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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 * *

       

       

       “우리 전차 상황은 어떻습니까?”

       

       나는 전차를 생산해 보라고 했다.

       

       혹시라도 정말 빨갱이들이 5백만이라는 규모를 만들어내면 질로 해결해야 할 거 아닌가.

       

       그래서 전투기도 지원받았지.

       

       자원과 돈은 어디서 나오냐고?

       

       열강들이 볼셰비키 죽이라고 지원해주는 것에서 나왔지.

       

       독일이 유난히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니 전차개발도 순조롭다고 들었다.

       

       

       “예. 우리 전차도 생산되고 있기는 한데. 지금 당장은 실전 투입할 정도는 아닙니다.”

       “흠. 그건 아쉽군요.”

       “그래도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전차가 있으니 볼셰비키를 때려잡는 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검은 남작께 보낸 전차도 있고요.”

       

       

       검은 남작 표트르 브란겔.

       

       원래 서부사령관으로 지위로 내가 올려놨지만.

       

       백러시아군 사령관보다는 검은 남작으로 불린다.

       

       확실히 그쪽이 부르기도 편하긴 하지.

       

       

       “그건 다행이네요. 우크라이나 전선에도 보내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쪽엔 이미 독일과 프랑스 의용군이 가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의용군이라.

       

       그것은 수상하게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잘하는 백러시아 사단일 것이다.

       

       이쪽은 결국 머릿수가 안 되면 질로 밀어붙여야 하니까.

       

       전차와 비행기가 나오는 대로 투입하는 것이 맞겠지.

       

       1차 세계대전도 조기 종전이 나버렸으니 물자는 차고 넘친다.

       

       

       “우크라이나 전선이 마무리 되는대로 모스크바로 진격해야 합니다.”

       “예. 그리고 운게른 소장이 자신도 빨갱이를 때려잡고 싶다고 하는데. 어쩌는 것이 좋겠습니까? 이번에 아시아 기마사단을 크게 키웠다고 합니다.”

       

       

       그 양반이?

       

       생각보다 열정적이네. 그런데 아시아 기마사단이라고 해봤자 숫자가 얼마나 되나. 끽해야 수천 명 아닌가?

       

       게다가 카자크보다는 못하지 않나?

       

       

       “흠. 차르의 칼인 카자크에 비하겠습니까? 뭐 그래도 용기는 가상하군요. 중국의 위협이 없다면 우크라이나로 가라고 하세요.”

       “예.”

       

       

       그보다.

       

       이거 괜찮은 거 맞냐?

       

       전부터 생각했는데, 나 아직 표면적으로는 18살이다.

       

       이 사람들 지금 오로지 18살이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잖아.

       

       제아무리 왕당파라 해도 그 차르의 딸이고, 어린 여자애한테 전부 믿고 맡기지는 못할 텐데.

       

       콜차크도 열심히 하는 모양이지만.

       

       내가 있어 돌아가는 백군 정부면 말 다 한 거 아닌가.

       

       물론 내가 시키면 두마 의원들이 알아서 해주는 쪽이라 편하긴 한데,

       

       두두둥

       

       그런데 바깥이 왜 이리 소란스러워?

       

       

       “이러시면 안 됩니다!”

       “비켜!”

       “대체 누가 저렇게 막무가내로.”

       

       

       

       

       이 인간은 누군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는 말인가.

       

       볼셰비키는-군복을 보니 아닌 것 같고.

       

       

       “이보시오. 황녀님.”

       

       

       뭔가 익숙한 얼굴인데, 군복도 그렇고 영어에 미군 같은데.

       

       누구길래 여기까지 쳐들어온 걸까.

       

       뭐 러시아군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이러나?

       

       내가 아무리 이 모양이라지만, 명색이 황녀인데 이건 좀.

       

       자기들이 갑의 위치에 있다고 이러는 거라든가.

       

       

       “귀하께서는 누구십니까?”

       “주재 무관으로 온 조지 S. 패튼이요.”

       “그런데요?”

       “나한테도 기회를 주시오. 내 의용군으로 온 미군을 끌고 나아가 빨갱이들 머리통을 깨버리겠소!”

       

       

       조지 S. 패튼이 원래 이런 인물인가.

       

       뭔가 확 깨는 기분은 왜 드는걸까.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미국은 지금 지갑 역할을 해주는 처지다.

       

       애초에 주재무관으로 온 주제에 무슨 생각이냐고.

       

       보급을 도우러 온 미군은 있지만, 미국 자체적으로 의용군을 보내지는 않았다.

       

       전투병력으로 보낸 건 아니란 말이다.

       

       

       “이 작자가 어느 안전이라고!”

       

       

       미하일 드로즈돕스키가 패튼을 끌어내려 했으나, 나는 손을 들어 막았다.

       

       그 패튼이다. 나를 찾은 이유가 빨갱이를 때려잡기라고 말하는데. 일단 들어 줄 필요가 있겠지.

       

       

       “이유를 듣고자 합니다.”

       “독일 놈들은 뭐요? 전쟁에서 패한 주제에 당당히 전투에 참여하는 걸 보고 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소?”

       

       

       거긴 안톤 데니킨 관할인데. 지금 그게 아니꼬와서 여기까지 달려온 건가. 애초에 남러시아잖아 거긴.

       

       그런데 날뛰다가 이 양반 죽으면 위험하지 않나?

       

       

       “미합중국이 우리를 지원하는 것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건 막무가내가 아닙니까. 본국에서 허락이 떨어진 겁니까?”

       

       

       내 물음에 패튼은 내 앞에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우리 잘나신 대통령 각하는 볼셰비키로 인한 혁명전쟁을 막기 위해 나를 러시아로 보낸 것이오.”

       

       

       윌슨이?

       

       우드로 윌슨은 실제 역사에서 독일에 관대한 처분을 하자고 했다.

       

       그게 다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서였지만. 엄청 큰 피해를 봐서 눈 돌아간 영프가 독일에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서 그게 결국 후일 2차 대전의 빌미도 되었지.

       

       볼셰비키로 인해 복수심이 조절된 영프가 독일을 ‘일단 지켜보자.’로 선회한 이곳에서 아마 윌슨의 관대한 처분이 먹혀들어간 걸 수도 있고.

       

       미국 사정은 내가 지금 알지 못하니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만, 윌슨은 이제 볼셰비키로 인한 새로운 전쟁을 막으려고 백군을 지원하는 것이다.

       

       패튼의 말이 아주 틀린 건 아닐 거다.

       

       패튼이란 작자는 싸움닭으로 불릴 정도로 여기저기 날뛰는 인물이니까.

       

       미국 처지에서는 싸움닭을 적당히 짬 처리도 하고. 러시아를 지켜볼 겸 백군에 주재 무관으로 보내버린 모양인데.

       

       

       “패튼. 당신이 막으라는 소리는 아닐 텐데 말이죠. 어디까지나 주재 무관으로서 본국에 러시아 상황을 전하는 역할 아닙니까?”

       “그게 그거지! 안 그렇소?”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이 양반아.

       

       2차 세계대전이라든가. 뭐 그런 거 있잖아.

       

       그때 나서라고.

       

       잠깐, 내가 존재하는 시점에서 2차 대전도 이상하게 돌아가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죽어도 우리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나는 죽지 않소. 오히려 날 껴주지 않으면 내 황녀를 두고두고 원망할 것이오.”

       

       

       진짜 두 눈에 광기가 보이는 작자다.

       

       원래 이런 인물이 맞나?

       

       자기가 하고 싶다는데, 말릴 필요가 없지.

       

       

       “좋아요.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빨갱이들은 외국군을 들였다는 명분을 들어 우릴 매국노로 몰고 징집하고 있습니다. 하여, 전투에 참여하고 싶으면 러시아 군복을 입으셔야 할 겁니다.”

       “미합중국의 군인인 내가 러시아군으로 위장하란 것이오?”

       “싫다면 허가할 수 없습니다. 나이 한참 어린 여자애를 원망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시죠.”

       

       

       싫다고 하면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이거지.

       

       보아하니 빨갱이들 잡고 싶어서 난리가 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알아서 이쪽을 따라야 한다.

       

       멋대로 싸우고 싶으면 우리 말은 들으라고.

       

       

       “끄응. 내 러시아어는 못 하는데.”

       “그리 자신만만하면서 영어를 들은 빨갱이들이 황녀가 외국군을 들였다! 여기저기 선전하기 전에 모조리 소탕할 자신은 없으신가 봅니다?”

       

       

       그렇지 못하면 허락할 수 없다.

       

       표트르 브란겔이 계속 서진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역이 마무리되면 바로 옆과 아래에서 치고 들어갈 생각인데, 조금의 흠집도 낼 수 없지.

       

       

       “크흠. 누가 못한다고 했나. 해 보겠소.”

       

       

       진작 그럴 일이지.

       

       뭐 그래도 1차 대전 조지 S. 패튼의 경력을 생각하면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알겠습니다. 군부에 말해둘 터이니, 한번 마음껏 날뛰어 보세요.”

       “크하하하하! 그래. 드디어 그 볼셰비키란 놈들을 잡을 수 있겠군!”

       

       

       패튼은 갖고 싶어 하는 장난감을 받은 어린아이 마냥 신이 나서 뛰쳐나갔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아니, 그래서 의용군이 어디 있는데. 뭐 자기가 알아서 하려나.

       

       에라 모르겠다. 알아서 하라지.

       

       통제가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날뛰게 하는 것이 낫다.

       

       

       “우리 처지가 이렇다 하나 너무 오만하지 않습니까?”

       

       

       콜차크는 패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지만, 도움이 되면 됐지. 망칠 인물은 아니다.

       

       

       “내버려 두세요. 저도 그날 이후에 황녀란 자리는 구심점. 상징성이라고만 생각하지. 스스로 황녀라 여긴 적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도 저쪽이 편하긴 하다.

       

       아나스타샤의 기억은 기억이고 나는 원래 한국놈이라고.

       

       하루 먹고 하루 살기 바쁜 한국인.

       

       그런 처지에서 나를 무슨 황녀라 받들어 모셔도 곤란하다.

       

       오히려 저렇게 우격다짐으로 오는 것이 좋지.

       

       

       “아무튼, 날뛰고 싶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적당한 자리 하나 주세요.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가면 되겠군요.”

       “예.”

       

       

       지금 당장은 내전은 우리 쪽이 유리하다.

       

       열강들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자 덕에, 소련보다 산업력이 약해도 밀어붙이고 있고, 무엇보다 단합된 백군은 강하다.

       

       레닌과 트로츠키, 스탈린은 도망치다 잡히면 참 좋을 거 같은데. 그렇게 하면 그 대단하신 혁명가분들께서 자기들 살고 싶어서 도망쳤다고 선동할 수 있다.

       

       그럼 볼셰비키에 조금이나마 미련을 가진 이들도 생각을 접겠지.

       

       

       “황녀님. 모스크바를 점령하면 다시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기실 겁니까?”

       “이미 예카테린부르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조금 생각해 볼 일이네요.”

       

       

       솔직히 수도로는 모스크바가 제격이긴 하다.

       

       러시아 제국은 동로마 제국의 후계를 자처하면서 모스크바와 로마가 비슷하게 7개의 언덕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만큼 모스크바는 러시아 제국이 동로마의 후계를 자처하면서 나름의 상징성을 갖춘 도시라 할 수 있겠다.

       

       실제 역사에서 훗날 백군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제4의 로마로 부르기도 했으니. 망해가는 와중에도 동로마를 계승했다는 점을 중요시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 모스크바가 더럽혀진다면, 예카테린부르크를 제4의 로마로 불러도 되겠지.

       

       

       “아직 내전이 끝나지 않았지만 내전 후에도 예카테린부르크를 4의 로마로 수도로 남겨두겠습니다. 붉은 역병의 중심지가 되어 버린 모스크바를 3의 로마로 부르는 건 좀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역사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혹시 모를 독일의 아돌프 상병이 레벤스라움을 주장하며 쳐들어올지도 모른다.

       

       안전하게 가려면 예카테린부르크가 낫지 않을까?

       

       물론 히틀러가 또 나치독일의 퓌러가 될지는 모른다.

       

       내가 굴린 스노우볼이 어마어마하니까.

       

       어쩌면 카이저가 영국에 굴복하면서 오스트리아로 돌아갈지도 모르지.

       

       뭐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 * *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에는 영국주둔군 외에 러시아에 의용군으로 참전한 독일군, 프랑스군, 정체불명의 미군까지 있었다.

       

       물론 이들 전부 볼셰비키의 선동의 소재로 쓰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러시아 제국군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다양한 언어로 떠들어대는 러시아군을 지켜보던 한 사내는 어이가 없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겪는군.”

       

       

       아시아 기마사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전선에 참전한 로만 폰 운게른슈테른베르크는 귀에 들리는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에 호쾌하게 웃었다.

       

       안톤 데니킨 중장과 연계해서 우크라이나의 볼셰비키를 쓸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거야말로 다국적 군대가 아닐까.

       

       그리고리 세묘노프가 매일 같이 떠들어 대던 지금의 러시아는 몽골제국을 계승했다며 중국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소리만큼 꽤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무엇보다 그중, 독일군은 적군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다 운게른은 자신이 끌고 온 군대를 가만히 응시했다.

       

       아시아 기마사단.

       

       실제 역사와 달리 백군이 안정적으로 세력권을 형성하자, 운게른은 아시아 기마사단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

       

       기존 러시아인, 부랴트인, 타타르인, 바시키르인, 몽골인, 중국인, 만주인, 폴란드인 등. 그야말로 다국적 군대에 최근 몽골지역에서 합류한 군대도 있고, 일제를 피해 만주로 도망친, 조선출신들이 더해져 무려 5천 명까지 키워냈다.

       

       

       몽골을 지키라고 남겨둔 세묘노프의 군대까지 합치면 원래 역사와 비교해서 상당한 숫자로 볼 수 있었다.

       

       잡탕 부대긴 하나 몽골을 순식간에 점령한 군대고, 가끔 몽골을 탐하려고 넘어온 중국군도 격퇴하며 정예가 된 군사집단이었다.

       

       무엇보다 기마사단의 병사들은 하나 같이 운게른의 강인한 용맹과 뛰어난 기마실력에 반해 하나로 똘똘 뭉쳐 국적 따위는 의미가 없기도 했고.

       

       

       “그러고 보니 볼셰비키 놈들이 키예프로 진군중이라고 했지?”

       

       

       근본도 없는 빨갱이놈들 주제에 그 기세 만큼은 인정해 줄 생각을 잠깐 했으나, 볼세비키의 전략을 들어 보면 그다지였다.

       

       듣자 하니 볼세비키 놈들은 정말 숫자만 많지 하나 같이 전투력이 부족한 놈들이라고 한다.

       

       후퇴한 영국군 말에 따르면, 그들이 탄환이 다 떨어질 때까지 머릿수로 밀려왔기에 퇴각했을 뿐이라고.

       

       분명 볼셰비키의 전략은 간단했다.

       

       물자가 부족한 그들은 총으로 무장하지 않은 자들도 많고, 총을 소지하지 않은 자들은 앞에서 적군을 향해 돌격하다가 죽은 전우의 총을 쥐고 다시 돌격한다고. 한다. 그러다 죽으면 바로 뒷사람이 쥔다.고.

       

       무식하고 야만스러운 거 아닌가.

       

       운게른은 자신 휘하에 있는 아시아 기마사단보다 저 볼셰비키들이 훨씬 무식하고 야만스럽다고 확신했다.

       

       그러니까.

       

       이만하면 볼셰비키를 뒤에서 푸욱 찌를 수 있지 않을까.

       

       적들의 숫자가 많다고 하나 옆에서 한 방 푸욱 찌르고 들어가면 이것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앞에서 안톤데니킨의 남러시아 백군이 공격해 들어오면?

       

       우크라이나에서 격퇴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성의 영역이긴 하지만.

       

       

       ‘아무렴 저것들에게 전공을 뺏길 수 없지. 그 볼셰비키 놈들이 야습에 제대로 대비했을 거 같지도 않고.’

       

       

       적어도 못 해볼 건 없다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 자신이 직접 병력을 끌고 움직이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운게른은 말 위에 올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흠, 제목과 연재시간 좀 바꿔볼까 하는데.

    모스크바의 봄. 연재시간 오후 12시에서 12시 반으로 해볼까 합니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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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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