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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9

        

       *** ***

       

       독의 어르신에 대한 걱정은 려아가 나서는 순간 접었다.

         

       기본적으로 당가는 한 가족이라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학당에 다니는 당가의 아이들은 다 독의 어르신의 친척관계라 할 수 있다.

         

       손주손녀들을 귀여워해주기만 하면 그만인 독의 어르신.

         

       그야말로 책임 없는 쾌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걸 어떻게 참냐고 못참지.

         

       그러니 오늘부터 그 무기에 기를 불어넣는 당가 고유의 비전수련법이라는 배우기로 했다.

         

       “호 무사님이 이 특훈을 받게 되실 줄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안내자는 당도연이었다.

         

       나는 외부인 치고 당가타에 오래 있었지만 돌아다니는 영역은 한정적이었다. 주거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 본 곳이라고는 가주전 정도일까.

         

       그런 나를 배려한 것인지 당도연이 길을 가며 이런 저런 건물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당가타는 목적별로 구역이 나뉘어 있습니다. 가령 남쪽의 경우에는 당가타의 사람들이 사는 주거 지역이라 할 수 있고 그 옆의 동쪽은 상업 지역과 공방 지역이 있지요. 서쪽 지대에는 주로 의술이 독술에 관련된 시설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그리고 북쪽 지역은 굳이 가까이 가지 않으시는 걸 추천드리지요.”

         

       “거기에는 뭐가 있소?”

         

       “북쪽 지역에는 당가에서 보유한 독물들이 보관되어있는 곳이라 당가의 직계라 해도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는 곳입니다. 각종 절진과 살상용 기관들이 빼곡히 들어선 곳입니다.”

         

       “그렇구려.”

         

       암기의 진가는 독과 조합되었을 때 발휘된다. 고작해야 피부를 한 치 뚫고 들어온 작은 침 하나가 사람을 무력화시키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으니까.

         

       고수가 던지는 암기는 작고 은밀하고 치명적이지만 고수가 던지는 독 묻은 암기는 죽음 그 자체다.

         

       북쪽지역에 있는 독극물에는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아무튼 당도연의 설명에 따르면 나는 지금 공방지대로 가고 있다는 건데….

         

       당도연은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어는 공방의 문을 걷어찼다.

         

       콰앙!!

         

       때앵! 때앵! 때앵! 때앵!

         

       “언니! 나왔어요!”

         

       요란하게 울리는 경보음과 우렁찬 목소리로 언니를 부르는 당도연의 만행!

         

       “당 소저! 지금 이게 무슨..!”

       

       “아 놀라셨나요? 괜찮아요 괜찮아. 이 정도는 해 줘야 일어나는 사람이라서.”

         

       요란한 소음과 별개로 안쪽에서 뭔가 무너지고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간신히 안쪽 문이 열렸다.

         

       “으…제발…”

         

       “언니! 오늘 손님이 온다고 말했잖아요! 어서 일어나!”

         

       당도연이 언니라 부르는 여자. 정신이 나갈 것 같은 혼비백산한 알림음. 그리고 공방에 널브러진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계장치들.

         

       이쯤되면 이 사람의 정체를 모르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었다.

         

       미래의 천하제일장인이자.

         

       비천마차의 제작자인 괴공(怪工) 당소열.

         

       그녀가 지금 내 눈앞에서 당도연에게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 ***

         

       “후아아아암~”

         

       “호 낭인님은 이제부터 소열 언니에게 검을 만드는 법을 배울 겁니다.”

         

       “…예?”

         

       “이 언니는 사고를 너무 많이 쳐서 지금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니 굳이 스승으로 떠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꼴은 이래도 당가의 장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실력자입니다.”

         

       그야 그렇겠죠. 미래의 천하제일장인이신데.

         

       “그러니까…특훈이라는 것이 검을 만드는 것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자세한 건 언니가 설명해 주실 겁니다. 언니! 가주님의 전언입니다! 이번 일도 중간에 내팽개치면 공방은 압수하고 여태동안 만든 발명품을 죄다 녹여버린다고 하셨습니다. 가주의 직책을 걸고 말씀하셨으니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하셔야 합니다.”

         

       태평하게 하품을 하고 있었던 당소열의 얼굴이 단번에 찡그려졌다.

         

       “아아~ 알았다고.”

         

       “호 낭인님도 이 언니가 게으름을 부리거나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언니를 쥐어짜도 좋다는 가주님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뭐 호 낭인님이라면 언니라고 해도 별 수 없겠죠.”

         

       “허허.”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폭풍과 같이 몰아친 당도연이 사라지고 현장에는 반쯤 눈을 감고 있는 당소열과 나만이 남겨졌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어색한 분위기에 잠시 눈치를 살피고 있자니 당소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당신, 주무기는?”

         

       “검입니다.”

         

       “그래? 후아암…검기 특훈을 하러 온 거겠지?”

         

       내가 고개를 끄덕였고 당소열은 늘어지게 기지개를 키며 웅얼거렸다.

         

       “당가 특훈의 이론을 간단해.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의 소재와 탄생 과정을 학습하고 경험하면서 무기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는 것이지. 당신 어째서 검에는 기가 들어가지 않는데 자신의 신체에서는 기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어?”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면 다행이네. 결론은 본인은 본인의 몸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있지만 그건 그냥 그 사람이 뭘 몰라서 하는 이야기일 뿐이야.”

         

       다짜고짜 이론 강의인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주장하는 무인들도 결국 운기를 하고 축기를 하고 충기를 한단 말이지. 기를 자신의 몸에서 다루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인데 말이야.”

         

       “그러나 모른다고 착각할 법도 해. 숨 쉬는 법을 몰라도 사람은 알아서 숨을 쉬지. 배우지 않아도 위험을 느끼고 아픔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피해. 팔다리의 구조나 움직이는 원리를 몰라도 잘만 사용하고.”

         

       “사람은 자신의 신체에 정통해. 살아온 세월만큼 자신의 신체를 쉼없이 다루어 왔고 생물로서 필요한 정보는 태어날 때부터 본능에 새겨져 있어. 그저 학습한 기억이 없을 뿐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지.”

         

       “당신은 오늘부터 검을 만드는 과정을 학습하며 검에 대한 이해도를 올릴 거야. 쇠를 달구고 두들기고 깎으며 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째서 검은 이런 구조와 형태를 지니고 있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도록 해.”

         

       검기를 다루기 위해서는 검술에 대한 이해도가 아니라 검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주장일까. 말이 되지 않는 듯 하면서도 설득력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검기 수련과 별개로 이건 기연이나 마찬가지였다.

         

       미래의 천하제일장인에게 대장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 무림천하의 고인물로서 이런 특급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스승님.”

         

       “좋아. 견습.”

         

       당소열은 턱짓으로 공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선 화로에 불부터 붙여.”

         

       *** ***

         

       기술.

         

       무림천하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 존재한다. 요식업을 위한 요리기술이나 도박을 위한 도박기술도 있고 물고기를 잡는 낚시기술도 있다.

         

       이런 분야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대장기술이었다.

         

       남자들의 본능 속에 꿈틀거리는 마초적인 부분을 저격하는 게 바로 대장장이 아니겠는가.

         

       뜨거운 화로와 금속의 열기 앞에서 근육질의 팔뚝을 움직이며 달구어진 쇠를 때린다.

         

       따아앙!!

         

       금속 특유의 타격음과 더불어 사방으로 비산하는 불똥. 사방으로 튀는 불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금속을 두드리는 망치질에 선홍빛의 금속 덩어리가 형태를 바꾸어간다.

         

       치이익!

         

       그리고 담금질을 해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금속을 다시 화로에 던져넣고 묵묵히 달구어지기를 기다린다.

         

       그런 고된 작업을 땀 흘려가며 묵묵히 반복한다.

         

       금속, 불꽃, 근육, 제작…남자들이 환장하는 요소들이 모두 모인 로망 직업 대장장이.

         

       그런 대장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저기, 똑바로 안 할래? 당가의 손님이라고 떠받들어주니 대장장이 일이 쉬워 보여?”

       

       무수한 갈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발전이 없네. 도박은 귀신같이 한다고 들었는데 좀 더 숯의 눈치를 보라고.”

         

       검을 만들며 검술을 익히기 위한 목적으로 당소열에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일주일.

         

       아직 검을 만들기는커녕 망치 한 번 잡지 못한 채로 화로에 불만 때우고 있었다.

         

       “끄응.”

         

       나는 앓는 소리를 내며 철괴를 놓고 커다란 풀무에 발을 올렸다. 그대로 힘을 주어 밟기 시작하니 화로에 공기가 더해지며 뜨거운 열기가 나에게 확 쏘아졌다.

         

       나 역시 이제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몸.

         

       풀무를 밟는 힘과 지구력 자체는 충분하다. 괴가 달구어질 때까지 쉼없이 세차게 밟으면 지금 화로 위에 있는 주괴도 충분히 빛을 내뿜는 듯한 선홍색으로 물들일 수 있다.

         

       다만 당소열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지 못할 뿐.

         

       한 호흡에 한 번의 풀무질.

         

       그렇게 천천히 풀무를 밟으니 잠깐 달아올랐던 화로의 온도는 다시 내려가기 일쑤였고 화로 속에 있는 주괴는 달구어지기는 했지만 선홍색으로 물들지는 않았다.

         

       “거기, 지금! 아, 절망적이네. 좀더 천천히 가져다가 단번에 확 불어넣었어야지.”

         

       당소열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니었다. 이 화로에서 본인이 직접 시범을 보여 주었으니까.

         

       문제는 당소열이 전형적인 괴짜형 천재라는 것이다.

         

       뭐라고 설명은 해 주는데 숯의 호흡을 읽어야 한다는 둥. 바람이 달리는 경로가 느껴지지 않느냐는 둥. 이성과 이론따위는 전혀 없는 감각적인 이야기들뿐.

         

       “아, 가주님이 조건을 걸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러고는 저렇게 둔재 취급하는 중이었다.

         

       아 딱밤 마렵네.

         

       그래도 참아야 했다.

         

       무림천하에서 가장 손쉽게 대장장이 기술을 대성하는 방법은 바로 저 당소열의 제자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무공 역시 사부와 가문의 지원을 받아 수련하는 것이 빠르게 성장하는 길이듯이 기술들도 지원을 받고 스승을 구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한 무림천하에서 도박기술을 [대성]한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몸 호천안이 도신을 자처하는 근거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는 각 기술을 [대성]한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그 중 한사람이 바로 내 눈앞에서 날 매우 귀찮은 짐덩이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이 당소열이다.

         

       이몸 호천안.

         

       딱 잘라 말하건데 대장기술 대성할 생각 같은 것은 없다.

         

       어디까지나 당가의 특훈에 따라 검을 만드는 방식으로 검기를 깨우치길 바랄 뿐이었다.

         

       내 목적에 걸맞게 적당히 대장장이 기술을 전수해 줄 장인은 당가에 많을 것이고 얼마든지 다른 장인에게 배울 수 있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장장이 기술을 대성하는 스승 밑에서 대장장이 기술을 배울 기회를 포기한다고?

         

       그런 사태는 무림천하 경력 10년차 고인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못 먹을 감이라도 일단 삼키고 봐야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엔드급 스승이라고…?

    못 먹어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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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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