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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6

   샬롯은 강하다.

   그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사실을 다시금 체감한 한 인물이 샬롯의 앞에 또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붉은 머리의 건강한 피부를 지닌 소녀.

   카란디스 포세우스.

     

   그녀의 두 다리가 사시나무 떨듯 후들거렸다.

   샬롯의 검을 받아내고 바닥을 구른 것도 벌써 열 번이 넘었다.

     

   덕분에 그녀의 몸은 만신창이에 가까웠다.

     

   “하악, 하.”

     

   거친 숨을 내쉰 그녀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한 남자와 맞부딪치고 있는 샬롯이 보였다.

     

   특급 반 중에서도 존재감이 옅고, 다른 이들과 교류를 꺼리던 이.

   아서 그라말테.

     

   특급반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그였으나 그는 생각 이상으로 활약해주고 있었다.

   무려 샬롯의 검을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검은 꽤나 기묘했다.

   빛을 두른 그의 검은 때로는 파괴적이기도 했고, 때로는 신속했으며 때로는 무척이나 유연했다.

     

   마치, 수많은 방식으로 삶을 살아 보기라도 한 듯.

   그의 육체에 담긴 각종 기술과 노하우들은 이상하리만치 전부 다 별개의 것들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들이 한데 모여 만들어낸 아서 그라말테라는 결과물은 뛰어났다.

   카란디스는 살아가면서 샬롯과 정면에서 맞설 수 있는 이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아서와 함께라면 조금은 승산이 있지 않을까.

     

   채엥!

     

   그녀가 그리 생각하며 숨을 고를 때였다.

     

   샬롯의 검과 부딪친 아서의 빛이 한순간 흩어졌다.

   아서는 빛이 흩어지자 몸을 뒤로 크게 빼고는 검을 늘어트렸다.

     

   “출력이…….”

     

   반대 팔로 검을 쥔 팔을 감싼 아서는 미묘하게 눈을 뜨고 있었다.

     

   “아서 님!”

     

   그러자 그 틈을 타 샬롯이 바로 아서에게 파고들었다.

   그것을 본 카란디스는 급히 몸을 던져 아서와 샬롯의 사이에 섰다.

     

   쩌엉!

     

   물로 만든 방패가 샬롯의 검에 부딪히며 찢겨 나갔다.

   그러나 다행히 아서의 검이 샬롯에게 닿는 것은 막았다.

     

   카란디스의 등 뒤에서 아서가 다시금 빛을 모아낸 검을 샬롯에게 내질렀다.

     

   카란디스의 물 방패로 시야가 가려진 것을 절묘하게 이용한 수였으나.

   샬롯에게는 무척이나 손쉽게 막혀 버리고 말았다.

     

   ‘기회!’

     

   샬롯이 아서의 검을 막은 지금이 기회라 판단한 카란디스가 샬롯에게 몸을 던졌다.

   그러나 휘몰아친 검의 기류가 그녀의 몸을 그대로 튕겨내었다.

     

   다수와 상대하고 있음에도 조금의 방심조차 하지 않는 샬롯이었다.

     

   카란디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뭐, 이런 반칙 같은 괴물이 있는지 모르겠다.

     

   “……빚졌군.”

     

   그러는 순간 카란디스의 귀에 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서는 카란디스에게 늘 흥미 없는 눈동자였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달리 본 눈이었다.

     

   “뭘요! 아서 님이 뻗으면 저 혼자서는 끝장이거든요!”

     

   그리고 카란디스는 무척이나 밝고 씩씩하게 대답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죠.”

     

   맷집 하나 믿고, 별다른 기교도 없이 샬롯에게 부딪치고 있는 그녀다.

   자신이 샬롯의 입장에서는 멧돼지나 다름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안다.

     

   아서가 없다면 자신은 진작 리타이어 됐겠지.

     

   그러니 그녀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출력이 불안전하다면 제가 시간을 벌게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법이니까.

     

   아무리 멧돼지라도 1초의 시간을 버는 건 가능하다.

     

   “들이박는 건 제 전문이거든요.”

     

   연애도 전투도.

   뭐든 들이박는 게 편한 것이 자신이었다.

     

   아서의 눈이 아주 잠시 카란디스를 바라보았다.

     

   “그런 사람이었나.”

     

   아서가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카란디스가 당차게 외쳤다.

     

   “네, 전 이런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저희 서로 잘 알아 가보죠!”

     

   특급반에서도 그는 동떨어진 인물이었으니까.

   이참에 함께 친해져 보자며 그녀가 외친 것이다.

     

   “대화할 시간은 충분히 줬지.”

     

   그리고 그런 그들의 앞에 다시금 샬롯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카란디스에게서 시선을 뗀 아서가 샬롯을 바라보았다.

     

   “……크라슈의 영향인가.”

     

   다시금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의 검이 다시금 빛으로 물들어 갔다.

   그리고 그 빛은 왜인지 아까보다 조금 더 거세게 빛나고 있었다.

     

   그때였다.

   다가오던 샬롯의 발이 우뚝 멈춰 세워졌다.

     

   대뜸 고개를 들어 올린 그녀가 가만히 하늘을 응시했다.

     

   쿠구구궁!

     

   그 순간 산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카란디스가 놀라 서둘러 자세를 되잡았다.

     

   그리고 곧 카란디스가 진동의 출저를 눈치챘다.

     

   진동의 출저는 다름 아닌 하늘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올린 장소.

     

   거기에는 숲 일대를 전부 집어삼킬 만한 거대한 크기의 화염구가 있었다.

   그것은 태양을 떠올리게 할 만큼 터무니없이 거대했다.

     

   카란디스의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졌다.

   작은 태양에게서 쏟아나오는 열기 탓에 그녀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이 누구의 짓인지 알아차렸다.

     

   아슬란 이그리트.

   이그리트 직계답게 화염 마법의 대가인 그가 만들어낸 7서클 마법.

     

   7서클 마법

   파르바 솔라

     

   저러한 마법이 아무런 기척조차 없이 상공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링 님의 짓이야.’

     

   카란디스는 누구 덕분에 아슬란이 저 마법을 완성했는지 눈치챘다.

     

   하링이 인비저블을 통해 아슬란이 파르바 솔라를 완성 시킬 때까지 그를 숨겨준 것이었다.

   그 사실을 눈치챈 순간 아서가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아서 님?!”

     

   고속으로 뛰쳐나간 아서가 즉시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던 샬롯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채엥!

     

   날아든 검의 기류가 아서의 검을 막았다.

   하지만 아서는 검의 기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했다.

     

   샬롯의 고개가 삐딱하게 숙여졌다.

     

   몸에 남겨지는 상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아서가 검의 기류를 뚫고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날 묶어둘 작정인가 보네.”

     

   파르바 솔라가 상공에서 내려올 때까지 샬롯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묶으려는 작전이었다.

   아무리 샬롯이라도 파르바 솔라에 휘말린다면 멀쩡할 수 없을 테니까.

     

   “아!”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마자 카란디스도 뒤늦게 달렸다.

   그녀 또한 아서와 함께 어떻게든 샬롯을 묶어둘 작정이었다.

     

   파르바 솔라가 내려옴과 동시에 아서와 카란디스의 맹공이 시작되었다.

     

   콰앙! 채엥! 콰아앙!

     

   샬롯의 검이 휘둘러질 때마다 아서와 카란디스의 부상이 늘어났다.

   그러나 카란디스는 이를 꽉 깨물고, 악착같이 샬롯에게 달려들었다.

     

   이미 구를 대로 구른 몸이다.

   어차피 곧 한계에 도달할 거 그녀는 미친 듯이 샬롯에게 달라붙었다.

     

   하다못해 그녀의 움직임을 한 번이라도 묶기 위해.

   카란디스는 자기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그건 아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무척이나 집요하게 빛의 검을 휘둘러 왔기 때문이었다.

     

   “묘한 검술을 쓰네.”

     

   샬롯도 아서의 검에서는 빠져나가기 쉽지 않음을 눈치챘다.

   그의 빛의 검은 샬롯을 계속해서 옭아매고 있었다.

     

   개미지옥마냥 샬롯을 자꾸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샬롯의 검푸른 머리카락이 한차례 휘날렸다.

     

   ‘끌어들이고 있는 게 맞네.’

     

   그의 빛의 검은 정말로 샬롯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마치, 아서를 중심으로 또 다른 바람이 부는 기분이 들었다.

     

   그가 세상의 중심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쿠구구구구구궁!

     

   그러는 사이에 파르바 솔라는 어느새 바로 머리 위까지 다가왔다.

   그에 따라 두 사람의 옷과 머리카락이 힘의 이끌림에 따라 거칠게 나부꼈다.

     

   “너도 휘말릴 텐데.”

     

   샬롯은 아서를 보면서 경고했다.

   이대로 파르바 솔라에 그도 휘말릴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아서는 생각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다.”

     

   그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가 어디에서 확신을 느꼈는지는 모르겠으나.

   샬롯은 그의 말에 동의했다.

     

   “그러네.”

   “으아아아아!”

     

   괴성을 내지르며 달려든 카란디스가 샬롯의 검면에 얼굴을 맞고 바닥을 뒹굴었다.

   엉망진창으로 뒹구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안쓰러웠다.

     

   그때였다.

     

   일순간 주변 공기가 바뀌었다.

   아서를 향해 흐르던 기류가 한순간에 샬롯으로 꺾였다.

     

   주변 모든 소음이 그 잠깐 사이에 전부 사라졌다.

     

   새소리도 풀벌레도.

   수풀이 스치는 소리도.

   모레가 바람에 구르는 소리마저.

     

   전부 종적을 감추었다.

     

   그 공허한 공간 속에서 샬롯의 검푸른 머리카락이 천천히 흩날렸다.

     

   그녀의 검에 맺힌 푸른색의 오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모두가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그 정도로 그녀의 검은 압도적이었다.

     

   샬롯의 검은 아주 천천히, 느릿하게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그 광경을 보는 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이미 정해진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뻗어진 검이 하늘 끝에 닿은 그 순간.

     

   하늘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천독존(無天獨尊)

   오의(奧義)

   류천(流天)

     

   그리고 펼쳐진 광경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7서클 마법 파르바 솔라의 중간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금까지 열기로 가득 차 터질 것만 같던 파르바 솔라였건만 샬롯의 검짓 한 번에 박살이 난 것이다.

     

   쿠구구구구궁!

     

   중심을 잃은 파르바 솔라가 흩어지며 갈라져 갔다.

     

   파르바 솔라가 무너지며 휘날리는 불씨 아래.

   샬롯은 진짜 강자가 무엇인지 보여주듯 늘 짓는 웃음을 그렸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기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귀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웃음은 파르바 솔라를 무사히 부쉈음에 지은 웃음이 아니었다.

     

   부서진 파르바 솔라의 안쪽.

   그 내부에서 양손을 아래위로 교차시킨 아슬란이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손아귀에 만들어진 화염의 구는 방금전 파르바 솔라보다도 더한 것이었다.

     

   샬롯이 파르바 솔라를 보며 전의를 상실하지 않았듯이.

   아슬란 또한 파르바 솔라가 부서졌다고 전의를 상실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또 그다음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었다.

     

   “크라슈의 친구답네.”

     

   그리 말한 그녀의 옆에 아서의 빛의 검이 휘둘러졌다.

   샬롯은 가볍게 고개를 틀어 그의 검을 피하며 말을 이었다.

     

   “너도 크라슈에 관해 묘하게 아는 게 있는 거 같고.”

     

   어느새인가 휘둘러진 그녀의 다리가 아서의 옆구리에 꽂혔다.

   미처 피하지 못한 아서가 몸이 꺾인 채로 바닥을 굴렀다.

     

   그 순간 샬롯은 자기 다리에 무언가 묶였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빛의 줄이었다.

   아서가 자기 다리에 닿기 직전 줄을 채웠다.

     

   쿵!

     

   그 순간 그녀는 빛의 줄의 끝에 무쇠 추라도 달린 듯 무게감을 느꼈다.

   빛의 줄이 이어진 빛의 검이 바닥에 깊숙이 박혀 들어가 있었다.

     

   빛의 줄을 끊기 위해 샬롯이 검을 움직이려는 순간.

     

   움찔-

     

   그녀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틈과 함께 왼편을 향해 검을 내려쳤다.

     

   파각!

     

   그러자 샬롯의 왼편에서 나타난 하링이 눈썹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분명 인비저블을 썼는데.’

     

   그럼에도 샬롯은 고개를 틀어 비수를 피함은 물론.

   그 와중에 하링의 손목을 검의 그립으로 내려쳤다.

     

   그 일격으로 하링은 오른쪽 손목의 뼈가 으스러졌음을 눈치챘다.

     

   힘줄이 끊기기 직전인 상황.

   하링은 손목이 완전히 끊어져 버리기 전에 비수를 억지로 역수로 쥐었다.

     

   그러고는 즉시 왼쪽 팔을 뻗었다.

   그녀의 왼손이 비수를 쥔 오른손을 감쌌다.

     

   그러고는 하링은 자기 팔 힘에 전력을 담아 비수를 내려찍었다.

     

   “흐응.”

     

   샬롯도 부서진 오른손으로 추가 공격을 감행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인지 한 발 늦게 샬롯이 검으로 비수를 막았다.

     

   화악!

     

   그러자 하링의 비수에서 쏟아나온 냉기를 담은 독기가 샬롯의 검 안으로 파고들었다.

     

   샬롯의 눈이 희미하게 떠진 그 순간.

     

   화르륵!

     

   하늘에서 추락하던 아슬란이 응축시킨 백열구가 쏘아졌다.

   백색의 열구는 일직선으로 샬롯을 향해 뻗어왔다.

     

   크기는 작지만, 거기에 담긴 힘은 분명 파르바 솔라를 능가하고 있었다.

     

   절체절명의 상황 속.

   샬롯은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하링의 목을 휘어 감았다.

     

   콰앙!

     

   그러고는 즉시 그녀를 바닥에 내리꽂았다.

     

   “커헉!”

     

   반응할 틈도 없이 당한 하링의 의식이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머리 위에는 열기가 코앞까지 다가오고 있었다.

     

   샬롯의 검에 다시금 오러가 서렸다.

   순식간에 휘어진 그녀의 검이 코앞까지 다가온 아슬란의 백열구를 받아쳤다.

     

   지이이이이이이이잉!

     

   샬롯의 검에 서린 오러의 날이 얼마나 날카로웠는지.

   아슬란의 백열구가 반으로 갈라졌다.

     

   백열구의 열선이 주변으로 튄 채 바닥을 그대로 녹이며 매캐한 연기가 솟아올랐다.

   그러나 백열구가 녹인 것은 땅만이 아니었다.

     

   방금전 독기로 얼어붙었던 샬롯의 검 또한 백열구에 녹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샬롯의 오러라도 이 정도 위력의 백열구를 받아치면서 검에 충격을 전혀 주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결과.

     

   빠득!

     

   샬롯의 검에 금이 생겨 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오러는 괜찮아도 그녀의 검이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녀가 그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즉시 검의 궤도를 틀었다.

   어느새인가 샬롯의 손아귀에는 하링의 비수가 들려져 있었다.

     

   “이런!”

     

   아슬란이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방어 마법을 만들었을 때는 늦었다.

   포환처럼 쏘아진 비수가 어느샌가 그의 코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쨍그랑!

     

   그의 방어 마법을 꿰뚫고 들어온 비수가 아슬란의 옆구리에 깊숙이 박혀 들었다.

   비수에 담긴 힘이 어찌나 강했는지 공중으로 치솟은 아슬란이 한참 떨어진 숲속에 추락했다.

     

   순식간에 상황이 종결된 것이었다.

     

   어느새 조용해진 숲속.

   샬롯은 조금의 상처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빛의 줄을 채운 이후 아서는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땅속에 몸째로 박혀 버린 하링은 정신이 완전히 끊겨 버린 것 같았다.

   옆구리에 부상은 물론 추락까지 당한 아슬란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후우.”

     

   샬롯의 입에서 한차례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쩌적!

     

   그리고 곧 그녀의 검이 갈라지더니.

     

   쨍그랑!

     

   이내 완전히 박살이 나 조각이 되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샬롯이 텅 빈 검자루를 보았다.

     

   라헬른 아카데미에 오고 나서 그녀는 단 한 번도 검을 잃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처음 자신의 검이 깨져 버린 것이다.

     

   2기생들의 처절한 저력이었다.

     

   “누굴 닮은 싸움인 건지.”

     

   어느 사람이랑 많이 닮아 있는 전투 방식이라 샬롯이 미묘한 눈을 한순간.

   그녀의 등 뒤에 무언가 툭하니 닿았다.

     

   전투에 고조 되어 순간적으로나마 기척을 늦게 깨달은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거기에는 만신창이인 카란디스가 있었다.

   주먹을 내지른 자세인 그녀는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그 주먹에는 아무런 힘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팔을 뻗었다.

   그 정도였다.

     

   카란디스는 간신히 서 있을 정도로 엉망이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행위를 하는 것조차 이제는 그녀에게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샬롯조차 그녀의 기척을 잠시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샬롯에게 아무런 위협조차 될 수 없었으니까.

     

   그러나 카란디스의 주먹이 샬롯에게 닿았다.

     

   처음으로 공격을 허용한 샬롯이 눈을 깜빡인 순간 카란디스가 그대로 무너졌다.

     

   2기생 전원이 리타이어 된 것이었다.

     

   “흐응.”

     

   아주 짧게 콧소리를 낸 샬롯이 주위를 보곤 입꼬리를 틀어 올렸다.

     

   “우리 막내 친구들 조금 하네.”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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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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