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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8

       

        

        

        

       “유진 씨, 그거 알아요?”

        

       “네?”

        

       “얼굴이 이전보다 한결 편해보여요.”

        

       “…뭔가 티가 나나요?”

        

       “히히.”

        

        

        

        11월 3일자 파이널 챔피언십 대비 스크림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이전에는 몇 번이고 1등을 놓치지 않던 나의 승률 역시도 수직으로 하락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1등은 심심찮게 하더라도 그 빈도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고 해야 하나.

        

        사실 이미 예측하고 있었기에 충격은 없었으나, 그렇다고 방치해두어선 안 되는 법. 첫 번째 경기가 끝난 후 과거 태스크포스 대거였던 동료이자 선임들에게 들었던 조언도 고려하고, 교전이 끝난 후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한 개인적인 분석 역시도 이에 포함시킨다.

        

        그리하여 골머리 싸매는 시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을 때, 슬그머니 다가온 다이스가 입을 열어 그리 덧붙였다.

        

        

        솔직히 좀 놀랐다.

        

        

        

       ‘역시 속일 수가 없구나.’

        

        

        

        이게 여자의 감인가 하는 그걸까?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는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남에게 눈치채일 수 있을 정도로 감정과 행동을 표출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아직 모른다. 다이스 이외의 다른 이들은 아직 모를 수도-

        

        

        

       “저 아니어도 이미 몇몇은 눈치챘는데, 유진 씨가 이전보다 말랑말랑해진 거. 혹시 알고 있어요?”

        

       “…윽.”

        

        

       

        어림도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 말대로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부정할 생각도 없었고…뭐라고 해야 할까. 남들에 비해 훨씬 더 동물스러운 외관처럼, 나는 사실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감정의 낙폭이 그리 크지 않아서 다들 신경쓰지 않는 것뿐이지, 막상 그 이상을 넘어갈 정도의 좋거나 슬픈 일을 겪게 된다면 그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꼬리의 움직임 역시 그에 한몫했고.

        

        멍멍이처럼 격하게 움직이는 건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이 아니라.

        

        

        잠깐.

        

        그러면 다들 알고 있는 거 아닌가?

        

        

        

       “…혹시 제가 디브리핑 할 때, 꼬리 어땠어요?”

        

       “다들 꼬리밖에 안 봤어요. 평소에 비해서 엄청 나풀거리길래.”

        

       “끄응….”

        

        

        

        미치겠네.

        

        역시, 내가 타격팀 이외의 곳 – 가령 휴민트 같은 영역과 영영 인연이 없는 이유가 별 게 아니다. 어차피 생각조차 안 하고 있긴 했지만…옛날 뉴욕에서 쉬는 날 포커 같은 걸 하면 맨날 나만 지는 이유가 있었어.

        

        그렇게 한바탕 좌절하고 나니 그래도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어차피 다이스에게는 남들보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해줬던 것도 그렇고, 간단하게라도 이야기하는 게 더 좋겠지. 어차피 저 정도 눈치라면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도 대강 짐작하고 있을 테니까.

        

        작게 숨을 들이쉬고는 덧붙였다.

        

        

        

       “…옛날 팀원들을 만나고 왔어요. 다들 예전이랑 변함없이 맞아주길래 나름 안도한 것도 있고, 그런 거죠.”

        

       “역시 그럴 것 같았어요. 그래도 어지간히 심통난 사람이 아니라면야, 유진 씨처럼 좋은 사람을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 다들 반겨주겠죠. 그 동료 분들이랑 나쁘게 끝난 일도 없었을 거 아니에요?”

        

       “그건 그렇죠.”

        

       “그럼 그렇지.”

        

        

        

        다이스의 기색 역시도 상당히 괜찮아보였다. 내가 기분이 좋아보이니 자기도 덩달아 좋다나 뭐라나. 이게 웃음의 전염성이라거나 하는 그런 걸까 궁금해졌지만, 지금은 다른 할 이야기가 좀 더 남아있었다.

        

        스크림 본연에 관한 것이었다.

        

        다이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작년에도 이 자리에 오긴 했었지만, 확실히…이 정도의 자리가 유진 씨가 있어야만 하는 곳인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남들 말마따나, 굳이 KSM, 아시아 예선전까지 거쳐야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하. 그러면 반대로, 다이스는 어때요? 이번 년도에는 이 자리에 있을 합당한 실력을 갖춰온 것 같나요?”

        

       “옆에 앉은 어느 누구 덕분에요.”

        

        

        

        그녀는 가볍게 긍정했다.

        

        마치 모 수다쟁이 야구선수가 과거의 이야기 보따리를 다시금 풀어놓듯, 언젠가 들은 적 있었던 다이스 본인의 스토리가 조금 다른 형태로 재차 열렸다.

        

        눈 앞에 슬그머니 띄워지는 여러 개의 결과들. 다이스의 작년 스크림 결과들이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지금에 비하면 굉장히 볼품없었다. 그녀 역시도 스스로 그렇게 표현하였고.

        

        과거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에, 비로소 허심탄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그다지 잘하지는 않았죠? 게다가 저 뿐만이 아니라 작년 한국 팀의 평균 성적이 대강 이랬어요. 청신호는 아니었죠. 엄밀하게 말하면 황색 신호와 적색 신호의 중간 즈음이 아니었을까.”

        

       “….”

        

       “그땐 아무런 것도 몰랐었거든요. 재작년엔 아시아에서 거의 한두 명만 나갔기도 하고, 룰도 제대로 정비가 안 됐었구요. 그냥 모든 게 난장판이었어요. 이 성적표를 받아들고 어떻게 해석해야만 하는지도 몰랐고. 나아지는 법도 몰랐으니까요.”

        

        

        

        바스락.

        

        손에 힘을 주어 그것을 움켜쥐자, 묘한 소리와 함께 구겨진 그것은 쓰레기통으로 빨려들어가 영영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그다지 신경쓸 필요도 없는 이야기라고 덧붙인 다이스가 끊길 듯 말듯 이야기를 덧붙여나갔다.

        

        

        

       “뭐, 그냥 그렇다구요. 지금은 안 그러니까요. 작년에야 살아남기 급급했지만, 이젠 더 높은 곳을 노려야죠.”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10등 안에 들게 해준단 소리는 아직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건 좀 기대할게요. 누구 덕분에 이제 여기는 부담스러운 공간이 아니라 배움의 장이 되었으니, 빼먹을 수 있는 건 전부 빼먹어야죠.”

        

       “아하하.”

        

       “이따가든 언제든, 동료 분들 만나러 가기 전에 커리큘럼만 잘 짜줘요. 유진 씨도 나름의 스케줄이 있을 거고, 천년만년 계속 봐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찰싹.

        

        알겠다는 뜻으로, 꼬리를 살짝 들어 등을 톡 쳐줬다. 하지만 그것이 트리거였는지, 다이스는 어떤 커리큘럼을 시행해야 좀 더 빠르면서도 효과적일지를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며 눈을 반짝거렸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해 시선을 맞추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어 내게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선물받은 게 하나 있는데. 한 번 보실래요?”

        

       “마지막 경기까지 30초밖에 안 남았는데, 이따가 보죠.”

        

       “아이, 그렇게 오래 안 걸려요. 딱 10초 정도?”

        

       “…그래요. 보여주세요.”

        

        

        

        그에 뭔가 영차영차 준비하는 듯한 다이스.

        

        자리를 조금 옮겼다. 당사자를 바라볼 수 있는 알맞은 각도에서 다이스가 무엇을 준비했을지를 예상해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

        

        갑자기 그녀가 입고 있던 치마가 불룩해졌다.

        

        

        

       “…………?”

        

        

        

        물론 앞이 아니라 뒤. 찰나의 순간 뇌가 슬그머니 정지해버렸다.

        

        아무리 VR이라지만 이게 뭔가 싶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려고 했으나, 그 순간.

        

        

        엉덩이에서 내 거랑 비슷하게 생긴 뱀꼬리가 튀어나왔다!

        

        

        

       “푸웁-!”

        

       “짠! 이거 봐요!”

        

        

        

        색깔은 달랐다. 노란색 일색. 아마 아나콘다보단 노란색 볼파이톤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데…아니, 잠깐. 내가 왜 이런 걸 분석하고 있는 거야.

        

        그것보다 왜 저렇게 자연스럽게 꿈틀대는 건데!

        

        

        

       “아니, 이….”

        

       “어때요. 예쁘지 않아요? 제가 만들어달라고 한 건 아니고, 팬 분이 개인적으로 만들어줬다네요. 하모니도 아마 비슷한 걸 받지 않을-우와악, 왜 그래요! 끼약! 설마 아이덴티티 침범으로…으악, 쫓아오지 마요!”

        

       “딱 대요! 누가 그런 거 달고 다니래!”

        

       “우왁, 도망쳐어어!”

        

        

        

       -[알림 : 지금부터 경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과연 노렸는지는 몰라도, 하루의 마지막 경기가 그렇게 시작되버리고야 말았다.

        

        흩어지는 폴리곤과 새로이 구축되는 주변 환경 속에서, 나는 오늘이야말로 다이스에게 새우꺾기를 시전하고야 말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가서 꼬리 떼고 와요!”

        

       “꾸엑!”

        

        

        

        깡!

        

        청명한 소리와 함께, 다이스는 쇠파이프를 얻어맞고 로비로 사출되었다.

        

        누가 저런 거 달고 다니래, 창피하게.

        

        

        

        

        

        

        

        

        

        

        

        

        

        

        

        

        

        

        11월 초순.

        

        길거리를 덮었던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사람들이 긴팔 위에 가디건이나 얇은 코트 등, 한두 가지의 옷을 껴입기 시작하는 분기점. 가끔씩 햇빛이 따갑기라도 했던 10월과는 다른 겨울의 길목.

        

        본격적으로 연말로 향하는 시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다섯 명의 인원들이 각자의 성적표를 받아든다. 파이널 챔피언십이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공개될 일이 없는 스크림의 결과. 오직 본인과 관계자들만이 아는 해당 데이터는 AP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무슨 일이 있어도 구하고 싶은 물건이었다.

        

        물론 말뜻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실제로 구한 이들은 그 아무도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시청자들에게 가혹한 시간이 도래하고 있었다.

        

        

        

       “누가 썰 안 풀어주냐? 이러다 다 말라죽게 생겼어….”

        

       “내가 천 년 후에 깨어난다면, 가장 먼저 유진의 군 경력과 이번 년도 스크림 결과를 물어볼 것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하루에도 열다섯 번을 넘어 150번 가량 튀어나오고 있는 시점.

        

        특히나 이번 년도에는 더더욱 심했는데, 이는 당연하게도 혜성처럼 등장해서 주변을 몽땅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어느 뱀꼬리 달린 누군가 때문이었다.

        

        고작 두세 달만에 갑자기 나타나,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AP 솔로잉 부문을 탈탈 탈곡해버렸다는 사실. 구태여 남을 영입할 필요조차 없었다. 마치 개미가 과자에 꼬이듯, 벌이 달콤한 꿀을 찾아다니듯 사람들이 저절로 끌려왔으니.

        

        물론, 막상 데려와놓고는 원하는 걸 주지 않으면 난리를 부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나, 어쩌겠는가. 유진은 그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으며, 애시당초 답을 준다고 말도 하지도 않았건만 다들 알아서 와버렸는데.

        

        요컨대, 본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 ‘네가 선택한 결과니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가 실현되어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끝도 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그래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보다도 바쁜 분들을 어렵게 모셨지만, 정작 가장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없다는 게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아하하….”

        

       “답변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요. 저희들이 구단에서 받은 지침도 그러니, 대답이 가능하다면 어떻게든…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듣던 중 정말 기대가 되는 말입니다.”

        

        

        

        이렇게 TV 프로그램에 나와, MC마저 궁금하다고 대놓고 말하는 광기어린 현 시대의 단면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대략 그런 쓰잘데기없는 생각이 다이스의 머리를 스쳐지나갔지만, 별 수 있나.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지 혼자만 벗어던진 모 무소속 뱀꼬리와는 다르게, 이곳에 출연한 이들은 전부 구단의 영향권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SSM Entertainment.

        

        SSM Gaming이었다면 몰라도, 엔터테인먼트다. 엔터테인먼트. 까놓고 말해서 정말 오만가지 것들을 손댄다는 소리였다. 그 중 게임 다음으로 잘 알려진 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레코딩 및 음반 기획. 웃기게도 원래 뒤의 게 메인이었는데, 게임 사업이 너무 심각하게 잘 나가버린 탓에….

        

        일개 게이머인 이상 회사 구성이 어떻니 뭐니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본래라면 자신과는 영영 연이 없을 것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는 법이다.

        

        아무튼, SSM 측에서 하달했던 지침을 한 번 더 상기한 후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지를 생각했다. 잠시 서로간 눈치를 본 뒤 살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의 발언권은 내게 주어져 있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저희 전원이 작년에 비해 상당히 발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느 분 때문에.”

        

       “하하, 그분 말씀이시군요. 저도 이름은 익히 들었습니다. 같이 출연하셨다면 참 좋았을 텐데, 오늘은 안 나오셨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그 사람이야 뭐어…나오고 싶으면 나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안 나오거든요. 저희처럼 구단 소속이 아니라서. 약간 좀…심하게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괜히 아나콘다가 아니라니까요.”

        

       “정말 야생성 넘치는 아바타에 걸맞는 행보네요. 하지만 다이스 선수도 최근 SNS를 통해 비슷한 아바타 데이터를 선물받았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혹시 그 분처럼 자유로워지시는 건 아니겠죠?”

        

       “아하.”

        

        

        

        그와 동시에 아바타를 조작하자 – 엉덩이 뒤에서 꿈틀대는 꼬리.

        

        이게 도대체 뭐시야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몇몇을 뒤로 하고, 다시 그것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유진 씨한테 보여줬더니 당장 떼라고 하더라구요. 쇠파이프로 깡! 당했어요.”

        

       “아하하, 굉장한 아이덴티티로군요. 그런 이유라면 어쩔 수 없겠어요.”

        

        

        

        아이덴티티라, 그렇긴 하지. 그게 VR에서만 적용되는 일이 아니긴 한데.

        

        자연스럽게 안건은 해당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통 유진 선수는…이렇게 각 선수 분들이 프로그램 출연을 하고 있을 때, 주로 뭘 하시나요? 개인 연습?”

        

       “어….”

        

        

        

        잠깐의 정적.

        

        그리고 입을 열었다.

        

        

        

       “지금은 PVE 미션 돌고 있을 거예요.”

        

        

        

        그 순간 장내의 모든 인원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어쩌겠어.

        

        나도 그 사람을 이해 못 하겠는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얼른 떼세욧!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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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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