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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6

        

       “그대가 벌인 오늘의 행동을 보고 그대의 도움을 받고 싶어할 사천낭인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오. 나 역시 마찬가지이고.”

         

       “…음.”

         

       정철의 목소리에 진중함이 서렸다.

         

       명분.

         

       사천의 무림생태를 본래대로 되돌려 사천낭인들을 구제하겠다는 명분은 사천낭인들이 정철을 거부하는 순간 치명적인 흠결이 생긴다.

         

       그러니 정철은 절대로 날 무시할 수 없다. 일을 벌이기도 전에 명분이 박살나는 사태는 무조건 피해야 할 테니까.

         

       “…그래 요새 자네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소식을 들었네. 사천성에는 지금 개인비무전이라는 것이 유행이라지? 문파의 배경도 뒷배도 따지지 않은 공정한 일 대 일의 비무라고. 하하하…근래에는 비무장에서 흑립을 벗어던지는 이도 나왔다는 소문이 돌더군.”

         

       정철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 비무대회가 얼마나 가겠나?”

         

       정철의 말은 나름대로 날카로웠다.

         

       “무림은 힘 있는 자가 지배하는 세상일세. 지금 사천성의 문파들이야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 자체에 매진하고 있다지만 과연 주류가 결정되고 힘의 격차가 확실해진 뒤에는 어떻게 될까? 결국 정파의 적수가 없는 이 사천무림에서는 또다시 사천낭인들이 사냥당할 것이야!”

         

       “그때는 과연 어떻게 되겠나? 지금처럼 익명성의 가면조차 벗어던지고 공식적인 자리에 몸을 드러낸 사천낭인들이 과연 그 흉수를 피해갈 수 있겠는가? 자네들은 지금 당장의 영광에 취해서 사지에 몸을 밀어넣고 있으니! 사천낭인이라는 족속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으니! 내 어찌 나서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건 당신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오.”

         

       “아니, 반드시 그리될 것일세. 그게 바로 사천인들의 본성이니까! 비무에 이겼다는 이유만으로 스승을 죽였다는 모함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 바로 사천인이니까! 나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한 비무를 막아서기 위해 수많은 자객들을 보내는 작자들이 바로 정파라는 자들이니까! 그리고 그 배후에서 그 모든 것을 방조하고 부추기는 거대문파들이 있으니까!”

         

       …냉정하게 말하면. 정철의 주장은 설득력과 호소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정철은 그 시대의 피해자였으며 개인비무대회가 유행하기 전까지 사천낭인은 계속해서 핍박받는 위치를 고수하며 살아왔으니까.

         

       그러나.

         

       정철의 말을 듣고 있자니 속에서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그래. 그대가 그때의 사천무림에 무슨 피해를 받았는지는 잘 알겠소. 그런데, 그게 지금의 사천낭인과 무슨 상관이지?”

         

       “뭐라고…?”

       

       

       “그대는 시대적 흐름에 떠밀려 사천낭인이 되었다 인정하겠소. 그러나 지금의 사천낭인들 스스로 사천낭인의 길을 걸었소.”

         

       사천낭인에 대해서 단 하나도 모르는 녀석이 사천낭인을 한 치 앞도 못 보는 어리석은 자로 취급하며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왜 지금의 사천낭인들이 사천민들의 멸시를 받으며 흑립을 쓰고 명성 한 점 얻을 수 없는 길을 걷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소?”

         

       지금의 사천낭인들이 어떠한 각오를 품고 흑립을 썼는지 전혀 모르는 작자가 나를, 우리를 그리 평가했다.

         

       “그것이 우리가 걸을 수 있는 정도이자, 실천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오!”

         

       사천낭인들의 대부분은 한때 낭인이었다. 그저 칼을 들고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닥치는 대로 베며 먹고 사는 무도한 놈들이었다.

         

       어차피 낭인인 자들이었다. 무엇을 해도 멸시받고 욕을 먹는 이들에 불과했다. 그러니 사도를 걷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암수를 사용해 고수를 습격해 비급을 빼앗고, 상단을 습격해 영약을 빼앗고, 그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강해진다 한들 그들은 잃을 것이 없었다.

         

       그런 피비린내 나는 진흙탕 속에서 마구잡이로 살아가면 그만인 이들이었지만.

         

       그들은 흑립을 쓰고 자신의 정체를 감추며 사천인들의 멸시를 받으며 자신의 무공을 갈고 닦는 길을 택했다.

         

       정도(定道)를 마음에 품고 추구하는 자들이기에.

         

       자기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방법으로 강해지고 싶었기에.

         

       그들은 사천낭인이 되어 흑립을 썼다.

         

       “자신의 명예를 버려가며! 오욕을 감내하면서도 조금이라도 바른 방법으로 자신의 무공을 갈고 닦고 싶었기에! 조금이라도 더 올바른 길을 걷고 싶었기에 흑립을 쓴 자들이란 말이오!”

         

       정철.

         

       사천낭인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네 녀석이 잘난 듯이 내려다 보며 이용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 ***

         

       “그런 사천낭인들을 당신이 과연 계도할 수 있다고 여기는가! 당신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

         

       흑묘는 열변을 토하는 호천안의 모습은 방금 전 화를 억누르던 당광렬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다.

         

       ‘선배에게 낭인들은 가족이었나.’

         

       그야말로 속에서 울화가 들끓어 오른다는 듯이 행동하는 호천안을 보며 흑묘는 그리 생각했다.

         

       호천안의 외침을 들은 정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역시, 사천낭인에게는 지도자가 필요하네.”

         

       “…뭐라고?”

         

       “어찌 그런 허황된 말이나 떠든단 말인가? 낭인으로서 정도를 지킨다고? 그런다 한들 세상이 낭인을 보는 눈이 바뀌겠는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과요 힘일세! 그대들이 그런 마음을 품고 수련에 정진한들 세상은 그대들을 비겁한 낭인으로만 취급할 뿐이야!”

         

       “허튼 소리…!”

         

       “논쟁은 이제 되었네. 자네가 무어라 말하던 나는 나의 방식대로 사천낭인들에게 은혜를 갚겠네. 두고 보게나. 자네 역시 자네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대우를 받게 되면 나의 말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테니.”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명확히 깨달았다.

         

       결국 정철이 논하던 사천낭인의 구제는 그저 명분에 불과했을 뿐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가.”

         

       “나는 내가 옳다 여기는 길을 가겠네. 그것이 틀리다고 생각한다면…언제든 검을 들어 내 앞을 막아서게나. 자네는 내가 사천낭인을 계도할 자격이 없다 말했지? 그것이 틀렸음을 증명해 주겠네. 나는 자네를 해치지 않을 테니 어디 원없이 덤벼 보게나.”

         

       “그렇군.”

         

       당소열은 생각했다.

         

       마치 어린아이를 계도하는 어른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정철. 그건 곧 호천안에 대한 기만이나 다름 없는 말과 행동이었다.

         

       어른 대 어린 아이었다면 올바른 태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호천안과 정철은 그러한 관계인가. 아니었다.

         

       고작해야 절정 초입에 불과한 호천안이 절대로 자신을 꺾지 못하리라는 오만을 담은 농락.

         

       ‘깨어지는가.’

         

       당소열은 호천안의 등을 보며 생각했다. 호천안의 등에서 마치 화로와 같은 뜨거움이 느껴졌다. 갑갑할 정도로 호천안을 휘감고 있던 사슬들이 끊어질 정도로 호천안은 달구어지고 있었다.

         

       현대인이 무림인이 되었다는 괴리.

         

       무림천하의 고인물로서, 상태창을 기준으로 자신의 성장과 한계를 단정지었던 경험적 지식.

         

       이 년간 잡혈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고자 모든 것을 걸고 부딪히다 꺾여버린 마음의 흉터.

         

       자신이 그저 게임 속에 떨어진 이방인이기에 게임 속 흐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 여기던 소극적 마음.

         

       이성, 경험, 계산, 인식. 그리고…마음가짐.

         

       그 사슬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까지는 당소열 역시 몰랐지만 당소열은 거문성의 힘을 빌어 호천안의 변화를 똑똑히 보았다.

         

       호천안의 재능을, 역량을 가로막고 있던 모든 것들이 분노라는 이름의 겁화를 견디지 못하고 모조리 녹아버리고 있는 광경을.

         

       호천안은 말했다.

         

       “정철, 너는 이 사천의 땅 한 조각 얻지 못할 것이다.”

         

       오만한 선언이었다.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만들 것이다.”

         

       아니 오만이라는 말조차도 우호적인 표현이었다. 실제 호천안의 선언에 비웃음을 터트린 사파의 무인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정철을 막는다는 것은 운남의 사파를 모두 막는다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였으니까. 사천낭인이 아니라 현경의 고수가 이를 갈고 나선다 한들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호천안의 진면목을 경험한 이들은 그 선언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네 손발을 묶고 내 손으로 너를 꺾어주겠다. 다시는, 그 누구도 사천낭인을 명분 삼아 탐욕을 부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너를 박살내 주겠다.”

         

       “…그거 기대되는구나.”

         

       “그래 기대하고 기다리거라. 내가 너의 경지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제법 시간이 필요하겠지.”

         

       호천안은 불타는 눈길로 정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그리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철은 말없이 호천안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런 정철의 태도에 사파의 무인들도 정철의 뒤를 따라 물러섰다.

         

       사파의 무인 한사람이 정철의 옆에 붙어 말했다.

         

       “고작해야 절정의 초입입니다만, 시끄럽게 떠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사람이라도 보낼까요.”

         

       “…내버려 두시게. 사천낭인을 구제하고자 하는 것은 내 진심이니 말이야.”

         

       “뭐, 그런 명분이시라면야…알겠습니다.”

         

       ‘그 자…’

         

       정철은 호천안의 모습을 떠올렸다.

         

       정철의 감이 속삭였다. 흑립 속에서 번뜩이던 호천안의 눈빛을 주의하라고. 분명히 언젠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자라고.

         

       ‘감수한다.’

         

       그러나 정철은 호천안이라는 걸림돌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정철은 앞으로 사천무림의 정파들을 상대해야 했으니까. 그런 커다란 적들에 비하면 호천안이 날을 세우는 것은 사소한 문제에 불과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발밑을 주의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더 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때였다.

         

       “치열한 전투가 되겠군.”

         

       정철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 ***

         

       당가의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장원으로 피신했다. 역시 당가타와 가까운 장원이니만큼 친분관계가 있었는지 당가 사람들을 받아들여 주었지만, 천 명이 넘는 당가 일족들을 수용하기에는 식량이 부족했고 장원의 크기도 작았다.

         

       당가 무인들과 무계의 약초꾼들이 산과 들을 누벼 간신히 먹을 것을 마련했다.

         

       하루가 지나자 부상자들도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다. 창백한 안색이긴 하지만 당도경과 당도연도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와 흑묘 그리고 여일예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왔다. 뭐…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는 마술을 이용해 애들을 얼러 주는 것 밖에는 없었지만 말이야.

         

       려아는 본인도 힘들 텐데 마술 공연을 펼치는 나를 씩씩하게 도와주었다.

         

       “가주님께서 부르십니다.”

         

       “예.”

         

       당광렬 가주님도 비좁은 방 한 칸을 쓰고 있는 상황. 독의 어르신과 가주님 그리고 내가 자리하자 방이 꽉 찰 지경이었다.

         

       “우선, 자네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순리겠지. 미안하네. 가문의 손님으로 초대한 자네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해 버렸군.”

         

       “이게 어찌 가주님의 잘못이겠습니까. 누군가에게 잘못이 있다면 제 잘못이겠지요.”

         

       내 발언에 독의 어르신과 당가주의 눈이 크게 떠졌다.

         

       하루 동안 아이들과 어울리며 머리는 차갑게 식었다.

         

       차갑게 식은 머리로 지금의 상황을 분석하고 또 분석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정철이 등장할 시기가 아니었다. 정철이 아무리 빠르게 현경에 오른다고 가정해도 적어도 몇 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게 내 판단이었다.

         

       그런데 왜 정철은 지금 등장했을까.

         

       그것도 사파와 손을 잡는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말이다.

         

       “산적을 토벌하겠답시고 풀어낸 꾀가…정철을 자극한 것입니다.”

         

       산적토벌의 공로를 따지기 위한 티어제도가 파생되어 개인순위전이 되었다. 개인순위전이 자리잡았기에…사천성에서는 더 이상 사천낭인을 고용한 연극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현경이라는 절대적인 경지에 올라 제 3세력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수련에 매진한 정철.

         

       그런 정철이 현 사천성의 변화를 듣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정철은 그 소식을 듣고 깨달았던 것이다.

         

       개인비무전이 이대로 자리를 잡는다면 자신이 머릿속에 그렸던 구상이 무너진다고.

         

       개인비무전이 계속되면 계속될수록 사천낭인의 정체성은 급속도로 흐려진다. 익명성이 사라지고 감수해야 할 위험도 없으니 흑립을 써야 할 이유도 없어진다. ‘사천 낭인’이라는 집단의 특색은 사라지고 그 구성원들은 그저 ‘개인 무사’가 되어버린다.

         

       나는 내 생각을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러니 탓이라면 제 탓이겠지요.”

         

       정철이 이런 극단적인 미친 짓까지 벌일 정도로 권력욕에 찌들어 있는 자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지금 이런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나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허허허허…!”

         

       “이거 참, 우습구만.”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웃는 두 사람을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고개를 숙였다.

         

       “자네는 신통력을 깨우친 신선이라도 되는가?”

         

       …당가주님은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을 꺼냈다.

         

       “….예?”

         

       “자네의 재주가 뛰어난 것은 알겠지만 이건 너무 오만하다 생각되는군. 자네가 산적을 토벌하기 위해 지혜를 짜 낼 때 정철이 나타날 것까지 예상해야 했다고 여기는가? 아무리 자네가 뛰어나다고 한들 그 당시에 오늘날의 일까지 고려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세.”

         

       “하오나…”

         

       이번에는 독의 어르신이 말문을 열었다.

         

       “나는 자네의 태도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네. 자신이 짜낸 계책의 결과가 구르고 굴러 이런 참사를 불러 일으켰으니 책임감을 느낀다는 점만 말일세. 비단 정철이라는 놈이 우리 당가를 습격한 것은 그 놈이 이런 짓을 해서라도 무림에서 권력을 잡고 싶다는 악독한 심성 때문이지 자네 때문이 아닐세.”

         

       “당가 역시 원죄가 없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가주님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사천성에서 불의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우리 당가는 은혜를 두배로 갚는다는 가훈을 내세우며 사천성에서 벌어지는 각축전에서 눈을 감았네. 그 결과 정철이라는 피해자가 생겼고 말이야.”

         

       “정철이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네. 은혜를 두 배로 갚고, 원한을 열 배로 갚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것을 책임질 각오를 해야 했음에도 당가는 그러지 못했어. 추후 당가는 이 점을 명심해야겠지.”

         

       “…어르신.”

         

       “허허허. 그래. 우리가 왜 자네를 이곳에 불렀는지 아는가?”

         

       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건 자네의 각오를 확인해 보기 위함이었네. 자네가 정말 정철이 이끄는 운남 사파의 전쟁에 뛰어들 생각인지 말일세.”

         

       “정철 앞에서 했던 말은 진심입니다.”

         

       “그래. 그래 보이는군. 기왕 추태를 부린 사이이니 솔직히 말하겠네. 입 밖에 내기에는 염치가 없는 말이지만 사천낭인이 정철을 분쇄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결말이야.”

         

       그랬다.

         

       정철을 주축으로 운남의 사파들이 결집해버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철과 운남의 사파들을 물리친다 한들 정철이 내건 명분의 불씨는 남는다.

         

       사천낭인인 정철을 정파가 강제로 꺾어낸다면 새로은 은원의 시작일 뿐이다.

         

       사파놈들은 두고두고 정철의 유지를 잇는다며 사천을 넘볼 명분으로 써먹을 테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사천낭인은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정사대전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눈총이나 박해를 받겠지.

         

       그러나 만약 사천낭인이 정철을 거부하며 힘의 논리로 정철을 꺾어낸다면?

         

       사천낭인 정철이 내건 명분을 사천낭인이 회수하는 셈이니 가장 말끔한 결말이었다.

         

       “그러니 가주된 자로서 자네가 어찌 움직일지 궁금해 이리 불렀네. 자네의 계획을 듣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움을 줄 용의도 있고 말일세.”

         

       계획이라…있기는 하지.

         

       “우선은 당가를 떠날까 합니다.”

         

       정철이 자신의 야망을 위해 운남의 사파를 움직였다면.

         

       나는 이 [무림천하] 그 자체를 움직이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음.

    제가 생각해도 빌드업이 너무 긴 파트였네요.

    한 화 안에서도 나름대로의 기승전결과 재미가 있어야 했는데…너무 긴 호흡만을 추구한 게 아닐까 반성해봅니다.

    그래도 이제 빌드업이 끝났으니 우마이한 부분들을 우마우마하게 즐길 수 있겠군요.

    내일부터는 또 늘어지지 않고 좀더 쫀쫀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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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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