. 제가 예전에 포아글, 혹시 포아글도 아시나요?”

        

       “……네. 꽤 하기도 했고……방송을, 많이 봤어요. ……트위트에서. 아무튼 포아글도 망겜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짓은 안 했어요. 신규 캐릭터들 고증이 쓰레……문제가 있었을 뿐이에요.”

        

       아, 역시. 원래부터 VR실력자셨군요! 아무튼 제가 포아글에서는 시미터 쌍검을 썼는데, 쌍검 패링 판정이 너프 당했을 때……저, 정말로 회사 찾아갈 뻔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살던 시절이었으면 진짜 찾아갔을 거예요. 그래서……심정은, 이해합니다. 정말이에요. 하지만 저희 패러데이의 기획팀은 어디까지나 유저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둘을, 조금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그때.

        

       -하아.

        

       깊은 한숨소리가 커다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

        

       모임의 주제가 주제인 탓일까. 아니면, 시작부터 던져졌던 발언의 수위 탓일까. 이 회의 아닌 회의가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한숨소리가 한두번 울려퍼진 건 아니었다.

        

       다만, 이번 소리는 여태까지에 비해 조금 톤이 높았고- 그녀의 맞은편이 아닌, 옆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은데…….”

        

       나지막한 혼잣말. 성능 좋은 핸드폰이 그 음성을 잡아낸 건지, 화면에서는 통역 중임을 뜻하는 로딩 아이콘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그게 답답했던 걸까.

        

       번역기가 좀, 성능이 안 좋은 것 같아요. 이게 더 번역을 잘 하겠어. 핸드폰을 선물로 드리고 이걸 번역기로 쓸까요.”

        

       직접 소통을 시작하며 단검을 톡톡 두드리는 이예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진하게 배어있었다. 눈은 웃고 있지 않았지만.

        

       어, 네? 그, 여기에 번역 기능이……아. 그런 뜻이셨구나. 하하……자. 좋은 자리니까요. 뭐, 어느 쪽이든 편하게 말씀주세요. 저도, 언제부턴가 이렇게 저희 게임에 진심인 고객과 이야기할 기회는 드물어서……오히려 좋네요.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 다 말씀 주세요!”

        

       그럴까요? 그러면……네. 멀쩡한 캐릭터 팔다리 잘라다가 기워 붙인 누더기골렘 만들어서 신 캐릭터라고 파는 거, 게임 살인죄예요. 그리고 전 우리 나오나 그렇게 죽는 꼴 못 봐요. 절대로.”

        

       ‘막아야……아니야. 막으면, 그 다음엔?’

        

       생각해보면- 언제까지, 어디까지 막으려 들 생각이었던 걸까. 언니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상상한 범위를 너무 가볍게 훌쩍 뛰어 넘어다니는, 저런 걸 도울 생각이었으면. 그랬더라면, 애초에 가로막는 게 아니라 보조를 맞췄어야 했다.

        

       내 손으로 죽이면 죽였지. 이번엔, 그렇게 시름시름 앓다가 가는 꼴 못 봐요.”

       

       ……저런 말에, 대체 어떻게 보조를 맞춰야 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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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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