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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3

       [작성자: ㅇㅇ]

        [제목: 속보) 따스피 9만 돌파 ㄷㄷㄷ]

        [정신나갔네 진짜

         

        이게 9만명이 볼 정도임?]

        –     어딜 좆스피를 갖다붙이냐 따스닥이라 해라

        –     지금 사실상 영어 방송이라 전세계 시청자 유입중인듯

        –     ㄴ 채팅창에 한국어가 거의 안 보임 시벌ㅋㅋㅋ

        –     가슴 앞에는 국경도 언어도 없다

        –     ㄴ 솔직히 한국이 담기 힘든 몸이긴 해

        –     ㄴㄴ 니네 고소선언 벌써 까먹음?

        –     도적 장인이 패러데이 사장 불러다가 도적 시켜놓고 왜 너프했냐고 갈구면서 사제로 패고 있는데 이걸 어케 참음

        –     ㄴ ㄹㅇ

        –     ㄴ 존나 찰지게 잘 패긴 하네ㅋㅋㅋㅋㅋㅋ

         

        [작성자: ㅇㅇ]

        [제목: 오 2경기 시작]

        [키마대 키마로 붙는다고 함

         

        아예 개그 경기로 가자는 취지로 이해한 거 같은데

         

        저 사장 아따먹 원래 키마유전거 모르는 거 아닌가

         

        존나 불쌍하네 진짜]

        –     그딴 미친년이 있는 걸 어케 알겠어……

         

        [작성자: ㅇㅇ]

        [제목: 속보) 갤주 또 사제 고름]

        [아주 작정을 했구나

         

        내일 나오나 IP 밴 당해 있어도 그러려니 해라 너는]

         

        * * * *

         

        역린, 이라고 하던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이라고 하여……건드리면 반드시 죽는다는.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역린이 많은 사람이었다.

         

        정말로 자랑은 아니지만.

         

        왕의 분노에서 유래했다는 그런 고상한 고어보다는, 솔직히 발작 버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경이더라. 원래부터 그랬냐고 하면……그렇진 않았던 것 같기는 한데.

         

        이제와서는 모두 핑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지금 그러하니까.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야, 라는 말만큼은 추한 변명이라고 느껴져서. 굳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어 늘어놓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줄여나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버튼을 고장내는 느낌으로……눌러도 반응하지 않게.

         

        나름, 나름 성공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나……그럼에도. 도무지 고장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버튼들도 있었던 것이다. 어느샌가 소중해진 사람들에 대한 것이나, 전생에 관련된 몇 가지 일들처럼.

         

        그런데, 이건.

         

        -휙!

         

        오른손의 단검이 잽처럼 뻗어져나온다. 가벼운 견제구지만- 타이밍이 절묘한 탓에, 느릿한 사제로 피하기가 녹록치 않다.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자꾸 잠식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부웅!

         

        다시 한번, 오른손. 이번엔 끊어치는 횡공격이다. 철저하게 템포를 잡아가려는 생각뿐인게……게임 더럽게 하기로 마음먹었구나.

         

        진심을 내는 게 느껴져서- 나도, 최대한 전력으로 응대해주고 싶은데.

         

        미안할 정도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중이었더랬다.

         

        VR일 때야, 왼손잡이여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키보드 마우스로 해도 마찬가지로 사우스포 스타일이더라. 오른손의 단검을 복싱의 앞손처럼 내밀고, 왼손을 슬쩍 시야에서 숨겨두는.

         

        나오나에서는 정말, 정말 보기 드문 스타일이다. 정말로.

         

        상대 입장에서 익숙하지 않다는 장점이야 있지만……초보 시절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선택지인 탓이다.

       

       운영 난이도야 둘째치더라도, 95프로 이상의 도적 공략이 기본 세팅을 기준으로 쓰여 있는 마당이기에.

         

        안 그래도 난이도 높은 게임이다. 입문이 쉬울 뿐이지, 파고들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그럼에도 참고서 없이 개척하는 것이 게임의 참맛이라며 달려드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나- 선구자가 피 흘려가며 작성한 이정표 없이 위로 올라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대개 브론즈-실버를 한참 헤매다보면, 정신을 차리고 공략집을 펴게 되는 것이다. 정석적인 오소독스 스타일로 올라간 선배들이 적어 둔.

         

        그렇게 초보티를 벗은 후에는, 이미 익숙해진 마당이라 굳이 바꿀 이유도 없고, 몸에 익은 습관을 바꾸는 건 생각보다 어려우니-

         

        결국, 본인이 왼손잡이라고 복싱의 사우스포 스탠스 따위를 도적에 접목시키는 사람은 변태거나 또라이 뿐이었다. 게임 플레이보다 빌드 정립을 더 즐기는.

         

        그런데…….

         

        기본 세팅을 굳이 바꿔가며 가시밭길을 걸어가는 짓을 해대는 또라이가, 여기 또 하나.

         

        -휙! 휙!

         

        게다가, 이……콤비네이션 스타일. 얕은 공격으로 빠르게 치고, 빠르게 회수하며, 반격이 들어오기 전에 스텝을 밟으며 빠져나가는…….

         

        사우스포에 제법 익숙한 움직임이다. 변칙으로 한두번 즐겨본 게 아니라, 꾸준히 플레이해온 느낌.

         

        쌍수는 구조적으로 주먹질이랑 비슷하니, 복싱을 응용하는게 당연하지 않냐는 어느 외눈박이의 설명이 떠오르는데……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지.

         

        상식적으로.

         

        애초에……이렇게 말이 유창하지도 않았고, 목소리부터가-

         

        -퍼억!

         

        일격.

         

        화면이 붉게 물들었다. 어깨를 움찔거리는 도적의 움직임을 페인트로 착각한 탓이다. 알아챈 시점에라도 재빠르게 생존기를 시전했으면, 역턴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오랜만에 반응속도 싸움에서 손해를 봤다.

         

        잠깐, 아주 잠깐 정신이 팔린 것도 사실이지만- 럭키 펀치라고 폄하할 수는 없었다. 포석을 절묘하게 깔아 둔, 제법 수준 높은 공격이었으니. 방심할 수 없겠는데.

         

        주욱 깎이는 체력바와, 뭉텅이로 사라지는 스태미나. 생존기를 3개나 들어놓고 아무것도 못 썼으니- 당연하게도, 그 대가는 참혹했다.

         

        그동안 쌓은 이득을 다 날려먹고도 조금 더 얹어준 수준이다.

         

        ……집중하자.

         

        -부우우웅!

         

        뒤로 물러서며 긴 지팡이를 횡으로 뿌렸다. 연격을 끊기 위한, 소위 ‘오지마’ 공격이다. 혹시 맞아준다면 역으로 연계기를 넣을 정도의 경직은 줄 수 있지만- 맞아줄 이유도 없고, 맞아도 딱히 데미지는 크지 않은.

         

        당연하게도, 약점투성이 공격이니- 방패를 앞세우고 밀고 들어와도 되고, 멀리서 공격해도 되며, 더 질량이 높은 무기로 맞불을 놓아도 된다.

         

        다만, 리치 짧은 단검 두 자루로 공략할 수 있는 약점은 없다.

         

        다시 말해, 도적으로서는 대응이 쉽지 않은- 더러운 방어 태세다.

         

        하단이 비는 공격이니, VR이라면 그나마 괴이한 움직임으로 밑으로 파고 들 수라도 있었겠지. 그러나 키마로는 물러서거나 횡이동을 하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혹시. 똑같은 복싱 덕후에, 그 시절보다 한참 떨어지는 경험과 실력을 가정해보면-

         

        그래. 저 모션으로 백 스웨이 넣고, 이 각도로……돌진.

         

       진짜 너구나.

         

        한쪽 입술이 절로 비틀리듯 말려 올라가는 걸 느끼며, 회수한 지팡이를 몸 가까이에 붙여- 땅에 박아 넣었다.

         

        사제의 발밑, 바닥에 그려지는 자그마한 원에서 황금색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세 번째 생존기.

         

        회복의 기원이다. 영역 내의 아군이 잃은 체력량에 비례한 속도로 체력과 스태미나를 회복하는, 최상위 특성.

         

        물론……생존기를 세 개 다 찍느라, 스킬 범위는 나 하나 간신히 들어갈 수준이지만- 충분하다. 일대일이니까.

         

        억울하면 팀전으로 붙자 했어야지.

         

        이어지는, 예상 그대로의 강공격. 검은 연기가 손에 맴도는 도적이 온 몸을 던지다시피 파고 드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에 들어왔다.

         

        딜 증폭 트리 최고위 특성, 비열한 일격이다. ……1세트 땐 분명 저런 특성 없었던 것 같은데. 

         

        키보드 마우스로 전환하는 틈에 특성도 데미지 증폭 트리로 바꿔 찍은 모양이었다. 애초에 틈을 노린 딱 한 방으로 일격필살을 노렸다는 뜻인데…….

         

        정답은 절대 아니지만, 방향성에 있어서는 괜찮은 선택지기는 하다. 한동안 실제로 파훼법으로 쓰였던 방법이니. 그 짧은 시간에 떠올린 건, 대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진짜 자기가 하려고 게임 만들었나.

         

        물론, 대단하기는 하지만……이건, 끝났다.

         

        모르면 맞아야지.

         

        나오나 일대일 지하빵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빌드 별 상성과 대처법을 모르면, 차라리 능욕에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

         

        결투에 가까운 본질과 높은 몰입감 탓일까. 공식 명예의 전당 따위에 관심가지는 이가 아무도 없어진 후에도, 유저 제작 수치의 전당(Hall of Shame)만큼은 따로 상시 유지 스레드가 활성화될 정도였더랬다.

         

        게임은 망해가도 패자에 대한 조롱만큼은 이어져야 한다는, 전 세계 나오나 유저들의 함의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것만큼은 발뺌하기 어려운 것이……한 때는, 매달린 적도, 매달은 적도 여느 망령 못지 않게 많았어서.

         

        서로를 매단 적도 한두 번은 아니다.

         

        그때 이 인간, 뭐라고 했었지. 친분이야말로 승리의 즐거움을 무엇보다 배가시키는 조미료라고 했었나.

         

        -퍼억!

         

        강렬한 사운드. 의도했던 강공격이 사제의 복부에 파고들었다.

         

        이어서 붉은 피가 튀어오르며 화면의 시야를 대부분 가리지만- 이내, 황금빛 광채와 함께 빠르게 지워질 뿐이다.

         

        우측 상단에서 소멸하듯 사라져가던 체력바 역시 멈칫거리며 줄다리기하듯 오르내리고- 이내, 20퍼센트가량 남은 상태로 정지한다.

         

        물론, 그 와중에 체력바나 구경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키보드를 빠르게 오가는 손가락에 맞추어, 결정화가 시전되고-

         

        “How the f-”

         

        ……극찬, 잘 멈췄네. 솔직히 어지간한 사람은 못 참았을 거야.

         

        사제의 몸을 파고들었던 좌수의 단검이 그 자리에 고정된 상태. 옆에서 키보드를 연타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음……화가 많이 났구나.

         

        왼팔이 통으로 움직이지 않으니, 버그라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

         

        안타깝지만, 버그는 아니다. 10만명을 모아놓고 버그를 시연할 리가 없잖아.

         

        그저 갑옷에 있는 히트박스 판정과 연계된 방어력 산식이, 단검을 찌를 때 뿐만 아니라 다시 뺄 때도 적용된 탓일 뿐이다.

         

        다시 말해- 가까스로 살아남을 정도의 깊은 공격을 의도적으로 허용하고, 미리 카운터를 시전해둔 상태에서 결정화를 시전한 후, 회피동작을 할 수 없는 도적의 머리로 지팡이를 떨어트리면-

         

        파훼법을 모르는 도적은, 머리가 지팡이 받침대로 변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공동연구의 산물이었다. 사제 잡겠다고 비열한 일격으로 한방 노리는 도적이 싹 사라진 이유이기도 했고.

         

        -콰앙!

         

        이어서, 시야가 가려졌을 상대의 목 위에 달린 지팡이 받침대를 가벼이 두들겨주니-

         

        -콰앙!

        -콰앙!

        -콰앙!

         

        [IlIlllIIIll(도적)님이 처치되었습니다!]

        [아따먹(사제) → IlIlllIIIll(도적)]

         

        “f-fate turns, huh?”

         

        게임의 종료를 알리는 선언과 함께 들려오는 사장의 목소리.

         

        ……적게 잡아도 10초는 지난 거 같은데. 이제 와서 f가 그 뜻 아니었다고…….

         

        -하아.

         

       절로 새어나오려 드는 한숨을, 굳이 참지 않고 흘려보냈다.

         

        세계를 넘어서도 유지되는 습관이란……참 무서운 거구나.

       

       * * * *

        

       “자. 그러면, 패자의 사진을 출력해볼까요.”

        

       아니, 아니, 잠깐만요. 이게 누가 장례식 대상이 되냐도 정하는 거였어요? 합의한 사진도 따로 있었잖-”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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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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