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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3

       

        

        

        

       -[알림 : Streamer ‘Harmony’가 방송을 시작하였습니다.]

        

       -[알림 : Current Status // ON AIR]

        

       -[방송 제목 : 초호화게스트와함께와인바에서술마시기ON]

        

        

        

       -?????????????

       -뭐냐 휴방이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호?화게?스?트?

       -뭐지? 경기에서 회쳐버린 김부장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겠단뜻인가???

       -준내뜬금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요일, 오후 8시 40분.

        

        월요일에 진행되었던 스트리머 대항전이 끝난 후 찾아온 암흑기 – 주중 휴방. 근 한 달 가량을 남들 이상의 페이스로 쉼없이 달려왔고, 이를 통해 하모니는 한계까지 벼려진 실력이라는 이름의 검을 날이 다 나갈 때까지 대회에서 휘둘렀다.

        

        비록 두 번의 상처 – 2번의 패배 – 를 입긴 했으나, 그녀는 근 몇 달 간 유진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쌓아올린 실력을 통해 김부장과 그의 팀을 대상으로 흑룡대차륜을 시전했고, 네 번에 걸친 승리 동안 상대 팀의 무릎을 역관절로 곱게 접어버렸다.

        

        마치 자신의 스승이 그러했듯, 개천에서 새로운 용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하모니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정신력은 아직 유진에 비교하기엔 민망한 수준이었고, 정신적 피로를 이기지 못한 그녀는 간단히 후일담을 풀어낸 후 쓰러지듯 누워 휴방을 선언했다.

        

        

        그렇게 모두가 토요일에 돌아올 하모니를 기다리고 있던 주중의 어느 날.

        

        갑자기 방송이 켜졌다.

        

        그리고 시청자들을 반긴 것은 누가 보아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와인바의 전경이었다.

        

        

        

       -디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뭐임?

       -전세냈네 전세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싯팔 부의 재분배 마렵게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1억의여자 킹갓엠페러유진뱀꼬리하모니ㄷㄷㄷㄷㄷㄷ

        

        

        

        온갖 이상한 소리들이 난립하는 와중, 허공 위로 소형 드론이 부유한다. 과거 유진의 방송을 본 이들이라면 어딘가 낯이 익을 그것 – 게다가 허공 위에서 슬쩍 아른거리기 시작한 아주 미묘한 노이즈까지.

        

        모션 캡쳐 장비와 부유 드론. VR의 아바타를 현실 위로 구현하기 위한 물건. 그 다음은 예측할 수 있었다. 차츰 움직이는 캠에 잡힌 세 명의 인영. 가상현실에서 그대로 아바타를 꺼내온 것마냥 생생한 움직임이 현실 위에서 구현되고 있었다.

        

        하모니. 하지만 유진과 다이스가 같이 있는.

        

        익숙한 보이스가 들려오며, 시청자들이 기함하기 시작했다.

        

        

        

       “아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목소리 지금 잘 나오나?”

        

       “반갑습니다. 오늘은 다이스도 데려왔어요.”

        

       “어…반가워요. 어쩌다보니 오늘 방송에도 나오게 됐네요. SSM Entertainment의 다이스입니다.”

        

       “굳이 그것까지 안 붙여도 이미 알 사람들은 다 알아요.”

        

       “아유, 하모니랑 유진 씨는 몰라도 저는 해줘야 한다고요. 그리고 유진 씨도 아직까지는 SSM AP 부문의 외부 고문이거든요, 이런 말 좀 해줘요.”

        

        

        

       -술???????먹방???????????????????

       -ㅋㅋ좋다 냉장고에 짱박아둔 맥주캔 바로 딴다

       -내가 다이어트 못하는 건 다 이사람들 때문이야 진짜 ㅋㅋㅋㅋㅋㅋ

       -와 인테리어 개오진다

       -그래서 갑자기 방송킨 이유가 무엇?인것?

        

        

        

       <끼에에에에에엑 님이 10,000원 후원!>

       -뭐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꿀잼술먹방을 의미하는것인가? 갑자기 방송을 켠 이유가 무엇인것이지?

        

       “아, 1만원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아시아 예선전 두 분이 각각 1위, 2위 하셨으니, 그것도 기념해서 파티 겸으로 한 번 와봤어요. 잠깐 시간이 나서, 여러분들이랑 함께 소통도 좀 하려고 이렇게 허락 맡고 방송 켜봤습니다. 히히.”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시청자들은 단체로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크리스마스는커녕 할로윈도 오지 않았건만 뜬금없이 양말이 터져나갈 정도로 거대한 선물을 받고 정신이 저 멀리로 사출되어버린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대기업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네임밸류가 되어버린 하모니와 유진, 그리고 방송조차 안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방팔방에 널리 알려진 프로게이머 다이스까지 – 이 셋의 상호작용은 거대한 여파를 불러왔고, 그리하여 십만 가량의 인원이 세 명의 술먹방을 보기 위해 모였다.

        

        난리로 가득찬 채팅창이 기관총을 넘어 미니건의 발사 속도에 가깝게 한 마디씩을 토해내고 있는 와중, 이들의 앞에 놓인 세 개의 글라스 안으로 황금색 액체가 부어지고 있었다.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액체가 잘게 뒤흔들리며, 기포가 잘게 부서졌다.

        

        시청자들이 무슨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생각은 이 순간 완전히 뒷전으로 사라지고, 세 명은 입 안에 들어찬 투명한 액체 황금을 맛보았다.

        

        그 후 웰컴 푸드 한 입, 그 다음 또다시 맛보기.

        

        시청자들이 폭주하기 시작할 즈음 한 명씩 입이 열렸다.

        

        

        

       “유진 씨부터 맛 표현. 어때요?”

        

       “저한테 뭘 바래요. 그냥 살짝 달달하고 탄산 튀는…좀 고급스러운 술 맛이죠. 원래도 술 안 마시고 다녔다니까요.”

        

       “바로 그래서 초대했던 거라구요.”

        

        

        

        히히 하고 웃는 하모니. 그러나 다음 순간 스르륵 하고 뒤가 트여있는 의자 한쪽이 꿈틀대더니, 살짝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요염하게 움직이던 꼬리가 정수리를 꽁 때렸다. 끼양 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말은 저렇게 했지만, 유진은 아시아 예선전 때 진행했던 자신의 인터뷰를 하모니가 보지 않았다는 가능성을 한참 전부터 경시하고 있었다. 아니, 차라리 그런 가능성이 있으리란 것조차 믿지 않았다는 것에 가까웠지.

        

        이리저리 말을 빙빙 돌렸지만, 결국, 이 맹랑한 녹색 떼껄룩은 유진 자신의 술버릇을 두 눈으로 직접 직시하고 싶어서 와인 바를 예약한 것이 거의 100% 확실했다.

        

        다이스의 표정 역시도 하모니랑 비슷했단 점에서 이 가정이 틀릴 확률은 제로로 수렴했다.

        

        물론,

        

        

        

       “…근데 저도 무슨 맛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입맛이 고급이 아니라서 그런 건가 봐요. 뭔가 조금 달달하고, 살짝 쌉싸름하고. 알콜 기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건 좋긴 한데….”

        

       “그러면서 맛 표현 다 하셨네요.”

        

        

        

       -삼시세끼 빵이랑 식전주 한사바리 땡길 것 같이 생긴 아바타로 그런 말하니까 혼란스럽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아바타빼고 본모습 공개해줘 앆!!!!!!!!!!!!!!!!!!!!!!!!!!!!!!

       -샴페인 기깔나게 생겼네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유진술주?정언?제하죠?

       -오늘방송오래할거지?오래한다고말해!!

        

        

        

        물론 아쉽게도, 이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었다.

        

        방송이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 하모니는 샴페인 잔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고, 다시금 글라스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황금색 액체가 각자의 목구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하여 이어지는 이런저런 대화. 주된 내용은 머잖아 있을 파이널 챔피언십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미 한 번 미국에 다녀와본 경험이 있는 다이스가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케네디 국제공항에 내려서 짐을 찾고 밖으로 나오면, 이따만한 대형 버스가 저희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렇게 대략 15km 정도를 이동해서 맨해튼의 호텔에 짐을 푼 다음, 그 후에는 사실상 스케줄 전까지 자유시간이죠.”

        

       “스케줄은 좀 프리한가요?”

        

       “아뇨. 개인 연습도 해야 하고, 사진도 찍어야 하고, 인터뷰도 해야 하거든요. 시차 적응은 필수구요. 게다가 겨울이라 개인 컨디션 관리도 해야 하고…그래도 밤에 밖에 나갈 일은 그다지 없으니 그건 크게 상관없긴 한데.”

        

        

        

        생각보다 신경써야 할 게 많은 듯했다. 그런 생각이 유진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물론 미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상당히 많은 이상, 어쩌면 유진 본인은 하모니 및 다이스와는 꽤나 다른 스케줄을 진행하게 될지도 몰랐지만, 아직까지는 결정된 일이 없었다.

        

        주제는 딱히 변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사실상 제일 프리한 건 하모니겠네요.”

        

       “어으, 그러게요. 가서 계속 호텔에 박혀있을 수도 없고. 지금부터 속성으로 영어 강의라도 받아야 하나.”

        

       “항상 같이 다니는 통역사 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예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면 엄청 힘들 거예요. 저도 거기 가서 원하지 않게 영어 공부를 이만큼 하고 와서.”

        

       “으앙, 유진 씨이. 저 영어 좀 알려주세요오….”

        

       “하루에 16시간 정도 영어 문장만 달달 외우면 두 달 후에는 그래도 의사소통이 좀 될 거예요.”

        

       “끄아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스쿨의 마수는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가는 것인가

       -상상 이상으로 무식한 방법이 튀어나오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저짓 6개월만 하면 네이티브처럼 대화하기가 되긴 한다 진짜

       -저걸 누가 맨정신으로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침몰해버린 하모니를 뒤로 한 채, 유진은 샴페인에 이어 개별적으로 전달된 칵테일을 받아들었다. 맨해튼이라는 이름의 체리색 칵테일. 이름에 꽂혀 즉각 요청한 것이었다.

        

        향이 좀 있고, 그리 달지 않지만, 좀 부드럽다. 이어지는 약간의 감칠맛. 그녀 자신이 기억하던 맨해튼의 전경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지만, 어쩌면 그게 당연하리라. 그 당시의 매운 기억을 재현하려면 칵테일은 고사하고 스피리터스로 병나발을 불어야만 할지도 몰랐으니까.

        

        아무튼 다시 본제. 유진은 사실상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영어는 그녀 자신의 두 번째 모국어였으며, 과거 거쳐온 지역이 지역인 이상 실질적으로 네이티브 이상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해줄 수 있는 건 간단한 약속 뿐.

        

        

        

       “저랑 다니면 크게 문제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너무 밤늦게까지 끌고 다니지는 말구요.”

        

       “역시, 믿을 건 선생님밖에 없어….”

        

       “그럼 저도, 이번에 가면 영어 공부 안 하고 유진 씨랑 딱 붙어있을게요. 됐죠? 또 셋이서 같이 붙어다니면 따뜻할 거 아니에요. 가뜩이나 추위도 이만큼 타는 사람이.”

        

       “아유, 진짜.”

        

        

        

       -갑분뚠뚠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미쉐린-아나콘다를 보여주겠단 것인가?

       -이쯤되면 그냥 브랜드 하나 런칭하자 ㅋㅋ

       -즉 시 당 황

       -살짝 틈 보이자마자 바로 찔러버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추위 많이 타는 체질이 잘못이지 – 대충 그리 중얼거리고 난 뒤에도 대화는 간간히 이어진다.

        

        그러나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 셋의 대화는 점점 자기들만의 세계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분명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트리키의 스트리밍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머 두 명과 프로게이머 한 명으로 구성된 3인조는 13만에 달하는 시청자들을 뒷전으로 한 채 열심히 떠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는 방송이 시작된 지 30분만에 얼굴이 홍당무마냥 새빨개진 유진과 함께 정점을 찍었으며, 하모니와 다이스는 그것을 보며 과거의 추억이라고 쓰고 유진 수치사 시도라고 읽는 주제로 열심히 대화 중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분위기가 완전한 난장판에 도달하기 직전, 하모니는 부유 캠에 손을 올리며 덧붙였다.

        

        

        

       ───달칵!

        

        

        

       “어으, 완전 난장판이네. 이따 자정 즈음에 한 번 더 켤 테니, 여러분들도 이따 봐요!”

        

        

        

       -???????????????

       -아니시바 누가 문을 이렇게 급하게 닫아!!!!!!!!!

       -휴방중에 방송켜서 고맙다 말하기엔 너무 짧은 방송이었다

       -진짜 사람 안달나게 하는데 뭐 있네요 진짜 이 ^^ㅣ발 ㅋㅋㅋ

       -야이 시부랄들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픽.

        

        

        

        

        

        

        

        

        

        

        

        

        

       -[알림 : 소음 차단 장벽 작동 중.]

        

       -[알림 : 신체 기능 제어 중. 에틸알코올 작용 정지.]

        

        

        

       “…껐어요.”

        

       “문도 닫아놨고, 앞으로 한참 동안은 아무도 안 올 거예요.”

        

       “좋아요.”

        

        

        

        스윽.

        

        내밀어지는 두 장의 전자 서류 – 비밀유지서약서. 술로 인해 붉어진 볼 위, 두 쌍의 눈동자가 잠시 서로 마주하더니, 이내 그것에 엄지손가락을 올려 동의 절차를 개시했다.

        

        녹색으로 점멸하는 두 개의 불빛과 동시에, 유진은 짧게 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부터…제 과거에 대해 짤막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합시다.”

        

        

        

        술김에 섞인,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혹은 기억되지 말아야 할 이야기.

        

        그것이 조용히 시작되었다.

        

        

        

        

        

        

        

        

        

        

        

        

        

        

        

       “소문이 퍼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은 했겠지만…실질적으로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제 두 번째 모국은 미국이고,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죠.”

        

       “아….”

        

       “정확히 어디에 소속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해당 부대에서 얼마만큼 복무했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건 그다지 추천드리고 싶지 않네요. 게다가 찾아도 나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내가 아니라, 하모니와 다이스를 위해서 하는 말이었다.

        

        게다가, 혼동하지 말아야할 것이 있었다 – 중요한 건 내가 실제로 미군, 그리고 기밀 지정된 부대에서 복무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Yes라고 답할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요컨대 정확히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더더욱 답해줄 수 없단 소리였다.

        

        찰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늘 하루종일 손댄 적 없었던 주머니에 손을 넣어 인식표를 꺼냈다. 소위 말하는 도그택. 성과 이름, 사회보장번호, 혈액형, 그리고 종교. 그리고 최근에 나온 인식표였기에 당연히 특별한 기능이 하나 더 있었다.

        

        쉽게 말해, 도그택을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자체적인 신분 및 소속 인증이 가능했다.

        

        

        

       -[알림 : 인식표 인증 중….]

        

       -[알림 : 오퍼레이터 – <Sergeant First Class> Eugene ‘Viper’ Lee 확인.]

        

       -[알림 :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이 없습니다.]

        

        

       .

        

       .

        

       .

        

        

        

       “서전트 퍼스트 클래스? 이거 중사 아니에요?”

        

       “바이퍼? 설마 이거 코드네임이에요? 와, 진짜 코드네임도 뱀이야.”

        

       “그래도 다크 존 했다고 아예 모르진 않네요.”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 즈음에서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고, 그 결과는 정적이었다. 둘 다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으나, 여기서는 섣불리 입을 열 수도 없었고, 열 이유도 없었다. 구구절절히 설명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받아들이느냐 혹은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긴 하네.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잠깐 생각해봤는데, 국적만 미국이지, 그냥 전역한 UDT한테 배웠던 거라고 생각하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가…?”

        

       “뭔가 조금 그렇긴 한데, 또 한편으로는 딱히 문제없는 것 같은데요, 저는. 당장 구단의 코칭 스태프 쪽에서도 전직 특전사나 UDT 쪽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마당에, 이제 와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 좀 확대해석인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러더니 하모니가 씨익 웃는다.

        

        

        

       “그럼 저도 그런 이유로 하죠, 뭐. 아까부터 뭐라고 말해야만 할지 몰라서 그냥 입 닫고 있었는데, 역시 프로게이머들은 언변도 좋아야 하나봐요.”

        

       “그쵸? 제가 이렇게 보여도 유치원 때 웅변대회 나가서 1등도 했다니까요.”

        

       “우와. 저는 노래대회 1등했는데.”

        

        

        

        …왜 갑자기 이런 쪽으로 이야기가 빠지는 거지?

        

        아무튼 갑자기 신나게 티키타카를 시작한 하모니와 다이스를 보고 있던 와중, 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꼬리에 미묘한 감촉이 느껴졌다.

        

        시선을 마주하자 이어지는 말.

        

        

        

       “…아무튼, 그래요. 저는 유진 씨가 뭐든 크게 상관없어요. 애초에 뭔가 이상하다 싶었으면 제가 먼저 연락을 멈췄겠죠. 이래봬도 사람 보는 눈은 조금 있다구요.”

        

       “마찬가지에요. 실력 이전에 성격적으로 모난 곳이 있었더라면 가르침을 받으려는 사람도 없었겠죠. 유진 씨가 좋은 사람이니 저도 여기까지 따라온 거예요. 그러니까 신경쓰지 마요.”

        

        

        

        그러더니 한 마디.

        

        

        

       “그러면 괜찮은 음식점도 많이 알겠네요. 나중에 같이 가면 되겠다. 길 잃어버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이번에는.”

        

       “와, 벌써 신나. 저는 그, 거기 어디야.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거기 엄청 맛있다면서요. 뉴욕 가면 한 번 가봐요. 어때요?”

        

       “….”

        

        

        

        결론이 인간 내비게이션이라니, 엔딩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그래도 이야기 자체는 어찌저찌 제대로 마무리되었는지,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소음 차단 장벽이 풀리고 새로운 칵테일이 나오면서 다시금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잔에 담긴 각양각색의 액체 너머로,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침이 보였다.

        

        불과 반 년 전만 해도 절대로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평온한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맛보기 찔끔

    사실 배경이 한국이라 이상한거지 미국이었으면 이상할 게 전혀 없습니다

    전직 특수부대원들이 굴러다닌다는 서술이야 예전부터 나왔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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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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