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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

       아따먹의 핵 논란은 그야말로 불꽃놀이와도 같이 터져버린 떡밥이었다.

         

       뭐 대단한 것 마냥 굉음과 함께 하늘(아크 방송)을 화려하게 수놓기는 했지만, 삽시간에 사그러든 후에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첫째로 아따먹이 알고보니 여자였다는 초대형 떡밥은 고작 핵 ‘논란’ 따위를 묻어버리기엔 충분했으며, 

         

        둘째로 아따먹 본인이 조금 유명한 네임드일 뿐이지,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방송인이 아니었기에 꾸준히 타오를 장소가 마땅치 않았고,

         

        셋째로 논란의 핵심이 된 지하 일대일빵의 주인공인 광질조차도 아따먹이 핵유저라고 저격한 적은 없었기에, 떡밥을 지속적으로 불태울 장작조차 부족했던 탓이었다.

         

        따지고 보면, 오히려 갤러리에 누군가가 VPN으로 아이피를 우회하여 올린 글 하나에 그 정도로 시선이 집중된 것이야말로 여러 우연한 사정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떡밥이 늘 그러하듯, 한 바탕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긴 후에는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은 정도의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을 일이다.

         

        그러나 광질, 이후남에게는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단 한 번의 패배로 그간 공들여 쌓아 온 상마초 광전사의 이미지에 금이 가버렸고- 이미지를 회복할 방법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물밑으로 30만원을 보내고 마무리 짓기 위해 아따먹에게 나오나 친구 추가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모조리 거절당했다.

         

        갤러리 아이디의 방명록에라도 쿠폰을 남기려 했으나, 아따먹은 항상 비로그인 유동닉 ‘따아먹’으로만 활동한다.

         

        대체 30만원 쿠폰을 어떻게 보내라는 건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정말로 갤러리에 알몸 도게자하는 사진이라도 올리라고? 진짜 미친 년 아니야?’

         

        입술을 짓씹으며 속으로 온갖 쌍욕을 퍼부었지만,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딴 사진은 당연히 올릴 수 없었고,

        차마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광질’로서 갤러리에서 다시 활동할 염치도 없었다.

         

        아크 방송에서 대화재가 활활 타올랐던 날, 도네이션을 하며 분위기를 잡아보려다가 몰매를 맞았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나 정도 되는 광전사를 도적으로 이기다니 당연히 핵이긴 한데, 하필 제가 그런 놈 상대를 해줘서 아크님 방송에 방해가 됐네요.’

         

        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도네로 여론을 유도하려 했으나…….

         

        하필 직후에 아따먹이 여자임을 커밍아웃한 탓에, 광질은 여자 상대로 지고 나서 여론전까지 시도한, 두 배로 졸렬한 놈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 나오나 갤러리는 아따먹의 목소리에 대한 찬양, 그리고 광질 혹은 광질과 혈연으로 연결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욕으로 뒤덮였다.

         

        갤러리 떡밥은 불과 2~3시간 만에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지만, 불특정 다수로부터 욕으로 폭격을 받는 상황은 그에게 트라우마에 가까울 정도의 사건이었다.

          

        그러니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따먹이 갤러리에서 거론되거나, 방송에서 언급될 때마다 로그아웃 상태로 핵 주장을 펼치는 한편,

         

        기회가 될 때마다 아따먹의 플레이를 찾아봐서 분석하며 (주로 과거 아크 방송 다시보기였다), 정말로 핵이라는 명확한 근거를 찾아내겠답시고 허송세월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비참하게도, 자세히 보면 볼수록 핵이 아니라는 사실만 점점 더 명확히 깨닫게 되었다.

         

        인성 문제가 있긴 하다지만, 그 역시 지하에 수천 판을 박은 챌린저.

         

       법사 시점의 방송을 시청하며 얼핏 보이는 도적을 대충 보던 때는 핵이어서 저렇게 하려니 하고 생각했지만-

         

       미니맵이 드러난 영상을 몇 차례나 분석하며 돌려보다 보니, 싫더라도 아따먹의 루트와 동선이 치밀한 계획과 맵리딩에 근거한 것임을 깨닫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따먹이 선보이는 플레이에 감탄하며 배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의 증거를 찾아내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속여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아따먹’ ‘먹아따’ ‘아먹따’ 등등을 검색하던 그에게, 지튜브의 알고리즘이 어느 영상을 추천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광전사? 다음.]

        [아따먹 팬튜브]

        [조회수: 1.1천회]

         

        “뭐야 이건……?”

         

        * * * *

         

        처음 올라온 영상은 조악하디 조악한 아마추어의 영상이었다.

         

        이전에 광질과 지하에서 1:1로 붙었던, 아따먹의 1차 도적부흥운동을 중계한 한 하꼬 방송꿈나무.

         

        그는 지튜브에 당시 영상을 통으로, 편집조차 없이 올리는 것만으로도 짭짤하게 조회수를 빨아먹었다.

         

        그리고 빨대로 빠는 꿀이 가장 달콤함을 단단히 깨닫고는, 2차 도적부흥운동에도 귀신같이 들어가 관전 방송을 했던 것이다.

         

        사실, 해야 하는 방송 준비는 안 하고 하루 종일 나오나 갤러리에서 갤질이나 하고 있던 탓이었지만-

         

        세상 만사, 원래 운7 기3인 법이다.

         

        평소 시청자인 10명보다는 더 들어오겠지만, 당연히 광질이라는 대형 네임드가 있었던 이전 방송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했던 중계.

         

        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무려 400명이 단숨에 들어와 무한 1:1을 시청하고 있었다.

         

        불과 일주일 전에 도댓과의 일대일 결투에서 승리하며 더욱 큰 어그로를 몰고 다니기 시작했던 아따먹은, 단독으로도 수백명이 들어오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 외의 흥행에 흥분한 그는 나름 급하게 네모위키로 공부한 도적 지식을 바탕으로 있는 주접 없는 주접을 다 떨며 중계까지 하고는,

         

        그의 지튜브에 [화제의 여성 마스터 도적 아따먹의 한무 1:1, 전승!! 과연 그녀의 비결은?!] 이라는 제목으로 직접 편집한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슬프게도, 24시간 조회수 23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잊힐 예정이었던 그 영상의 운명은, 어떤 신생 채널에서 영상을 통째로 가져가며 급변하기 시작했다.

         

        ‘아따먹 팬튜브’라는 이름의 채널 주인이 원래 방송 주인의 목소리를 모조리 지워버리고는, 싸움의 하이라이트 부분만 기가 막히게 편집한 후 비장한 음악을 입혀 업로드한 것이다.

         

        그 영상에서, 수많은 광전사와 성기사들은 음악의 비트에 맞춰서 춤을 추듯 단검을 휘두르는 도적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스러져갔고-

         

        《다음》

         

        한 명의 전사가 쓰러질 때마다, 약간은 권태롭다는 듯이 나른한, 속삭이는 톤임에도 어째서인지 귀에 파고드는 아따먹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크의 방송에서 ‘인터뷰는 제가 다음에 꼭 할게요.’라고 대답했던 아따먹의 목소리를 따온 것이었다.

         

        다음에 하겠다고 확답을 주기 싫으면서도, 노골적으로 티를 내면 일정을 픽스해서 재차 질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묘하게 톤을 조절하여 ‘인터뷰는 제가 다음?에 꼭 할게요’라고 대답했을 뿐이지만-

         

        지겹다는 듯이 읊조리는, 물음과 요구 사이에 절묘하게 놓인 그 ‘다음?’이라는 한 마디는, 끝없이 허물어지는 적들의 시체를 쌓아 나가는 영상과 너무 잘 어울렸다.

         

        그렇게 [광전사? 다음.]이라는 제목으로 ‘아따먹 팬튜브’에 올라온 첫 영상은 빠르게 조회수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주로, 영상 도네이션을 받아주는 나오나 관련 방송이라면 가리지 않고 ‘광전사? 다음’이라는 닉네임으로 영상을 도네하는 누군가 덕분이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스트리머들과 시청자들에게 보여진 이 영상의 효과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차근차근 확실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 * * *

         

        [광전사? 다음.]

        [아따먹 팬튜브]

        [조회수: 3.1천회]

         

        [잘 보고 가요]

         

        [이거 누구임?]

        –     아이디 뜨잖아

        –     아니 그니까 누구 부캐냐고

        –     저게 본캐 아님?

        –     본캐겠냐;

        –     백퍼 프로임

        –     프로가 왜 저딴 식으로 인성질을 함

        –     ??무슨 인성질?

        –     도적하는게 인성질이지 뭘 물음표를 쳐 찍고 있어

        –     흠……그 정돈가?

         

       [도적으로 저게 됨?]

        –     되니까 했겠지

        –     티어 차이 나면 사제로도 성기사 땀

        –     ㄴ그건 진짜 아니다 성기사가 븅신이면 몰라도

        –     저 성기사 마스터임

        –     ㄹㅇ? 병신이네

        –     니네 씨발 다 방 파라

         

        [저거 도적 빌드 뭐임? 주인장 답변좀]

        –     빌드 비공개입니다

        –     본인임? 해보고 싶은데 대략이라도 공개해주면 안 됨? 

        –     아니요 비공개여서 저도 빌드 모른다는 말이었어요

         

        [걍 이긴 싸움만 편집하면 나도 매드무비 만든닼ㅋㅋㅋㅋ]

         

        [뭐지……갑옷 조합하면 좋은 점 있음?]

        –     ㄴㄴ 부위별로 움직임 달라져서 ㅈㄴ 헷갈리기만 함

        –     그럼 왜 저러는거

        –     모르지

        –     장점 있지 않을까

        –     타점 흘리는 건 판금으로만 할 수 있어서 팔 판금은 의미 있음

        –     그런게 있었어?

        –     ㅇㅇ 원래 판금 입는게 성기사밖에 없어서 그딴 짓 할 이유가 없는 거지 기능은 있음

         

        [다음? 하는 부분만 모아서 1시간짜리 만들어주세요 제발]

         

        [이거 왜케 맨날 도네하는거? 내수용같은데 적당히 하지]

        –     ???내수용??? ???내수용??? ???내수용??? ???내수용??? ???내수용??? ???내수용???

        –     내수용을 보낼 방송이 없다고 씹년아

        –     씨1팔 내수용이었으면 이거랑 아크 다시보기를 맨날 보겠냐고

        –     계속 도네하다 보면 내수용 방송이 생기지 않을까? 너희도 해줘

        –     ㅇㅋ

        –     오픈톡 팜 (링크)

         

        [나오나에서 1:1이 무슨 의미냐 ㅋㅋㅋㅋㅋㅋ 1:1 이기면 상대 성채가 알아서 무너짐?]

        –     1:1 의미 없는 건 지상 얘기고, 지하는 1:1의 반복인데?

        –     도적으로 1:1 이길 수 있으면 상자가 다 공짠데

        –     ㄹㅇ 상자 다 먹으면……근데 그럴 실력으로 광전사하면 지하 쓸고 지상가서 6:5로 다 죽이지 않음?

         

        (고정된 댓글) [도적 좋은데? 이 정도면 갓캐 아님? 솔직히 이거 영상 내내 다 캐릭빨로 이기는 거 같은데]

        –     그건 아님

        –     아님

        –     절대 아님

        –     ???

        –     어딜 봐서?

        –     아따먹님?

        –     저 아따먹 아니에요

        –     따아먹?

        –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

         

        아…….

         

        요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진짜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재주기가 고민이 되네요… 월화 / 목금토로 수정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주5일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수요일 연재를 토요일로 이동할지 고민 중입니다. 변경되면 공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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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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