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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8

        ‘아따먹’에게는 적이 많았다.

       

        그녀의 팬들조차 커뮤니티 등지에서 강하게는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질투 정도로 몰아가는 게 최선이니, 그리할 뿐.

       

        이예나 본인이 들었다면, 대번 ‘억울하네요’라고 답했겠으나- 그리 말할 때 대부분 그러했듯, 진심은 아니었으리라.

       

        쌓아온 업보의 양이 타 스트리머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건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으니.

       

        당장 아따먹으로 검색하면 최상단에 나오는 클립 중 하나가, 포아글 프로 시절엔 나름 인기 있었던 바다바다의 머리를 잘라다가 야구공마냥 던져버리는 영상이다. 더 큰 문제는, 이제 지튜브에서 ‘바다바다’를 키워드로 검색해도 그 클립이 가장 위에 뜬다는 점이었지만.

        

       당연하게도, 바다바다의 팬이었던 이들 중 아따먹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이는 드물었다.

       

       그나마 그녀가 숨쉬듯 내뱉는 광전사 혐오는 이제 어느 정도 밈으로 자리 잡았으나- 그렇다고 하여, 광전사 유저들 입장에서도 유쾌해진 건 결코 아니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한 직업 갈라치기, 혹은 스트리머로서의 컨셉 정도로 받아들였으나- 어느 게임에든, 과하게 진심인 사람은 일정 비율로 존재하는 법이다.

       

        그러니 기사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직업군을 꾸준히 긁어대다 보면, 진심으로 긁히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아따먹에게 가장 심하게 긁힌 건, 의외로 숱한 하꼬 스트리머들이었더랬다. 커뮤니티 등지에서 그녀를 가장 열정적으로 공격하는 집단이 바로 이들일 정도로.

       

        애초에 질투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한 것으로도 부족해, 그 과정에마저 공격할 거리가 산재한 마당이니- 소위 ‘고로시’를 당하지 않는 것이 되려 이상할 지경이었다.

       

       그녀를 향한 비난 종합세트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빨대질로 더럽게 컸다’는 날조 섞인 공격에, 진실도 절반 정도는 섞였다는 점도 문제였다. 그녀가 중견 스트리머인 아크를 저격하며 데뷔하고는, 도댓, 레반, 궁탁 등 온갖 중대형 스트리머와 엮이는 동안 체급이 급격하게 커진 건 사실이니.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스트리머라는 직업은 물론이고 수입에도 딱히 관심이 없는 태도가 은연중에 배어 나오기까지 하였으니- 긁히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으리라.

        

       그 결과, 그녀는 모든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였으나- 대부분의 마이너 갤러리에선 금지어에 해당했다.

        

       그녀의 팬으로서 소위 ‘충언’을 남기는 척하는 이들의 작성글을 부검해보면, 7할 이상은 사실 교묘하게 비난만 남기는 이들임이 드러날 지경이었다. 당장 그녀가 캠방을 선언한 공지를 본 순간, 또다시 얼굴을 숨긴다면 속아도 속아도 또 속냐는 조롱글을 여기저기 남길 심산으로 방송에 들어온 이들도 있었으니.

       

       이런 마당이니, 조그마한 계기만 있어도 커뮤니티의 민심이 폭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팬카페조차 외부 커뮤니티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제대로 관리하지를 않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야말로 업보였다.

        

       이예나에게 나오나는 그저 게임이 아니라 전생과의 가교였고, 방송은 직업이나 놀이가 아닌 존재의 수단이었으나-

        

       그리 설명할 수도, 설명해서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

        

       그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수밖에.

       

       * * * *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절대 싫은 건 아닌데 왜 갑자기 캠방인가요 ㅈ토바이 헬멧도 없이】

       

        모두가 물어보고 싶었으나, 차마 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다들 참던 건 다 이유가 있었으니.

       

       느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옴과 동시에, 그딴 소리 하면 저년이 헬멧을 쓸 거 아니냐는 비명들이 채팅창을 가득 채웠다. 다채로운 욕설과, 어디 사냐는 질문과 함께.

       

        《아, 감사합니다. 왜 갑자기 캠방이냐……음, 방제 그대로예요. 대면식인데, 캠을 안 킬 순 없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자꾸 오토바이 헬멧 씌운 사람은 따로 있어요. 제가 쓰고 싶어서 쓴 게 아닌데……오해가 많네요. 잠시만요.》

       

       어째서인지, 정작 예나는 그리 불을 지를 기회를 그저 흘려보낼 뿐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태풍과도 같은 채팅창이었다.

       

        도네이션이 무언가 언급하면 그에 관해서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타오르고, 또다시 예나가 무언가 말하면 쓰나미같은 의혹이 쏟아지는.

       

        이번엔, 대체 얼굴 공개를 막은 것이 누구냐는 욕설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고-

       

        당연하게도, 채팅창이 지목하는 유력 용의자이자 심한 욕설의 대상은 레반이었다.

       

        -딸깍

         

        《딜레이를 조금 길게 걸게요. 다들 채팅 기회를 소중히 해주세요. 3분에 한 번뿐인 채팅이에요.》

         

        그런 채팅들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걸까. 예나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으나- 찡그리는 모습이 더 예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끝없이 쏟아질 뿐이었다.

       

        채팅 딜레이가 제대로 설정이 되었는지 재차 확인한 예나는, 약간 지친 듯한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확실히, 얼굴이 드러난 상태의 방송은 평소와 다르더랬다. 다른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여러분, 불도 모닥불이어야 예쁜 거예요. 너무 크게 피어나면 피신할 수밖에 없어. 딜레이 5분으로 늘리기 전에 다들 채팅 기회를 소중히 해주세요.》

         

        -아따먹의노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그래 이 새끼들아 딜레이 없는 도네로 말하라고】

         

        《아, 고마워요. 음……너무 큰 금액인데. 도적부흥운동은 시즌 종료여서. 부담스럽지만, 개인적으로 잘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ㅇㅇ 님이 2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헤응 제 돈도 개인적으로 사용해주세요 누나】

         

        경쟁하듯 올라가는 도네이션의 금액. 캠을 켜기 전과 차원이 다른 후원금이 빠르게 쏟아지고 있음에도,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선 잘 타네요. 아무튼, 여러분. 너무 큰 돈 보내지 마세요. 이제 시위도 했고, 협회 활동도 잠정 중단이라. 후원금 사용할 곳이 제 사리사욕밖에 없어요. 자꾸 보내시면 후원 일단 끌 거예요.》

         

        -갱생도질 님이 3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끄기 전에 잽싸게 예술 작품 감상료 내고 갑니다】

         

        《……아. 도질님……보니까 생각나네요. 저 오카리나 새로 사야 되는데. 오늘 컨텐츠 끝나면 오카리나 쇼핑이나 다같이 할까요. 온라인 악기 몰도 있던데.》

         

        채팅창에 물음표와 질문들이 도배되는 가운데, 예나는 전날 점심 메뉴를 말하듯 가벼운 어투로 말을 이었다.

         

        《원래 쓰던 오카리나는 어디갔냐……아, 도질님한테 드렸어요. 고마운 일이 많고……자체 선정, 도적부흥운동 시즌1 우승자셔서. 비밀 상품이었습니다. 자, 다들 박수 한번 주세요. 짝짝짝.》

         

        그리 말하며, 천천히 박수를 치는 사이.

         

        채팅창에는 도질을 향한 욕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그런 욕설은 ‘게임 참 잘하시네요’라는 찬사의 의미가 담긴 욕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던 고로.

         

        -갱생도질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게 울려퍼지는 도질의 비웃음에서는, 랜선 너머로조차 깊은 만족감이 느껴지더랬다.

         

        재차 옅은 한숨을 내뱉으며 결국 채팅 딜레이를 5분으로 늘린 예나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화면 너머로 손짓했다.

         

       설마, 사운드 담당이라도 따로 둔 걸까.

       

       사운드 쪽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신호를 볼 스태프는 있다는 뜻 아닌가. 의상이라든가. 컨텐츠 담당이라든가. 

       

       제법 본격적인 준비를 한 듯한 모습에, 시청자들의 기대는 풍선처럼 부풀고 있었다.

         

        이래저래 화난 척은 했고, 실제로 머리가 뜨거워진 이들도 제법 있었으나- 그런 감정 따위, 눈앞에 보이는 예나가 혹시라도 보여줄 퍼포먼스를 생각하면……당장이라도, 사르르 사라질 기분에 불과했으니.

         

        배경과 복장은 좀 이상했지만……애초에 기대를 해야 실망을 하는 법.

       

       저 아따먹이 온전히 정상적인 캠방을 할 거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스튜디오 좀 이상하게 골랐으면 어떤가, 와이셔츠 차림만으로도 개이득이다- 라며, 행복회로를 돌리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더랬다.

         

        《자. 다들 조금 진정이 되셨나요. ……그러면, 이제 시작해볼까요.》

         

        거기에 평소와 달리, 제법 설렌 티가 나는 예나의 목소리가 가미되니-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그래그래 우선 우리 대면식 행사는 일단 댄스로 시작해볼까?】

         

        『캬 마참내!』

        『제로투-오토바이-코카인-제로콕-이쿠요-킥드베-제로투-오토바이-코카인-제로콕-이쿠요-킥드베-제로투-오토바이-코카인-제로콕-이쿠요-킥드베』

        『사쿠란보 사쿠란보 사쿠란보 사쿠란보 사쿠란보』

        『존나 알못들이네 이런 애는 애교부터 시작해야 된다』

       『근데 장례식장 배경으로 댄스가 맞냐…?』

         

        과연 대면식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걸맞는 행사의 시작이 무엇일지, 모두가 잔뜩 흥분한 채 각자의 희망사항을 채팅창에 쏟아내는 사이.

         

        《Hello, everyone! Ahn-nyeong-ha-se-yo!》

         

        머리가 제법 벗겨진 배불뚝이 아저씨가, 수줍은 표정으로 화면 안에 들어왔다.

       

       이 방송이 켜진 후 있었던 네 번의 인사말 중, 가장 환영받지 못할 인사였다.

         

        『????』

        『?』

        『???』

        『??』

        『???????』

        『??????』

        『뭐야 이 새끼는』

        『???』

        『??????』

         

        이어서, 비로소 밝은 미소를 짓는 예나의 설명이 이어지고-

         

        《자, 여러분. 모두 박수로 환영해주세요. 패러데이 게임스의 현 사장, J. Dox님이에요. 이번에 흔쾌히 한국 팬들과의 대면식을 이 방송에서 하겠다고 결정해주셨습니다.》

         

        『????』

        『?』

        『???』

        『찐 사장이야?』

        『???????』

        『아니 미친 진짜잖아』

        『???????????』

        『이게 씨발 무슨 방송이야』

         

        혼란에 빠진 채팅창의 사이사이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사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이들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진짜 미친년인가 첫 캠방에 남자를 왜 불러 이 텐련아……!】

         

        고소에 대한 두려움조차 잊어버린 시청자의 하소연이, 쓸데없이 좋은 사운드로 스튜디오에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칠색팔색 님, 5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개상 당겨온 토요일 연재분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월요일에 뵙겠습니다. 아마도.

    다음화 보기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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