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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5

       *

         

         

         전력으로 질주할 때 말은 결코 편안한 탈것이 아니다. 발굽이 대지를 박찰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충격은 척추를 관통하며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그 위에서, 말의 목을 끌어안고 달리다보면 반복되는 충격에 뇌는 금새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만다. 말은 생물이라, 원하는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 쉽지 않기도 하다.

         

         소리는 거친 바람과 잇따르는 발굽 소리에 묻히고, 서로의 대화는 고함 또는 괴성으로 정해져 있다. 기사들이 수신호로 이동하는 것에 달리 이유가 있지 않다.

         

         그 모든 난관을 딛고도 올바른 판단과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기마술이라. 따지자면, 일행의 기마술은 이미 틸레스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며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후방!! 기병대!!”

         “숫자!!”

         “30! 대응해?”

         “그 정도는 무시해! 아저씨는?”

         “그 뒤! 돌파 중…! 아니, 돌파했다!”

         

         

         곧, 콰앙. 하는 폭음과 함께 기사 하나가 공중에 날았다. 그들의 뒤를 쫓던 기사들이 일제히 후방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오후, 태양을 등지고 한 사내가 말을 몰고 있었다. 하얀 거품을 문 말이 거칠게 숨을 토하며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한 손엔 도끼를 쥐고, 다른 한 손에 어디선가 빼앗아온 듯한 기병창을 끼고 있는 사내가. 온몸에 피를 적신 채로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겁 내지 마라.”

         

         

         이반은 투레질하는 말의 목덜미를 두드리며 속삭였다. 네가 겁을 내야 할 상대는 눈 앞의 허수아비들이 아니라, 네 몸 위에 올라탄 인간 하나뿐이다. 그렇게 강조하며.

         

         기사들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 다시 충격이 이고, 세 사람이 낙마했다. 두 자루의 칼을 빼앗은 이반은, 공중에서 빙글 돌려 그대로 던졌다.

         

         

         “아저씨!!”

         “달려라!! 하루 거리를 두고 가마!!”

         “예!! 꼭! 교황청에서 봐요!!”

         

         

         이자벨은 환한 얼굴로 외치고 박차를 찼다. 이반은 그녀들과 방향을 빗겨서 기사들을 유인하며 이동했다.

         

         성녀를 쫓아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더라도, 기사들에겐 다른 선택이 없었다. 저 사내를 등 뒤에 두고 쫓을 수는 없다.

         

         이자벨은 순식간에 저 멀리로 사라진 이반을 힐끗 바라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언제나 그랬듯이 믿을 뿐이다.

         

         적어도 교전 상황에선, 그녀의 척후는 단 한 순간도 믿음을 배신한 적 없었으니.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한 뒤에, 또 피로 범벅이 되어서 말을 몰고 나타나겠지. ‘돌아왔다.’ 그렇게 무표정하게 말하면서.

         

         그러니, 언제나 그랬듯이 믿을 뿐이다.

         

         

        -꾸득.

         

         

         고삐를 쥔 손이 새하얗게 물들 정도로 걱정하면서도, 억지로 입꼬리를 밀어 웃는 얼굴을 하고는. 이자벨은 다시 거칠게 박차를 찼다.

         

         그래, 용사는 언제나 웃어야 하니까. 하면서.

         

         

        *

         

         

         그 뒤로 일행은 추격자들을 조우하지 않았다. 성녀보다 더 큰 전략적 목표가 되기 위해선 대체 어떤 짓을 저질러야 할까, 같은 생각은 애써 눌러 참았다.

         

         이틀간 질주로 평야에 도달하고, 그로부터 다시 이틀. 최대한 관도를 벗어나 달리며.

         

         말이 지쳐 쓰러지고, 다시 도보로 뛰어 길을 찾을 때까지도. 일행은 별 말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들에게 추격대가 붙지 않는 시간이란 곧, 적의 추격을 홀로 감당하는 사내가 전선에 남아있어야 할 시간과 같으니.

         

         불평 따윌 할 수 없다. 그저 맹목적으로 달리는 것은 명백히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보다 쉽다.

         

         

         “도착…했다….”

         

         

         엘피헤라가 마른 입술로 간신히 중얼거렸다. 일행은 관도 너머 보이는 도시의 새하얀 외성을 바라보며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교황청. 럭스 상투스 오르비스(Lux Sanctus Orbis)… 얼마만에 오는지 모르겠군요.”

         “사람이 많네요…?”

         “공의회가 열리지 않습니까. 한 세기에 한 번 열리기도 어려운 의례인데, 당연히 순례객들이 많을 수 밖에요.”

         

         

         성녀는 덜덜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애써 걸었다. 일행은 성녀의 뒤를 쫓아 걸음을 옮겼다.

         

         이 자리까지의 여정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제 일어날 공의회의 결과일 테니까.

         

         

         “잠시만요 성녀님.”

         “예?”

         “이제와서 이런 얘길 하는 것도 조금 웃기긴 하지만요….”

         

         

         오스칼은 밀집한 수많은 민중과 높게 뻗은 성벽, 그 아래를 거니는 중무장한 병사들을 훑으며 말을 이었다.

         

         

         “일이 잘못되면… 빠져나올 수는 있는 겁니까?”

         “공의회에 날을 맞추지 못했다면 모르되, 이제는 가능하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최악의 경우라도 몸을 빼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겁니다.”

         “으음….”

         “에잇, 어차피 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신학 논쟁이 될 겁니다. 그리고 대부분 신학 논쟁은 하루 안에 끝날 수가 없어요. 사실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논리로 증명해야 하는 것들을 다루기 때문이죠.”

         

         

         그런 논쟁이 일어났을 때, 교회는 분열을 막아내기 위해 무류권을 지닌 교황의 선고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교회규율이 인정하는 무류권은 교황과 성녀, 두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뉘어 있으므로.

         

         

         “의견이 대립하더라도 교인들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어렵지요. 한순간에 끝나지 않을 일이니, 이제부터는 체력전이에요. 좋은 곳에서 먹고 쉬면서 기다리고 계세요!”

         

         

         성녀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걸음을 옮겼다. 그녀를 알아본 교인과 병사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고 길을 열자, ‘보셨죠?’라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는 관도를 따라 교황청으로 들어섰다.

         

         

        *

         

         

         이반은 뻐근한 팔을 우득 풀어내며 걸음을 옮겼다. 이자벨 일행과 떨어져 반나절 가량 다른 방향으로 적들을 유인하고, 충분히 거리를 벌린 후 다시 반나절 가량 돌아왔으니. 어떻게 시간은 맞춘 셈이다.

         

         밤하늘에 별이 박혀 반짝이고 있었다. 이반은 주워온 기병창을 어깨에 비껴 들고 터벅터벅 걸었다.

         

         이미 성녀는 교황청에 도착했을 것이고, 공의회의 첫째 날까지 지났을 시간이다. 중간에 추격을 뿌리치겠다고 하루 정도 보냈어도 시간에 맞추지 못할 일은 없다.

         

         그러니 체력을 회복하며 다소 여유를 가져도 좋다는 뜻이다. 그를 쫓던 추격자들은 이미 그가 남긴 가짜 흔적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테니.

         

         

         “후….”

         

         

         짙은 피로가 머리 한켠을 깊게 억눌렀다. 틸레스에 비하자면 다소 격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기사는 기사다. 기사들의 추격을 단기필마로 손실 없이 돌파할 수는 없었다.

         

         흘린 피는 포션으로 보충했다 하더라도 피로는 어쩔 수 없었다. 거의 나흘 가까이 무수면으로 이동한 탓에 머리가 아찔해졌다.

         

         일단 일행과 합류하고 난 뒤에 잠시 눈을 붙일 수 있겠지. 이반은 저 멀리 보이는 흰 성벽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교황청의 새하얀 성벽이 달빛을 받아 빛나며….

         

         

         “연기…?”

         

         

         불타고 있었다.

         

         

        *

         

         

         혼란에 빠진 성에서 순례객들이 울부짖으며 달리고 있었다. 광기에 가까운 형태로 횃불을 휘두르며 뛰어다니는 모습은,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만 같아서….

         

         

         “타락한 성녀를 찾아라!!”

         

         

         차라리 주를 찾는 것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하며 이단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찾고 있다는 것은 잃어버렸다는 뜻. 즉,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체 무슨 수로 하루만에 이런 꼴이 되었는지 퍽 궁금하긴 했다.

         

         

         “이보시오.”

         “타락한— 뭐, 뭐요?!”

         

         

         순례객 하나가 벌컥 화를 내려다가 이반을 보며 입을 다물었다. 전신에 말라붙은 피로 범벅이 된 채로 핏물이 묻은 창을 어깨에 비껴찬 사내에게 화를 내기엔 이 순례객은 너무 감수성이 풍부했다.

         

         

         “무, 무슨 일이시오?”

         “하나만 물읍시다. 이게 다 무슨 소란이오?”

         “이제 막 들어오셨소?”

         “그렇소. 화적을 만나서 간신히 빠져나온 길이오.”

         “오….”

         

         

         화적을 도륙하고 개선하는 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꼴이라, 순례객은 마른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성녀가… 퉷! 주여, 제 입을 용서해주십쇼. 그 마녀가 사실 타락했다고 하더이다!”

         “…어째서…?”

         “그야 내가 알겠소? 주께서 그 마녀와 하수인들의 타락에 진노하시어 세상에서 빛을 거둬가셨으니 사제님들이 힘을 잃어버렸다는 게지!”

         “…그래서 그 마녀와 하수인들은…?”

         “기묘한 주문으로 성벽을 불태우고 달아났소! 멀리 가진 못했을 거요. 그쪽도 함께 찾으시오. 교황 성하께서 현상금을 거셨으니 용병이래도 돈이 될 거요!”

         “그러지. 알겠소.”

         

         

         이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뜨려다가, 문득 물었다.

         

         

         “아, 하나만 더 물읍시다.”

         “뭐요?”

         “공의회가 열렸다고 들었는데, 성녀가 타락했다는 것은 대체 어찌 안 거요? 신성력을 잃어버린 것은 교황 성하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소?”

         “그게 무슨 불경한…!!”

         

         

         사내는 벌컥 화를 내려다가, 이반의 창에 말라붙은 핏자국에 침을 꿀꺽 삼키며 다시 공손함을 되찾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논리적으로, 이 불경한 무법자를 가르치려 노력했다. 신실한 교인의 모습으로.

         

         

         “그 마녀가 감히 교황 성하께 ‘타락’을 운운했다 하더이다. 공의회에서 말이오. 하지만 성하께오선 이미 이를 알고 계시었으니, 대답은 단순했소.”

         “단순했다라…?”

         “성하께오서는 그 마녀의 타락을 위해 기도하시었소…!!”

         

         

         사내는 호들갑을 떨며 몇 번이고 성호를 그었다. 그는 곧 경건한 말투로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에 주께서 대답하시었소…. 성령이 임재하시니 그 휘광이 만물을 비추리오다. 오, 주여.”

         “대답하시었다…?”

         “그건 기적이었소…! 찬란한 빛과 함께 앉은 자가 일어나고, 봉사가 눈을 뜨고, 상처 입은 자가 치유되었으니…. 아, 오직 성하께서만 주께서 보시기에 만족스러우셨다는 뜻이 아니겠소?”

         “신성력을 사용했다…?”

         

         

         이반은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베올그린의 계획은 완벽했다. 그는 천상을 뒤흔들어 신들의 세상과 인간의 세상을 분리했다. 이제 이 땅에는 그 어떤 신도 개입할 수 없다.

         

         유진의 상태창이 망가진 것이 가장 큰 증거였다. 그것만큼 확실하게 신과의 단절을 증명하는 것 따윈 없다.

         

         그런 세상에서 신성력을 사용했다…? 이반은 반사적으로 몸을 살폈다.

         

         그의 몸엔 신성력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아주 희미하게, 몸을 치유하는 것에 모조리 사용되었지만, 그 흔적만큼은 확실하게.

         

         

         ‘천상의 신들에게 구걸하지 않고도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는….’

         

         

         이반은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꼬였군. 하면서.

         

         

         “고맙군.”

         “별 것 아니었소. 자, 더 물을 것이 없다면 나는 이제….”

         

         

         사내는 이 무뚝뚝한 용병에게 대답하려다가 눈을 끔뻑였다. 방금까지 그 남자가 서 있던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눈을 몇 차례 비벼 닦고는 경악하며 외쳤다.

         

         

         “마녀의 사술이다!!!”

         

         

        *

         

         

         어둠 속에서 흔적을 찾는 것은 적어도 이 나라에서 그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을 수 없다. 설령 신성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교황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이 ‘어떤 신’의 신성력이든 상관없이.

         

         하여, 이반이 일행의 흔적을 발견해 뒤를 밟았을 때. 일행은 숲 속에서 담요를 두른 채로 야영을 하고 있었다.

         

         

         “파트리시아.”

         “…!!”

         

         

         그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칼을 뽑아든 이자벨과 오스칼은 곧 반가움에 큰 웃음을 지으며 벌떡 일어섰다.

         

         

         “아저씨!!”

         “잠시.”

         

         

         이반은 달려드는 이자벨을 밀어내고 성녀에게 다가갔다. 성녀는 피로에 찌든 눈으로 어둡게 이반을 올려보았다.

         

         담요 아래에선 덜덜 떨리는 손이 보였다. 충격이나 공포가 아니라, 분노로.

         

         침잠한 눈동자 아래에선 씻을 수 없는 분노와 증오의 흔적이 비쳤다.

         

         

         “형제님.”

         “얘기는 들었다.”

         “루시우스…. 그 자가…!!”

         

         

         아득, 성녀는 이를 거칠게 깨물며 이반을 바라보았다. 이반이 자리에 앉자, 그녀는 타오르는 눈으로 이반을 향해 말했다.

         

         

         “칠용장과 손을 잡았습니다…!!”

         “칠용장에게 굴복했겠지.”

         

         

         두 사람은 동시에 같은 말을 입에 담았다. 성녀는 곧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고개를 떨어트렸다.

         

         이 땅에는 이제 신이 없다. 그러나 신성력을 보유한 존재들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그 스스로 신이 된 존재들. 관념을 보유한 절대자들….

         

         만일 ‘신성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완전히 말소되었다면 칠용장의 저주가 남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이반은 여전히 모든 음식이 모래알처럼 느껴졌다.

         

         천상의 신들이 내리는 신성력은 분명히 단절되었다. 이는 베올그린의 보장이 있었으므로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칼리온에서의 전투에서. 베올그린이 천상을 헤집은 후에도 이반의 몸 속엔 신성력이 남아 있었다. 세나스게오르의 파편이. 그 말은 곧.

         

         이 땅에서 살고, 살아왔으며,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신들에겐 여전히 그들의 힘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리란 뜻이라.

         

         

         “누군지 알겠나.”

         “장막의 라메릭스. 그 자가 확실합니다.”

         “하필이면.”

         “예, 하필이면!!”

         

         

         성녀는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 교황, 모든 교인들의 어버이이자 신앙의 수호자라는 작자가.

         

         감히, 색욕의 신에게 굴종했다니.

         

         같은 교회의 신앙인으로서 이보다 더한 모욕이 없을 지경이었으므로.

         

         성녀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이반의 손등을 감싸 쥐었다.

         

         

         “형제여. 저는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이 땅에 이러한 타락을 좌시할 수는 없어요.”

         “아니. 그건 하책이다.”

         

         

         지금 오르비스에는 칠용장이 없다. 대저 칠용장이란 그 존재감을 감출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으니. 만일 라메릭스가 이 지역에 있었다면 누구나 그 존재를 느꼈을 것이다.

         

         칠용장은 단지 그 자리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세상의 법칙을 으스러트린다. 그들은 왕거 밖으로 쉽게 나서지 못한다. 영혼의 격이 넘쳐 흘러 세상을 오염시키는 탓에.

         

         그러니 지금 오르비스에는 그들이 없다. 당장 오르비스에 짓쳐들어도 소용이 없다. 교황을 암살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교황은 순교자가 될 것이고, 이 세상 모든 신앙인들은 교황을 숭배하며 성전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 결말은 막아야 한다.

         

         

         “에퀴타니아로 가야 한다. 파트리시아. 성전의 방향을… 놈들의 총의를 한 자리에 모아야 해.”

         “그 뒤에는요? 며칠이나 버틸까요? 남부육국의 5개국이 등을 돌린 이 상황에서…!”

         “그 뒤엔, 놈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칠용장을 친다.”

         

         

         그러니 고맙다고 대답했다. 칠용장이 용사 파티의 일원을 죽인다는 이 지긋지긋한 반복 속에서, 적어도 이번엔 적이 먼저 마각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무릇 함정이란 상대의 전력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승리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면, 적의 함정 속으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반은 자신의 손등을 덮은 성녀의 손을 꾹 쥐며 말했다.

         

         

         “그러니 일어나라.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맹세코, 너는 결코 오늘 죽지 않게 하겠다.”

         

         

         달을 등지고 내려보는 이반의 푸른 눈을 마주 바라보며, 성녀는 조용히 손을 떼어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EP34. 보편 공의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소제목이 공의회라 공의회가 중심이 될 줄 아셨죠?
    하하!!
    *
    지금 이번 에피소드 전체에서 댓글을 포함해 조회, 추천, 기타등등의 지표를 아예 보지 않고 연재하고 있었습니다!
    소통을 완전히 단절한 것은 제 부덕과 부족함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최근 너무 상처 받는 것이 많아서… 디톡?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빠르게 훑어보고 오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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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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