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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6

       *** ***

         

       독의 대 당가주.

         

       사실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애초에 도박판이라는 것이 운적인 요소가 강해서 아무리 나라고 할지라도 승패를 단언할 수 없지만 두 사람이 벌일 도박판은 도박이라기보다는 도박 실력을 겨루는 싸움에 가까우니까.

         

       내 예상은 무승부였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독의 어르신을 최대한 가르쳤지만 수십 년 간 도박을 쉰 사람이다. 고작해야 열흘 동안 얼마나 기량을 끌어 올릴 수 있었겠는가.

         

       의술의 특징을 살린 새 도박술을 장착하는 것만 해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수비 전체의 역량을 올리기는커녕 간신히 날림으로 당가주님의 주력 기술만 겨우 대비한 상황이었으니 당가주님이 다른 유형의 야바위를 선보이면 독의님은 그때마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당가주님 역시 난생 처음 보는 유형의 야바위를 접하기는 마찬가지.

         

       양쪽 다 앉은 그 자리에서 상대의 기술을 대처하거나 파훼할 방법이 없으니 적당한 시간이 되면 무승부로 처리하고 일어나리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두 번의 도전을 거치며 독의 어르신의 도박 감각을 깨운 뒤 차근차근 가주님을 공략하려 했는데…

         

       “….지셨다고요?”

         

       “허허, 그렇네.”

         

       솔직히 당황스러웠지만…상황 자체는 나쁠 것이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예?”

         

       “허허, 그렇게까지 모른 척 할 필요는 없다네.”

         

       갑자기 신뢰와 감사를 담은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가주님.

         

       “다 자네가 안배해 놓은 결과라는 걸 알고 있네. 독의 어르신에게 느린 기술을 가르쳐 드린 것도 그렇고 일주일 정도 더 기다려 도전했다면 나를 압도할 수 있었음에도 지금 시점에서 도전한 것도 그렇고…다 나와 어르신을 오랜 시간 도박판에 앉혀 진심을 끌어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이게 무슨 소리지.

         

       “내 부탁을 들어준 것 정말 고맙네. 나는 고작해야 자네를 이용해서 어르신을 며칠 더 붙잡아 두려고 했건만 자네는 독의 어르신의 마음을 돌려버렸구만. 내 부탁과 독의 어르신의 부탁 모두를 한번에 처리하다니 역시 자네의 심계는 내가 헤아릴 수가 없으이.”

         

       대체 어제 이 가주전에서 무슨 판이 벌어진 것일까. 이몸 호천안조차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어떤 혼돈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궁금해 미치겠군.

         

       그렇다고 또 딱밤을 맞은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가주님에게 상황을 꼬치꼬치 캐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음. 그렇군요. 그래서 잘 해결된 겁니까?”

         

       “그렇네. 독의 어르신께서는 한동안은 이 당가에 정착하실 것 같네.”

         

       가주님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 산넘어 산이라는 표현이 딱 걸맞는구만.”

         

       “또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어르신께서 내게 기회를 주셨으니 그 기회를 붙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당가타에 어르신이 정을 붙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참 좋겠군.”

         

       그러면서 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철석같이 내 머릿속에 어떤 계책이 존재하리라고 확신하는 듯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

         

       “크흠, 그거 참. 누가 좀 참고할 만한 의견을 줬으면 좋겠는데…”

         

       “….생각을 좀 해보겠습니다.”

         

       “오, 그래 주겠나? 허허 이거 손님에게 너무 많은 부탁을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가주전을 빠져나왔다.

         

       “고맙네.”

         

       곧바로 독의님의 처소로 가자 독의님이 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자네 덕분에 설욕할 수 있었구만.”

         

       “어르신, 어제 가주전에서 대체 무슨 판이 벌어졌던 겁니까?”

         

       어제 가주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는 상황.

         

       승자인 독의님이라면 신나서 무용담을 풀어 놓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독의님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애초에 사람을 물리고 두 사람이 조용히 치른 판이었다. 대체 어떤 판이 펼쳐졌기에 이 두사람이 이러나 매우 궁금했지만 당사자들이 입을 다무니 어쩔 수가 없었다.

         

       당가에 있다보면 어제의 진상을 알 수 있으려나. 

         

       “방금 가주전에 들렸다 오는 길입니다. 한동안 당가에서 휴식을 취하시기로 하셨다면서요?”

         

       “그렇네. 자네의 증상을 분석할 필요도 있으니 말일세. 그래, 내친 김에 진맥이나 한번 보도록 함세.”

         

       독의님의 손이 내 맥을 잡았다.

         

       “음.”

         

       “허허, 확실히 절정에 올랐구만. 내공이 침입하는 것도 이리 민감하게 알아채고 말이야.”

         

       독의님의 손가락을 통해 내 몸으로 들어오는 내공이 느껴졌다.

         

       “독특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군. 이게 자네가 찾은 해법인가?”

         

       “그렇습니다.”

         

       한동안 내 몸을 누비던 독의님이 내공이 몸을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감탄했다.

         

       이중나선의 흐름은 매우 격렬하다. 두 개의 나선이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안정된 흐름을 그리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격렬한 두 개의 와류가 기맥을 휘젓고 있기 때문이었다.

         

       불순물에 두 줄기 흐름으로 가득찬 내 기맥은 완전히 꽉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좁은 틈 사이로 자연스럽게 내공을 흘려 내 몸을 탐방한 것도 모자라 아무 불편함 없이 깔끔하게 회수까지 하시다니.

         

       그저 내공을 허공에 내쏘기에 급급한 지금의 나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내공 운용 기술이었다.

         

       “몸 안의 불순물들도 생각한 만큼 제거는 되었구만. 일단 결론만 말하면 자네의 상태는 하루이틀안에 고칠 수 있는 게 아닐세.”

         

       “그렇습니까.”

         

       “운남의 객잔에서 일차적으로 할 수 있는 처방은 다 했고, 그 처방이 예상대로의 성과를 거둔 상황이네. 그러니 이제부터는 정말 자네의 몸을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네. 증상들을 어느 정도 걷어냈으니 그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 할 수 있지.”

         

       독의 어르신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루이틀안에 끝날 일은 아닐 게야. 매달려서 될 일도 아니니 매일 새벽이나 아침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 나를 찾아오도록 하게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르신.”

         

       매일 새벽과 아침의 중간이라 할 수 있는 진시 초(7시)에 만나 잡혈에 대한 연구를 하기로 약속을 정한 뒤 바깥으로 나오니 서성거리고 있던 풍영대주와 마주쳤다.

         

       “대주님이시군요.”

         

       “호 선생이로군. 그래 어르신과는 이야기를 잘 마쳤는가?”

         

       “예. 그렇습니다. 대주님께서는 어쩐 일로?”

         

       “그냥 안부차 들린 것 뿐일세. 지금까지는 도경이와 자네가 독의님과 함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적적하실 것 아닌가.”

         

       “본가에 있는데 적적하실 것 까지야 있겠습니까.”

         

       가벼운 농담이었는데 의외로 풍영대주는 고개를 저었다.

         

       “독의 어르신은 자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연세가 제법 있으시네. 화경의 고수이자 천하에서 손에 꼽히는 의원이시니 젊게 보이시는 편이실 뿐.”

         

       “어쩌면 어르신이 점차 당가에 발길을 두지 않으신 이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지. 혼인을 하신 것도 아니니 결국 당가에 있는 인연이라고는 비슷한 나잇대의 동년배 분들인데…오래간만에 당가에 들렸더니 친우의 부고 소식만 듣는다면 어떻겠는가.”

         

       “…그렇군요.”

         

       나는 잠시 풍영대주를 바라보았다. 주변 사람 살뜰하게 챙기고 속이 깊고 무공도 고강하고 참 괜찮은 사람이다 싶었다.

         

       진짜 모발만 있었으면 완벽한 사람인데 역시 균형의 수호자는 존재하는가.

         

       그렇게 풍영대주와 엇갈려 당도경의 집에 도착하니 도경이와 려아 그리고 흑묘와 여일예가 다과를 들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다들 결과가 궁금했던 모양. 일행은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요약해 전달해 주자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결국 독의 어르신이 이겼다는 걸까요.”

         

       승패의 유무에 반응을 보이는 여일예와 흑묘.

         

       “수고가 많으셨소. 호 형.”

         

       “음. 도경 형이야말로 열흘간 고생이 많으셨소.”

         

       “가문의 일이었으니 고생이랄 것이 무어 있겠소. 그나저나 가주님께서 그런 걱정을 하고 계셨다니…나라도 한 손 거들어야겠군.”

         

       “흠. 어쩌려고 그러시오?”

         

       “독의님이 적적하지 않도록 말벗이라도 되어 드려야지 않겠소. 오늘이나 내일 주사위와 잔을 챙겨 찾아가야겠구려.”

         

       그리고 당가에 머물기로 한 점에 크게 반응을 보이는 당도경.

         

       가주님의 반응도 그렇고 풍영대주에 당도경까지. 다들 독의 어르신의 향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독의 어르신의 이름값과 당가의 위상을 생각하면 독의 어르신이 당가에 머무는 것이 좋긴 하겠지만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굴 일인가?

         

       그때 당과를 오물거리던 려아가 입을 열었다.

         

       “당가의 어른들이 입만 열면 걱정하던 두 사람이 있어요.”

         

       “려, 려아야…!”

         

       “하나는 매애애앤날 바깥에서 비무랍시고 마구잡이로 싸움을 벌이고 다니던 저 못난 오라버니지요.”

         

       “네, 네가 어찌 그걸…”

         

       당도경의 얼굴이 붉어졌다. 바깥에서 바람의 파이터처럼 나돌아다닌 과거는 동생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과거긴 해.

         

       “흥, 려아는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 못지않게 귀가 밝아요. 허구언날 바깥에 뛰쳐나가 싸움박질을 한다고 어찌나 걱정들을 하시던지..!”

         

       흑묘와 여일예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고 당도경은 붉어진 얼굴을 식히기 위해 연신 손부채질을 하는 상황에서 려아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라버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독의님 걱정을 하던 어른들도 많았어요.”

         

       “과연, 려아는 식견이 풍부하군요.”

         

       “헤헤.”

         

       려아가 갑자기 왜 저런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여일예에게 칭찬을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당도경 소협을 처음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비무 신청을 받았죠. 후후. 지금이라면 가능한데 어찌 비무 한 번 하실까요?”

         

       “휴우, 내 잘못했소.”

         

       “후후, 지금이라면 저 역시 은원패 없이도 비무해 드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여일예 소저까지…”

         

       “오라버니, 바보!”

         

       당도경의 어깨가 축 늘어지고 여자 세 명이 신나게 당도경을 놀렸다.

         

       그나저나 독의 어르신의 향방이 당가에서는 꽤 중요한 문제였나보다. 외부인들은 잘 모를 내부의 문제가 있겠지.

         

       그렇지만 독의 어르신이 당가에 정을 붙이는 건 내가 볼 때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세 사람에게 놀림당하고 있는 당도경을 구조할 겸 입을 열었다.

         

       “독의 어르신이 당가에 정을 붙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들어 보시겠소?”

         

       “…그런 방법이 있단 말이오?”

         

       “내 생각으로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 싶은데.”

         

       나는 기대에 찬 당도경의 표정을 보며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협조만 해 준다면 말이오.”

         

       나와 시선이 마주친 려아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깜빡거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으악! 3분 늦었습니다.

    악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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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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