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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그, 그런 기만전술을 써봤자 소용없디야!!!”

       

        쿵! 쿵! 쿵!

       

        거인이 된 인간이 이상한 소리를 내지르며 달려온다.

        음? 내가 뭔가 이상한 짓이라도 했던가?

       

        지금 내가 취한 이 형태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미 이 형태는 다른 인간들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니까.

       

        언제였더라?

        어떤 SF차원에서 우주선 행세하면서 인연을 맺은 몇몇 인간들을 태워주던 때였다.

        항해사라는 인간이 자기 방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길래 아바타 상태인 나도 곁에서 함께 보았다.

        아마 그 애니메이션이 로봇과 관련된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문득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이 ‘기간트 모드’다.

       

        ‘그때 그 인간은 눈물을 흘리면서 좋아했는데?’

       

        그러니 인간들이 이 형태를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마 전생의 나도 이 형태의 나를 보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

       

        ‘지금은 이런 생각할 때가 아니지.’

       

        지금 내 앞으로, 나와 싸우기 위해 전사가 달려오고 있지 않은가.

        비록 지금은 적이지만, 전사의 긍지를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이야아아아아아압!!”

       

        후우우웅!!

       

        거인의 주먹이 허공을 찢으며 나에게 날아온다.

       

        막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맞을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하던 나에게 별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쿠우웅!

       

        거인의 주먹이 나의 머리에 적중했다.

        공기가 찢어지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갔지만, 용금으로 보호되고 있는 나의 머리에는 조금의 충격도 전해지지 않았다.

        전해지는 것은 그저 뭔가가 부딪혔구나…… 정도의 감각뿐.

       

        “아닛?!”

       

        = 겨우 이 정도인가?

       

        네가 거인의 힘을 다룬다면, 그 증명을 나에게 보여라.

       

        “으야아아아압!!”

       

        쾅! 쾅! 콰앙!

       

        나의 도발에 쉴 새 없이 주먹을 날리는 거인.

        그 모든 공격을 조금의 가드 없이 맞아준다.

        마나가 섞여 있기에 어지간한 방어막은 그대로 뚫어 버리겠고, 애초에 저만한 질량으로 공격하면 어지간하지 않은 방어도 그대로 뚫어 버리겠지.

        하지만 내 몸을 뒤덮고 있는 용금은 어지간한 수준이 아니다.

       

        이것은 본래 내 남편의 것이었으며, 지금은 나의 힘으로 더욱 강하게 변이된 금속이다.

        모든 힘을 흡수하고 흘려보내는 금속이기에, 저 정도의 힘으로는 결코 내부에까지 충격을 전달할 수 없다.

       

        후우우우~!

       

        “허억! 허억!”

       

        주먹질을 끝낸 후 숨을 몰아쉬는 거인.

        나는 말했다.

       

        = 내 차례군.

       

        그리고 그대로 오른쪽 겉날개…… 아니, 지금은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동시에 날개 관절…… 그러니까 지금은 팔꿈치에 해당하는 부분이 변형하며 노즐을 노출시킨다.

       

        [1번 셔틀 푸셔. 가동.]

       

        위이이이잉!!

       

        퍼어엉!

       

        팔꿈치에서부터 뿜어진 강력한 추진력으로 인해 내 주먹이 거인의 얼굴을 후려친다.

       

        “커억?!”

       

        쿠과광!!

       

        내 주먹 한 방에 뒤로 넘어지는 상대.

        과거에 만났던 거인족은 나조차 육탄전으로는 상대하기 꺼려지게 할 정도로 터프했건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인간은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는다.

        역시 태생적인 거인과, 능력을 이용해 형태만 따라한 것은 비교할 수 없는가?

       

        = 너무 기대가 컸는가?

       

        “큭!”

       

        신음을 흘리며 일어나는 거인.

        줄줄 흐르는 코피를 닦아내며 다시 자세를 잡는다.

       

        “공격!”

       

        “동무! 힘내라우!”

       

        그러는 사이, 다른 인간들도 나에게 접근했다.

        그러곤 각자 총화기류와 이능을 사용해 나를 공격한다.

       

        퍼퍼펑!

       

        콰광!

       

        투쾅!

       

        수없이 날아와 내 몸에 부딪히는 불꽃, 얼음, 탄환, 전격 기타 등등.

        하지만 그 모든 데미지는 나의 용금이 흡수하고, 이내 흡수된 에너지에 의해 용금으로부터 금속 물질이 생성된다.

        그리고 그렇게 생성된 금속 물질을 사용해 탄환을 생성, 발사관에 장착한다.

       

        [장전 완료.]

       

        [전 발사관 전개.]

       

        철컥! 철컥! 철컥!

       

        [전체 발사!]

       

        피융! 피융! 피융!

       

        나의 겉날개…… 아니, 지금은 팔이지.

        아무튼 팔과 다리, 몸통에 존재하는 모든 발사관에서부터 날아가기 시작한 미사일들.

        이번엔 미사일 윙 피시가 아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일반 탄환들이다.

        그렇게 날아간 미사일들은 인간들의 머리 위에서 분리되고, 이어서 산산이 분해되며 포자를 사방에 뿌린다.

       

        “들이마시지 말라우!”

       

        “코 막으라우!”

       

        “으갸갸갸갹!!”

       

        다급히 코와 입을 막으려는 인간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 포자들은 호흡기로 흡수되는 독이 아니다.

        피부에 닿는 것으로 발동되는 곰팡이 포자다.

       

        “으학! 으하하하하핰ㅋㅋㅋ!”

       

        “사, 살려 줘!!!”

       

        “아갸갸갸갹!!”

       

        순식간에 바닥에 널브러지며 몸을 비트는 인간들.

       

        지금 저들에게 살포한 곰팡이 포자는 ‘간지럼 포자’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본래는 생물의 피부에 기생하는 방식의 곰팡이류인데, 번식을 할 때가 되면, 기생하고 있던 생물의 피부에서 미량의 간지럼 유발 물질을 분비하는 것으로 생물을 발광하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발광하는 생물의 힘을 이용해 포자를 널리 퍼뜨린다.

       

        나는 그것을 조금 손봐서, 포자에 닿자마자 간지러움을 유발하도록 개량했을 뿐이다.

        당연히 간지러움만 유발할 뿐, 목숨에 지장은 없다.

        죽을 만큼 간지럽겠지만, 진짜로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 후~!

       

        그리고 혹시 모르니, 여분의 포자는 그대로 태워 버린다.

        번식 능력은 없애버린 공격용 포자이지만, 만약의 사태라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

       

        “이 비열한 괴물!”

       

        = 음?

       

        비열? 어디가?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외치며 거인이 나에게 달려든다.

       

        “죽으라우!!”

       

        후웅!

       

        다시 주먹을 치켜들기에, 이번에는 나 역시 주먹을 치켜들었다.

       

        [셔틀 푸셔! 가동 준비!]

       

        [라그나 매그넘, 충격탄 장전.]

       

        양쪽 팔꿈치에 장착된 노즐, 그리고 손목 아래에 장착된 리볼버 캐논이 작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거인이 난타를 시작하는 것에 맞추어, 나 역시 난타를 시작한다.

       

        [점화!]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팔꿈치의 노즐에서 뿜어진 추진력으로 나의 주먹이 빠르게 날아가고, 적을 맞춘 이후엔 손목 아래에 있는 포구에서 충격파가 쏘아지며 내 팔을 다시 뒤로 뺀다.

        그리고 다시 위의 상황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의 주먹이 빠르게 적을 연타한다.

        내가 할 것은 그저 팔의 방향만 잡는 것뿐.

       

        쾅! 쾅! 쾅! 쾅!

       

        적의 주먹을 정확히 내 주먹으로 쳐 낸다.

        주먹과 주먹이 부딪치고, 나의 철주먹과 적의 주먹이 불과 굉음을 뿜는다.

       

        콰직!

       

        “크아악!”

       

        결국 거인의 왼쪽 주먹이 깨지며 튕겨 날아간다.

        동시에 뒤로 돌아온 나의 오른 주먹의 팔꿈치에 더욱더 많은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한다.

       

        [셔틀 푸셔, 척력 엔진 차지 시작.]

       

        [3.]

       

        [2.]

       

        [1.]

       

        [점화!]

       

        콰아아아앙!!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 같은 착시와 함께 나의 오른 주…… 아니, 주먹으로 때리면 안 되겠다.

        손바닥으로 적의 배…… 아니, 배도 안 되겠다.

        오른쪽 손바닥으로 가슴을 가격했다.

       

        터어어엉!

       

        휘이이잉!!

       

        순식간에 하늘 높이 퉁겨져 날아가며 저 멀리 떨어지는 거인.

        가슴뼈가 골절되는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저 정도면 죽지는 않겠지?

       

        “맙소사…….”

       

        “지저스!”

       

        “WTF?!”

       

        저 멀리서 다른 나라의 인간들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거리가 제법 멀어서 뭐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쿵! 쿵! 쿵!

       

        이제 날 막을 것도 더 없어 보이겠다, 천천히 걸어 평양의 앞으로 다가간다.

        콘크리트로 지은 높은 장벽과, 그 위를 덮고 있는 이능으로 만든 방어막이 보인다.

        이것이 이들에게 남은 최후의 보루인가?

       

        = 그래. 이젠 뭘 더 보여 줄 것이냐.

       

        더 꺼낼 것이 있다면 꺼내 봐라. 기다려 주마.

        그렇게 선언하며 인간들이 하듯 팔짱을 낀 채 평양을 바라보니, 평양의 안쪽에서부터 뭔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 본 적이 있는 것들이다.

        탱크라고 불리는 병기에, 박격포라고 부르는 것도 있고…… 아무튼 인간들이 만든 여러 병기가 나를 향해 조준되었다.

       

        “쏘라우!”

       

        탕! 탕! 탕!

       

        퍼엉!

       

        보호막을 통과해 나에게 적중하는 적들의 탄환.

        잠시 인간들의 공격을 맞아주다 손으로 보호막의 위를 만져 보았다.

       

        두웅!

       

        = 흠.

       

        안쪽에서의 공격은 통과시키지만, 밖에서의 공격은 통과시키지 않는 것인가?

        그야말로 나만 때리겠다는 심보로다.

       

        물론 나 역시 인간들의 공격으로 데미지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 역시 이 보호막이 있는 한, 적들에게 데미지를 줄 수 없다.

       

        = 물론 이 보호막이 버틸 수 있는 동안이겠다만.

       

        자. 어쩔까?

        이 보호막이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것은 처음에 확인했다.

       

        물론 조금 더 강한 힘으로 때린다면 그대로 깨질 것이고, 딱히 보호막을 깨지 않더라도 방법은 많다.

        그 많은 방법 중에서, 저들의 의지를 꺾으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 ……그래. 그게 좋겠군.

       

        적들의 공격을 피해 뒤로 물러선다.

        그런 내 행동을 좋은 쪽으로 판단했는지, 평양 안쪽에 있는 인간들에게서 긍정적인 감정이 보인다.

        아직 좋아하기엔 이를 텐데?

       

        [사운드 클러스터 전개!]

       

        [웨이브 준비!]

       

        철컥!

       

        = 후웁!

       

        나의 팔, 가슴, 하체에까지 여러 장비가 전개된다.

        그 장치들에서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며, 주위의 소리가 오로지 전방을 향해 집중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를 향해, 나는 힘차게 포효했다.

       

        크롸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약간의 드래곤 피어와, 여러 장치로 인해 증폭된 초진동 음파를 한쪽 방향으로 쏘아 보내는 공격.

        이름을 붙이자면…… 그래.

        ‘드래곤 로어 버스트’라고 할까?

       

        쨍그랑!

       

        “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쿠과과과광!!

       

        그리고 나의 드래곤 로어에 맞은 평양의 방어막은 물론이고, 장벽까지 순식간에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런. 너무 강했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힘 조절이 힘든 드래곤.

    이번 기회에 로망이란 로망은 다 꺼내놓고 가야할 듯.

    본 소설의 설정은 전부 작가의 뇌피셜에서 기반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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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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