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17

       우리는 가장 먼저 <교단>의 작전 진행 본부 캠프로 다가갔다.

         

       곧바로 막아서는 성전사들.

         

       협회의 신분으로 참석을 원한다고 요청하니 안으로 안내해 주었다.

         

       나는 그러면서도 [미증유의 감]을 전력으로 발휘하였다.

         

       [‘폭군’의 직감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폭군’의 기척에 ‘요왕’의 힘이 흥미를 드러냅니다.]

         

       아메바처럼 위로 솟구친 붉은빛 감각이, S급 게이트에서 곧 보스가 튀어나올 거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길어봤자 1시간인가.’

         

       생각보다 여유가 없었다.

         

       그 사이 안으로 입장.

         

       막사 의자 정중앙.

         

       어울리지 않게 치렁치렁한 성녀복과 베일을 두른 건방진 두 꼬맹이를 볼 수 있었다.

         

       나츠 & 유리.

         

       틀림없이 이번 토벌의 총책임자로서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나와 눈을 마주치자 성녀가키의 표정이 밝아졌다.

         

       “앗, 오빠다!”

        “오빠다!”

         

       둘은 삽시간에 달려들려 하였다.

       손가락을 세우는 게 또다시 ‘필살~! 띵동 대쉬 16연타!’ 같은 걸 하려는 속셈이겠지.

         

       웃으면서 기쁘게 맞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응앗.”

       “…웅앗.”

         

       미리 행동을 읽은, 눈물점의 여자가 두 성녀가키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빛이 통하지 않는 검은 눈동자로 둘을 내려다보는 여자.

         

       가슴팍에 달린 문양에서 <주교>를 상징하고 있었다.

         

       “나서면 안 됩니다. 성녀잖아요?”

       “…으응.”

       “…네.”

         

       시바새키 류코.

         

       겨우 나지막한 한마디였지만, 마치 말에 힘이 있는 것처럼 성녀가키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두 눈으로 똑똑히 보였다.

         

       나츠, 유리 모두 공포에 질려 마른침을 삼키지도 못하는 것을 말이다.

         

       두 사람의 턱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이 흘렀다.

         

       마치, 절대적인 공포를 앞에 둬 무기력함에 빠진 아이 같았다.

         

       ‘…생각보다 영향력이 큰가 보네.’

         

       ‘고스라’에서도 꼼짝 할 수 없었다는 말이 나왔기에 얼추 짐작은 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심한 모양이었다.

         

       둘의 모습에, 옆에 있던 신빛가람이 작게 이를 갈았다.

         

       “…까득.”

       “…흠?”

         

       시바새키 류코가 고개를 들었다.

         

       일순, ‘어째서 수녀원장이 이곳에?’ 하는 표정을 짓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선배님.”

         

       내가 손을 잡자, 진정하는 신빛가람.

       처음 계획했던 대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주교님을 뵙습니다.

       “네, 반가워요. 근데 제 기억상 그쪽은 분명 교단 출신일 텐데. 왜 협회 분들이랑 같이 있는 거죠?”

       “…현재 거대한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세력 간의 나눔을 정의하는 건 옳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아~네. 뭐 그러네요.”

         

       시바새키 류코는 피곤한 분류를 본다는 듯 신빛가람을 무시하였다.

         

       곧, 수옥빈을 바라보다, 나를 쳐다보았다.

         

       아주 약간 커지는 눈동자는 내가 누군지 아는 눈치였지만, 별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

         

       그러다 우리 중, 맨 뒤에 있는 인물.

       팽진아.

       그녀를 보는 순간 움찔거렸다.

         

       제아무리 교단을 마음껏 주무르는 존재라도 <패천검>은 두려운 모양이다.

         

       “<패천검> 팽진아다. 이번 토벌에 협회의 신분으로 참석하였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주신을 모시는 어린 종. 시바새키 류코입니다.”

         

       간단하고 형식적인 인사.

       그것이 끝나자 곧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뭐, 말이 회의지. 사실상 교단으로서는 귀찮은 날파리를 치우는 과정이었다.

         

       대화의 주체는 당연히 수옥빈이 이끌었다.

         

       그녀는 부협회장이라는 신분으로 당당히 협회 또한 레이드 토벌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어떠한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부협회장님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이미 저희는 완벽하게 대응을 마친 지 오래니까요.”

       

       나쁜 새끼 류코가 밖을 가리켰다.

       막사 넘어 거대한 발리스타 여러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고스라’에서 화기는 아티팩트같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발리스타이다.

       사실상 가장 강력한 화력을 머금은 병기였다.

         

       추가로 준비된 소모품을 보았을 때, 틀림없이 ‘용살’ 속성을 부여한 ‘용학살포’였다.

         

       하나같이 모두 S급 괴수 <황룡>을 상대하기 위해 억만금을 들여 공수한 것들이었다.

         

       나와 수옥빈은 서로 눈을 마주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대로, 시바새키 류코가 거짓된 보스를 알려, <교단>의 자금을 죄다 허공으로 날렸다는 걸 직감했다.

         

       “…확실히 대단한 준비네요. 하지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협회도 협력을-”

       “-그럴 필요 없다.”

         

       말을 자르고 들어온 것은 시바새키 류코가 아니었다.

         

       대화를 듣고 들어온 숏컷의 여자.

         

       두터운 갑주를 입은, 여자의 가슴팍에는 <주교>를 상징하는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시바새키 류코와 함께 작전에 투입된 또 다른 주교.

         

       전투 사제, ‘텅텅빈’ 주교였다.

         

       텅텅빈은 힐끗 우리들을 바라보다 곧 수옥빈을 쳐다보았다.

         

       숨길 마음도 없다는 듯, 혐오의 표정을 지었다.

         

       그렇지만 일단 높은 위치의 사람이니 알려주겠다는 뉘앙스로 말을 이었다.

         

       “우리들의 준비는 완벽하다. 전리품을 노리고 오는 더러운 하이에나들의 도움 따위 필요치 않다.”

       “…텅텅빈 주교님. 아무리 그래도 혹시 모를-”

       “-더러운 잡종 엘프 따위가 함부로 나서지 마라!”

       “……”

         

       잠시 좌중에 침묵이 돌았다.

       수옥빈은 지금 부협회장으로서 이곳에 온 대표자였다.

       그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무례한 처사.

       일순, 나조차도 ‘진짜 뇌가 없어서 텅텅빈인가?’ 싶은 대답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텅텅빈은, 신성 혐오자의 사상을 극한으로 드러내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제대로 된 신성도 갖추지 못하고 쫓겨난 종족이여. 이곳은 너 같은 더러운 자가 함부로 입을 놀릴 장소가 아니다. 물러가라!”

        “…그 말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죠? 실패하지 않겠다는…”

       “물론이다. 장담할 수 있다. 우리 교단은 네놈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만약 실패한다면 얼마든지 나서도 좋다!”

       “…! 잠깐, 텅텅빈 주교. 그건…”

       “시바새키 류코 주교. 뭐가 두렵지? 설마 우리가 실패할 거라 여기나?”

       “…아니요. 아닙니다.”

       “그럼 되었다. 이제 답이 되었나. 더러운 잡종아.”

       “…든든하네요. 무운을 빕니다.”

        “흥…!”

         

       쓰게 웃은 수옥빈은 작게, ‘실례…’를 내뱉으며, 우리를 이끌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어느 정도 걷자, 신빛가람이 죄악감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오히려 이걸 의도한 거잖아요?”

         

       그렇다.

       구태여 가만히 앉아서 모욕을 들은 이유.

       다 이걸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텅텅빈 주교는 예전부터 앞장서서 흡혈귀를 토벌하고 사회에 굴러들어 온 엘프들을 쫓아낸 자입니다. 분명 저를 보고 화를 내거라 예상했지요.”

       “…그래도 죄송합니다.”

        “후훗, 수녀원장님이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한마디 듣고 명분을 얻어낸 게 더 중요하니까요.”

         

       어이없는 촌극에 가까울지라도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명분’이다.

       실패하면 나서겠다는 일종의 구실이니까.

         

       “물론, 이리 쉽게 원하는 대답을 해줄지는 몰랐지만요. 텅텅빈 주교의 텅텅빈 뇌에 감사를 표할 뿐입니다.”

       “…느엥. 죄송합니다. 그래도…그…모, 모든 신자가 다 저런 건 아닙니다…”

       “후훗, 잘 압니다. 신빛가람 수녀원장님처럼 귀엽고 현명한 분도 존재하지요.”

       “느, 느엥. 느에엥.”

         

       묵묵히 듣던 팽진아가 한마디 꺼냈다.

         

       “…하지만 이런다고 해서 정말 순순히 기회를 줄지 모르겠군.”

       “어머나, 패천검. 순수하네요? 당연히 줄 리가 없죠.”

       “…그럼?”

         

       빙그레 웃은 수옥빈은 다시금 신빛가람을 쳐다보았다.

         

       “그때는 수녀원장님. 당신의 차례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

         

       잠시 뒤.

         

       쿠구구-!

         

       천공 위. 모두가 느낄 정도의 거대한 마력의 파장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기괴한 소음이 팽배했다.

       마치 오래되고 녹슨 문이 열리는 듯한 음성이었다.

         

       천하궁(天下宮).

         

       하늘에 생겨난 거대한 게이트가 막을 연 거다.

         

       내 옆에 붙어있던 팽진아가 마른침을 삼켰다.

         

       “…유세하 생도.”

       “네, 이제 시작하나 봅니다.”

         

       S급 괴수 레이드의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 * *

         

         

       한편, 유세하 일행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텅텅빈 주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흥, 더러운 배교자들 따위가.’

         

       텅텅빈 주교는 전형적인 신성 차별주의자였다.

         

       비록 두 사람은 신성을 가졌다는 걸 알지만, 저 간악한 엘프 잡종을 따르는 시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배교자였다.

         

       텅텅빈은 추가로 불쾌한 표정으로 도시 밖 언덕을 올려다보았다.

         

       자기들에게 뭔가 보상이 안 떨어질까 기대하여 모인, 클랜의 무리들.

         

       그중 선두에는 간악한 붉은 용의 상징, <용검미르>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텅텅빈은 절로 화가 치솟았다.

       [신성]도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몽매한 자들.

       확연한 열등종 따위가 어찌 천상의 주신께서 자신들에게 내려주신 보물을 탐내는가.

         

       그 사실이 짜증 났지만, 곧 신경 껐다.

       어차피 이번 토벌.

       저들에게 기회가 갈 리가 없다.

         

       ‘나는 선택받았으니까.’

         

       그것을 알려준 자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눈물점의 여자. 시바새키 류코 주교였다.

       이미 그녀에게 모든 공략은 들었다.

       등장하는 보스랑 패턴까지 전부.

         

       물론, 처음에는 의심했다.

         

       까놓고 말해서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텅텅빈과 시바새키 류코는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텅텅빈은 지금 자리에 앉아 오들오들 떠는 저 허수아비 성녀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에 들지 않아.’

         

       고작 성력 조금 타고났다고, 제대로 된 교리도 신실함도 없는 꼬맹이들이 떠받들어지는 게 싫었다.

       저 자리는 당연히 앞장서서 이단들을 무찔렀던 자신이 앉아야 했다.

         

       그런 생각을 품고 살던 몇 년의 세월.

       이번 ‘황룡’ 토벌의 선두를 맡게 되는 영광스러운 일.

       같이 참전한 시바새키 류코는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하였다.

         

       “…뭐? 이번 일이 끝나고 나면 나를 성녀의 자리에 추천하겠다고?”

       “맞습니다.”

       “…어째서? 그대는 나츠, 유리 두 꼬맹이를 키우고 자리에 올린 유모이지 않은가.”

         

       타당한 질문.

       하지만 시바새키 류코는 설명하였다.

       자기 눈이 멀었다고.

       그저 능력 조금 있다고 사리 분별도 못하는 애송이들에게 맡길 자리가 아니었다고.

       여기에 자신이 앞장서 활약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그렇기에 텅텅빈 주교님을 도와. 곧 있을 교단 신탁 회의에서 성녀 자리로 올릴 생각입니다.”

       “…그, 그런가? 내 마음을 알아주니 참으로 기쁘군! 하지만 두 성녀는? 아무리 어린애라고 하여도 반발이 있을 텐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아이는 제가 키운 사람입니다.”

         

       알아서 주재에 맞게 고개를 숙일 겁니다.

         

       그 이후, 시바새키 류코의 전폭적인 지원.

       여기에 S급 괴수의 정체와 확실한 공략까지.

         

       텅텅빈은 이것이 기회임을 직감했다.

         

       그렇기에 좀 무리해서라도 교단의 지원금을 넉넉히 받아 모든 준비를 마쳤다.

         

       ‘완벽하다…!’

         

       텅텅빈은 시바새키를 바라보았다.

         

       시바새키는 빙그레 웃으며, 품에서 메이스를 공손히 건네주었다.

         

       믿고 따르겠다는 신성의 증명!

         

       텅텅빈은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

       드디어 오랜 시간 묵묵히 일한 것에 대한 모든 보상을 받는 순간이었다.

         

       ‘성녀의 자리에…!’

         

       자신이 앉게 되는 거다.

         

       텅텅빈은 망토를 휘날리며 걸어 나갔다.

         

       때마침 전령이 달려와, 곧 천하궁의 입구가 열릴 것을 고하였다.

         

       “모두 들어라! 위대한 성전의 시간이다! 주신의 종으로서 그분의 위대함을 이번에 똑똑히 알리는 거다!!!”

         

       메이스를 들어 올리는 텅텅빈.

       찬란한 섬광이 퍼지며, 이번 토벌을 위해 파견된 성전사 300, 정식 사제 200, 종기사 100. 수습 사제 100.

       총 700명의 군세를 향해 당당히 소리쳤다.

         

       그것이 신호가 되었을까.

       여기저기서 성법으로 이루어진 빛의 파도가 넘실거렸다.

       서로서로 버프를 걸어주고, 방패와 갑주를 맞추며 평소 이상으로 능력치를 상승시켰다.

         

       “용학살포 준비를 마쳤습니다. 주교님.”

       “음…!”

         

       마지막으로 거액을 들여 준비한 병기 또한 하늘 높이 장전하였다.

         

       쿠르릉-!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 할까.

         

       천공 넘어. 번개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필시 구름 위에 S급 괴수가 나타난 게 틀림없었다.

         

       휘몰아치는 마력과 드문드문 보이는 실루엣은 용의 형상이었다.

         

       천천히, 현실에 적응을 마치며 버프를 두르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S급 괴수.

         

       그것을 본 텅텅빈은 용감하게 총공격을 감행하려 하였다.

         

       “…어?”

         

       구름을 가르고 등장하는 진정한 형태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얼굴은 틀림없이 용에 가까운 형태였다.

       머리에 달린 두 개의 사슴 같은 뿔은, 동방의 용과 흡사한 특징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황룡이라고 여길 법하지만…

         

       색상이 달랐다.

       황금빛이 아닌 찬란한 백색.

       추가로 기다란 뱀의 형상이 아닌, 4개의 다리와 뇌운(雷雲)을 두른 모습이었다.

         

       대기하던 성전사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황룡이 아닌데?

       ―저게 대체 뭐지? 처, 처음 보는 형태인데…

       ―나, 나 저거 알아! 옛 문헌에서 봤어!

         

       용의 머리,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

       말과 같은 발굽과 갈기를 가진 전설의 존재.

         

       S급 괴수 <기린(麒麟)>의 등장이었다.

         

       멍하니 지켜보던 텅텅빈은 이럴 리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화, 황룡이…”

         

       아니잖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화 보기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I Became a Cheat-Level Munchkin 5★ Character

사기급 먼치킨 5★ 캐릭터가 되었다
Score 6.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onis Archive Life》 ‘GAL’ for short. I found myself possessed into the world of this game. Not only that, but I became a 5★ character from the very start, The only male character with ridiculously OP abiliti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