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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4

       *

         

         

         상황을 단순화하자면, 지금 남부육국의 성전군은 총체적 난국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애초에 명분이 부족한 전쟁이었고, 선전포고문을 직접 작성한 교황과 교회의 권위가 예전과 같지 않았던 탓이다.

         

         신성력이 있을 때야 모르되, 지금 사제들은 그냥 잔소리를 많이 하는 외국인(이거나 매국노)에 가까웠다. 여전히 민중들의 지지는 받고 있었으나, 귀족과 왕실의 입장에선 조금 애매하다.

         

         권력자들은 ‘성녀가 타락해 주께서 인간을 버리시었다.’라는 말에 ‘저런, 못된 사람.’이라고 반응하지 않았다.

         

         ‘으흠, 그럼 이제 궁정에서 사제를 내쫓아도 괜찮나?’라던가, ‘맥주에 자꾸 이상한 걸 타는 게 다 사제들이었지, 아마?’라거나, ‘수도원에 세금을 과세하면 얼마나 벌릴까?’같은 미묘한 감상만 내놓고 있었다.

         

         애초에 세속의 권위보다 신권이 더 높은 사회를 바라는 마조히스트 권력자 따윈 없는 법이다. 사람을 치유하지 못하는 사제는 이제 도덕 윤리의 수호자라는 태초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마땅했다.

         

         교황에 직접적인 반기를 들지 않는 이유는 단순했다. 교황이 신성력을 사용하니까. 지금 이 시점에 유일한 신성력 사용자라는 것은 곧 주님의 은총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란 뜻이니. 반발하긴 참 어렵다.

         

         

         “상식적으로, 전쟁을 하면 안 되는 건데 말이지.”

         

         

         전쟁이 나쁘다거나, 인간에게 칼을 겨누는 행위에 대한 윤리적 지탄 같은 하찮은 이유가 아니다. 애초에 윤리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경제다.

         

         대전쟁으로 온 세상이 작살난 것이 고작 4년 전이다. 남부육국이 직접참전국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전쟁 시기 발생한 비용은 물론이고, 반쯤 아작난 열강들이 눈에 불을 켜고 문화, 외교, 무역에서 수탈을 감행한 바 있다.

         

         이 시점 제정신인 군주라면 누구도 전쟁을 바라지 않고 있었다. 본디 원하지 않는 것을 하라고 하는 어른은 모두 꼰대인 법.

         

         그리고 꼰대에 반발하는 ‘젊은 사회운동가’의 이론은 언제나 듣기에 그럴싸해 보이는 법이므로.

         

         

        -주께서 정녕 전지전능하다면, 우리가 주를 배신하는 것이 가능한가?

        -전지전능하신 주께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다면, 우리의 모든 행위는 결국 주님의 뜻이 아닐까?

        -주께서 인간을 사랑하신다면, 우리가 하는 일들은 결국 주님이 보시기에 흡족하지 않을까?

         

         

         같은, 발신인 모를 스팸메일이 느닷없이 터져 나왔을 때.

         

         

         “오?”

         “흠.”

         “으음….”

         

         

         때마침, 안티-바이러스로 수신차단을 담당해야 했던 사제들이 반신불수가 되어 여기저기 끌려다니고 있었으므로.

         

         

         “논리적이야?”

         

         

         세속 왕가는 이 새로운 이단 신앙 스팸메일을 제법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었고.

         

         

        -교회는 인간의 인도자가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목자에 그쳐야 한다!

        -사제는 교리가 아닌 사랑을 우선해 가르쳐야 하며, 주교는 세속의 권력이 아닌 신앙인들의 어버이로 행동해야 하고, 교황은 전쟁이 아닌 박애를 통해 바른 신앙을 선교해야 마땅하다!

        -주의 가장 앞선 신도로서 사제들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오, 다만 주님의 높으신 사랑으로 민중을 보듬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제들이 아무리 수신차단을 눌러봐도 스팸메일은 메크로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이 발신인 불명의 스팸 융단 폭격은 필연적으로 귀족들(그러니까,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식자층)의 눈에 띄었으니.

         

         교회 대신 세속 권력자들에게 권력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주께서 보시기엔 모르겠지만(이젠 확인할 방법도 없지만), 적어도 비싼 의자에 앉은 이들이 보기엔 참으로 흡족했다 하겠다.

         

         

        *

         

         

         로렌시아와 레오노르가 서로간의 분쟁으로 잠시 이탈하고, 엘스로스는 때이른 공세종말점에 도달해 돈좌했으며, 알바니아가 개전 시작과 함께 졸전만 반복하고 있는 이 시점.

         

         

         “폐하, 지금도 전선의 수많은 신앙의 형제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남부육국의 최강대국, 남북 교역의 중심, 교황령 오비디스를 포괄한 남부육국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한 국가.

         

         벨라크리아의 왕은 대주교의 말에 작게 웃었다.

         

         

         “그것참 안타까운 일이로고.”

         

         

         ‘소년왕’ 카를로스 3세 델 솔라르. 이젠 더 이상 소년이라 분류하기 퍽 어려운 나이가 된, 찬란한 금발 청년이 나이든 주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손윗세대를 전부 꼰대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부른다 하더라도 아무도 제지하지 못할 권력을 가진 청년 다운 눈초리로.

         

         

        *

         

         

         카를로스 3세는 이 시대 모든 군주들이 그렇듯,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영악한 사람이다. 중요한 점은 그가 영악하다는 부분이다. 앞의 두 특징은 전세계 귀족 평균 특성이기 때문이다.

         

         영악한 사람이 으레 그렇듯, 카를로스는 새로운 정보를 의심하고 본다. 자신이 하는 말과 판단을 제외하면 모든 것에 거짓이 있으리라 믿는 전형적인 군주의 태도였다.

         

         

         “엘스로스가 고작 열흘에 도시 세 개를 넘겼고, 반면 알비니아는 국경선 하나 제대로 밟지 못했다고.”

         “예, 폐하.”

         “경들의 의견은 어떤가.”

         

         

         엘스로스가 유능하고 알비니아가 무능하다 말하는 자들은 이 어전에 들어올 수 없다. 보편적으로 보이는 사실만 나열하는 자들은 카를로스의 궁정에서 모두 쫓겨났으니.

         

         신하들은 그들의 군주가 바랄 만한, ‘새롭거나 특이한’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엘스로스가 에퀴타니아와 손을 잡고 기만극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어찌 그리 생각하는가?”

         “도시 하나를 함락해도 그 영지 전체를 확보하는 것엔 시일이 소모되옵니다. 이에 더 진군을 계획한다면 후방을 비워둘 수 없으니 더욱이 치밀하게 점령해야 하는 법입니다. 하온데 엘스로스의 진군 속도는 상궤에서 어긋납니다.”

         “후방을 비워도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다?”

         “그러하옵니다, 폐하. 에퀴타니아가 부러 내어준 영지라 한다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옵니다. 실제로 열흘간 쾌속 진군하던 엘스로스 군은 지금 전선을 굳힌 채 정지해 있으니, 해당 영지까지가 엘스로스와 에퀴타니아의 협정에 해당하지 않겠습니까?”

         “흥미롭구나.”

         

         

         카를로스의 만족스러운 미소에 신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러섰다. 다른 귀족 하나가 앞서 말했다.

         

         

         “폐하, 오히려 알비니아와 에퀴타니아가 손을 잡았다 사료되옵니다.”

         “어찌하여 그런가?”

         “엘스로스의 진격 속도를 볼 때, 에퀴타니아는 양면전선을 감당할 국체가 되지 못하옵니다. 에퀴타니아의 왕에게 생각이 있다면, 알비니아와의 화평을 바랄 것입니다.”

         “알비니아가 얻는 것은 뭐지?”

         “에퀴타니아가 엘스로스의 본대를 묶어둘 때, 알비니아가 엘스로스를 침공한다면 이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주력군을 모두 에퀴타니아 국토 내부 깊이 진격시킨 엘스로스와는 달리, 알비니아는 지금도 본토 내에 주둔해둔 채 ‘졸전’을 주장하며 성전군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그 또한 흥미롭구나.”

         

         

         카를로스는 다른 의견이 있는가? 하며, 신하들을 훑었다. 신하들은 머뭇거리며 답을 아꼈다.

         

         

         “이것이 끝인가?”

         

         

         카를로스의 미간이 찌푸려지자 신하들은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뭐라도 의견을 짜내야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 신하가 일어섰다.

         

         

         “폐하, 소신은 로렌시아와 레오노르의 분쟁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 여기옵니다.”

         “계속 해보게.”

         “교황의 교지에도 불구하고 레오노르는 로렌시아를 공격했사옵니다. 지금 남부의 성전군이 타국의 지원 없이 제 힘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 두 나라의 내분 탓이 아니옵니까?”

         “그래서?”

         “레오노르가 로렌시아의 국경에 주둔하기 직전, 크라실로프의 사절이 레오노르를 방문했다 하옵니다.”

         “크라실로프가 성전군을 방해하려 했다?”

         “예, 폐하. 레오노르가 이 부분에 대해 교황에게 항의했다면, 교황은 응당 크라실로프를 규탄해야 했습니다. 하오나….”

         “교황은 크라실로프를 건드리지 못했지.”

         

         

         지난 긴 교회의 역사 속에서 열강 전체를 향해 대파문령을 행사한 경우는 없었다. 그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막대한 정치적 비용과 부담을 발생시키기 마련이었으니.

         

         하물며 지금은 그보다 더 하다. 신성력이 없지 않던가. 교황의 파문령은 결코 ‘강대국’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보아도 좋다.

         

         크라실로프가 감히 성전군의 배후를 교란하고 있는 이 시점, 교황의 침묵은 곧 성전군의 와해를 의미할 수도 있음에도.

         

         

         “이는 그 정도의 국력을 확보하면, 교황이 저항하지 못한다는 증거라.”

         

         

         마침내 카를로스가 바라는 대답이 나왔다. 소년왕은 웃으며 신하들을 굽어보았다.

         

         

         “하물며 오비디스는 이 나라에 속해 있지 않은가.”

         ““참으로 그러하옵니다. 폐하.””

         “내 항상 궁금했도다. 오비디스의 백성들은 과연 나를 섬기는가, 교황을 섬기는가.”

         

         

         이 말에 답하는 신하는 없었다. 어떤 대답이든 왕의 기휘를 해칠 염려가 있었으므로.

         

         

         “이 땅의 모든 백성은 마땅히 그들의 왕을 섬겨야 한다. 이는 오비디스 또한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러하옵니다. 폐하.”

         “우리가 크라실로프, 틸레스, 칼리온, 저 먼 땅의 드로안과 같이 웅비한다면, 감히 교황이 주교 따위를 통해 교지를 전하겠는가? 아니면, 스스로 세속에 나와 이 어전에 서서 내게 직접 바라는 바를 말하겠는가?”

         

         

         카를로스는 웃으며 말을 마쳤다.

         

         

         “출정하라. 교황이 이 나라의 병사와 재산을 바란다면 이뤄 드려야지. 남부로 군단을 파견하라.”

         

         

         이 갑작스러운 하명에 신하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할 때, 카를로스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명하라. 밟는 모든 땅을 벨라크리아라 칭하라고. 남부의 모든 땅을 삼킨 뒤에도 교황이 감히 ‘주께서 바란다’며 전쟁을 동원할 수 있겠는가? 북부의 이른바 ‘강대국’들과 같은 눈높이에 선다면, 그리고 교황마저 한 손에 쥘 수 있게 된다면, 그 누가 우리를 한낱 남부의 소국이라 칭하겠는가?”

         

         

         남부육국의 모든 나라들을 집어 삼킨 뒤라면, 이 남부의 모든 땅을 복속시킨 뒤라면. 이 나라의 이름은 더 이상 왕국이 아닐 터.

         

         남부육국이란 호칭 자체가 없어질 것이다. ‘남부의 벨라크리아’가 된다. 북부의 크라실로프, 동부의 틸레스, 서부의 드로안, 다섯 바다의 칼리온과 같이. 대륙의 한 지방을 대표하는 강대국이 될 것이며.

         

         그 뒤, 교황청을 직접 품고 있는 유일한 국가로, 교지의 수호자로, 만 백성들의 어버이가 되어.

         

         소년왕 카를로스 3세의 이름은 이제 카를로스 황제가 되리라.

         

         

        *

         

         

         “그 꼬맹이까지 움직였다면 이제 끝이군.”

         

         

         비토리오는 급보를 전한 사신을 물린 뒤, 옥좌에 몸을 깊게 묻으며 어전을 내려보았다.

         

         성녀 혼자 서 있는 이 거대한 알현실에서, 비토리오는 웃으며 말했다.

         

         

         “계획대로.”

         

         

         최소한의 손실, 교전의 적극적인 회피, 그리고.

         적 연합군의 분란.

         

         

         “예, 폐하. 폐하께오서 바라시는 대로.”

         

         

         엘스로스의 진군에 맞춰 모든 지역을 소개했다. 막대한 비용이 동원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손실로 적군을 공세종말점까지 인도할 수 있었다.

         

         알비니아의 군단은 이제 국경선에 머무른다. 이들은 설령 공습이 멈춘다 하더라도 엘스로스에 대한 의심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로렌시아와 레오노르는 성전 개전과 동시에 성전군에서 이탈했다. 그 오랜 앙숙은 서로의 국경선에 군대를 전개한 뒤 이를 갈고 있다.

         

         그리고 벨라크리아. 교황청을 품은 그 나라가 남진을 시작했다. 병력을 파견해 성전군을 지원한다 말하지만, 글쎄.

         

         타국의 군대가 가로지를 때, 과연 조용히 정말 길만 따라 이동하겠는가.

         

         본디 군대란 파병 거리에 천문급수적으로 비례해 재정과 군량을 소모하는 법이다. 원거리 파병이라는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한 것은 오직 마족과 엘프 뿐이다. 하늘을 나는 엘프나 인간을 먹는 마족과 달리, 인간은 돈과 식량을 받아야 싸울 수 있다.

         

         엘스로스와 알비니아는 이제 벨라크리아를 견제해야 한다. 당면한 성전에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거기에 더해, 교황청을 향한 성녀의 규탄문은 지금도 남부육국 전역으로 흩어지고 있다.

         

         교황은 성전을 독촉할 여력이 남지 않았다.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는 그가 가진 모든 정치적 자산을 소모하고 말았다.

         

         이제 마지막 배팅이다.

         

         

         “크라실로프에서 연락은?”

         “한달을 달라 하더군요.”

         “좋군.”

         

         

         교황청을 중심으로 남부육국의 절반을 나누어 그 북부는 크라실로프에게 던져준다. 레오노르, 로렌시아, 벨라크리아의 북부까지 모두.

         

         다시 그 절반의 이남, 엘스로스와 알비니아, 그리고 벨라크리아의 절반을 차지하고.

         

         마지막으로 교황청에서, 성녀를 필두로 협정을 마무리한다면.

         

         

         “현명한 자는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끝내는 법이지.”

         

         

         비토리아는 웃으며 말을 맺었다.

         

         

         “용사 파티에게 시작하라 이르게.”

         

         

        *

         

         

         남부육국의 모든 전쟁군주들이 서로를 향해 칼을 뽑고.

         

         그 뒤에서, 교황과 성녀가 각자의 교리 아래에 민중에게 손을 뻗는 이 시점.

         

         교황은 지금 이 상황 속에 단언할 수 있었다.

         

         주께서 이를 바라지 아니하셨다고(Deus non vult).

       

       

       

       

         

         

       

       EP35. 남부육국의 전쟁군주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침내 모든 문명국들의 소개가 끝났습니다!
    너무 많은 나라들이 나온 탓에 간단히 정세를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순서는 북부에서 남부로)

    레오노르 – 울어서 순수를 증명하는 중. (로렌시아와 분쟁 시작)
    로렌시아 – 크라실로프를 타격한 당사자, 레오노르에 대항해 분쟁 시작.
    벨라크리아 – 북부는 지들끼리 싸우고 있으니, 남부로 내려가 침바르기 시작.
    엘스로스 – 청야작전이 시행된 영지를 쾌속 진군 이후 보급 부족으로 돈좌. (공세종말점)
    알비니아 – 성전군이 엘스로스만 지원하고 있는 입장에서, 성전을 계속해도 될지 계산 중 (국경에 묶인 상태)

    에퀴타니아 – 크라실로프와 손을 잡고 남부육국을 반반치킨 하려함. 성녀 코인 베팅 중.

    교황 – 속이 터짐
    성녀 – 스팸메일 대량전송중

    용사파티 – 영양바가 조금 더 맛있어져서 기분이 좋음.

    *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당시 강철호드 워로드들이 결코 하나의 거대한 군세를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원래 연합군이란 것은 국가 규모의 수건돌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하하.
    그건 그렇고, 다음주 연재는 다소 시간대가 불규칙 할 수 있습니다.

    사유 : 이 앞, 점프 유효.
    *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30 Years Have Passed Since the Prologue

프롤로그에서 30년이 흘렀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got transmigrated into a game I’ve never seen before. I thought it was a top-notch RPG and spent 30 years on it. I retired as a war hero and planned to spend my remaining time leisurely. But it turns out, it was an acade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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