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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밤까마귀와의 거래는 성공적이었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조사대는커녕 조사대 비스무리한 것조차 찾아오지 않은 것이 그 증거였다.

         

       올리비아는 그 대가로 마녀 몇 명의 정보를 팔았다. 일부러 밤까마귀 선에서 정리 가능한 녀석들로 추려서 말이다.

         

       솔직히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하지만 다음번에도 이런 요행을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운이 좋았어.’

         

       칼리오페와 거래가 가능했던건, 그녀가 위정자였기 때문이다. 자고로 위정자라면 달콤한 제안을 파투내지 않는 법이다. 설령 그 거래를 제안한 상대방이 증오스러운 적이라고 할지라도.

         

       일국의 기사단장 자리는 실력만으로 꿰찰 수 있는게 아니다. 애초에 정치를 할 줄 모르는 인간이었다면 그 자리까지 올라가지 못했겠지.

       

       칼리오페도 이번 거래로 한 몫 단단히 챙겼을 것이다.

       

       국경 지대에 숨어 있던 마녀를 넷이나 처치했으니 신성왕국에서도 감사의 의미로 여러가지를 보냈을 것이다. 민심은 물론이고, 황제의 신뢰까지 얻어냈겠지.

       

       만약 칼리오페가 양지에서 활동하는 중앙기사단 출신이었다면 개선식까지 치뤘을 수준의 공이었다.

       

       개선식은 조금 너무하지 않냐고 할 수도 있는데, 마녀 한 명이 평균적으로 제물로 바치는 사람 수가 천 단위를 넘는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단순 계산으로 사천 명.

       

       게다가 올리비아가 선발한 놈들은 마녀 중에서도 유난히 악독한 놈들이었으니 그 배는 됐을 것이다.

       

       ‘이야, 그래도 네 명을 이렇게 빨리 잡을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이번 일이 어지간히 달기는 달았는지 칼리오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트를 올려보냈다. 다행히 이번에는 와이번이 아니라 텔레포트 스크롤을 이용했다.

       

       “……아무튼 그렇게 됐소. 다른 곳은 몰라도 북부에 조사대가 꾸려질 일은 없을거요.”

       “다른 마녀들 일로 묻혔을 테니까?”

       “맞소. 마법사 셋이 납치당한 건 아무일도 아니더군. 그놈들은 정말로…….”

       

       세트가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끝말을 얼버무렸다.

       

       대충 그 원인을 짐작하고 있던 올리비아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불태웠겠지?”

       “온 몸이 바스러질때까지 불태웠소. 그제서야 죽더군.”

       “원래 마녀들이 명줄이 질겨. 혹시라도 살아있을 수 있으니까, 아예 성수에 담궈버려.”

       “그렇소이까?”

       

       세트가 은근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디 보자.’

       

       사실 단순히 조사대와 관련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북부까지 직접 올 필요가 없다. 그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단 하나, 올리비아가 납치했던 마법사들의 상태를 확인해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몰래 확인할 것도 없었다. 애초에 옆에 대놓고 있었으니까.

       

       “흐으으으으으아으압!”

       “끄흐, 끄흐흐, 끄흐흐흐!”

       

       그곳엔 다른 의미의 생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백탑에서 ‘납치’됐었던 마법사들이 악에 받친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나, 나, 나 죽어. 나 죽어!”

       “제이나. 자세 똑바로 해.”

       “아니, 진짜 죽을 것 같다니까요!”

       “쓰읍!”

       “끄르르륵.”

       “로 얘는 또 기절했네. 깨워.”

       “옙!”

       

       놀랍게도 그건 처절한 수련의 현장이었다.

       

       저번에는 엎어져 자는 것만 봤었는데, 오늘와서 보니 어쩌면 잔 게 아니라 기절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해코지는 하지 않은 모양인데.’

       

       아니지, 오히려 저게 해코지인가?

       

       저런 무식한 방식의 수련법은 살다살다 처음 보았다. 세트 자신도 어디가서 무식하다는 말을 듣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지만, 눈 앞의 광경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저건 진짜 무식했다.

       

       “저렇게 하면 몸이 상하지 않소? 듣기로는 마법사들은 마력이 다 떨어지면 신체에 무리가 간다던데.”

       “바로 회복시켜주면 괜찮아.”

       “회복? 사제가 있는것도 아닌…….”

       

       세트의 시선이 어디선가 멈췄다.

       

       땅바닥에 익숙한 생김새의 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세트는 고개를 숙여 그 중 하나에 코를 가져다댔다.

       

       킁킁.

       

       ‘이, 이건!’

       

       익숙한 딸기향을 맡은 순간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적인 공포가 올라왔다.

       

       “다른 특별한 일은 없…….”

       “우욱……. 우우욱……. 우웨에에엑.”

       

       마구 헛구역질을 하는 세트를 올리비아가 쎄한 눈빛으로 노려봤다.

       

       “미안하오. 내가, 우우우욱, 우웨에에엑!”

       “…….”

       “때, 때리지만 말아주시오. 내, 내가 그날 이후로 딸기를 못 먹소.”

       

       맞을 짓인 건 아네?

       

       “자, 잘못했소. 아무튼 내가 다 잘못했소. 내, 내, 내가 다 잘못…….”

       

       제자리에 웅크려 앉은 세트는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됐다. 빨리 가기나 해라.”

       

       그 아련한 모습에 올리비아는 차마 타박할 수 없었다.

       

       “가, 가겠소! 당장 가겠소! 흐이이이이이익!”

       

       세트가 부리나케 밖으로 뛰어나갔다.

       

       “…….”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올리비아가 헛웃음을 지었다.

       

       ‘쟤 원래 저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조금 더 박력있고, 힘 센, 상남자 캐릭터였는데.

       

       뭔가 사람 하나 망친 기분이다.

         

       아무튼, 세트가 전해준 말에 따르면 앞으로 몇 달간은 방해 없이 제자들 육성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올리비아는 슬쩍 날짜를 확인했다.

       

       ‘슬슬 녹을 때가 됐나?’

       

       오늘 가야할 곳이 있었다.

       

          

       

       *****

       

       

         

       “무슨 일일 퀘스트 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이래야 되나?”

       

       올리비아가 툴툴거리며 키엘이 있는 방향으로 날아갔다.

         

       슬슬 키엘이 정신을 차릴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키엘을 풀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밤까마귀들은 왜 풀어줬냐고? 그놈들을 보낸 사람이 아리아였기 때문이다.

         

       올리비아라는 놈을 찾아보라고 보내놨는데, 연락이 끊겨버리면 당연히 누구부터 의심하겠는가?

       

       당연히 올리비아가 죽였다고, 하다 못해 최소한 연관은 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살인멸구 하는 것보다 살려보내는 편이 이득이었기 때문에 풀어준 것이다.

         

       하지만 키엘은 다르다.

         

       ‘이 새끼는 잡아놔도 돼.’

         

       두꺼운 로브를 둘러쓰고 신분도 숨긴 채 대륙 곳곳을 홀로 싸돌아다니는 습성 탓에, 로트실드 가문은 물론이거니와 대륙에서 내로라하는 정보상들도 키엘의 위치를 모른다.

         

       다른 말로 하면, 여기서 몇 년 동안 키엘을 붙잡아 놓아도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실종? 납치?

         

       키엘이 어떤 인간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로트실드 가문이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당연히 어디 싸돌아다니는 줄 알지.

         

       물론 검성 키엘에게 해코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 대륙에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공인(共人)이고, 황제를 뒷배로 둔 공작과 대립각을 세울만큼 사리분별을 못하는 인간들도 아니다.

         

       결론은, 대륙에서 키엘에게 노빠꾸로 해코지 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오직 올리비아만 빼고 말이다.

       

       ‘완전 계륵이야, 계륵.’

         

       물론 그렇다고 붙잡아 두는 게 쉽다는 말은 아니다.

         

       “이것도 방법을 찾아봐야지. 유지시간이 사흘이 말이 되냐. 사흘이.”

         

       아무리 키엘이 초인이라고 한들, 몇 년 동안 얼음 속에 갇혀 있으면 죽기 때문에 이렇게 며칠마다 한 번씩 녹였다가 다시 얼리기를 반복해야 했다.

         

       사흘에 한 번, 그러면 대충 일년에 백 이십번이다. 중간 중간 회복시켜주는 것까지 생각하면 더 많아지겠지.

       

       그 짓을 무려 13년 동안 반복해야 된다는 소리다.

         

       불알친구 면회도 한 번 밖에 안 갔는데, 원수새끼 면회를 천 번 하게 생겼다.

         

       ‘……어디 한 번 마신 강림 일자를 땡겨 봐?’

         

       마신을 강림시키는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마신 숭배자들의 위치도 전부 꿰고 있다. 하지만…….

         

       올리비아가 고개를 내저었다.

         

       키엘은 혼자서 감당할 수 있지만, 마신은 혼자서 감당이 안된다.

         

       그건 잠깐 편하려고 인생을 망치는 짓이다.

         

       ‘젠장. 그냥 슥삭, 할 수 있으면 엄청 편할텐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 마음 같아서는 키엘은 물론이거니와, 아리아고 멜리나고 방해될 것 같은 놈들은 전부…….

         

       “음?”

         

       지면에 착지한 올리비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키엘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다만 예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저번과는 다르게 의식을 되찾은 상태였다.

       

       그것도 또렷하게 이쪽을 노려본 채로 말이다.

         

       [키엘 로트실드]

       레벨 : 83

       호감도 : -100

       

       상태창은 그대로였다. 

         

         ‘벌써 일어났다고?’

       

       먼젓번의 전류는 절대 약한게 아니었다. 키엘의 뛰어난 마법 저항력을 감안해서 평소보다 몇 배는 강력하게 때려박았었다.

       

       ‘설마 회귀자 특전인가 뭐시기에 스탯 영구 증가 효과도 있는건가? 에이, 설마.’

       

       사아아악.

       

       이제 보니 키엘을 감싸고 있던 얼음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아무리 봐도 불길한 예감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았다.

       

       ‘……진짜 운영진 이 미친 새끼들. 이걸 깨라고 만든거냐.’

       

       올리비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키엘에게 다가갔다.

       

       “왜 나를 살려둔거지?”

       “…….”

       

       저런 질문에는 대답할 필요도 없다. 말을 섞어봤자 이쪽의 정보만 푸는 꼴이다.

       

       키엘의 눈이 조금 더 날카롭게 바뀐다.

       

       “너, 무슨 수작이냐.”

       

       수작은 무슨 수작. 너 새끼 다시 얼리려고 왔다 왜.

       

       “……그런다고 해도 내가 널 용서할 일은 없을거다.”

       

       네네. 용서하지 마세요.

       

       올리비아의 손끝에서 전류가 일렁거리자 키엘이 고개를 휙 돌렸다.

       

       “나를…….”

       

       하지만 키엘은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파지지지직!

       

       감전된 키엘이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그 순간이었다.

       

       띠링!

       

       [단서 #1]

       [제국력 992년의 기억]

       – 1회에 한해 키엘의 기억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거 다시 볼 수 있는 거였어?

       

       ‘설마 제압할 때마다 볼 수 있는거야?’

       

       올리비아가 키엘을 바라보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넌 뒤졌다고 복창해라.”

         

        낄낄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lham Senjaya님!

    분뇨 조절 장애님 2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_</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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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세계를 멸망시킨 마녀가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 .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 …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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