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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0

       

        

        

        

       “하이구, 우리 고용주님들 또 시작이네. 난 이런 루트 있는지도 몰랐다.”

        

       “난 이미 저 부분 쇼츠 클립으로 올렸는데.”

        

       “우리도 앞으로 그렇게 해볼까….”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뉴욕의 공기 한복판을 휘젓는 소리. 동체 내부를 몇 번이고 메우는 락온 경고음과 두 조종사들이 내지르는 오만가지 상호 전달 사항. 미니건의 그로울링. 심장을 두들기는 듯한 묠니르의 격발 소리. 채 밖으로 떨어지지 못한 탄피가 바닥에 굴러다니며 나는 금속음.

        

        30mm 체인건과 히드라 로켓 포드가 전장을 강타하며 들려오는 폭발. BMP-3 보병전투차량이 토해내는 강선포와 기관포의 폭음. 그 아래에서 바쁘게 이어지는 명령 하달과 비명. 로켓에 정면으로 얻어맞아 박살난 장갑차로부터 들려오는 화염까지.

        

        완벽한 혼돈.

        

        뉴욕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연주홀 위에 전장이라는 음악을 구현한다. 사람의 매료시키는 지극히 1차원적이고 원초적인 파괴와 폭력이 십수만 명의 시청자들의 눈과 귀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물론, 그들 중에는 그런 상황을 좋게만 바라볼 수 없는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편집자들이랑 썸네일러 전부 달라붙으면 어쩌면 한 명 쯤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든 승리를 한 번이라도 따내는 거지. 그런 다음 제발 방송 좀 살살 하라고 간청해보는 거야.”

        

       “30초도 안 지나서 전부 머리에 바람구멍 하나씩 뚫릴 것 같은데.”

        

       “역시 그렇지…?”

        

        

        

        세상에는 되는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이 있는 법이었다.

        

        편집자들이 이러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들 역시 다크 존 플레이어였고, 근래 이뤄진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이 추가된 뉴 인커젼 시나리오를 해봤기에 지금 자신들의 고용주가 어떤 미친 짓을 벌이고 있는지를 실로 절절히 체감할 수 있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해당 시나리오의 앞에 붙은 말인 ‘인커젼’. 습격이라는 뜻. 대충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 일종의 최종 컨텐츠였다. 속칭 그것도 ‘모르면 죽어야지’를 절절히 체감할 수 있는 형태의.

        

        스토리를 진행시키기 위해 몇 번이고 전투 상황에 스스로를 꼴아박으면서 조건을 알아내고, ISO 또는 여러 간접적인 정황 증거들을 통해 제시된 목표를 달성해야만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게다가 설령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측이 의도한 결과가 아닐 수도 있었다 – 다르게 말하면 의도한 결과가 따로 존재한다는 뜻이었으며, 이는 속칭 트루 시나리오라 불려졌다.

        

        여타 긴급 미션, 또는 일반 미션들과는 다르게 맵 위에 핏빛으로 떠있는 이유가 별 게 아니란 소리였다.

        

        

        

       ───부우우우웅!

        

        

        

        7.62mm 탄환 수백 발이 지상을 후려칠 때마다 흙먼지가 튀어오른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도 호쾌한 헬기 기동이 몇 번이고 이어지는 한편, 헬기의 측면이 노출될 때마다 섬광이 번쩍이며 적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한 대의 개조-블랙호크 헬리콥터와 탑승자 두 명이 기계화보병 대대 둘을 말 그대로 갈아마시고 있었다. 물론 주요한 화력 투사의 당사자가 헬기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지만, 동승한 두 명이 없었더라면 진작에 맨패즈에 맞아 파괴되었으리란 걸 모르는 이들 역시도 없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자, 끝도 없이 이어지던 격발음 대신 육성과 대화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플레어 전량 소진. 적들이 여기까지 쳐들어온 걸 보면 기존 비행 루트로 날아갔다간 절반도 못 가고 브루클린 한복판에 처박히겠군. HQ로 복귀하겠다. 착륙 허가 좀 주겠나.”

        

       -[ISO : 착륙을 허가한다. 나이트스토커 1-1과 1-2, 그리고 두 오퍼레이터는 착륙 후 옆 헬리포트의 스텔스 호크에 다시 탑승할 수 있도록. 위험 수위 아래가 될 때까지 적을 두들겼으니, 나머지는 센트럴 파크 HQ의 대응 전력으로 해결해야겠군.]

        

        

        

        비행 시간은 꼴랑 7분 남짓.

        

        그러나 뜨자마자 30초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IED가 폭발하고 기계화보병 대대 두 개가 들어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랫동안 교전이 이어진 것과 별다를 바 없었다.

        

        한 대의 헬리콥터가 재빠르게 헬기장에 착륙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달라붙는다. 소진한 미니건 탄환과 플레어를 보충하는 와중, 블랙호크의 조종석에서 내린 두 명의 파일럿 및 하모니와 유진이 아직 출동 준비 절차조차 끝나지 않은 옆 헬리포트로 향했다.

        

        전투를 상정한 기존 블랙호크와는 다르게 날씬하면서도 날렵한 형상. 위장막 기술이 부분적으로 적용된 스텔스 헬리콥터였다.

        

        사이드 해치를 열자마자 보이는 십수 개의 탄통과 대물저격총. 두 오퍼레이터가 교전 중 소모한 탄약을 보충할 수 있도록, 혹은 저격 지원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가져다놓은 것이었다.

        

        이제야 좀 쉴 수 있겠다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두 명을 뒤로 하고, 채팅창이 또다시 난리를 부리기 시작했다.

        

        

        

       -팩트)미션 시작한지 10분도 안 되서 여태까지 방송하던 모든 닼존 스트리머랑 겹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변수를 하나하나 다 짜놨네 이카루스 이 미친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

       -잘만들긴했는데 이걸 그래서 어케 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원래 이거 불시착한 다음 차타고 가는 거 아니었슴??

       -나는 오늘도 역사적인 순간에 와있다

       -역사적인순간 개허벌이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션 시작한 지 10분도 안 되서 이런 말하긴 뭐한데, 진짜 시작부터 미친듯이 험하네요. 이번엔 추락 안 하겠죠?”

        

       “모르죠. 방금 입으로 불길한 미래를 꺼냈으니 그렇게 될 수도.”

        

       “우왁, 그럼 추락까진 안 하겠죠. 설령 하더라도 선생님이 어떻게든 해주지 않을까요.”

        

       “절 도대체 어떤 이미지로 보는 거예요?”

        

        

        

        글쎄요. 재앙신? 아니면 그런 비슷한 것?

        

        하지만 하모니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반쯤 휴식 시간이 도래하자마자 도네이션이 미친듯이 들어찼기 때문이었다. 개중 평범한 시청자들 이외에도 흘려들을 수 없는 몇몇이 있었기에 더더욱.

        

        마치 사인회장에서 줄이라도 선 것마냥 주르륵 밀려있는 도네이션 대기창. 하나둘씩 몰려드는 후원 메시지에 두 명이 화답하는 사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하나의 문구.

        

        

        

       <(러다이트, 루빈, 왈츠, 뱀꼬리편집자 외 다수)가 100,000원 후원하였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살려줘요!!!!!!10분만에영상분량이만큼뽑는악덕노예상인두명한테감금되어있어요!!!!당근가지고팝핀댄스추는중입니다!!!!!!!!!!!!!!!!

        

        

        

       “얘들아, 가서 일해야지. 뭐하고 있어. 유진쌤네 편집자들은 어? 벌써 막 쇼츠도 올리고 그런다는데. 니들도 잘 알지? 나는 지킬 것만 잘 지키면 터치 없는 거. 내가 쉬지 말라는 게 아니야.”

        

        

        

       -시1발 왜 하모니가 아니라 주말당직사관행보관이 보이죠????

       -으앇발 그만해!!!!!!! PTSD!!!!!

       -편집자가 아니라 굳건이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기업 ON

       -재택근무의 단점이 여기서 다 드러나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왁자지껄하는 사이 문이 닫히고, ISO의 목소리가 인컴을 타고 흘렀다.

        

        

        

       -[ISO : 바이러스와 적성국의 침략으로 인해 EADS, 동부 방공 지역을 구성하는 항공 방위군이 대부분 전부 박살나버렸어. 살아남은 편린이 가까스로 뉴저지의 제177전투비행단 산하로 모여들고 있긴 하지만, 몇 년 전에 비해 가용 가능한 방공 전력은…평시의 30%도 되지 못하겠군.]

        

       -[ISO : 뉴욕 위쪽에 있는 거의 모든 주에서 평시 연락이 두절되었으니, 이제 제1선 방공망은 뉴욕을 아슬아슬하게 포괄할 거야. 다르게 말하면 가장 첫 번째로 적의 항공 전력을 얻어맞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 뉴욕이 되었단 소리지. 몬톡 공군기지를 폐쇄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망할.]

        

       -[ISO : 우선 전 케네디 국제 공항, 현재 케네디 공군 기지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줘야겠어. 걸리적거리는 건 모두 치워버릴 수 있도록.]

        

        

        

        헬기가 떠오르고 있었다.

        

        여지껏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비추는 빛이 떠올랐다.

        

        

        

        

        

        

        

        

        

        

        

        

        

        

        

        

       “야. 이번에 나온 인커젼 트루 시나리오 떴다는데?”

        

       “뭐? 일반맵 공략도 안 나왔는데 벌써 떴다고? 잘못 본 건 아니고? 누군데. 또 켈베로스 공략팀이야?”

        

       “아니, 유진이랑 하모니.”

        

       “하이구야.”

        

        

        

        복잡한 기계 안에 들어있는 톱니바퀴가 외부의 힘에 의해 돌아가면, 서로 맞물린 톱니 역시도 돌아간다 – 그리고 오늘, 다크 존 PVE를 다루는 모든 이들이 유진이라는 톱니에 의해 강제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PVP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저들과 스트리머, 유어스페이스 채널 매니저들이 있다면, 그 반대도 있을 수밖에 없다. 타 유저와의 교전보다는 아이템 파밍을 더 즐기거나, 혹은 PVP 자체를 싫어하거나…다크 존의 방대한 컨텐츠에는 유저 간의 전투에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인간의 유전자, 그 근간에 새겨진 기본적인 원동력인 투쟁심과 경쟁심은 PVP 뿐만이 아니라 PVE을 포괄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유저들 간의 교전을 즐기는 이들만큼 AI 적들을 상대하고, 오퍼레이터 간 협동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이들 역시 많았다.

        

        그러나, 오늘.

        

        11월의 중순.

        

        PVE 공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과, 자연스럽게 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모든 유저들의 시선이 한 지점을 향해 집중된다.

        

        

        

       -[ISO : 빌어먹을. 내가 보고 있는 저 폐허가 존 F. 케네디 공군 기지가 아니라고 누가 말해줬으면 좋겠군. 도대체 무슨 개짓거리가 벌어진 거지?]

        

        

        

        황폐화된 기지 위, 검은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마치 자연재해가 휩쓸고 지나간 것마냥 난장판이 되어버린 기지 위, 수백 명에 달하는 적들이 활주로 위에서 아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다크 존의 인커젼 시나리오는 유기적으로 흘러간다.

        

        하나의 교전을 통해 A라는 결과를 촉발하면 다음 교전 장소의 배경적 시나리오는 B였고, A가 아니라 C라는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면 다음 교전 장소의 배경적 시나리오는 D라는 소리였다.

        

        더군다나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번 인커젼 시나리오. 유진의 방송을 관람하던 모든 이들은 생존자가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케네디 공군 기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앞서 플레이한 이들 중 누구도 유진보다 빠르게 기지에 도착하지 못했으므로.

        

        물론, 실질적인 외관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군이 아직 살아있단 점을 제외한다면.

        

        

        

       -[ISO : 아직 아군 바이탈 반응이 다수 존재하는군. 가능한 한 최대한 빠르게 지원하도록.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데이터 파일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물어야겠지.]

        

        

        

        그리고 그 둘은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였다.

        

        기지 자체가 여간 거대한 것이 아니었기에 내려서 돌아다니기엔 과도하게 비효율적이었지만, 적어도 저격 지원을 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은 시점이었다.

        

        헬기가 카모플라주 상태를 유지하며 호버링을 시작하였다. 특수히 제작된 스텔스 헬리콥터였기에 블레이드 역시도 최대한 소음을 적게 방출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며, 동시에 헬기의 진동 역시 최소한으로 억제된 구조였다.

        

        그런 와중 헬기의 측면이 작게 열린다. 일종의 총안구였다. 물론 총구가 튀어나오는 일은 없었다.

        

        거리는 600m 가량. 그러나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디지털 조준경과 연동된 이카루스 기어가 사격을 보조했으며, 최첨단 기술에 의해 마치 지면에 있는 것처럼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행위가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헬리콥터 한 쪽에 쌓여있는 열 개 가량의 탄통과 세 정의 대물저격총이 이들에게 얼마든지 추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두 명이 적당히 자세를 취한다. 하모니는 배를 깔고 엎드렸고, 유진은 바닥과 벽면에 끼워맞출 수 있는 고정대에 총기를 고정시킨 후 – 저 멀리서 꿈틀거리고 있는 점들을 십자선 사이로 겨냥했다.

        

        예로부터 즐거운 일이라 함은 적들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이었으며, 그보다도 더욱 즐거운 일이 있다고 함은 적들이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이었음이라.

        

        옛 성현들의 말씀에 맞춰, 두 명의 검지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다.

        

        적들에게 신나는 탭댄스를 강요할 시간이었다.

        

        

        

       ───투웅! 투웅! 투웅!

        

        

        

       -[ISO : 굿 샷. 적들이 아직도 바글바글하군. 옛날 헬기를 타고 멧돼지를 사냥하던 기억이 떠오르는구만. 나도 한 자리 만들어줄 수 있나?]

        

       -[ISO : 불스아이.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모습이 꼴사납구만. 하지만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

        

       -[ISO : 제대로 들어갔군. 적들이 점차 와해되고 있다. 굳이 맞추지 않아도 되겠어. 지속적으로 견제만 하더라도 아군에게 숨돌릴 틈을 충분히 벌어줄 수 있을 거다.]

        

        

        

        물론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RSASS를 연신 쏴갈기던 하모니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던 와중, 문득 벽면에 매달린 세 정의 대물저격총을 바라보게 된 것이었다. 삽시간에 표정이 악동과 같이 변하며, 유진을 향해 물음이 날아든다.

        

        

        

       “쓰실래요?”

        

       “좋죠.”

        

        

        

       -아주 물 만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어 저 눈 희번덕거린다 하모니 저저

       -기다렸구만 기다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세상 재밌는 건 지들만 다 하고 다녀 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나도 시켜줘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두 정의 AS50이 각자의 손에 들린다. 길이가 길이였기에 더 이상 엎드려서 쏘기엔 무리였고, 이내 유진이 했던 것처럼 동체 내부에 단단히 고정할 수 있도록 또 다른 고정대가 설치되었다.

        

        한편, 하모니는 여러 개의 탄통 중 누가 보아도 굉장히 엄중하게 생겨먹은 근미래적 탄통 하나를 꺼내어 열었다. 겉으로 보기엔 조금 기이하게 생긴 .50 BMG였지만, 탄통 옆에 선명하게 적힌 DARPA / EXACTO라는 영어 대문자가 기이하리만치 눈길을 끌었다.

        

        가성비를 개한테나 줘버린 50구경 초소형 자동유도 미사일. 발당 가격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 기술력의 산물이 10발들이 탄창에 짤깍거리며 채워진다. 첫 탄창을 먼저 유진에게 건넨 후, 마치 누가 재촉이라도 하듯 탄통에 든 탄환을 탄창에 낑낑거리며 끼워넣는다.

        

        한편, 그러는 와중.

        

        

        

       ───콰앙! 콰앙! 콰앙!

        

        

        

        죽음의 씨앗이 마하 3에 달하는 속도로 허공을 가로지르며, 탄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기이한 궤적을 그리더니,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적들의 몸에 닿는다. 적이 어그러진 폴리곤 덩어리로 변하는 건 그 직후였다.

        

        한 발에 한 명씩, 죽음을 파종한다. 그로부터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하모니가 합세함에 따라 그 속도는 배가 되었다.

        

        그 자리에서 4분 정도가 지나자 적들 역시도 맞대응을 시작했지만, 이미 사전에 상정했던 판도는 어그러졌다. 케네디 공군 기지 안에서 간신히 방어선을 구축한 채 버티던 이들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안팎으로 공세를 얻어맞으며 샌드위치 속 햄이 되어버린 적들이 지리멸렬하게 후퇴를 시작하는 사이, 케네디 공군 기지의 외곽 라인을 타고 우회하여 방어선 인근에 착륙한 한 스텔스 헬리콥터.

        

        

        해치가 열리며, 총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대물저격총 사이로 두 오퍼레이터가 지면을 밟았다.

        

        

        

       -[ISO : 주변을 간단히 확인해본 결과에 의하면, 활주로 자체는 그닥 문제가 없군. 대신 기지 근처의 대공 방어 시스템과 통제실 등이 거의 산산조각난 것 같은데, 도대체 뭔 일이 있었기에 이런 사단이 났는지 감도 안 잡힐 지경이야.]

        

       -[ISO : 이곳에 얼쩡대던 적들을 모두 산산조각낸 다음 그 몸뚱아리에 물어보든, 턱주가리를 전부 돌려버린 다음 CCTV를 확인하든. 선택은 자유겠지.]

        

       -[ISO : 건투를 빈다.]

        

        

        

        두 명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띄워진다.

        

        지는 노을과 함께, 두 명의 오퍼레이터가 아군과 합류하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물론 아직도 한참 남았습니다

    유진과 팀원이 벌인 일이 워낙 많다는 느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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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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