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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아르트로플레우라 LV17】

        【상태】

        「배고픔」

         

        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르트로플레우라】

         

        몸길이는 최대 2.6m 넓이는 55cm 무게는 50kg까지 자라는 가장 거대한 노래기입니다.

        강한 독을 품고 있으며 육식보단 초식을 선호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은룡굴에 처음 왔을 때 본 그때 그 녀석이었다.

         

        “게에에엑!”

         

        내가 왜 저 녀석이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거지?

         

        은신 관련 스킬이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사아악!”

         

        내 착한 지네를 돌려내!

         

        노래기가 날 물끄러미 쳐다봤다.

         

        무언가 비틀어진 입 모양.

         

        웃고 있는 건가.

         

        노래기는 커다란 입을 쩌억 벌렸다.

         

        그곳에 있는 곤죽이 되어 있는 지네 한 마리.

         

        네 동료?

         

        이걸 말하는 건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소리가 들렸다.

         

        “게에에에에에엑!”

         

        키사마아아아아!

         

        용서하지 않겠다.

         

        지네 친구는 동굴에서 만난 유일한 정상인이라고.

         

        우적.

         

        우적.

         

        꿀꺽.

         

        노래기는 착하디착한 지네를 꿀꺽 삼켰다.

         

        “스아아아아!”

         

        그리고 내지른 포효.

         

        공기가 떨려온다.

         

        일전의 나라면 분명 도망쳤겠지.

         

        그러나 지금은 절대 물러날 수 없다.

         

        “게게게겍!”

         

        덩치를 최대한 부풀리며 놈에게 맞섰다.

         

        놈과 나의 체격 차이는 엄청나다.

         

        굳이 갖다 대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2m가 넘는 저 거구를 내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저 철갑을 뚫은 수단은 내게 존재하지 않았었다.

         

        그래.

         

        과거의 나는 말이다.

         

        타닷.

         

        지면을 박차고 하늘을 날 듯 도약했다.

         

        “사아아악!”

         

        녀석은 내가 덤벼들 걸 예상하지 못했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대로 공격한다면 피해를 줄 수 있을 거다.

         

        아니, 한 번 참는다.

         

        파앗!

         

        내가 목표로 한 지점은 바로 놈의 뒤에 있던 벽면이다.

         

        커다란 이빨이 내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놈에게 곧장 달려들었다면 저 공격에 당했겠지.

         

        벽면을 다시 박차고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이 진짜다.

         

        손을 쫙 펼쳤다.

         

        이건 도마뱀의 손이 아니다.

         

        용조수.

         

        용의 발톱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나의 무공.

         

        촤악!

         

        그대로 거대한 노래기의 껍질을 베어 갈랐다.

         

        “키에에엑!”

         

        놈은 뜻하지 않은 일격에 맞은 게 분한지, 포효를 내질렀다.

         

        닿는다.

         

        이제는 내 공격이 놈에게 닿는다.

         

        하지만 아직 깊진 않았다.

         

        게다가 나는 아직 공중에 떠 있는 상태.

         

        아주 잠깐이지만, 무방비한 상태라고 봐도 좋을 거다.

         

        녀석도 그걸 알고 있다.

         

        촤자작!

         

        거대한 놈의 몸이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쇄도했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적인 갑주들의 행진.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꼬리 자르기!’

         

        꼬리가 잘림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가 내게 주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졌다고 해도 이곳은 공중.

         

        밟을 것이 없다면 움직이지 못하는 게 상식이었다.

         

        “게겍!”

         

        꼬리 자르기를 통해 얻은 건 속도만이 아니었다.

         

        이미 잘려버린 꼬리는 훌륭한 지지대가 되었다.

         

        지지대를 박차고 한 번 더 도약했다.

         

        콰가가각!

         

        녀석이 동굴의 벽을 뚫을 기세로 머리를 처박았다.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면 그대로 갈려버렸겠지.

         

        정신을 집중했다.

         

        내 예상 착지점은 녀석의 등 한 가운데다.

         

        공격권은 내게 넘어온 상태.

         

        고개를 바닥을 향하게 하고 빠르게 낙하했다.

         

        발톱을 세운 후 양손을 모았다.

         

        날카로운 발톱이 한 점을 향했다.

         

        칵!

         

        놈의 갑주와 내 발톱이 충돌했다.

         

        카가가각!

         

        발톱이 저릿하다.

         

        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용조수의 공격력. 꼬리 자르기를 통해 얻은 속도. 거기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생긴 운동 에너지.

         

        이 모든 게 합쳐진 내 공격은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쩌저적.

         

        녀석의 단단한 갑주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효과가 보인다.

         

        뚫려라!

         

        쩌어억.

         

        터엉!

         

        갑주를 뚫는 데 집중한 탓일까, 날아드는 꼬리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놈의 꼬리에 얻어맞은 결과로 몇 미터나 날아가고 말았다.

         

        촤아아악!

         

        그래도 벽에 부딪히기 전에 발톱을 땅에 박아 멈추는 데 성공했다.

         

        “쓰아아아악!”

         

        녀석은 화가 났는지 엄청난 살기를 내뿜었다.

         

        반으로 가르진 못했다.

         

        그러나 큰 피해를 입었다는 건 사실이다.

         

        “게게겍.”

         

        두 발로 땅 위를 섰다.

         

        발톱을 겨누며 최적의 타이밍을 노렸다.

         

        “키에에에에엑!”

         

        놈은 내게 죽을 뻔했다는 게 분한지, 거대한 몸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었다.

         

        쾅!

         

        콰광!

         

        동굴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지만, 나 같이 작은 도마뱀에겐 이 정도의 진동도 꽤나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더 몸부림치기 전에 끝장내야 한다.

         

        그렇게 놈을 향해 돌진 한 순간, 뿌연 안개가 펴졌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저건 독운이라는 사실을.

         

        당연하다면 당연한 소리다.

         

        몇몇 노래기는 독을 가지고 있으니까.

         

        저 수준으로 사용하는지는 몰랐지만.

         

        “케엑!”

         

        다리를 비틀거렸다.

         

        꼬리가 다 자라지 못해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다.

         

        놈이 나를 향해 돌진했다.

         

        독으로 무력화시킨 후, 압도적인 질량으로 찍어 누르는 전법.

         

        훌륭했다.

         

        하지만 말이다.

         

        “게게겍!”

         

        나는 십독불침이걸랑.

         

        지면을 박차고 단숨에 튀어 올랐다.

         

        내가 독에 중독된 줄 알았던 놈은 그대로 지면에 대가리를 박았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꽈드득!

         

        그린 바실리스크류 용조수 제4식.

         

        때린 곳 또 때리기.

         

        콰각!

         

        칵!

         

        이번에는 양손을 번갈아 가면서 용조수를 박아 넣었다.

         

        “키에에에엑!”

         

        고통에 몸부림치는 거대 노래기.

         

        아니, 이젠 노리개라고 불러야겠지.

         

        “게겍!”

         

        이건 유일한 정상인, 지네의 몫!

         

        “겍!”

         

        이건 투스와 푸스의 몫!

         

        “게게겍!”

         

        그리고 이건 네필라 쥐라시카의 몫이다!

         

        “케에에에에엑!”

         

        노래기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억울해하는 거 같지만, 그런 건 무시하자.

         

        놈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졌다.

         

        노래기는 처음부터 독을 사용하지 않았다.

         

        우선 몸으로 들이박고 보는, 언뜻 보면 비효율적인 사냥법을 사용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독을 사용하는 게 더 비효율적이라는 거다.

         

        이 정도의 독운을 사용하는 게 몸에 부담이 되었기에, 날 얕잡아보고 몸으로 들이박고 본 것이다.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지쳐있었다.

         

        이제 마무리다.

         

        그냥 끝낼 순 없지.

         

        다섯 손가락으로 적의 머리를 꿰뚫어라.

         

        오른손에 힘을 주고 그대로 내질렀다.

         

        퍼엉!

         

        시원하게 박살 났다.

         

        내 손가락이!

         

        “게에엑!”

         

        우씨, 더럽게 단단하네.

         

        아직 배우지도 못한 거 폼 잡는다고 따라 했더니 천벌 받은 거 같다.

         

        놈은 이걸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몸부림이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몸도 점점 반투명해지고 있다.

         

        역시 은신을 가지고 있던 게 맞았구나.

         

        시간을 두고 사냥했으면 큰일 날 뻔했어.

         

        “게겍!”

         

        아직 한 손 남았다.

         

        콰직!

         

        반대쪽 손으로 구멍이 뚫린 곳을 쥐어뜯었다.

         

        뚜드드득!

         

        노래기는 그렇게 반으로 갈라졌다.

         

        후.

         

        쉽지 않은 상대였다.

         

        내가 십독불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지고 말았겠지.

         

        놈의 방심이 큰 역할을 했다.

         

        독이 통하지 않는 상대가 있을 거라 예상했어야지.

         

        처음부터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을 사용하던가.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보상은 달콤했다.

         

        단숨에 레벨이 2나 올라갔다.

         

        [최대 레벨에 도달했습니다.]

         

        【그린 바실리스크 LV10(+)】

        HP:100/100

        MP:40/40

        【칭호】

        「거미에게 사랑받는 자」

         

        최대 레벨이 아니었다면 분명 레벨이 조금 더 올라갔을 거다.

         

        그래도 아쉬워하진 말자.

         

        최대 레벨에 도달했다는 건 곧….

         

        [영험한 기운이 몸에 감돕니다.]

         

        [진화가 가능합니다.]

       

       진화를 할 수 있다는 거니까.

         

        드디어 다음 진화다.

         

        [진화하시겠습니까?]

         

        마음만 같아선 바로 수락을 누르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다.

         

        먼저 해야 할 게 남아 있지.

         

        노래기의 입가에 다가갔다.

         

        지네 씨, 듣고 있어?

         

        내가 그 쪽에게 보내는 장송곡이야.

         

        “게게겍.”

         

        동굴 속에서 만난 지네.

         

        암컷인지 수컷인지도 모르겠고, 그리 긴 시간 안 것도 아니지만 이 어두컴컴한 동굴 속의 유일한 빛이었다.

         

        기억할게.

         

        추모를 끝냈다.

         

        이제 나를 위한 준비를 할 때다.

         

        지난 진화 때, 네필라 쥐라시카가 식량을 주지 않았다면 나는 꼼짝 없이 아사하고 말았을 거다.

         

        …참 얻은 게 많네.

         

        잘 지내려나.

         

        내 옆에 이제 네필라 쥐라시카가 없다.

         

        내가 먹을 건 내가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마침 내 앞엔 엄청난 크기의 고기가 놓여 있었고.

         

        놈의 사체를 질질 끌었다.

         

        덩치가 덩치인지라 꽤 힘들었다.

         

        반으로 자르지 않았다면 옮기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다.

         

        벽화가 있는 돌덩이 사이로 놈을 옮겼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동굴의 생명체들은 저기 있는 녹색 돌에 좀처럼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바위에 가려져 있기도 하고 이 노래기의 사체에서 독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웬만한 녀석은 이곳에 접근하지 않을 거다.

         

        독에 면역이 있는 개체라면 모르겠지만, 온다고 해도 수상한 알보단 먹기 좋게 손질된 노래기를 잡아먹을 거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게게겍.”

         

        이제 이 앙증맞은 울음소리와도 작별이겠지.

         

        [진화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린 바실리스크】는

         

        1. 【그린 이구아나】

        2. 【바다 이구아나】

        3. 【큰갑옷도마뱀】

         

        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뭐야, 이 개성 없는 목록들은.

         

        게임에서도 이러면 팔레트스왑으로 분량 팔아먹는다고 욕먹어.

         

        아냐.

         

        이 목록은 그냥 평범한 그린 바실리스크를 위한 것들이다.

         

        내가 노렸던 건 특수 진화.

         

        게다가 지금의 나는 조건이라고 할만한 것들을 꽤 많이 달성한 상태다.

         

        1. 상급 내단의 조각

        2. 용조수를 비롯한 무공들

        3.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생존

         

        이만하면 조건이라고 할 수 있지.

         

        자, 와라!

         

        [특수 진화의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그래.

         

        그린 드래곤, 그린 히드라, 그린 티라노.

         

        이런 걸 빨리 내놔.

         

        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린 바실리스크】는

         

        1. 【그린 이구아나】

        2. 【바다 이구아나】

        3. 【큰갑옷도마뱀】

        4. 【주머니늑대】

        5. 【디메트로돈】

         

       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응?

         

        주머니늑대?

         

        드래곤보다 더 개연성 없는 게 튀어나왔다.

         

        그리고 디메트로돈은 또 왜 나와?

         

        나머지 네 마리 전부 합쳐도 디메트로돈보다 작지 않나?

         

        만약 저게 진화 트리에 있다고 해도 다음 진화에나 겨우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선택지를 노려봤다.

         

        수상하다.

         

        그것도 몹시.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n Evolving Liz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진화하는 도마뱀이 되었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as a lizard in a martial arts world. “Roar!” “He’s using the lion’s roar!” “To deflect the Ten-Star Power Plum Blossom Sword Technique! Truly indestructible as they say!” “This is… the Heavenly Demon Overlord Technique! It’s a Heavenly Demon, the Heavenly Demon has appeared!” It seems they’re mistaking me for something e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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