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2

       ※앞으로 작품 전개상, 전화에서 언급된 맥아더는 어울리지 않아 패튼으로 수정되었습니다!

       

       

       * * *

       

       

       미국도 여기 어지간히도 진심인 모양인데. 아니 올 만한가?

       

       내 기준에서야 위인이고. 와 대단해! 이렇지. 이 당시에는 어디까지나 1차 대전에서 활약한 인물이니까.

       

       애초에 열강들이 이 적백내전을 그냥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러니 독일 쪽에서 파견한 장교가 발터 모델인 것도 이상할 건 없-겠지.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남러시아의 합류로 캅카스 지역의 백군 지도자인 바실리 하를라모프와 케렌스키 정부의 고위 인사인 일리아 폰다민스키까지 합류했다.

       

       그 외에 다양한 인물이 두마에 합류했다.

       

       그리고.

       

       

       “적군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아나키스트인 네스토르 마흐노가 적군의 공격을 받고, 흑군을 이끌고 우리 쪽에 접촉해왔습니다.”

       

       

       마침내 저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로 진입. 우크라이나를 장악해서안톤 데니킨을 제압하고 옆구리를 푹 찌르고 오겠다는 소리 같은데.

       

       

       그걸 마냥 지켜볼 생각은 없다.

       

       실제로 소련이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면, 흑해를 통해 열강의 지원을 받는 것이 힘들어진다.

       

       안톤 데니킨도 위험하고 남쪽에서부터 다시 차리친을 끊어 버릴 수도 있지.

       

       그럼 우크라이나에서도 우리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 맞다.

       

       이참에 우크라이나에서 격퇴하면 북진해서 바로 모스크바를 노리는 것도 좋다.

       

       이미 표트르 브란겔이 카잔도 점령하고 옆과 아래에서 협공을 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네스토르 마흐노.

       

       우크라이나 지역의 적군으로 아나키스트이기도 하다.

       

       실제 역사에서는 1919년에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까지 장악하지만 후일 아나키스트 흑군을 지휘하며 볼셰비키를 독재자로 인식하여 반발하기도 했다. 이후에 적군의 공격을 받게 된다는데.

       

       바뀐 역사에서는 소련이 더 일찍 본색을 보이고 꼴이 좋지 못하니 소련에 반발했다가 공격을 받고 우리 쪽에 붙으려는 모양이다.

       

       그도 아니면 트로츠키가 이 시국에 뭔 아나키스트냐며 때려 잡는 거일 수도 있고.

       

       

       “그놈들도 적군 사상이 아닙니까?”

       “그놈들도 빨갱이 이긴 매한 가지지만. 흠.”

       

       

       빨갱이끼리의 내분은 언제든 환영이지.

       

       원래 빨갱이끼리의 싸움이 더 재밌거든.

       

       원래 근본도 없는 놈들이 레닌주의, 스탈린주의, 마르크스주의, 아주 그냥 다양하게 편 가르고 지랄들 났잖아.

       

       그놈들끼리 서로 싸우는 걸 보는 재미도 있을 테고.

       

       

       “그들이 백군 합류하는 조건이 있을 겁니다. 들어 보셨습니까?”

       “백군의 승리를 도울 테니, 전후, 우크라이나 내에서 자신들이 장악한 영토 한정이라도 좋으니 마흐노우슈치나 인정해 달라 했습니다.”

       

       

       마흐노우슈치나.

       

       자유지구. 말 그대로 아나키스트들의 정부나 다름이 없다.

       

       당장에는 인정할 생각은 없지만,

       

       적군과 싸움하게 만들려면 그 정도는 해도 되겠지.

       

       원래 토사구팽하는 법이니까. 적당히 나중에 우크라이나에 한 자리 주고, 명분을 만들어 빨갱이를 토벌한다는 이유를 들먹이면서 잡아버리면 된다.

       

       그다음 메스토르 마흐노가 장악했던 우크라이나 동부를 내가 꿀꺽하면 되는 거 아닌가.

       

       영국이 거기까지 감 뇌라 배 놔라 할 수는 없을 테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중요합니다.”

       “예.”

       “슬슬 영국도 우리를 부르고 싶겠죠. 우리도 남부에서 군대를 일으킵시다. 안톤 데니킨 중장에게 연락하세요. 남부에서 치고 올라가라고.”

       

       

       사기 진작을 위해 내가 갈까-하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볼셰비키놈들이 황녀만 잡으면 전쟁은 끝난다며 붉은 군대를 선동할 것이 눈에 선하다.

       

       그러니 빨갱이의 힘을 최대할 뺄 때까지는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은 좋지 못하다.

       

       안톤 데니킨이 부디 잘해 주길 바래야 할 텐데.

       

       실제 역사를 보면 이놈 평가가 그리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게 문제다.

       

       

       * * *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에 주둔 중인 영국군은 기가 찼다.

       

       

       “우크라이나든, 식민지든 무엇이든 다 주겠다! 황실만 살려다오!”

       

       

       독일제국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다 토해냈지만, 독일을 굴복시켰다며 좋아했던 것도 잠시, 오랜 전쟁으로 지금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친영정부를 세우고 빠지는 것이 최선이었다.

       

       주둔한 군대도 수천명으로 소수에 불과했다.

       

       뒤늦게 독일을 너무 봐준 게 아니냔 말이 나왔지만, 미국도 대통령이 독일을 관대하게 처분하자는 말이 나오면서 승리한 마당에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도 없었다.

       

       그런데 하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볼셰비키들이 미쳤는지 갑자기 실력도 안 되는 주제에 군대를 보내 우크라이나에 주둔한 영국군을 공격해온 것이다.

       

       

       “제국주의자 놈들을 모조리 죽이고 우크라이나를 해방하자!”

       “우라!”

       “이 빨갱이들이 미쳤나! 감히 제리 놈들도 굴복시킨 우리 대영제국을 향해 총부리를 겨눠?”

       

       

       처음에는 영국 입맛대로 조직한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대전쟁의 경험을 토대로 저 징집병들 따위는 어렵지 않게 두들겨 잡았다.

       

       다만. 그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우리가 상대하기에는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저 미친놈들은 중국처럼 머릿수로 밀어붙이고 있어요.”

       “젠장, 백러시아에 지원요청을 해! 그놈들도 우크라이나가 빨갱이들에 넘어가면 옆구리가 시릴 테니 말이야!”

       “예!”

       

       

       우크라이나 영국 주둔군은 백군에 지원요청했다.

       

       어차피 영국의 지원을 받는 처지에 그들은 거부할 수 없을 테고, 옆구리가 찔리는 것도 싫을 테니까.

       

       

       “자, 위대한 붉은 군대여! 저 참호를 넘어라! 제국주의자 놈들을 타도하자! 우라!”

       

       

       한편, 붉은 군대도 승리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애초에 강제로 끌고 온 군대였다.

       

       뒤에서 총부리를 들이밀며 영국군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불만만 늘어날 뿐. 어차피 죽는 처지에 볼셰비키에 대한 반감만 늘어났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에는 영국군만 있는 게 아니었다.

       

       같은 빨갱이인 줄 알았던 아나키스트들을 공격하다가 그들마저 적으로 돌리고 그들의 게릴라 전에 골치를 썩는 처지였다.

       

       

       “우라는 얼어 죽을. 이게 무슨 놈의 위대한 붉은 군대야. 아, 피로 붉기는 하네. 시발!”

       “쉿. 그러다 정치장교들에게 총맞는다고!”

       “총 쏘려면 쏘라고 해! 이러려고 볼셰비키를 지지한 게 아니라고!”

       

       

       적군은 갈수록 볼셰비키 정권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다.

       

       볼셰비키를 지지하면, 차르 때보다 살기 좋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더 끔찍했다.

       

       그나마 계급이 있고, 높으신 분들은 대놓고 자신들 위치로 갑질하고 갈구고 그랬지. 이 빨갱이들은 동지라면서 사람을 폭력으로 권위주의로 대하면서 말을 안 들으면 총부리를 들이밀고 갈긴다.

       

       심지어 볼셰비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백군 반동이라며 바로잡혀가기 일쑤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만히 그들을 감시하던 정치장교가 불순한 사상을 퍼트리는 것으로 보이는 반동을 향해 총을 겨눴다.

       

       

       “이 반동놈의 새끼가!”

       

       

       탕!

       

       

       “세.세르게이가 죽었다!”

       

       

       정치장교들이 총을 쏴대자 병사들은 굴복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장교들이 주도해서 탈영하는 숫자는 매일 같이 늘어났다.

       

       믿었던 볼셰비키에 배신당했다 여긴 이들이 황녀의 명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진군에 맞춰 우크라이나로 진입한 백군에게 단체로 탈영하기 바빴다.

       

       

       “뭐 백군이 온다고?”

       “이건 기회야. 탈영하자!”

       

       

       총으로 협박하는 것도 분명히 한계가 있었다.

       

       만일 정말 가능성이 없다면 모른다.

       

       오로지 앞에 영국군과 뒤에 총부리가 있으면 꼼짝없이 영국군을 향해 돌격해야 했으나.

       

       백군이 근처까지 와 있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를 잡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살고자 하는 이들은 대규모로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기 위해 진군한 붉은 군대의 숫자는 여전히 많았다.

       

       

       

       * * *

       

       

       안톤 데니킨의 군대가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군했다.

       

       마흐노의 아나키스트들은 백군을 도와 열심히 테러를 저지르며 볼셰비키를 괴롭히고 있고.

       

       붉은 군대에서는 탈영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것과 별개로 영국군은 우리 대신 붉은 군대와 싸우느라 죽어 나가는 모양이지만.

       

       어.

       

       그게 내 알 바 인가?

       

       그나마 다행인 게 아닌가.

       

       영국군이 러시아 본토로 들어가는 거라면 모를까. 독립한 우크라이나 처먹겠다고 빨갱이들이 들어가 영국군에 꼬라박는 거 아니냐고.

       

       비록 작은 러시아라 불리는 우크라이나긴 해도. 볼셰비키들이 지들이 조약으로 내준 우크라이나 처먹겠다고 자기들이 나가서 죽는 건 징집된 병사들도 싫을 거다.

       

       왜 전쟁 끝내겠다고 독일에게 다 넘겨 준 주제에 이제 와 자기들이 싸지른 것을 협박을 하며 대신 치우라는 격이니까.

       

       징집된 붉은 군대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볼셰비키가 너무 무리하고 있군요.”

       “그놈들에게는 이제 기회가 많지 않아서가 아니겠습니까?”

       

       

       콜차크가 볼셰비키를 비웃었다.

       

       원래 역사를 생각하면 이 사람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데 말이야.

       

       뭐, 비웃을 만하다.

       

       지금 볼셰비키가 하려는 짓은 어딜 봐도 혁명의 초심을 잃은 짓이니까.

       

       비록 붉은 군대를 갈아 넣은 거지만, 우크라이나를 먹게 되면 탈환했다면서 역시 붉은 군대는 강하다. 제국주의는 패배했다!

       

       이렇게 선전할 수 있으니.

       

       한마디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린 거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만 해도 우리보고 영국의 앞잡이가 되어서 우크라이나를 영국군에 넘겨 주려 한다고 선전할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멍청한 선동은 하지 않겠지.

       

       우린 어디까지나 ‘마흐노’의 요청을 받아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하기 위해 출병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지금이 기회기는 한데.

       

       아마 지금 소련의 처지를 생각하면 우크라이나에 있는 군대가 야심차게 준비한 주력군일 것이다.

       

       아쉬운 데 이거.

       

       솔직히 지금이 기회가 아니냐고.

       

       핀란드, 발트 쪽에서 치고 들어가고 표트르 브란겔의 군대가 모스크바로 푹 찌르고 들어가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우크라이나에 있는 군대를 소멸시켜도 비슷하겠지만.

       

       우크라이나를 먹지 못하게만 해도 충분하다.

       

       기껏 다그쳐가면서 우크라이나에 처박았다.

       

       우크라이나에 처박았으면, 우크라이나를 얻어야 하는데, 우크라이나를 먹지 못한다?

       

       붉은 군대의 군사적 실패를 의미한다.

       

       예카테린부르크까지는 군대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인 일이라는 말도 안 되는 별명을 할 만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제정 시절 장교들까지 들여서 급하게 만들긴 했어도 나름 규모를 키워 낸 거란 말이다.

       

       아직 다 재건한 것도 아니라 실제 역사의 5백만 대군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여튼.

       

       그 군대에 윽박질러서 우크라이나를 쳤더니 실패한다.

       

       아마 스탈린이 좋아할 거다.

       

       물론 나는 스탈린이 소련의 서기장이 되기 전에 소련을 붕괴시킬 생각이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하면 바로 모스크바까지 진군하면 된다.

       

       모스크바까지 탈환하면, 그때야말로 소련의 최후가 결정되는 거겠지.

       

       공산주의의 본산 소련이 패배하면 과연 다른 국가는 어떻게 되려나.

       

       각국에 공산주의자가 상당히 늘어난 걸로 아는데 말이야.

       

       그래. 그전에 우선,

       

       안톤 데니킨이 이길 수 있는지 하는 거다.

       

       브로실로프라면 모를까.

       

       설마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쪽도 지면 위험하니까.

       

       

       “안톤 데니킨 중장은 우크라이나 볼셰비키는 잡을 수 있답니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만하면 안 됩니다.”

       

       

       지금 내가 있으니 그 인간도 고분고분 따르는 거 같지만. 안톤 데니킨이란 인물은 명장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묘하니까.

       

       그래도 지금 그렇게 처참한 붉은 군대를 상대로 이길 수 없다면 병신인 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적백내전 당시 우크라이나도 상당히 개판이더라고요.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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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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