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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스트리머는 직업 특성 상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오고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일상, 그리고 삶의 단면을 시청자라 불리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시키고, 호응을 이끌어낸다.

        

        이 말인 즉슨, 시청자들이 스트리머가 툭툭 내뱉는 개그에 낄낄대며 웃거나 물음표를 도배하고, 특정 상황에서 방송인이 고통받는 걸 보며 고소해할 수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잘못 내뱉은 실언조차도 즉각적으로 사방팔방 퍼뜨릴 수 있음을 의미했다.

        

        바로 그것이 스트리머라는 직업의 정체성이었고, 존재 의의였으므로.

        

        

        그리고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젠 만 명을 넘나들 정도로 거대하게 불어난 하모니의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다.

        

        대기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스트리머가, 인터넷에서 하루라도 화자되지 않으면 랜선에 가시가 돋는 게임을 플레이 중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 상상도 못할 온갖 기상천외한 상황을 마주하면서도, 목숨만 간당간당하게 붙은 채 팀원에게 멱살이 잡혀 캐리당하고 있었다.

        

        

        근데.

        

        시청자들에게서 극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못해 불가능한 상황에서,

        

        스트리머가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 방송에 신경을 꺼버린다는 초유의 사태가 도래했다.

        

        

        도대체 얼마나 재수가 없었으면 함께 파티를 한 플레이어가 하필 하드코어 유저인지.

        

        도대체 얼마나 재수가 없었으면 그 와중 미관제구역까지 걸려버렸는지.

        

        근데 도대체 어떻게 하모니가 아직도 살아있는지.

        

        그리고 그 하모니를 멱살잡고 끌고가는 저 유진이라는 유저의 정체는 무엇인지.

        

        게다가 하드코어 모드인데도 도대체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건지.

        

        

        온갖 궁금증들이 몇 번이고 화면을 가득히 메우는 머즐 플래시와 사격음만큼이나 쌓여가고 있었지만, 정작 스트리머가 이에 대해 우발적 무시로 화답 중인 상황. 

        

        그야말로 콜라가 가득 든 탱크에 멘토스를 그득하게 들이붓고, 뚜껑을 완전히 잠가버린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세상에는 채팅창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압력이 그쪽으로 해일처럼 몰려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

        

       [스트리머 서브 갤러리]

        

       [일반]충격)시청자와 소통을 때려친 스트리머가 있다!?!??!?

        

       [추천 3 비추천 0 조회수 89 댓글 6]

        

        

       <방송 중인 하모니 화면 캡쳐>

        

       거의 1시간 반 넘게 채팅도네 싸그리 무시하고 극한의 생존게임 진행중 ㅋㅋㅋㅋㅋ

        

       이해안되는건 아닌데 답답해 뒤지겠네 ㅆㅂ

        

        

        

       [전체 댓글][등록순]

        

       -이해가 되면 그냥 죽닥치고 있으라고 ㅋㅋ

        

       -도네보다 뒤지고 개같이 빡종 vs 시청자 멸시하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ㄴ[작성자]일케보니 또 고민되네

       ㄴ닥후지 병신들아 ㅋㅋㅋㅋ HQ만 도착하면 밀린반응 다해줄텐데 그거하나 못참네 모지리새끼들

       ㄴ게이는 왜 혼자 급발진하노?

        

       -뒤져서 하모니 닷지하면 닼크리트들 개지랄할거 뻔하니 답답해도 이악물고 참는다 ㅋㅋ

        

        

       ────────────

        

        

       [일반]그래서 도대체 녹단또랑 파티한 팀원 정체가 뭐냐?????

        

       [추천 0 비추천 0 조회수 77 댓글 7]

        

        

       <하모니 방송에 찍힌 유진 아바타 사진>

        

       애초에 하드코어 유저 맞긴 함? 쌩구라 아니냐

        

       재장전이나 행동이나 죄다 보정 100% 찍은 애들마냥 움직이든데

        

        

        

       [전체 댓글][등록순]

        

       -구라같은데 진짜일 확률이 존나 높음 ㅋㅋㅋㅋㅋ

       ㄴ[작성자]ㄹㅇ? 왜그렇게생각하는지좀

       ㄴ튜토리얼 중에 마주친 적들이 죄다 러시아 상륙보병 이딴거밖에 없다

       ㄴ저 유저 만나서 뒤진 애가 스샷도 찍어올림<링크>

       ㄴ[작성자]와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엔 그냥 심증만 있었는데 물증이 쏟아짐 지금

       ㄴ[작성자]안그래도 방금 념글 확인하고 왔다 이년 완전 미친사람이네 ㅋㅋㅋㅋ

       

       

       ────────────

        

        

       [일반]지금 녹단또랑 파티한년이 왜 하드코어 모드인지 알려준다

        

       [추천 77 비추천 2 조회수 1369 댓글 56]

        

        

       <여태까지 나온 적 사진들>

       <다크존 서브 갤러리에서 주워온 피해자의 사망 경고문>

       <유진이랑 하모니가 들고 있는 총 비교 사진>

       <이송 중인 총기 사진들>

        

        

       하나하나 설명해줌

        

       첫째로 이 부분은 잘 모르는 사람들 많은데 다크존 위키에 따르면 보정 정도에 따라 마주치는 적들이 달라짐

        

       위에 첫 번째 사진에서 보다시피 러시아 상륙연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적들이랑 드론 몰고다니는 애들 보면 된다

        

       전자는 보정 50% 이하, 후자는 30% 이하부터 나온다

        

       팀원 어시랑 상관없이 이건 파티 내 가장 낮은 사람 기준으로 적용되니 유진은 최소 보정이 30% 아래라고 추정할 수 있다

        

        

       두번째로 위의 사망 경고문

        

       이건 닼존 섭갤에서 가져온건데 누가봐도 하드코어 유저한테 뒤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하드코어 유저한테 뒤지는 재수없는 경우가 게임 내에서 거의 없어서 이 경고문을 모르는 사람들이 준내게 많기 때문에 합성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음

        

       근데 다음 부분을 보면서 나도 확신했다

        

        

       세번째로 저 두 명이 들고있는 총기를 보면 된다

        

       닼존 해본새끼들은 알겟지만 일반 유저들은 사든 만들든 오염지역에서 줍든 해서 총을 얻는다

        

       근데 방송을 봤었으면 알겠지만 두 명은 둘 다 튜토리얼 진행중이고 저 세 방법 모두 불가능함

        

       그런데도 총을 원하는 대로 바꾼다는 건 템을 즉석에서 파밍 가능한 하드코어 유저들의 특성 이외엔 설명이 불가능하다

        

       당장 위짤에도 아이템 소유권 박살났단 얘기 있지? 쟤네들은 재수없게 걸려서 총이랑 유탄발사기까지 몽땅 뺏겼으니 묵념하도록 하자

        

        

       네번째 짤도 마찬가지임

        

       그냥 길가던 존나쎈 잡몹들 모조리 줘패고 템이란 템은 몽땅 뺏어서 이송보낸거다

        

       플레어건도 없는데 헬기 부른 거 보면 유탄발사기로 신호탄 쏴서 이벤트 강제로 활성화시킨듯

        

       이런 게 가능한 인원은 하드코어 말고 없다

        

        

        

       총평하자면 저 유저는 현실에서도 존나쎈 개미친전직특수부대원에 준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고 닼존 좆고인물 석유새기가 심심풀이로 부계파서 들어왔을 확률도 있다

        

       어느쪽이 됐든 미쳤다는 건 확실하다

        

        

       근데 나만 저 뱀아바타 존나꼴리냐?

        

        

        

       [전체 댓글][등록순]

        

       -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무친련…

        

       -어어 결론이 왜그러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작성자]아이싯팔 뱀꼬리에 테일잡 당하고 싶다고 지껄이는것도 안돼??????

       ㄴ솔직히 좀 꼴림….

       ㄴ이거보고 아바타보러 다시 위에 올라갔다왔다 ㅋㅋ

        

       -헤으응 뱀눈나아….

        

       -왜 제대로 된 분석인데 ㅋㅋㅋㅋㅋㅋㅋ

        

       -녹차단또쉑 동아줄 제대로 잡았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유진그녀는신인가?

        

       -진자시발 ㅋㅋㅋㅋ 무슨 파티하나 잘못해가지고 천당과 지옥을 오가냐

       ㄴ정확하게는 둘다 지옥에 떨어졌는데 한명이 둠가이임 ㅋㅋㅋㅋㅋㅋㅋ

       ㄴ개씨발 ㅋㅋㅋㅋ 비유 개찰지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도 안 믿기는데 이게 왜 현실임??????

       ㄴ그것이…현실이니까(끄덕)

       ㄴ펀쿨섹게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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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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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다크 존을 메인으로 하는 스트리머들은 차고 넘쳤고, 인기로는 전 세계적으로 톱을 벗어나지 않는 게임 특성 상 평균 시청자수가 몇만 명에 육박하는 외국 방송인들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게임 특성 상, 당일 하모니가 마주했던 기막힌 우연의 집합체보단 아니어도, 온갖 상상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게 이쪽 게임판의 일이었다.

        

        요컨대 단순 헤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과했지만, 하루종일을 넘어 며칠, 몇 주일을 갤러리를 불태울 불세출의 떡밥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그에 걸맞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 유진이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가정하고 하는 말이었다.

        

        

        아무튼, 그녀가 추후에도 게임을 계속 하건 그렇지 않건, 사람은 현재를 살아가는 동물이었다.

        

        요컨대 나중이 어떻게 되든 간에, 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들은 채 털어놓지 못한 울분을 토해내기라도 하듯 커뮤니티에 불을 붙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이 순간 시청자와 스트리머는 완벽하게 분리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그래서 그 스트리머가 뭘 하고 있는 중인가 하니,

        

        

        

       “잠깐만요! 아직 사람 못 들어갔어요! 여기 사람! 사람 있어요오───!

        

       “하이구….”

        

       “뭐해요? 유진 씨도 빨리 같이 손 흔들어요! 문 닫으면 안 돼요!”

        

        

        

        다다다다다.

        

        한 명은 젖 먹던 힘까지 몽땅 짜내어 뛰고,

        

        한 명은 MK.48 경기관총과 급탄 가방, HK337과 탄창 열두 개씩 그득그득 챙긴 상태에서도 설렁설렁 뛰었다.

        

        외관상 참으로 대조되는 두 명의 인원은, 인게임 기준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 되어서야 기어이 센트럴 파크 HQ 인근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흐아, 드디어 도착했다아…!”

        

       “…꼭 그렇게 바닥에 대자로 누우셔야 마음이 편하실까요.”

        

        

        

        옛날, 가끔씩 식료품을 사러 백화점에 갔을 때면, 드물게 보이는 경치가 하나 있었다.

        

        곤란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얼른 일어나라고 닦달하는 부모와, 백화점과 한 몸이 될 정도로 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원하는 장난감을 쟁취하고자 땡깡을 피우는 애들.

        

        그럴 때면, 나도 옛날엔 저랬을까 하는 생각과 당사자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스리슬쩍 교차하곤 했다.

        

        하지만….

        

        왜 난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 꼬라지를 목격하고 있는 걸까.

        

        

        얌전히 엎드려만 있으면 귀여울 듯한 녹색 고양이상의 소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바닥에 벌러덩 누워 세상 다 산 것마냥 깊게 숨을 토해내는 걸 보니, 소녀보단 작전 뛰고 온 내 맞선임 같기도 했다.

        

        뭐어, 그래도 대략 두세 시간 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를 감안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보아하니 이 사람도 나랑 같이 게임 시작한 지 고작해야 몇 시간밖에 안 된 듯했고, 나는 그렇다쳐도 얘가 겪기엔 좀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으니.

        

        

        그래도 남들 다 지나다니는 길바닥에 누운 건 좀 그래.

        

        

        

       ───스륵.

        

       “앗, 으, 하으, 이게 뭐예요!?”

        

       “이제 일어나세요.”

        

        

        

        꼬리로 다리를 슬며시 휘감아 당긴 후, 충분히 가까이 왔음을 확인하고 허리를 붙잡아 조심스레 일으켜 세웠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던 하모니의 얼굴이 상당히 기묘한 그것으로 바뀐다. 말로 설명하기 참으로 애매했지만, 대충 놀란 표정에 가까웠다.

        

        허리춤을 둘러싼 꼬리에 힘을 조금 빼자, 마치 저체온증에라도 걸린 듯한 말투로 그녀가 묻는다.

        

        

        

       “어, 그, 꼬리! 그거 도대체 뭐예요? 아까도 싸우기 전에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거 도대체 어떻게 했어요!?”

        

       “어떻게 하냐니, 가능하니까 했죠.”

        

       “아니, 그게 아니라아….”

        

        

        

        사실 이 자리에서 몽땅 알려주어도 크게 상관은 없었으나,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다.

        

        아무튼, 한 자리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러있었다.

        

        거대한 광학막까지 둘러쳐진 엄중한 기지 입구는 분명 방어하기엔 좋은 곳일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러누워도 되는 곳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동했다.

        

        

        센트럴 파크 HQ.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많은 가건물들과 훈련장이 세워지고 해체되길 반복한 탓에 기지의 모습이 고정되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건물의 벽돌들과 굳은 콘크리트로 가득 찬 마대들 하나하나까지, 전부 내가 기억하는 그대로였다.

        

        이 순간만큼은 나는 과거로 돌아와있었다.

        

        무작정,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바로 그곳으로.

        

        

        상당히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이 나는 조명이 박힌 길을 따라, 메인 건물로 가 새 오퍼레이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전, 잠시간 벤치에 앉았다.

        

        안전이 찾아왔다는 건, 곧 그동안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사실 또한 물거품처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

        

        잠시간 할 말이 있다며 나와 동행을 요청한 그녀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파티 요청도 그렇고, 계속 방해만 했던 것 같은데.”

        

       “누구나 그럴 수 있는 법이죠. 맡겼던 일들은 잘 해내셨으니 괜찮아요.”

        

        

        

        딱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할 수 있는 정도만.

        

        애시당초 큰 기대를 걸지 않았고, 따라서 그만큼의 역할만을 맡겨주었다.

        

        하지만 맡은 역할조차, 그리고 그 역할의 기댓값만큼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단 사실을 감안하면, 이 민트맛 고양이는 충분히 할 만큼 했다.

        

        그것만으로도 족했다.

        

        그녀가 내 말을 어떻게 해석할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 기준으론 상당한 칭찬이었다.

        

        

        

       “아, 그렇구나….”

        

        

        

        그러나 그녀는 그저 그리, 짧게 답할 뿐이었다.

        

        

        

       “저는 정신적으로 좀 피곤해서, 먼저 들어가볼게요.”

        

       “수고하셨어요. 저는 조금 더 둘러보다 갈테니….”

        

       “아, 잠깐만요.”

        

        

        

        무언가 볼일이 있는 듯한 목소리에, 그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멈추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용건이 무엇인지 밝혀질 동안 새로이 습득한 HK337과 MK48의 영점을 조금 수정하도록 하자.

        

        시가전 특성 상 최대 교전거리가 200미터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NGAL 표적지시기도 컨버징 제로로 맞추고….

        

        그렇게 열심히 조준기 버튼들을 누르며 영점을 조절하고 있자,

        

        

        

       “…아, 됐다. 친구 요청 보냈는데, 혹시 괜찮으시면 받아주실 수 있으신가요?”

        

        

        

       -[안전가옥 인식. 메시지 팝업 활성화.]

        

       -[Username ‘HarmonyTrue’ (으)로부터 친구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확인하지 않은 친구 / 메세지 요청이 100+건 존재합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받아주는 건 크게 상관없는데, 뭔가 다른 요청도 많이 왔네요.”

        

       “아, 하하…그건 아마 저 때문에 그럴 거예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스트리밍 중이라서….”

        

       “아.”

        

        

        

        그러면 대충 이해가 간다.

        

        디바이스를 이리저리 조작하여,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친구추가 요청 및 메시지를 저 끝으로 밀어놓는다.

        

        수락 버튼을 인식하자, 하모니의 군장에 붙은 아군임을 알리는 IR 표식이 녹색으로 점멸하더니, 이후 지속적으로 옅게 발광한다.

        

        

        

       “어어, 이거 어떻게 꺼요?”

        

       “아마….”

        

        

        

        그녀로 향했던 시선을 스윽 떼니 자동으로 불빛이 꺼진다.

        

        아군 오사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도 철저하게 작동하는 모양이었다. 이런 부분까지 세세하게 구현해놓을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그걸로 끝이었다.

        

        

        

       “그래서, 친구 추가는 어쩐 이유로?”

        

       “아….”

        

        

        

        짧은 정적.

        

        

        

       “제가 스트리밍이랑 유어스페이스 활동도 같이 하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유진 씨랑 추후 상담해야 할 것 같아서요. 이런 부분은 아무래도 민감한 문제니….”

        

        

        

        아.

        

        무슨 소리인지 대충 이해가 갔다.

        

        잠깐 머리를 굴려 생각해보았지만, 지금 이곳에서 그녀와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여부를 결정하기엔 확실히 어려운 문제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스탠스도 정하지 못한 판이었으니….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고, 그녀는 시간이 비면 곧바로 연락을 주겠다고 내게 타진했다.

        

        작별할 시간이 온 듯했다.

        

        꾸벅 허리를 굽힌 그녀가 상쾌한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럼 들어가보겠습니다, 선생님! 고생하십셔!”

        

       “네네.”

        

        

        

        그 자리에서 눈녹듯이 사라지는 한 명의 고양이와 함께,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예전 매뉴얼에 실려있던 바를 어렴풋이 떠올려보면, 각 오퍼레이터들은 본래 등록과 동시에 퍼스널 룸을 배정받고, 그곳에서 휴식과 개인적 정비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이카루스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인프라고 뭐고 다 박살이 난 터라, 당시엔 여러 명이서 같은 텐트를 썼지만…본래 교범대로라면 그랬다.

        

        여기는 게임이니만큼 그 부분을 따르지 않을까 기대하며, 나는 오퍼레이터 등록을 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밤은 깊었다.

        

        조금은 어수선한 시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

    원래라면 안 올리는 게 맞는데….

    선작이 1000을 찍었네요.

    그러면 어쩔 수 없지 ㅋㅋ

    내일부터는 진짜 1일 1연재입니다

    제가 하루 2연재씩 하다가 어느날 닷지치는 것보단 1연재가 낫?지?않을?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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