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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0

       

        

        

        

        

       [일반]솔직히 카토 팀<<<<<하모니 원툴 아니냐?????????

        

        

       <분대장 직위 이어받은 카토그래퍼가 B에 남은 유저들 몰살하는 움짤들>

        

        

       응 구라야~~

        

       억까충들 다 뒤져~~

        

        

        

       [전체 댓글][등록순]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만 낚일 수 없으니 바로 개추박았다 ㅋㅋ

       ㄴ야이시발새기야 ㅋㅋㅋㅋㅋ

       ㄴ야너두??????????

        

       -김부장 리스폰지역에서 오열하는 소리 VR뚫고 여기까지 들려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억까는 (김부장을)억까(하겠다)는 뜻입니다 아시겠어요?

       ㄴ와정 말유 익한정 보였어요!

       ㄴ띄어쓰기 개새1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뭔소린가했네 ㅅㅂ아 ㅋㅋㅋ

        

       -솔직히 하모니 원툴이란 말도 존나 어이가 없음 ㅋㅋ

       ㄴ일주일내내 방송켜고 같이 연습하는거 뻔히 보고도 개소리 뒤지게 싸대는 새끼들임 ㅋㅋ

       ㄴ팩트)그런 병신들 중 스트리머만큼 지들 인생에 노력 쏟아붓는 애들도 없다 

        

       -비추 살금살금 올라가는거 봐라 ㅋㅋㅋㅋㅋㅋㅋ

        

       -요새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는데 이거 정상이냐?

       ㄴ놀랍게도 정상입니다

       ㄴ뱀이랑 친해지면…꼬리가 달린다….

        

       -카토이새끼 뒤지게 얻어맞더니 결국 한다리건너서 유진편으로 돌아선게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이로서 더추빤=마음의 양식이라는 등식이 증명되었다

       ㄴ하모니 그룹리더 잡고나서 실실 쪼갠것부터 알아봤다 ㄹㅇ

        

       -카토야…그렇게라도 행복하면 됐어…난네가행복할때제일좋아

       ㄴ난 얘가 고통받을때 그렇게 재밌든데

       ㄴ사실나도고통받을때 제일 재밌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고통과 행복은 한끝차이지 ㄹㅇㅋㅋ

        

        

        

        

        

        

        

        

        

        

        

        

        

       “현재 A와 B를 오가며 양측의 필사적인 악전고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의 힘겨루기로군요. 피로 피를 씻는 살벌한 전투가 10분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부장 팀, B를 돌파할 마지막 한 발자국이 부족합니다! 교두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진짜 악착같이도 싸운다 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현대전? 근데 어째서 교환비가 1 : 1에 수렴하죠?

       -실제 전쟁이었으면 끔찍했을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시발 2머전이야 VR게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지경쯤 되니 킬포인트 따지는 건 의미가 없을 거 같은데

        

        

        

        치열한 공방.

        

        한 경기당 주어진 40분의 플레이 타임은 사람이 몇십 번이나 죽고 부활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고, 스트리머 대항전의 두 번째 경기, 그러한 상황은 실제로 뉴욕의 대규모 시뮬레이션 센터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었다.

        

        B로 원활히 접근하기 위한 교두보를 설치하고, 해당 지역에서 아군이 부활하면 몇 번이고 병력을 모아 약한 지점을 두들긴다. 단순히 총기와 수류탄 뿐만이 아니라, 유탄발사기와 로켓포, 심지어는 10분마다 한 번씩 주어지는 산탄 미사일 폭격까지 동원하며 이뤄지는 무지막지한 교전.

        

        현실이었으면 1시간 내에 수백에서 천에 달하는 억 단위 금액을 쏟아부은 미국 최고급 인력들이 믹서기처럼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될 것이었으나, 그나마 아주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경기는 VR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양 측은 때로는 방어전을, 때로는 공세를 지휘하며 몇 번이고 개별적인 한계에 도달한다.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공세종말점을 예측하고, 반드시 파괴해야 할 주요 목표 기물을 표시하며, 때로는 스스로를 전장에 직접 투입하길 서슴치 않는다.

        

        

        그리하여, 고작 두 번째 판.

        

        분위기가 요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아, 김부장! 이번에야말로 B를 뚫어내나요! 이전까지 아껴두었던 폭격 기회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흙먼지로 뿌옇게 변한 중앙 점령 구역을 향해 열두 명 전원이 달려듭니다아아-!”

        

        

        

       -가즈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얘 왜 이렇게 처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보여주나?

       -ㅅㅂㅋㅋㅋㅋㅋ일단 응원해야겠다

       -드가자!!!!!!!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의 교전이 시작된다.

        

        힘과 힘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며, 인간이 여태껏 쌓아올린 악의어린 기술력의 총집합체인 총기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연막을 꿰뚫고, 얇은 철제 강판을 관통하며, 첫 번째 방어막인 실드를 두들겨 부수고는 그 아래의 세라믹 방탄판을 몇 번이고 강타한다.

        

        그런 최전선의 아래에서, 이미 친선 대전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까먹어버린 두 그룹 리더가 지휘 및 교전이라는 양 사이드에서 치열한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

        

        방어하는 하모니와 공격하는 김부장. 과장하여 역사에 남을 만한 대전이었다.

        

        

        

       “라인 1이 곧 돌파될 거예요! 부비트랩 깔고, 라인 2로 후퇴해서 방어선 밀집합니다! 후퇴하는 인원들 엄호사격, 엄호사격!”

        

       “트로피 시스템 회수. 각 분대의 포인트맨이 전면으로 나섭니다. 각자 탄도 방패의 내구도 확인하고 재집결합니다. 스킬 쿨타임까지 기다리세요.”

        

        

        

        하모니의 팀은 김부장의 유연한 지휘를 배우고, 반대로 김부장은 그룹의 전투력을 형성하는 축이 되는 분대의 운용을 실시간으로 학습한다.

        

        그리하여 발생하기 시작한 광경. 흡사 초현실적인 공성전.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며 이뤄지는 CQB는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 또는 마왕과 용사의 뒤가 없는 전투를 보는 것만 같은 카타르시스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어째서 클리셰가 클리셰로 남아있는지를 절절히 깨닫게 되었다.

        

        

        

       -김부장 개잘하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마왕과 용사 구도가 아직도 인기가 넘치는지를 이제야 깨달았읍니다….

       -월요일출근 피로가 싹 사라지농ㅋㅋㅋㅋㅋㅋㅋ

       -진지하게 이번 판은 김부장팀이 이겼으면 좋겠는데 정상이냐?

       -하모니가 진짜 넘을 수 없는 벽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순한 두 팀 간의 충돌이 아니었다. 김부장 팀의 행보는 마치 항거할 수 없는 운명 그 자체에 저항하는 한낱 사람과도 비슷했으며, 세계의 명운을 걸고 모든 지력과 무력을 짜내어 격돌하는 마왕과 용사를 보는 듯했다.

        

        그리하여, 승패의 저울이 실질적으로 변하는 일은 없었지만, 조금씩, 점차 많은 이들이 김부장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실력적 차이를 넘어서, 한계에 부딪혔음에도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모습이 모두를 조금씩 감화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 비록 시청자들 전원에게 그런 감정을 부여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런 건전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상상하던 클리셰와 다른 부분은, 하모니는 용사가 이긴다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냉혹한 목소리가 인컴을 타고 흘러나왔다.

        

        

        

       “스킬 쿨다운 종료, 현 시간부로 다시 적들을 밀어내겠습니다. 신호에 맞춰 최전방 배치 분대와 교대합니다. 공세 시작까지 3초, 포인트맨이 선두로.”

        

        

        

       ───기이잉!

        

        

        

        기묘한 음색과 함께, 방어선을 지휘하던 하모니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소모 없이 아껴두었던 인원들의 공세 준비를 끝마쳤다.

        

        그리하여 김부장의 팀이 공세종말점에 도달하기도 전, 거의 소모된 아군의 방어선 뒤에서 여섯 명으로 이뤄진 킬 팀이 그 어떠한 전조조차 없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모니는 공세적 방어가 무엇인지를, 그리고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수십만 명의 앞에서 증명하였으며 – 그로부터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김부장의 팀은 파멸적인 역공격을 연거푸 얻어맞은 후 산산히 와해되었다.

        

        두 번째 전투는 그렇게 종결되었다.

        

        

        

        

        

        

        

        

        

        

        

        

        

        

        

        

       “…따라서, 양쪽 팀의 전력은 실질적으로 비등하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법도 각자 보유하고 있고요. 하지만 하모니의 팀은 그런 결정적인 타격을 김부장의 팀에 비해 더 가하기 쉽습니다.”

        

       “아, 무슨 소리인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 말이 맞군요. 아무래도 급박한 상황에서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재화니까요.”

        

        

        

        잠시간의 쉬는 시간, 캐스터와 해설이 대화를 나누며 이전까지의 상황을 반추 중이었다.

        

        한 팀은 마치 우산처럼, 비가 내린다는 특정한 상황에서는 단추 한 번만 손가락으로 누르면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는 달랐다. 구체적인 비유를 들긴 어려웠지만, 확실한 건 상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수고를 필요로 할 것이었다.

        

        바로 그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결과는…구태여 입아프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내리 이어진 두 판의 승패는 그 어떠한 장엄한 설명도 필요없을 정도로 간단명료하게 우열을 나타내고 있었으니.

        

        그러나, 본래 세상이란 산술 논리만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그러한 사실은 지금에 이르러서도 여실히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다 – 이미 몇십 분 전, 우와 열이라는 두 글자의 사이에서 벌어진 그 무엇보다도 드라마틱한 경기가 이를 증명했다.

        

        

        

       “그렇다면, 러스 해설님의 식견에 의하면,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제가 함부로 경기 결과를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하모니 그룹이 선전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김부장 측은 매 시간마다 아주 효과가 강렬한 예방접종을 맞고 있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니까요.”

        

       “하하, 확실히. 한 번 대형 교전이 발생한 후에는 같은 형태의 전술을 쓰더라도 효과가 비교적 반감하겠죠. 과연 김부장 팀이 어디까지 선전할지, 그리하여 결국 하모니 팀을 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됩니다.”

        

        

        

       -김부장 시불려나 좀더 분발해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한판거칠때마다 성장하는 김부장 vs 이미 완숙한 하모니

       -팩트)유진이 오늘까지 하모니 피드백해줬으면 김부장은 얄짤없이 줘털렸다

       -ㅈㄴ 너무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부장 이새1기 벌칙받을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농ㅋㅋㅋ

        

        

        

        그야말로 난장판.

        

        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수많은 단어들 중 갑론을박은 너무나도 온건했다. 수십만 명이 모여있는 – 비록 몇십 개로 분할되긴 했지만 – 채팅창의 상황을 현실 위로 그대로 옮겨놓는다면 패싸움이라는 단어 정도로 간신히 설명할 수 있을 터였으니.

        

        해당 대회에 참여한 스트리머들 대부분을 아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혹은 그들 중에서도 하모니와 김부장을 비롯한 비교적 소수의 스트리머만을 아는 사람들…그 외에도 일일히 분류 불가능한 – 말 그대로 사람 수만큼 존재하는 범주가 서로 충돌하고 있었다.

        

        한편, 그런 상황의 한가운데에서, 오로지 두 명만이 기존과 다름없이 평범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누군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김부장이 잘하긴 하지만, 출발 위치가 너무 다르기도 하고…유의미한 데이터가 쌓이기 전에 하모니 팀이 먼저 4승을 달성할 확률이 훨씬 높겠네요. 반대로 민아가 부진한다고 하더라도, 넘을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넘을 수 없을 거고….”

        

       “그 정도가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겠네요.”

        

       “역시, 유진 씨도 그렇게 생각했군요.”

        

        

        

        짧게나마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간 생각을 마친 그녀는 누군가가 듣든 말든 부연 설명을 이어나갔다.

        

        

        

       “상대방의 관찰을 통한 실력적 개안(開眼)은 사실상 일회성이고, 그러한 성장의 폭이 지속적이면서도 일정하게 증가한다는 걸 보장할 수도 없죠. 실질적으로는 상한선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단 게 맞아요.”

        

       “그렇군요. 그러면 유진 씨가 보기에, 이번 대항전은 어느 정도로 끝날 것 같나요?”

        

       “김부장 팀이 3승을 넘지 못할 것 같네요. 많으면 2승이고, 한 번 정도는 승리할 것 같기도 한데, 글쎄요. 확답하긴 어렵네요.”

        

       “많으면 2승이라.”

        

        

        

        던져진 키워드를 붙잡은 의식이 침잠한다. 주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프로게이머로서 그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단적인 예로, 다이스 자신의 경력은 김부장이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기와 겹쳤었으니까.

        

        하지만 접점은 없다. 그가 직접 대회를 발로 뛰어 우승한 경력이 있거나, 혹은 그가 키워낸 연습생 중 누군가가 우수한 성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자신은 AP 솔로잉 프로게이머였으며, 그는 도미네이션 모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팀 게임과 솔로 플레이를 동치에 놓긴 어려운 법이다. 그렇기에 아까 유진에게 내놓았던 분석도 철저히 현재까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려낸 것이었고. 게다가 보는 눈은 저쪽이 더 정확할 테니까.

        

        

        한편,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시간이 슬그머니 녹아내린다.

        

        정신을 차린 다이스의 눈 앞에서는 어느덧 짤막한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었다. 당사자는 하모니…가 아니라, 이번 대회에 참여한 스트리머 중 한 명이었다. 아무래도 완전한 랜덤으로 뽑아 인터뷰를 진행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이를 보고 있었을까.

        

        

        

       “…완전 랜덤은 아니었나보네요.”

        

       “네?”

        

       “아, 그냥 생각하고 있었어요. 역시 나오네요.”

        

        

        

        짝짝짝짝.

        

        다음 대답을 듣기도 전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슬그머니 흘겨본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하모니가 아니라 마왕이라는 해괴망측한 단어가 연신 올라오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하모니는 마왕이란 칭호를 받기엔 좀 과분하지 않나 싶었지만….

        

        뭐어. 원래 별명이란 건 근본없이 지어지는 법이었으니.

        

        아무튼, 성큼성큼 다가온 하모니가 의자에 앉아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하하, 반갑습니다. 앞선 두 판을 보니,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밝혔던 포부가 전혀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군요. 실제로 앞선 두 경기 동안 죽은 건 단 한 번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맞죠?”

        

       “그렇죠. 무슨 일이 있어도 최대한 사망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네요. 특히 여기에선 지휘자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게 많으니까요.”

        

       “맞습니다. 고티어로 갈수록 지휘 체계가 계속해서 서있단 것만으로도 사실상 굉장한 이득을 볼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지요.”

        

        

        

        짤막하게 이어지는 대화.

        

        몇 가지의 문답 이후 마무리 단계로 들어간다.

        

        

        

       “-그럼, 앞으로의 경기 또한 기대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혹시, 대회 시작 전 말했던 포부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건가요?”

        

       “물론이죠. 그래도 조금 변화가 있을 것 같긴 한데….”

        

        

        

        불과 몇 초 정도의 고민.

        

        그러더니 그녀는 입가에 서늘한 웃음을 걸었고, 이내 입을 열었다.

        

        

        

       “…두 번 정도 그룹 리더로서 경기를 진행해보니, 이제는 저 뿐만이 아니라 팀원들의 생존 역시도 좀 더 신경써서 플레이해야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러면 플레이 스타일이 이전에 비해서 조금 더 신중하게 변한다는 뜻일까요?”

        

       “아뇨. 팀원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는 조금 더 빠르게 그 원인을 제거하도록 노력하려고요.”

        

        

        

       -??????????????????????

       -이거완전 광전사아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그렇긴 하지…그래도싀바이걸대놓고인터뷰에서하는미친사람이어딨어쉬부랄!!!!!!!!!!!!!!

       -이게 마왕이 아니면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친련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짧은 정적.

        

        폭탄발언이 아니라 폭탄 그 자체가 되어버린 하모니를 보며, 언리얼과 러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 이내 덧붙였다.

        

        

        

       “네, 답변 감사합니다. 하모니 씨는 이따 인터뷰 끝나고, 혹시 뱀꼬리 달인 물로 도핑하고 왔는지 검사해봐야겠네요.”

        

       “으악, 안 그랬어요! 유진 쌤이랑 인게임에서 대화 못한지도 오래 됐단 말이에요!”

        

       “아, 마침 타이밍 좋게 스트리머 김스톤 씨가 보내주신 휘슬블로잉 메시지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디…하모니는 분명 어딘가에 뱀꼬리를 숨기고 있다고 합니다. 훌륭한 제보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익명 투신이 이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듭니다!”

        

        

        

        익명 투신도 아니고, 하모니의 발언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지만, 어쨌든 훌륭한 인터뷰 마무리였다.

        

        적어도 다이스는 나가버릴 것 같은 정신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직 절반조차 지나지 않은 대회이건만,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한 편을 미리 땡겨오기로 했습니다

    다음주는 휴재가 있을 예정입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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