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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4

   테르사다가 아직 크라슈와 자기 딸의 계획을 알게 되기 전.

     

   크라슈는 성배로 가는 길에 올랐었다.

   그 길은 의외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프리만의 광장 중앙 건물에 있었다.

     

   프리만의 중심 구역에 있는 신들의 석상이 장식된 분수대.

   그 분수대는 신들이 손을 씻고 가는 명소로서 분수대 반경으로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되는 관광 명소였다.

     

   그러한 분수대를 감싸듯 둘러진 중앙 건물은 고명한 건축가가 만든 건축 작품이었다.

     

   그곳에 도착한 크라슈 일행은 중앙 구역답게 잔뜩 몰린 인파 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신들의 축제 탓에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인파 중에 성녀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난리가 나겠네.”

     

   크라슈가 혼잣말을 내뱉자 잡고 있던 손에 힘이 꾹 들어갔다.

   그 뜻이 무엇인지 잘 아는 크라슈는 아프다며 손을 툭툭 쳤다.

     

   그러자 손에 들어온 힘이 줄어들었다.

     

   크라슈의 손을 잡은 인물은 다름 아닌 아스트리아였다.

   성배까지 가는 길에 인파가 워낙 많으니 손을 잡고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괜히 길 잃어버리지 말고, 둘이서 손잡고 가고 있어. 여럿이 모여가면 눈에 띄잖아.」

     

   둘이서만 손을 잡게 된 이유는 아슬란의 조언 덕분이었다.

   아슬란은 디오나와 함께 뒤를 따라갈 테니 두 사람이 먼저 움직이고 있으란 소리였다.

     

   「소, 손이라니?」

     

   아스트리아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사이, 크라슈는 아무 생각 없이 아스트리아에게 손을 슥 내밀었다.

     

   예전 회차에서 아스트리아와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크라슈다.

     

   둘이서 어떻게든 죽어라 도망칠 때도 있었던 만큼.

   이런 식의 상황이 익숙해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아.’

     

   그러다가 이번 회차에서는 이러지 않았다는 것을 크라슈가 뒤늦게 눈치챘다.

   크라슈가 아스트리아를 바라보자 그녀의 얼굴은 싸악 굳어 있었다.

     

   저 표정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거 같은데.

   이제는 저 표정이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함임을 크라슈도 알고 있었다.

     

   예전도 그렇고 지금 회차도 그렇고 그녀는 꽤나 일관적으로 자신에게 마음을 품었었으니 말이다.

   그 사실이 미안한 한편, 여러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때 눈치챘다면 모를까.

   지금의 크라슈는 아내로 삼고자 하는 이가 있었으니까.

     

   아스트리아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한순간에 바뀌는 건 아님을 크라슈는 알고 있었다.

     

   ‘내가 너무 무심하게 행동했군.’

     

   아무 생각 없이 손부터 들어 올린 것을 후회한 크라슈가 주억거리던 때였다.

     

   스윽-

     

   그때 아스트리아가 천천히 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까지 푹 숙이며 손만 슥 내밀었다.

     

   악수를 청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었지만.

   조금 어이없어진 크라슈는 그녀가 내민 손을 순순히 잡아 주었다.

     

   「읏.」

     

   아스트리아는 그것만으로도 부끄러운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몸을 굳혔다.

   그 모습을 보니 크라슈는 예전 일이 떠올랐다.

     

   예전에 자신에게 대뜸 데이트 신청하던 아스트리아가 말이다.

   메리의 일 탓에 가지 못했던 데이트.

     

   그때 당시에 아스트리아는 크라슈가 데이트에 나오지 못한 것에 상처받은 게 아니었다.

   몸을 그만 혹사하라던 아스트리아의 말을 듣지 않은 채 또 혹사한 것에 실망한 거였다.

     

   ‘최근에는 그때보다 더한 꼴로 돌아오는 거 같지만.’

     

   왜일까.

   그때의 아스트리아와 지금의 아스트리아는 크라슈가 혹사한 모습을 봐도 대하는 모습이 달랐다.

     

   그때의 아스트리아의 눈에는 측은함과 안타까움만 가득했지만.

   지금의 아스트리아에게는 자신이 지탱해주겠다는 의지에 찬 눈동자가 먼저 보였다.

     

   ‘내가 나아가는 길이 달라서 이렇게 된 건가.’

     

   자신이 나아가는 방향에 따라 함께 지내 온 사람들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사실이 크라슈는 걱정이 되는 한편 싫지만은 않았다.

     

   그 자그마한 바뀜이 언젠가 세계 전체로 퍼져 결국 세계가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옳게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가.’

     

   그것은 알지 못한다.

   단지, 이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다시는 후회하지 않게 불사른다.’

     

   인생의 기회는 되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이미 한 번의 기회를 잡지 못한 크라슈이기에 그는 그 기회를 절대 놓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스트리아와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그녀 또한 크라슈가 반드시 지키고 싶은 기회 중 하나였다.

     

   더 이상 아스트리아를 잃는 세계는 만들지 않을 거니까.

     

   「꽉 잡을게.」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고 크라슈가 말했다.

   지금의 아스트리아에게 할만한 소리는 아니었으나 진심이었다.

     

   「……응.」

     

   그런 크라슈의 말을 듣고, 아스트리아는 살포시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이 종종 아스트리아가 진심으로 기뻐할 때의 웃음임을 알기에 크라슈도 덩달아 웃었다.

     

   그렇게 크라슈와 아스트리아는 함께 성배로 가는 길에 올랐다.

     

   그런 크라슈의 옆을 따라오고 있는 아스트리아는 로브 모자를 푹 뒤집어쓴 채였다.

   더군다나 축제용 신을 모방한 가면까지 쓰고 있자 사람들은 이중에 아스트리아가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

     

   ‘나무는 숲에 숨기라지.’

     

   사람은 인파 속에 들어가면 대부분 잘 모르는 법이다.

     

   “아스트리아, 저기 소시지 하나 파는데. 사줄까?”

   “당신, 이런 상황에 장난칠 때야?”

     

   이제는 손잡기도 나름 익숙해졌는지 아스트리아가 퉁명스럽게 묻자 크라슈는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축제잖냐. 너한테도 축제일 때가 있어야지.”

     

   그녀는 늘 축제 진행자로서 지내왔다.

   그렇다 보니 그녀가 축제를 직접 즐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크라슈의 뜻을 뒤늦게 알아서일까.

   아스트리아의 고개가 서서히 위로 들어 올려졌다.

     

   하늘 위, 신들의 축제를 기념하기 위한 장식품들이 여기저기에 걸려 있었다.

     

   옆에는 어린아이가 신이 나는 표정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꼬치구이를 먹고 있었다.

   어떤 이는 연인 사이인 듯 상인이 파는 머리띠를 서로에게 걸어보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노점상이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었다며 열심히 홍보했다.

   어느 한 음악인은 자기 악기를 든 채 다채로운 연주를 뽐냈다.

     

   그 광경을 아스트리아는 늘 멀리서만 봤을 뿐.

   오늘처럼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의 눈에 비치던 축제는 늘 자그마한 점들의 움직임과도 같았다.

   자그마한 불빛들이 거리에서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광경.

     

   그 또한 볼만한 광경이었으나 생동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성녀가 지나갈 때의 사람들은 늘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까.

   사람들의 얼굴조차 아스트리아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아스트리아의 시선이 앞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자기 손을 잡아 이끄는 크라슈의 뒷모습이 보였다.

     

   당차게 걸어가는 그는 늘 그렇듯 발걸음을 쉬지 않고 놀렸다.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등 뒤를 이렇게 막연하게 따라가며 축제를 구경하는 건 말이다.

     

   그녀는 늘 새장 속에 성녀로서 살아왔었으니까.

     

   맞잡은 손이 왜인지 모르게 뜨거웠다.

   너무 사람이 많은 인파를 탓하며 무작정 잡은 손이었지만 다시금 인식하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아스트리아.”

     

   그러는 순간 크라슈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너 축제 촌뜨기 같다.”

   

   

   

   

     

   크라슈가 농담 삼아 장난을 치자 아스트리아는 가면 너머로도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더니 크라슈와 잡은 손을 붕붕 휘둘렀다.

   화를 내는 건지 아니면 부끄러워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 왔다.”

     

   그때 마침 크라슈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둘은 어느새 건물 사이의 작은 길목으로 들어서 있었다.

     

   크라슈가 뒤를 바라보자 아슬란과 디오나도 때마침 사잇길로 들어왔다.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친 크라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레이는 테르사다의 곁에서 그녀의 스킬 ‘미러’를 통해 자신의 연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쪽은 충분히 시간을 벌어주겠지.

     

   아슬란이 검지를 슥하니 들어 올리고 내려그었다.

   그러자 네 사람의 주위에 소리가 한 번에 사라졌다.

     

   사일런스 마법이었다.

     

   크라슈는 아슬란이 마법을 걸어준 즉시 문 앞에 섰다.

   문에는 신성 보호막이 걸려 있었다.

     

   크라슈가 우뢰성을 뽑아 들었다.

   그 순간 크라슈의 우뢰성에서 흑염으로 된 검날이 솟아올랐다.

     

   크라슈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검을 휘둘러 문째로 베어 갈라 버렸다.

   신성 보호막째로 잘려 나간 문이 그대로 안쪽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사일런스 탓에 소리 없이 쓰러진 문에 크라슈는 안쪽으로 터벅터벅 들어섰다.

     

   술집처럼 꾸며진 내부에는 여기저기에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반대파 일당이 성배가 있는 장소를 습격한 흔적이었다.

     

   “늦은 거야?”

     

   아스트리아가 조심스레 묻자 크라슈는 시선을 옮겼다.

   흔적은 고스란히 이어져 술을 담아두는 창고가 보였다.

     

   그 아랫부분에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아니, 안 늦었어.”

     

   크라슈의 제 육감이 선명하게 지하로 이어져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여러 인기척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었다.

     

   “아스트리아,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뭔지 아냐.”

     

   크라슈는 지하 돌파를 준비하는 아슬란과 디오나의 옆에서 악의적인 웃음을 지었다.

     

   “지들끼리 싸우고 있을 때 단물만 쏙 빼먹는 거.”

     

   그 웃음을 옆에서 본 아슬란이 살짝 걱정스레 아스트리아 쪽을 보았다.

   그야,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저런 모습을 보이면 좀 깨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아스트리아는 거의 반쯤 풀린 얼굴로 크라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슬란은 걱정을 거뒀다.

     

   성녀님은 애초에 저런 미소가 취향이셨다.

     

     

   * * *

     

     

   눈부터 시작해 여기저기 몸에 남아 있는 수많은 상처.

   신전에 종사하는 자답지 않은 새까만 일색의 복장.

     

   반대파 일원이자 이단심문관 대장 베녹스.

   그는 오늘 성녀라는 악습을 행하는 이단들을 처리하고자 명을 받고, 성배의 제단을 찾았다.

     

   성배에 드나드는 신도 한 명을 심문한 끝에 얻어 낸 열쇠로 그가 성배의 제단에 들어섰을 때.

   그는 그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덫과 신성 왕가의 왕실 성기사단과 마주쳤다.

     

   아무래도 신성 왕가 또한 냄새를 맡은 듯.

   그들은 혹시나를 대비해 성배에 인원을 배치해둔 것이었다.

     

   “프리만의 영원한 영광을 위하여!”

     

   베녹스는 자신이 이끈 이단 심문관들과 함께 왕실 성기사단과 부딪쳤다.

     

   왕실 성기사단의 전력은 나름대로 강하다.

   하지만 왕실 소속의 기사단이 프리만 최강인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일종의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이들이다.

   대부분의 험한 일은 이단 심문관이나 일반 성기사단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오러의 출력 면에서는 다른 기사단보다 뛰어난 그들이나.

   이단 심문관들의 광기 어린 돌진 앞에 그들의 오러는 힘쓰지 못하고, 진형이 이리저리 뒤흔들렸다.

   

   이쪽도 성배의 길을 뚫기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해왔다.

   몸을 아끼지 않는 이단 심문관의 전투에 왕실 성기사단도 밀려들어 가 지하에서 공방을 이어 나갔다.

     

   ‘시간이 너무 걸리고 있다.’

     

   새 살을 강제로 돋구어 팔에 생긴 열상을 회복시킨 베녹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쪽은 결국 성공하기 전까지는 반역 취급받는 죄인이다.

   시간이 끌리면 끌릴수록 반대파 또한 위험해지는 마당.

     

   “모두 준비해라.”

     

   베녹스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의 발언이 이어진 순간 이단심문관 한 명이 방패와 신성 보호막을 세우고 있는 이들의 앞에 섰다.

     

   왕실 성기사단 쪽에서 그 행동을 보고, 의문을 가졌을 때.

     

   “프리만의 영원한 영광을 위하여!”

     

   그가 외친 말과 함께 몸에서 새하얀 불길이 일어났다.

     

   “미친!”

     

   그것을 눈치챈 왕실 성기사단이 당황했을 때는 늦었다.

   이단 심문관은 그대로 왕실 성기사단을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섬광이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상까지 뒤흔들 만큼 거대한 폭발과 함께 왕실 성기사단이 이룬 진형이 초토화가 되었다.

     

   몸 내부에 깃든 신성력을 강제로 응축시킨 뒤 자신이 매개체가 되어 폭발시켜 버리는 신성 자폭.

     

   조금 전 이단 심문관이 행한 일이었다.

     

   왕실 성기사단의 진형이 무너진 즉시, 이단 심문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들은 무너진 진형을 헤집으며 자기 몸에 신성 회복 마법을 건 채 미친 듯이 날뛰었다.

     

   덕분에 왕실 성기사단은 수세에 몰렸다.

     

   “이런 지하에서 이딴 짓을 해! 다 같이 매몰 돼서 죽고 싶은 거냐!”

     

   그때 마침 왕실 성기사단원 한 명이 외쳤다.

   방금전 자폭으로 위가 무너졌으면 그대로 전부 죽을 위기였다.

     

   그것도 모르냐고 왕실 성기사단원이 비난하자 베녹스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 또한 신의 뜻이다. 적어도 성배는 확실히 파괴되겠지.”

     

   무뚝뚝한 그의 얼굴이었으나 눈에서 흐르는 건 광기였다.

     

   “……미친 새끼들.”

     

   새삼 이단 심판관이 얼마나 미쳐 있는지 깨달은 그가 넋 놓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베녹스의 도끼가 그의 목을 내려찍었기 때문이었다.

     

   콰직!

     

   잘린 그의 목을 걷어찬 베녹스가 안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그러자 그의 눈에 몇몇 사제들이 필사적으로 문에 신성 보호막을 걸고 있는 게 보였다.

     

   “여기군.”

     

   그의 도끼에서 붉은색의 신성력이 피어올랐다.

   동시에 샛노란 스파크가 튀어 오른 순간 베녹스가 도끼를 내던졌다.

     

   콰직!

     

   그의 도끼는 앞에 있는 사제는 물론 신성 보호막이 걸린 문까지 찢어 버렸다.

   순식간에 문을 걸레짝으로 만든 그는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대로 성배를 탈취한 뒤 지상으로 빠져나갈 작정이었다.

     

   그때였다.

   베녹스가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즉시 몸을 빼려던 순간.

     

   그보다도 먼저 날아든 새까만 검면이 그의 얼굴 앞에 도달해 있었다.

     

   이단 심문관으로 20년을 종사하며 대장직에 오른 그다.

   그런 자기 감보다도 훨씬 빠른 검면을 보며 베녹스의 한쪽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그러나 그때는 늦었다.

   검면 너머 검푸른색의 머리카락이 보였다 싶을 때는 이미 검면이 그의 안면을 붕괴시켜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안면이 박살이 나며 날아든 베녹스가 지하 공간 벽을 붕괴시킨 채 나뒹굴었다.

   그가 의식을 되찾고자 필사적으로 이를 아득 물자 그의 등이 콱하니 짓밟혔다.

     

   그만한 일격을 날려 놓고, 확실한 확인 사살까지 하러 오다니.

     

   강자다.

   그것도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강자.

     

   “자고 있어.”

     

   베녹스가 누구냐고 묻는 것보다 먼저 말이 돌아왔다.

   곧이어 후두부에 이어진 충격과 함께 베녹스의 정신은 깔끔하게 날아갔다.

     

   그의 손에 뒤늦게 쥐어진 마법 통신 기구만이 조용히 바닥을 뒹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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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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