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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9

       좋은 걸 발견했을 때,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마음은 본능에 가깝지 않을까.

        

       먹이를 발견한 개미가 페로몬을 뿌려 무리에게 알리듯이, 인간 역시 흥미로운 컨텐츠를 발견하면 동료들에게 홍보하게 되는 것이다.

        

       결코 나만의 습성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전생, 나오나가 아직 국내에서 대중화되기 전. 우연히 나오나를 미리 접한 이들은 어지간한 영업사원보다 성실하게 광고를 하곤 했더랬다.

        

       처음엔 반발이 제법 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뭔 게임이 이렇게 복잡하냐는 비난만 받던 시절도 있었고.

        

       그럼에도, 결국 언제부턴가 어느 피시방에도 이미 나오나가 깔려 있는 걸 목격하고 얼마나 감개무량했던지.

        

       그러니까……좋은 컨텐츠를 나누고자 하는 건, 제법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이다.

        

       옛 성현께서도 가로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다만-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제발 지랄하지 말고 캠 좀 돌려 텐련아!!!】

        

       초기 단계에서 약간의 반발에 마주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인 걸까.

        

       제법 반갑게 맞아주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별점 1점짜리 리뷰가 담긴 도네이션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좋은 거라니까 그러네.

        

       “여러분. 제가 이번에 인터넷을 멀리하며 느낀 바가 많아요. 너무 익숙해진 도심 속의 과한 자극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빗소리를-”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선생님들 이 사람 일부러 이러는 거 맞죠?】

        

       『ㅇㅇ』

       『백퍼』

       『ㅇㅇ』

       『걍 주기적 지랄이니 유입들은 30분 정도 쉬고 오십쇼』

       『남편이 능지처참당해서 가끔 정신이 훼까닥합니다 다들 이해좀』

       ㄴ 임시차단되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제발 지랄 그만하고 얼굴 보여주세요 센세』

       『크…나뭇잎에 비…운치 있네요 ㅎㅎ』

        

       “……부드러운 빗소리를, 잘 들어보시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니 빗소리 알겠으니까 카메라 방향만 좀 돌려주세요 이렇게 부탁합니다】

        

       ……모바일 방송으로 도네이션을 틀어 놓으니, 말을 하기가 조금 어렵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당장 캠을 돌리지 않으면 종로에서 아따먹 팬이라고 외치며 똥을 싸겠다】

       

       무엇보다, 이건 리뷰를 넘어서 민원의 영역으로 들어선 거 아닌가.

        

       “자연과 어우러지는 빗소리가 핵심인데……카메라 방향을 돌리면, 텐트밖에 안 나오게 될 거라서. 조금 곤란하네요. 가능하면 요청은 들어드리고 싶지만……네.”

        

       『니 얼굴이 나오잖아요』

       『아니』

       『진짜 일부러 이러지?』

       『혹시 저혈압 치료 방송인가요』

        

       -아크따먹아따먹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센세 아무리 화재를 폭탄으로 진압하는 스타일이라고 해도 3주 잠수타다 와놓고 이렇게 한다고 불 안 꺼집니다】

        

       ……도네이션 소리가 조금 큰 것 같기도 하고.

        

       옛날엔 이걸 어떻게 무시하면서 얘기했었지.

        

       * * * *

        

       《오해가 있네요.》

        

       언제나와 같은 나른한 목소리였다.

        

       《폭탄이라니. 과하게 폭력적인 단어는 자제해주세요. 분란의 소지가 있어요.》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센세가 직접 현수막에 쓴 표어 아닙니까……?】

        

       《……시위에선 현장감이 중요한 법이에요.》

        

       조금, 웃음이 섞여 있다는 차이가 있었지만.

        

       지난 방송에서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지. 부쩍 웃음소리가 섞이는 빈도가 늘어난 그녀였다.

        

       도질은 잠시 지난 캠방에서 그녀가 웃던 모습을 떠올렸다. 옆에 있던 아저씨는 애써 기억에서 지우며.

        

       ‘캠……제발, 좀 돌려주면 좋을 텐데.’

        

       도네이션으로라도 요청할까, 싶었으나- 매니저가 되고 나니, 쥐흔처럼 보일 수 있는 도네이션을 보내는 일이 조심스럽기 그지없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개씹좆혐도 불어라 유입들 기강이나 잡자】

        

       《아. 오카리나 말씀이시면……아직 못 샀어요. 방송켜고 같이 사기로 약속했으니까.》

        

       『거 존나게 고맙구나 텐련아』

       『방송 켜기론 약속 안 했어?』

       『거짓말은 안 하는 년……』

       『근데 여기 어디임?』

        

       차라리 부캐로 로그인을 할까. 그리 고민하는 와중에도, 방송 화면은 끝없이 쏟아지는 비와 나무만을 비추고 있더랬다.

        

       도질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악질적인 분탕들을 빠르게 차단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새까맣게 흑화하는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이예나의 강력한 요청으로 인해 성적인 채팅만 아니면 고작 한 시간 차단이 원칙이었으니.

       

       한 시간 정도 후엔, 한층 더 까맣게 물든 이들이 활동하기 시작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자. 그러면, 우리 딱 30분만 같이 차분하게 자연을 감상해볼까요. 막상 먹어보면 맛있어요. 편견 가지지 마시고. 자, 아-》

        

       그럼에도, 빗소리를 배경으로 들려오는 조곤조곤하고 나른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웃음소리는, 정말로 의외로 운치가 있어서-

        

       ‘무슨 번데기 권하는 아저씨도 아니고-’

        

       속으로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도질은 이미 마음속에 생기려던 응어리가 풀리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흐흫

       

       《비가 더 빨리 그치면 어떻게 할 거냐……글쎄요. 저 즈음에 모닥불이라도 피울까요. 젖은 나무로도 불 잘 피우는 방법 보여드릴게요.》

         

       .

       .

       .

        

       그렇게, 30분이 조금 안 되게 지난 시점.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진짜 30분 채워?』

       『시발 캠 돌려 제발 TURN THE FUCKING CAMERA PLEASE』

       『도칸련… 도칸련… 도칸련… 도칸련… 도칸련… 도칸련…』

       『진짜 운치있긴 하네』

       『아- 한번만 더 해주세요 132트』

       『님들 은근 힐링되지 않음?』

       『어 뭐야』

       『목소리 너무 좋다 진짜』

       『비 언제 그치냐 시발』

       『개씹좆혐을 하도 쳐 부니까 허밍 실력도 늘었네』

       『어차피 허밍할거 노래나 부르자』

        

       채팅창의 반응은 양분된 상태였다.

        

       비 맞는 나무들을 배경으로 간간히 소통하고, 또 내키는 대로 정체불명의 노래를 허밍하다가, 다시 잠시 침묵하며 가만히 빗소리만 듣고 있는 시간이 20여 분 째.

        

       당연하게도, 헛짓거리 그만하고 얼굴을 보여주든 나오나 어떻게 할지 얘기를 해주든 하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나-

        

       대체 무슨 방송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듣기 좋다는 사람들도 차츰 생겨나고 있었으니.

       

       의외로 스며드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급작스러운 도네이션만 아니었더라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센세 시즌2 공지 떴는데요?】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뭐야 미친 진짜잖아】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센세 사장이랑 합방까지 하더니 이거 알고 방송 킨 거였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와 미친 고봉밥 패치노트 뭐야】

        

       어그로겠거니, 하며 반신반의하던 채팅창의 속도가 삽시간에 느려졌다. 이예나의 시청자 중 대부분은 나오나 유저거나 유저였던 이들이었으니.

        

       모두가 목메어 기다리던 공지 소식이었다.

        

       진작에 시작되었어야 할 시즌2를 미뤄가며 한참을 침묵하던 마당 아닌가. 패치 방향성에 관한 비난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이렇다할 대응이 없었던 이유가, 정말로 패치 방향을 바꾸기 위함이었단 걸까.

        

       연이은 도네이션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한 이들은, 이내 큼지막한 공지 3개와 마주할 수 있었다.

        

       [(공지) 신규 모드 추가 & 시즌 2 일정 안내]

       [(공지) 프리시즌 패치노트(개정) 안내]

       [(공지) 신규 모드: 격돌 대회가 찾아옵니다!]

        

       바쁘게 공지를 확인하는 건 도질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연히 먼저 클릭하게 되는 건, 패치노트였으나-

        

       ‘미친, 길이가…….’

        

       한 눈에도 길어 보이는 페이지에, 다시 방송으로 시선을 옮겼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와 도적 패치;; 그래 어쩐지 시발 아무리 그래도 빗소리나 듣자고 방송 켰을 리가 없지】

        

       -아따먹먹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패치노트 같이 읽는 방송이죠? 어째 시간 끈다 했어】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캬 갓따먹 이제 진짜 월클 맞구나 패치 발표 시간도 미리 귀띔해주네】

        

       -대검은신이다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모드 추가에 대회?? 얘네 패러데이 맞음??】

        

       정말로 미리 알고 맞춰서 방송을 켠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이미 확신에 찬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특정 방송인에게 미리 패치 공지 시간을 알려줬다는 건,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얘기였지만-

        

       아무렴, 나오나 전문 방송인에 가까운 그녀가 정말로 빗소리나 들려주려 방송을 켰다는 것보다야 백 배는 설득력이 있었으니.

        

       화면에 보이는 건 여전히 쏟아지는 빗방울과 나무들 뿐이었음에도, 사람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뚫을 기세였다.

        

       《……패치노트, 요.》

        

       당사자의 목소리가 한없이 평온한 것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데 한 몫 했으리라. 

       

       매사에 무심한 듯 했으면서, 이번 사태 중에는 몇 번이나 감정을 드러내던 그녀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의 패치다. 그것도 무려 도적 너프가 롤백되고, 오히려 신규 트리가 개방되는 패치가 적용된다는 예고.

       

       거기에, 유저들 간 암암리에 진행되던 – 그리고 그녀가 유독 즐기던 – ‘지하빵’이 공식 모드로 도입된다는 소식까지.

       

       시청자들이 아는 아따먹이라면, 이런 패치를 접하고 이토록 평온하게 있을 리가 없었다. 어떤 경로로든 미리 정보를 입수한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하는 이들이 속출할 수밖에.

        

       생생한 빗소리를 담겠답시고 핸드폰을 저 멀리 내밀고 있는 탓에, 아직 정확한 패치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었기에-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아무리봐도 우연같은데…센세가 진짜 패치노트 기다리는 거였으면 오히려 방송을 켰을 리가 없음.】

       

       정작 진실을 꿰뚫어 본 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럴 리가 있냐며 두들겨 맞을 따름이었다.

        

       * * * *

        

       [(공지) 신규 모드 추가 & 시즌 2 일정 안내]

       [친애하는 전사 여러분,

        

       먼저, 반복된 시즌 2 일정 지연에 관하여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동시에, 기다려주신 시간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멋진 새로운 시즌이 여러분을 위해 준비되어 있음을 약속드립니다!

       

        

       신규 모드: 격돌

        

       기사들의 밤에 새로운 증명의 전장이 열립니다!

        

       동료도 괴물도 없는 전장. 오롯이 홀로 서서 스스로를 증명해내고자 하는 전사들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설산의 정상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한 전사만이, 모든 것을 얻어 내려올 수 있을 것입니다.

        

       승리하여, 쟁취하세요.

        

       명예를. 영광을. 영예를.

        

       모든 것을.

       

        

       밸런스 조정:

        

       격돌 모드에 한정하여, 영웅들의 능력치가 아래와 같이 일부 보정됩니다.

        

       .

       .

       .

        

       대회 알림:

        

       설산 정상에 놓인 왕좌의 주인을 가리는 자리. 격돌 대회가 개최됩니다!

        

       시즌 1에 마스터 티어 이상을 달성하신 분이라면 누구든지 눈 덮인 왕좌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선전을 통해 각 서버 별 대표 2명이 선출되며, 이후의 본선 토너먼트는 생중계됩니다.

        

       정상의 자리에서 휘날릴 깃발은 어느 영지의 것일지. 그리고 그 깃발을 드높이 드는 전사는 누가 될 것인지.

        

       증명의 전장이, 전사들을 기다립니다.

        

       응원하는 서버를 미리 선택하시고, 우승 시 상품도 얻어가세요! 자세한 대회 정보는 (링크)의 공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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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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