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20

        독을 사용하는 몬스터.

        시청자들이 말하길, 몸속에 특수한 곰팡이 포자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 설정이라는 몬스터.

        고르고르가 내 캐릭터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얍.”

       

        팅!

       

        키에엑!

       

        그리고 나는 그것을 타이밍 맞게 패링으로 막아 낸다.

        스태미나와 약간의 HP를 소모하는 가드와는 달리, 패링은 성공만 한다면 그 어떤 자원의 소모도 존재하지 않는 방어기다.

        게다가 내가 든 ‘실드 크러셔’는 ‘패링시 일정 데미지를 상대에게 입히는 능력’이 존재하는 무기.

       

        키엑!

       

        때마침, 계속된 공격에 의해 고르고르가 그로기 상태에 진입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두 번째 ‘실린더 기술’을 사용했다.

       

        철컥! 철컥! 철컥!

       

        = 하아압!

       

        거대한 방패가 다시 변형한다.

        그러고는 내가 지정한 방향을 향해 방패에서 뻗어 나오는 지지대가 굽혀지더니, 실린더가 작동하며 내 캐릭터를 날려 보낸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간 내 캐릭터가 그로기 상태에 진입한 고르고르에게 충돌한 순간, 내 캐릭터는 마치 튕겨 나듯 고르고르의 상공으로 튕겨 올라간다.

        동시에 방패는 거대한 건틀릿의 형태로 변형되고, 그대로 아래로 떨어지며 고르고르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주었다.

        이것이 ‘실드 크러셔’에 내장된 또 다른 ‘공격’ 커맨드인 ‘버파 어택’이었다.

       

        – 와우

        – 깔끔하다!

        – 짝짝짝!

        – 와아아아ㅏㅏ!!

        – 멋져영!

        – 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환호한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보아라. 나도 이제 제법이지 않으냐?”

       

        – 최고최고!

        – 라나님 멋져요!

        – 눈나! 너모 좋아용!

        – 할모니 최고!

        – 멋지다 할모니!!!

        – ㅋㅋㅋㅋㅋ

        – 우쭐대는 라나님도 최고임.

        – 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웃음과 함께 사냥은 마무리되었다.

        그러자 컷신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어딘가에 숨어 있었던 몬스터 연구가가 나타났다.

        그러고는 내 캐릭터가 사냥한 고르고르의 시체를 살피더니, 의아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 이상해.

       

        = 고르고르는 본래 이렇게 사나운 몬스터가 아니야.

       

        = 이 녀석이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몬스터 연구가는 고르고르가 이곳에 출현한 이유가 부자연스럽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이랬다.

       

        – 모든 시리즈에서 다 저러던뎈ㅋㅋㅋ

        – 이쯤 되면 원래 사나운 몬스터가 아닐까?

        – ㅋㅋㅋㅋ

        – ㅈㄹ을 안 하는 시리즈가 없다!

        – ㅋㅋㅋㅋㅋㅋㅋ

        – 모든 스토리에서 다 저런 소리얔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 : 우리 애가 원래 안 이러는데…….

       

        “흠흠.”

       

        시청자들이 웃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그렇게 웃긴가 싶다가도, 인간들에게만 공감되는 어떤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도 않았다.

        웃기니까 웃는 것이겠지 뭐.

       

        어쨌든 스토리는 계속 진행되었다.

        고르고르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비와 무기가 해금되고, 더욱 상위의 몬스터 사냥에 들어간다.

        동시에 시청자들의 조언을 들으며 장비와 스킬을 맞춰 보기도 했다.

        사냥이 더욱 편리해졌다.

       

        그렇게 사나워진 몬스터들의 흔적을 찾아가던 나의 캐릭터.

        ‘주인공’은 마침내 튜토리얼에서 자기 선배들을 죽인 원수를 찾아낼 수 있었다.

       

        = 신참. 찾아냈어.

       

        = 늪지대. 그곳에 놈이 있어.

       

        = 우리는 그놈을 ‘제다하크’라고 부르기로 했어.

       

        주인공의 복수심과는 별개로, 마을에서는 그 ‘제다하크’라는 몬스터를 사냥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왜냐하면 몬스터 연구가가 밝혀낸 바로는, 그 몬스터가 마을 주변의 생태계를 교란시켰고, 그로 인해 모든 몬스터들이 흉포해졌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명분적으로도 몬스터를 사냥하기에 적합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사냥에 들어가는구나.”

       

        – ㄱㄱㄱㄱ

        – 오는가?

        – 두근두근

        – ㄷㄱㄷㄱ

        – ㅋㅋㅋㅋㅋㅋ

        – 입 근질근질하다.

        – 크으윽!

        – 드디어 보스다!

       

        시청자들의 기대와 나의 기대가 함께 하며 사냥에 들어간다.

        웅장한 효과음과 함께 화면이 ‘늪지대’로 변경된다.

        그동안 보아왔던 늪지대와는 달리, 적막한 늪지대의 풍경이 보였다.

       

        “보통 이쯤에서 소동물이 보였거늘…….”

       

        마치 이곳에 위험한 것이 존재한다는 듯, 평소 늪지대에 나왔을 때 보였던 자그마한 소동물들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바닥에 떨어진 검은 입자뿐.

       

        마치 길을 알려주듯, 바닥에 떨어진 검은 입자를 따라 이동한다.

        그리고 그 끝에 다다른 순간, 컷신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늪지대를 걸어가던 주인공의 주변에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진다.

        주인공이 긴장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뒷걸음질 치는 그의 뒤편에서, 두 개의 노란 불빛이 번뜩인다.

       

        = 허엇?!

       

        키야아아아아악!!

       

        뒤늦게 눈치챈 주인공의 앞으로, ‘제다하크’라는 이름이 붙은 검은색의 드래곤 형태를 가진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 캬아아아!

        – 이거지!

        – 등장씬 진짜 역대급임.

        – ㅋㅋㅋㅋㅋㅋ

        – 캬아아

        – 가즈아!

        – 사냥 개시!!

       

        웅장한 음악 소리와 함께 사냥이 시작된다.

        거친 울음소리와 함께 제다하크의 날개가 펄럭이자, 검은색 입자가 섞인 바람이 내 캐릭터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엿차.”

       

        휘리릭!

       

        딱 봐도 인간의 몸에 해로워 보였기에, 즉시 회피를 시전해 피해주었다.

        언제나처럼 몬스터의 공격을 피해내며 패턴을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제다하크의 공격을 피하고, 때로는 막으며 패턴을 확인하던 그때였다.

        처음 보는 패턴에 의해 제다하크의 검은 입자 공격에 피격된 순간, 게임 화면 위로 몬스터 연구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제다하크의 부식 입자 때문에 무기가 부식되고 있어!

       

        = 무기의 내구도가 떨어지고 있어!

       

        “음?”

       

        그 메시지에 고개를 돌리자, 체력 아래에 존재하는 ‘무기의 내구도’가 쭉쭉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닛?!

       

        – ㅋㅋㅋㅋ

        – 당황하시는 것 웃김ㅋㅋㅋ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기본적으로 이 게임에서는 ‘내구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공격을 당하더라도, 공격하더라도, 무기와 장비는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

        하지만 무기에는 다른 의미에서 ‘내구도’라는 것이 존재한다.

       

        사냥에서 무기를 사용해 몬스터를 공격할 때마다, 무기의 내구도는 일정 수치만큼 떨어진다.

        그리고 무기의 내구도가 일정 이하로 떨어진 순간, 무기의 공격력이 일정 수치만큼 깎여나가게 된다.

        즉, 이 게임에서는 사냥 중간중간에 무기의 내구도도 관리해 주어야 한다.

       

        물론 기회는 제법 존재한다.

        이 게임에서 몬스터는 일정 시간마다 맵의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고, 몬스터가 다른 구역을 이동했을 때 ‘수리 키트’를 사용해 무기의 내구도를 수리하면 되니까.

        다만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무기의 내구도를 소모시키는 상태 이상이라니. 성가시구나.”

       

        수리 키트를 사용해 무기의 내구도를 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4초.

        몬스터가 그로기 상태에 걸린다거나, 혹은 바닥에 쓰러지지 않은 이상 결코 허락하지 않을 시간이다.

       

        “이거, 절대로 공격에 맞으면 안 되겠구나.”

       

        – 안 맞는 게 좋긴함.

        – 원래 맞으면 안 좋습니다.

        – 맞고 싶어서 맞는 사람은 없음.

        – 맞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음?

        – ㅋㅋㅋㅋ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

        – 라나님이 때려주면 좋을지도?

        – ㅋㅋㅋㅋㅋ

        – 응? 방금 이상한 채팅 본 것 같은데?

        – ㅋㅋㅋㅋㅋㅋ

       

        상태 이상의 지속 시간은 대략 8초.

        그 시간 안에 또다시 공격을 피격당할 경우, 저 지속시간이 갱신되는 구조로 보였다.

        그리고 상태 이상이 지속되는 동안, 1초마다 일정량의 내구도가 깎이는 구조였다.

       

        “어디 보자…….”

       

        공격을 피해내며 제다하크의 패턴을 숙지한다.

        그리고 대략적인 패턴 숙지가 끝났다고 판단되었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무기를 들었다.

       

        “그럼 사냥을 시작해 볼까?”

       

        – 가즈아!!

        – 드디어!

        – ㄱㄱㄱㄱㄱㄱ

        – ㄱㄱㄱㄱ

        – 가즈아!

        – 가즈아ㅏㅏㅏㅏ!

        – 이예이!

        – 이얏후~!

        – 가죠!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제다하크의 공격을 패링했다.

        패팅 특유의 효과와 함께 제다하크에게 일정량의 데미지가 들어간다.

        그것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팅! 팅! 팅! 팅!

       

        – 캬!

        – 이거지!

        – 게임 익숙해지시니, 이제야 보는 맛이 있넼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처음 보는 몬스터의 패턴을 즉석에서 수집하고, 그걸 패링 한다?

        – 와씨. 헌터 난이도에서 이 정도의 패링을?

        – 그렇지! 이게 정상이지!

       

        시청자들의 감탄이 이어지던 중, 내 캐릭터가 제다하크의 공격에 맞아 뒤로 나뒹군다.

       

        – ? 

        – ??

        – ?

        – ?

        – ?

        – 뭐임?

        – 읭?

        – ??

        – ?

       

        “아, 방금 것은 방어 불가 공격이었구나.”

       

        6번 패턴은 방어가 불가능하다.

        메모메모…….

       

        참고로 ‘가드 불가 공격’의 경우엔 ‘패링’도 불가능하다.

        이런 공격은 그냥 무조건 피해야 했다.

       

        팅! 팅! 팅! 휘리릭! 팅!

       

        방어 불가 공격은 철저하게 회피하고, 다른 공격은 패링 한다.

        때때로 독으로 보이는 공격도 피해주면서 사냥하길 얼마나 지났을까?

       

        쿵!

       

        끼이이익!!

       

        마침내 그로기 상태에 진입한 제다하크의 모습에, 즉시 ‘버파 어택’을 시전한다.

        몬스터에게 돌진, 충돌, 점프, 다시 충돌!

       

        콰아앙!

       

        여기서 다시 커맨드를 입력하는 순간, 내 캐릭터는 들고 있던 거대한 건틀릿을 다시 휘두르며 강공격을 시전했다.

        시청자들에게 배운 테크닉이었는데, 다행히도 한 번에 성공했다.

       

        – 와우.

        – 커맨드 개 복잡할 텐데, 한 번에 하시네.

        – ㅋㅋㅋㅋㅋㅋ

        – 상식이 이상해서 그렇지, 할 때는 잘하심.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어허. 인간의 상식을 나에게 가져다 대면 안 되지 않으냐?”

       

        고얀 놈들 같으니라고.

       

        어쨌든 강력한 데미지를 받은 제다하크.

        그 순간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더니 컷신이 재생되기 시작한다.

       

        쿵! 쿵!

       

        크르르르르…….

       

        상처를 입은 듯 헐떡거리는 제다하크.

        그런 몬스터를 노려보는 주인공.

       

        크와아아아앙!!

       

        파아아앗!!

       

        그 순간 제다하크의 몸에서 검은 입자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제다하크의 몸에서 붉은빛이 혈관처럼 뻗어 나가며, 느리게 점멸하기 시작한다.

       

        – 오오오!

        – 2페이즈다!

        – 힘내여!

        – 파이팅 라나님!

        – ㄱㄱㄱㄱㄱ

       

        “그래. 파이팅 하마.”

       

        그렇게 형태가 조금 달라진 제다하크의 사냥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보스전 2페이즈 들어갑니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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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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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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