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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8

   제1회 학생단 대항전.

   작년에는 학생단이 막 만들어진 시기였기에 없었던 만큼 사실상 첫 학생단 대항전이었다.

     

   이곳에서 1등을 하는 학생단은 라헬른 아카데미의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학생단들에는 이건 자존심이 걸린 일이었다.

     

   학생단의 학생 단장들은 학생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이들이다.

   당연히 으뜸인 만큼 그들의 자존감은 또래 아이들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평생을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한 채 살아온 이들이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물며 이번 대항전은 무려 첫 회.

   첫 회에서의 승리의 영광은 다른 승리들보다도 훨씬 값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라헬른 아카데미에서 상당히 흉흉한 기운들이 휘몰아치던 시기.

     

   결국 학생단 대항전이 개막을 알렸다.

     

   라헬른 아카데미 학생들이 모두 모인 무학과 아레나 앞.

   12명의 학생 단장들을 필두로 수많은 학생이 기립 자세로 서 있었다.

     

   “어머, 샬롯 양, 옆을 배정받다니 우연이네요.”

     

   그러는 순간 느긋한 웃음을 그린 한 인물이 말을 걸어왔다.

     

   한 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한다는 명석한 두뇌.

   1기생 문학과 차석이라는 위치.

     

   그런 그녀의 이름은 에이링 오르노아.

   보병단의 학생 단장이었다.

     

   그녀는 다소곳한 자세로 말을 이었다.

     

   “이번 학생 대항전에 연합이라는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에이링이 말하는 정보는 대부분 진실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샬롯의 눈도 그쪽으로 향했다.

     

   “그래서?”

   “미리 선점해 둘까 싶어서죠. 사자단은 가장 우량주기도 하니까요.”

     

   그 말을 들은 샬롯은 가만히 에이링을 바라보았다.

   아마 연합하게 된다면 학생단은 공동 우승하게 될 것이다.

     

   경쟁 상대를 한 명 줄일 수 있는 만큼 사실 그리 나쁜 판단은 아니었다.

   그러나 에이링은 상대를 잘못 골랐다.

     

   “우승은 사자단이야.”

     

   샬롯은 사자단의 단독 우승 말고는 관심 없다.

   그녀의 확고한 대답을 들은 에이링은 딱히 아쉬워하지 않았다.

     

   “다행이네요. 사자단이 다른 단이랑 연합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거든요.”

     

   오히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녀가 샬롯에게 확인하고자 한 것은 연합의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지금 그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녀는 그걸로 충분한 성과를 얻은 것이다.

     

   문학과 차석 아니랄까 봐 영악한 짓을 하는 그녀였다.

     

   그러는 순간 마침 단상 위에 거한의 남자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거한의 남자를 모르는 이는 라헬른 아카데미에 한 명도 없었다.

     

   총장이자 전 투황 듀란달.

   그가 단상 위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듀란달이 뒷짐을 쥔 채 학생들을 스윽 바라보았다.

   그의 위용은 가장 맨 뒷자리에 있는 학생들마저 긴장케 할 수준이었다.

     

   그렇게 모든 학생이 모였음을 눈치챈 듀란달은 천천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번 학생단 대항전 첫 회의 진행을 맡게 된 듀란달일세.”

     

   이제는 모르는 이가 없을 테지만 듀란달은 짧게 자신의 이름을 전했다.

     

   “그럼 학생 대항전의 규칙을 설명하겠네.”

     

   모두의 이목이 한순간에 그에게 집중되었다.

   모두들 벼르고 벼르던 학생 대항전이었다.

     

   당연히 규칙에 정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오늘 하루 라헬른 아카데미는 전부 전장이 될 걸세.”

     

   그리고 그의 입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뜸 라헬른 아카데미 전체가 전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규칙은 간단하네.”

     

   그 순간 학생 단장들의 앞에 마법과 교수 한 명이 나타났다.

   그의 손아귀에는 여러 개의 팔찌가 달려 있었다.

     

   “우선, 각 학생단 내에서 팔찌를 찰 두 명의 인물을 고르네.”

     

   듀란달은 자기 팔에 팔찌를 채웠다.

   그러자 팔찌에서 붉은색의 색이 흘러나왔다.

     

   “팔찌를 빼앗는 방법은 간단하네. 상대를 쓰러트리면 빼앗을 수 있지.”

     

   그의 옆에 어느새 마법과 교수가 다가왔다.

   그는 자기 손목에 채워진 노란색으로 빛나는 팔찌를 듀란달에게 향했다.

     

   그러자 듀란달 또한 그의 팔찌에 자기 팔찌를 가져다 대었다.

   잠시 후 팔찌가 닿자 마법과 교수의 팔찌가 듀란달이 착용하고 있던 팔찌의 붉은색과 같아졌다.

     

   “반대로 이런 식으로 연합을 하는 것도 가능하네. 같은 색이 되면 같은 팀이 되니 공동 우승을 할 수 있을 걸세.”

     

   설명을 끝으로 듀란달은 팔찌를 풀었다.

     

   “시간은 오늘 해가 지는 18시 정각까지.”

     

   지금이 아침 9시인 만큼 9시간 동안 라헬른 아카데미는 그야말로 전쟁통이 될 것이다.

     

   “승리 조건은 정각까지 팔찌를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학생단.”

     

   단순 명쾌한 조건이었다.

     

   “모든 학생단의 일원이 팔찌를 차는 그 순간 하늘에 시작 신호가 울릴 걸세.”

     

   그 순간 마법과 교수가 손뼉을 쳤다.

   그러자 학생단장들의 손에 두 개의 팔찌가 쥐어졌다.

     

   “승리는 쟁취하는 자의 것이네.”

     

   듀란달이 다음 말을 이은 순간 학생단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장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들 눈치챈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는 장소에서 팔찌를 낄 이를 선별 해야 한다.

     

   그 사실을 모두가 알기에 움직이려는 순간.

     

   찰칵!

     

   무언가 채워지는 소리가 선명히 울려 퍼졌다.

   순간적으로 잘못 들었나 싶은 이들이 하나둘 그 방향을 보자 거기에는 검푸른 머리카락의 여성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본 모든 이들이 이내 천천히 납득하고 말았다.

     

   팔찌를 받자마자 팔찌를 찬 이.

   그녀는 다름 아닌 사자단의 학생 단장, 샬롯 발하임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자신에게 팔찌를 채운 샬롯.

   그 당당함은 그야말로 샬롯다웠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본 모두가 생각했다.

     

   아, 팔찌 하나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빼앗을 수 없겠구나.

     

   그건 모두가 동의하는 생각이었다.

     

   모인 시선 속에서 샬롯은 유유히 사자단으로 돌아섰다.

   사자단 일원 중에도 감히 그녀의 행동을 지적하는 이가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였다.

   사자단에서 팔찌를 찰 인물은 누가 뭐래도 샬롯 한 명만큼은 확정이었으니까.

     

   “나머지 한 명은 누가 되려나.”

   “동생인 크라슈 발하임, 아니겠어?”

     

   사자단의 또 다른 조커.

   크라슈 발하임.

     

   다른 이들은 모두가 그가 팔찌를 차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찰 거니?”

     

   그리고 그건 샬롯도 마찬가지였다.

   아레나를 사자단과 함께 뜬 샬롯이 크라슈에게 팔찌를 보였다.

     

   그런 샬롯의 팔찌를 보자 크라슈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한 명 생각해둔 사람이 있습니다.”

   “직접 차지 않고?”

   “제 특성상 중도 리타이어 확률도 있으니까요.”

     

   크라슈에게 팔찌는 제약이다.

   혹시나 그가 전력을 쏟았다간 리타이어 확률이 높았다.

     

   그때, 다른 쪽에서 공세를 가했다간 혹시나 팔찌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그러니 크라슈는 팔찌를 찰 생각이 없었다.

     

   대신 크라슈는 팔찌를 찰 가장 적임자인 인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크라슈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고개를 기울였다.

     

   “하링.”

   “으응?”

     

   크라슈가 뽑은 적임자는 다름 아닌 하링이었다.

     

   “영악한 생각을 하셨군요.”

     

   스타론 재상의 아들인 델론 마키스가 안경을 치켜 쓰며 크라슈의 행동에 수긍했다.

     

   “하링 양에게는 인비저블이 있죠. 팔찌를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하링이 마음먹고 도주만 택하는 순간 그녀를 찾을 수 있는 인물은 없다.

   그러니 팔찌를 지니기에 가장 제격인 인물이다.

     

   “아, 나 열심히 할게.”

     

   델론의 설명 덕분에 크라슈의 뜻을 알아차린 하링의 눈이 반짝거렸다.

   크라슈의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쁜 듯이 반짝거리는 눈은 주인에게 마음을 내어준 고양이 같았다.

     

   그렇게 팔찌를 차게 된 사자단의 두 번째 일원은 하링이 되었다.

   하링까지 자기 팔찌를 단단히 찼다.

     

   그리고 얼마 후.

     

   타앙!

     

   하늘 위에서 울려 퍼진 불꽃놀이 소리와 함께 거기에는 글자가 새겨졌다.

     

   [ START ]

   [ 8 : 46 : 13 ]

     

   모든 단원이 팔찌의 착용을 마치며 대항전이 시작된 것이다.

   거기에 더해 카운트다운 또한 하늘에 적혀졌다.

     

   오늘 하루는 정말로 라헬른 아카데미 전역이 전장이 되었다.

     

   “누님 어쩌실 생각입니까.”

     

   크라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샬롯에게 물었다.

   크라슈와 같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샬롯은 팔짱 낀 자세로 델론을 돌아보았다.

     

   “델론, 우리를 제외한 우승 후보인 단과 가장 까다로운 단은 누구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문학과 담당이다.

   그중 문학과 삼석에 위치하는 델론은 빠르게 정보를 전했다.

     

   “우승 후보는 제국의 3황녀 시그린 에파니아가 이끄는 백양단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시그린의 백양단이 언급되었다.

     

   “그리고 상대하기 까다로운 단이라고 한다면 1기생 마학과 차석 바크람 아리오스가 이끄는 인마단입니다.”

     

   천하십강 마왕(魔王) 다이크람 아리오스

   제국의 마도 가문 아리오스의 첫째 직계.

     

   바크람 아리오스.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은 절대 깨지지 않는 방어 마법 속에서 원거리 저격 마법을 난사하는 것이다.

     

   그의 주특기는 난전.

   마학과 차석이라는 위치답게 그 또한 창공의 세대에 속해 있었다.

     

   그가 이끄는 인마단은 제국 쪽 마법 인재들이 잔뜩 포함되어 있다.

   제국이 발달시킨 제국 마법은 다른 일반적인 마법들보다 불안전하지만 화력이 매우 뛰어나다.

     

   안정성이 떨어질지언정 파괴력 하나만큼은 으뜸인 만큼 난전과 전쟁에서는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었다.

     

   델론은 이점을 고려하여 인마단을 가장 까다로운 단이라 칭한 것이었다.

     

   거기에 문제는 하나 더 있다.

   바크람 아리오스는 친 제국파다.

     

   단은 별개로 되어 있다고는 하나 당연히 시그린이 이끄는 백양단과 협력할 확률이 높았다.

   거기에 시그린의 밑에는 펠레이가 이끄는 거해단까지 존재한다.

     

   새삼 이렇게 보니 제국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느껴진다.

   더불어 시그린이 라헬른 아카데미에서 꾸준히 세력을 모아왔단 것 또한 말이다.

     

   “바크람 선배님인가.”

     

   때마침 아슬란이 바크람에게 살짝 관심을 보였다.

     

   아슬란 또한 같은 마학과 출신이다.

   바크람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겠지.

     

   얼마 전 샬롯에게 처참하게 깨진 이후.

   아슬란은 보다 마법 단련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원래도 염왕이 쥐고 있는 이그리트를 빠져나가기 위해 마법을 단련하던 그였으나.

   최근에는 여러 일들이 풀리며 그의 마법 수련도 느슨해졌던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여튼 겉보기와는 다르게 화염 마도사인 이그리트 가문 아니랄까 봐 불같은 놈이지.’

     

   월음지체 탓에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탓인지 아슬란은 다른 이들보다 끈기가 약하다.

   그러나 한 번 불이 붙는 순간 크라슈마저도 질릴 만큼 터무니없는 집념을 보이는 게 그였다.

     

   샬롯은 그에게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끔 계기를 주었고, 이번 대항전에서까지 바크람과 부딪치게 된다면 분명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슬란.”

     

   그러니 크라슈는 그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바크람 아리오스가 나타나면 네가 맡아.”

     

   너라면 할 수 있다.

   이쪽이 괜히 친구로 삼은 게 아니니까.

     

   크라슈의 뒷말을 듣지 않았음에도 아슬란은 짧게 웃어 보였다.

     

   “맡겨둬. 2기생 수석의 반란을 보여줄 테니까.”

     

   이건 믿어줘도 되겠지.

     

   “우승 후보와 가장 까다로운 단이 붙어먹었다. 이거네?”

   “예, 맞습니다.”

     

   그러는 사이, 샬롯의 깔끔한 정리에 델론이 긍정했다.

     

   “마지막으로 변수라고 한다면 1기생 특수학과 수석 존그레이가 이끄는 마갈단과 마학과 1기생 수석 타리아 발레스가 이끄는 천갈단입니다.”

     

   두 개의 단이 거론된 순간 크라슈는 하늘 쪽을 보았다.

   그러자 때마침 하늘에는 까마귀가 유유히 날고 있었다.

     

   ‘어쩔 생각인 건지.’

     

   마학과 수석인 타리아 발레스는 크림슨가든의 종이다.

   크림슨가든의 뜻이라면 뭐든 따르는 그녀지만 학생 대항전 일등까지 내어줄지는 모르겠다.

     

   “이쪽은 정말 변수밖에 없어서 무어라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타리아가 단장인 천갈단은 소수 인력이다.

   소수이기에 전면전은 펼칠 수 없지만 무시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그러니 이쪽이 무슨 짓을 해올지 가늠이 안 되었다.

     

   반면에 특수학과들은 괴짜들의 모임이다.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수 덩어리였다.

     

   설명을 전부 들은 샬롯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간단하네.”

     

   샬롯의 머리카락이 한차례 휘날렸다.

   그녀의 검푸른 머리카락을 따라 사자단 전원의 시선이 향하자 그녀는 그들의 앞에 당당히 섰다.

     

   “사자단은 백양단을 사냥하러 간다.”

     

   단순 명쾌한 결정.

     

   최강은 가장 강한 사냥감을 망설임 없이 노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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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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