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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0

       

       

       

       

       

       [스킬 동기화 4단계 활성화 중.]

       *변경 가능 횟수: 무제한

       *동시에 공유 가능한 스킬 개수 : 3개

       

       [특성 동기화 4단계 활성화 중.]

       *동시에 공유 가능한 특성 개수 : 3개

       

       스킬 동기화의 변경에 있던 ‘10회 초과 시 1회당 10분 쿨타임’ 패널티는 아예 사라졌고, 스킬도 특성도 이제는 동시에 3개까지 슬롯이 늘어났다. 

       

       ‘즉, 이제 실비아 씨한테 검술을 배우거나 할 때 「이해」, 「습득」, 「응용」을 전부 활성화한 상태로 배울 수 있다는 뜻이지.’

       

       처음 아르가 깨어났을 때 이 세 가지 특성을 한 번에 최대로 발휘해서 대륙의 인간 언어를 익혀 버렸던 걸 생각하면….

       

       ‘이 세 가지 특성은 함께 쓸 때 비로소 완벽하게 시너지가 난다는 거겠지.’

       

       물론 아르처럼 특성을 백 퍼센트 완벽하게 활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만, 쓸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

       

       바할라크의 침공을 대비하는 동안 실비아에게 단검술을 더 배워서 웬만한 암살자보다 뛰어난 단검술을 구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둘 생각이었다. 

       

       ‘기본기는 있으니 좀 더 범용성 있는 일반 검술을 배우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긴 하겠지만….’

       

       이미 우리 파티엔 검사가 많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가 노리고 있는 건 이해, 습득, 특히 ‘응용’을 잘 활용하면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암살자 계열의 특수 스킬, 그리고 히든 스킬들이었다. 

       

       ‘단검을 사용하는 암살자 클래스에는 특히나 다른 클래스에 비해서 사기급 특수 스킬이나 히든 스킬들이 많이 존재하지.’

       

       암살자 클래스는 크게 세 가지 갈래로 나뉘게 되는데, 첫 번째는 은신과 투시, 그리고 벽을 걷거나 천장에 거꾸로 설 수 있는 스킬 등을 기반으로 한 정보전 및 기동력 중심의 갈래고.

       두 번째는 단검술 그 자체를 위주로 한 전투 위주의 갈래이며.

       세 번째는 투척 및 각종 독 제조를 통해 야비한, 아니 영리한 전투를 하는 갈래다.

       

       실력이 뛰어난 만능형 암살자라면 세 가지 모두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할 수 있겠지만, 심화 스킬, 특수 스킬, 히든 스킬을 배우려면 한 우물을 정하고 파야 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암살자 클래스가 아니지.’

       

       클래스, 즉 직업은 보통 보유하고 있는 고유 특성에 의해 정해지고.

       

       유일 등급 특성인 「신뢰의 계약」을 보유한 나는 이미 ‘테이머’라는 직업을 가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해와 습득 특성을 통해 지금까지 나는 암살자 클래스만 배울 수 있는 스킬들을 획득해 왔어.’

       

       비록 회피 태세, 헤이스트 같이 히든 스킬이 아닌 일반 스킬만 얻긴 했지만, 어쨌든 그것도 내가 검사 클래스였다면 못 얻었거나 얻기 힘들었을 스킬들이었다. 

       

       ‘일반 스킬 얻은 것만 해도 대단한 거긴 해.’

       

       그런데 이제는 이해, 습득, 응용의 3신기가 다 모였으니 일반 스킬보다 높은 등급의 스킬을 노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었다. 

       

       ‘만약 이게 성공하기만 하면, 난 암살자 클래스도 못 하는 세 갈래 올 마스터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원작 게임에서도 본 적 없고, 시도해 볼 생각도 못 했던 걸 직접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왠지 설레는 마음도 들었다. 

       

       성공만 한다면 알렉스처럼 특수 투시 스킬도 쓸 수 있고.

       

       마치 분신을 쓴 것처럼 짧은 시간에 다중 공격을 퍼붓는 단검술 최상위급 전투 스킬인 ‘일루전 섀도우’도 쓸 수 있을 것이고.

       

       투척 무기에 마나로 이루어진 아주 얇은 실을 연결하고 엮어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궤도 변경을 할 수 있는 ‘암기暗器 조종술’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단검을 뽑았으면 어쌔신 마스터 한 번 해 보고 그래야지.’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했다. 

       

       ‘꿈을 크게 가지니 갑자기 의욕도 생기는 것 같은데.’

       

       스탯 문제도 해결됐고, 수련 및 실력 향상을 위한 사기 특성 3신기도 보유하고 있고.

       

       이제 진짜 배우기만 하면 실력이 쫙쫙 늘 일만 남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자, 뭔가 고양감이 든 나는 푹 퍼져 있던 몸을 벌떡 일으켰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지금 어?

       언제 바할라크가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느긋하게….

       

       “쀼하! 수영으루 삼쵼 이겨따!”

       “크윽, 아르 생각보다 수영 되게 잘 하는데? 내가 졌어.”

       “쀼후후. 구럼 아이수크림은 삼쵼이 사는 거징?”

       “이거 아이스크림 내기였니?”

       

       음.

       

       그냥 내일부터 하자.

       내일부터.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아, 남아 있는 체리맛 소다수를 쪼옥 빨아 마셨다. 

       

       “시원하구만.”

       

       ***

       

       나는 부스스 눈을 떴다. 

       

       “끄응.”

       

       머리가 지끈거렸다. 

       

       ‘뭐지,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프지….’

       

       설마 그사이에 바할라크의 침공이 시작된 건가?

       

       누군가의 권모술수에 빠져, 방심하는 사이에 정신 공격을 당한 건가?

       

       그럼 아르는 어떻게 됐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데.

       

       역시 어제부터 바로 수련을 시작했어야….

       

       “뀨우우…. 레오온….”

       

       응?

       

       그제야 밝아진 시야에 아르의 커다란 젤리가 들어왔다. 

       

       아르는 새근새근 잠든 채로 허공을 손으로 힘없이 움켜쥐었다. 

       

       “오디 가써…. 뀨웅…. 아르가 술 마니 마시지 말라구 했눈뎅….”

       

       품 안에 내가 없어서 그런지 아르는 조금 슬픈 표정으로 잠꼬대를 했다.

       

       ‘술?’

       

       또 다시 머리가 지끈거리며, 어제의 기억이 깨어진 유리 파편을 모아 맞춘 것처럼 정확하진 않지만 차츰차츰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그러고 보니 어제 레키온, 데보라, 실비아 씨까지 해서 저녁 때 술을 진탕 마셨던 것 같아.’

       

       대강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이야, 여기 호화 호텔이라 그런지 시킬 수 있는 게 엄청 많네?

       -그러게. 메뉴 고민하다가 시간 다 가겠다.

       -오, 여기 술도 있다. 이름이 되게 어렵네?

       -잠깐만, 미친. 술이 뭐 이렇게 비싸?

       -그 정도는…. 어? 뭐야. 0이 하나가 더 붙어 있네…?

       -이렇게 비싼 술 마셔 본 적 있냐?

       -아니. 근데 좀 궁금하긴 해. 그렇지 않아요, 레온 씨?

       -오호. 궁금하긴 하네요. 근데 가격이…. 

       

       솔직히 나도 지금까지 벌어 놓은 돈이 있고, 레키온도 기사 일을 하면서 딱히 돈을 탕진하거나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비싼 술을 사 먹을 돈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이 돈이 충분히 많아도 심리적으로 어떤 물건에 쓸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이라는 게 정해져 있는 법인데, 여기 있는 술들의 가격은 그 심리적 상한선을 한참 넘어 있었다. 

       

       -하아…. 고민이 되네요. 이 꿀 같은, 아르와 함께하는 휴가 기간에 이런 술 한 번쯤 마셔 보고 싶기도 하고….

       -아르와 함께하는…. 아, 그러고 보니 이것도 아르 증표 있으면 공짜로 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엇, 그런 방법이…!

       

       아르 이름을 듣고 문득 떠오른 방법이었는데, 생각해 놓고 보니 좀 양심이 없는 발언이었다. 

       

       호텔에서 사용한 비용을 아르의 증표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숙박비보다 술값이 훨씬 많이 나오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뭐, 쓰라고 준 건데 쓸 수 있을 때 써야죠. 하하하하!

       -쀼우? 레온, 뭐를 쓸 수 이쓸 때 써?

       -아르야, 마침 잘 왔어. 네 증표로 술 좀 시켜도 되겠니?

       -술…! 아라써, 대신 넘무 마니 마시면 안 대!

       -오케이. 고마워, 아르야. 잘 마실게.

       -잘 마실게!

       

       우리는 양심이 없었고, 결국 비싼 술을 종류별로 시켜서 마시기 시작했다. 

       

       -캬아! 이게 술이구나!

       -크으으, 확실히 비싼 술이 다르긴 하네요.

       -정말 맛이 깊어요.

       -쀼우, 아르 증표로 주문한 거니깐 아르두 마실 꼬야!

       

       우리가 술을 너무 맛있게 마시자 아르도 같이 마시겠다고 했고.

       

       -으으, 아RRRR야….

       -레오온, 술 넘무 마니 마신 고 안니야…? 아르는 두래곤이라서 굼방 해독이 대는데….

       -꾸루룩….

       -레오오온…!

       

       그 뒤로는 기억이 없었다. 

       

       아무래도 실비아 씨 아니면 아르가 나를 침대로 옮겨 준 것 같은데….

       

       ‘끄응, 후폭풍이 장난이 아니네.’

       

       필름은 끊겼고, 숙취는 장난 아니고.

       

       아르한테 독 내성 같은 특성 좀 빌려 놓을 걸 그랬나 싶었지만….

       

       ‘정신없이 취하고 아침에 해장까지 시원하게 하는 게 술을 마시는 묘미인데 그럴 순 없지.’

       

       …음, 지금이라도 잠깐 빌릴까.

       

       결국 독 내성 특성을 잠깐 동안 빌린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을 정도에서 거동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까지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뀨웅…. 레오온….”

       “아르야, 나 여깄어.”

       

       나는 피식 웃으며 여전히 허공을 움켜쥐고 있는 아르의 품에 안겼다. 

       

       “헤헤….”

       

       아르는 만족한 표정으로 나를 꼭 껴안았다. 

       

       그렇게 아르와 함께 침대 위에서 밍기적거리다 보니, 실비아와 레키온, 데보라도 하나둘씩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끄으응….”

       “끄응….”

       

       그나마 엘프인 실비아는 좀 괜찮아 보였는데, 저쪽 방에서 나온 레키온과 데보라는 비틀거리며 거실 소파에 다시 쓰러졌다. 

       

       “뀨웃!”

       

       드래곤답게 숙취 따위는 없는 아르는 기지개를 시원하게 켠 뒤, 초췌해 보이는 레키온을 흔들었다. 

       

       “삼쵼, 삼쵼. 아침 머그러 가여! 요기 뷔페가 엄청 맛있대여!”

       “아르야…. 미안하다…. 거기까지 내려갈 힘이 없다….”

       “나도…. 그냥 룸 서비스로 대충 시켜 먹을래….”

       “뿌우. 다 가치 먹어야 마싰는데….”

       

       나는 입이 댓발 나온 아르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하하, 아르야. 뷔페는 저녁때 먹든가 하고, 오늘 아침은 여기서 먹자. 아르가 좋아하는 거 다 시키면 되잖아?”

       “힝, 아라써.”

       

       나는 룸 서비스로 아침 식사를 주문해 두고, 반대편 소파에 아르와 함께 앉아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며 기다렸다. 

       

       띠링.

       

       그때 초인종이 울렸고.

       

       “응? 방금 시켰는데 벌써 온다고?”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앞에 서 있는 인물을 확인하고 입을 떡 벌렸다. 

       

       “오랜만에 뵙네요. 야, 너네 휴가 잘 즐기고 있…. 어휴, 심하게 즐겼나 보네.”

       “어…. 알렉스…? 네가 왜 여기…?”

       “뭐야, 내가 술이 덜 깼나…?”

       

       레키온과 데보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자 알렉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도 휴가 나왔다,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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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icked Up a Hatchling

I Picked Up a Hatchling

해츨링을 주웠다
Status: Ongoing Author:
But this guy is just too c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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