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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0

        

       “소궁주가 구음절맥이라고…?”

         

       구음절맥(九陰絶脈).

         

       절맥증(絶脈症)의 끝판 왕인 존재다.

         

       그럼 절맥증이란 무엇인가.

         

       선천적으로 음기가 강해 기의 순환을 틀어막아 버리는 것을 말한다. 기의 통로가 얼어붙어버린다고 보면 되겠지.

         

       구음절맥이란 아홉 개 대혈이 얼어붙어 죽어가는 증상이라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기의 흐름이 머리로 쏠려 오성이 뛰어나진다던가, 여성으로서 아름다운 용모를 지니게 되는 체질이 되기도 한다.

         

       “음.”

         

       포달랍궁의 소궁주가 구음절맥이라. 이건 내가 모르는 게 이상할 정도로 중요한 정보인데? 포달랍궁의 존재가 훗날 밝혀지더라도 소궁주가 이런 절맥증을 앓았다는 정보 정도는 풀릴 법도 한데.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능은 할 것 같았다.

         

       음기를 강하게 타고나는 현상은 여아에게 나타난다. 그리고 여자아이라면 성장하면서 음기가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천적으로 막대한 음기를 지닌 아이는 성장하면서 증가하는 음기를 버티지 못하고 단명한다.

         

       구음절맥이라면 아무리 관리를 해 주고 영약을 퍼부어 주어도 18세를 넘기 전에 숨을 거두는 것이 보통이다.

         

       소궁주가 단명하고 궁주만 남는다면?

         

       어느 사회가 부모가 살아 있는데 잃은 자식을 언급할까.

         

       그렇게 소궁주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화 될 테고 자연스럽게 소궁주에 대한 이야기는 잊혀질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포달랍궁이 봉문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외부와 교류하지 않는 이유도 알겠다.

         

       “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궁의 문을 걸어잠그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는 것이려나.”

         

       “이곳의 사람들도 그리 생각하고 있더군요.”

         

       “흠, 그렇다면 소궁주의 구음절맥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손쉽게 포달랍궁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어려운 방법이 되겠군.”

         

       “…예.”

         

       당소열의 말에 옥수수의 기가 살짝 죽었다. 뭐…당소열의 말은 맞는 말이었다.

         

       구음절맥은 불치병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다면 왜 포달랍궁이 문을 걸어 잠그고 저렇게 초상집처럼 있겠어. 포달랍궁이 뭐가 부족한 세력인가? 서장의 정신적 지주이자 보유한 무인, 무공의 수준 어느 곳 하나 중원의 거대세력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곳이 말이야.

         

       구음절맥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소궁주만 치료할 수 있다면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소중한 딸내미를 치료해 줬으면 까짓거 문파 좀 움직여 주는 것이 대수겠는가.

         

       “잘했다!”

         

       내 칭찬에 옥수수의 표정이 어리둥절하게 변했다.

         

       “그래, 구음절맥의 치료법을 알고 있다고 하면 포달랍궁에 들어갈 수 있겠지?”

         

       “그것은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뭐?”

         

       “어음, 이미 구음절맥의 치료법을 안다고 한 사기꾼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구음절맥이라는 것이 날 때부터 달고 태어나는 것인지라 소궁주가 구음절맥이라는 것은 이곳 서장에서 그리 대단한 비밀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기에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온갖 사기꾼이 소궁주를 치료하겠다면서 모여들었다는 모양.

         

       “특히 요 1년 사이에 소궁주 때문에 포달랍궁이 봉문 비슷한 자세를 취하자 궁주의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라 여긴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렸다고…”

         

       “참나…”

         

       그래 포달랍궁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여기 사람들 반응이 갑자기 너무 적대적으로 바뀌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주사위 따위를 없애는 재주를 보여 주면서 포달랍궁에 대해 물었으니 영락없이 중원에서 온 사기꾼으로 보였겠지.

         

       “소궁주의 치료법을 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포달랍궁에 들어갔다가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겠군.”

         

       그런데 당소열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소궁주의 치료법을 안다는게 왜 거짓말입니까?”

         

       “….뭐?”

         

       “아는데요, 구음절맥의 치료법.”

         

       두 사람이 뜨악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구음절맥 치료법, 그거 무림천하 고인물이면 다 아는 건데.

         

       *** ***

         

       나는 그냥 눈 떠보니 호천안이 되었지만.

         

       게임 [무림천하]는 어디까지나 캐릭터 시트를 작성해서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렇게 자유롭게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게임에서 부릴 수 있는 로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야말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겠지만 좀 대표적인 것을 꼽아보자.

         

       ‘단명하는 천채’나 극단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캐릭터.

         

       혹은 특정 분야를 극단적으로 성장시키거나 아니면 단순하게 미녀 캐릭터 등이 되겠지.

         

       [구음절맥]

         

       수명만 극복하면 뛰어난 오성에 빙공 재능이 따라온다. 뿐인가?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다는 설정도 있고 수명을 극복해야 하니 보상은 좋지만 사기 느낌도 안 들고 그냥 [구음절맥]이라는 특성은 매력덩어리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플레이어들의 수많은 로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마스터피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구음절맥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그 결과 구음절맥의 증상을 다스리는 법과 수명을 연장시키는 법, 재능을 보전하며 치료하는 법까지 완벽하게 분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다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다.

         

       치료법의 실현이 어려울 뿐이지 치료법 자체는 완벽하다.

         

       “정말 선배가 구음절맥의 치료법을 알고 있다고요?”

         

       “그래. 내 증상의 치료법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

         

       “구음절맥의 치료법이 실존할 줄이야…쉬이 믿기 힘든 말이지만 은공이시라면야…”

         

       “음…그렇긴 해요.”

         

       남의 깨달음도 아는 사람이니 불치병 치료법도 알 것이라 여기며 손쉽게 넘어가는 두 사람.

         

       “역시 교관님…”

         

       내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태세인 옥수수.

         

       “…나 혼자 의심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겠군.”

         

       유일하게 내 말에 의구심을 가지던 당소열이 한숨 대신 연기를 내뿜으며 수긍했다.

         

       “그래. 더 이상 치료법에 대해서 문제삼지 않으마. 그런데 어떻게 포달랍궁의 문을 열 생각이냐?”

         

       “옥수수 금의위관이 얻어온 정보대로라면 쉽지 않은 일이 되겠습니다.”

         

       “솔직히 일이 꼬였습니다. 옥수수야 좋은 인상을 남겼지만 흑묘나 여일예 소저는 이주 전부터 탐문을 하고 다녔으니 수상하게 볼 시선이 많을 테고 저는 손재주를 부린 탓에 영락없이 사기꾼으로 찍혔으니까요.”

         

       포달랍궁이 조금만 우리를 조사하면 ‘그 놈들 중 한 놈이 사기꾼인 것 같다’라는 정보를 접하게 될 텐데 과연 우리를 신뢰할까.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확실히…한번 낙인이 찍히면 그걸 벗기는 무척 힘들지요.”

         

       “아무래도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자에게 딸의 치료를 맡기는 부모는 없을 테니까요.”

         

       그렇다.

         

       금쪽같은 딸내미의 안위를 안 좋은 소문이 붙은 이에게 신뢰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

         

       어차피 한 번 돈 소문은 주워담을 수 없다. 나는 결국 주사위를 없애는 수상한 사술을 부리는 이방인이라는 딱지를 벗을 수 없다.

         

       그런데…이게 수상한 사술을 쓰는 이방인이라는 딱지는 지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생각해보시지요. 딸아이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뭐라도 하나 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 아니겠습니까?”

         

       “음….”

         

       “그런데 도시에서 사람들이 환장하는 재주를 부리는 중원인 집단이 나타난다면? 아무래도 관심이 가겠죠?”

         

       “곡마단이라도 되자는 건가? 음…이목을 모을 수야 있겠지만은…”

         

       “어허, 곡마단이라뇨. 우리는 그렇게 흔해빠진 예인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마술사가 될 겁니다.”

         

       “마술사?”

         

       아직 내 마술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옥수수와 당소열의 얼굴에는 의문이 서렸고.

         

       “황금가 앞에서 선보였던 사술 공연입니까…과연 효과는 있겠군요.”

         

       고개를 주억거리는 여일예. 흑묘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곳은 변방이고 선배의 재주라면 사람들이 신기해하면서 몰려들긴 하겠죠. 그런데…그정도로 포달랍궁이 관심을 줄까요?”

         

       “좋은 지적이야!”

         

       나는 고개를 들어 위쪽을 바라보았다.

         

       산 꼭대기에 마치 요새와 같이 성벽을 두르고 고고하게 서 있는 위용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이쪽에서 손쉽게 포달랍궁을 올려다볼 수 있는 것처럼 포달랍궁에서도 라사의 거리를 손쉽게 내려다 볼 수 있겠지.

         

       “고작해야 사람들 좀 모이고 입소문이 도는 정도로 반쯤 봉문에 들어간 포달랍궁이 우리에게 관심을 준다는 것은 너무 과한 기대지!”

         

       그러니까 관심을 주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 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소소한 마술 공연을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아무리 관심을 끊으려고 해도 도무지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시끄럽고 화려하고…대규모 공연을 벌여야지.

         

       “어마어마한 무대 마술들을 펼쳐보자고.”

         

       *** ***

       

       아무리 대단한 카드 마술이라도 그 기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소수로 한정되어 있다. 다이아 7이 감쪽같이 하트 3으로 바뀌어도 그걸 보는 사람이 2장만 떨어져 있어도 그 마술의 신기함이 제대로 와 닿을까?

         

       5장 밖에서 보면 뭐가 뭔지 구분도 어렵겠지.

         

       그러나 모자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마술은 어떨까?

         

       10장 밖에서 봐도 신기하지 않겠는가?

         

       그럼 관 속에 갇힌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마술은?

         

       30장 밖에서 봐도 신기하겠지.

         

       그런 마술들을 준비할 것이다.

         

       나는 침을 튀기며 당소열에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칼날을 꽂은 철 상자가 반으로 딱! 갈라지는 거죠. 반으로 잘렸다고 생각한 사람이 살아 움직이고 바퀴 달린 철 상자가 두 쪽으로 나뉘어 무대를 달리고! 그 상자를 합치고 칼날을 뽑아내면 뿅하니 사람이 살아나는 겁니다.”

         

       당소열이 감탄을 내뱉었다.

         

       “오, 정말 대단하군. 그래서 그 장치는 어떻게 만드는거지?”

         

       “그건 이제부터 스승님이 고민하셔야죠.”

         

       “…?”

         

       나는 뭐 프로 마술사도 아니었고 마술 도구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냥 대략적인 원리 정도만 알 뿐이지 실제 물건을 만드는 건 알 수 없는 영역.

         

       발상만 제공할 뿐 실현은 당소열의 몫이었다.

         

       애초에 미래의 천하제일 장인이자 온갖 발명품을 생산해내는 공학자인 당소열을 믿고 수립한 계획이었다.

         

       나는 문과 졸업생이라고.

         

       앞으로 개같이 굴려져야 할 공학자의 숙명을 깨달은 당소열이 망치를 쥐고 내 머리통을 노려보는 소란이 있었지만 내가 옆에 붙어서 현대의 마술도구들의 원리와 대략적인 조형등을 차근차근 알려주기 시작하자 반응이 바뀌었다.

         

       “흥미로운 발상이로군.”

         

       아무래도 현대의 공학기술이 결합된 부분이 당소열의 공순이 정신을 자극했는지 이런저런 설계도를 그리며 몰입하기 시작했다.

         

       마차에 다는 공중자세제어장치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당소열이라면 이 정도 마술도구는 오래지 않아 구현해 낼 수 있겠지.

         

       당소열에게 장치 구현을 맡겼다고는 하지만 나라고 노는 건 아니었다.

         

       “결국 선배에게 정식으로 도박기술을 배우는 날이 오는군요.”

       “호 낭인님의 도박기술을 배우게 될 줄이야..! 따라나오길 잘했군요.”

         

       “후후, 은공의 기술을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배우게 될 줄이야.”

         

       “아, 아무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마술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포달랍궁에서 궁금해 견디지 못할 정도의 소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내가 큼직한 마술을 한다고 해도 무대 뒤에서 마술을 보조해 줘야 할 사람도 필요하고, 그 외에도 작은 마술들을 보여주며 큰 마술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 줘야 할 보조 마술사들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행들에게 마술을 가르쳐야 했다.

         

       날 오래 따라다닌 흑묘는 이미 간단한 마술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태고 당도연 역시 당가의 직계니 손재주는 보장된 상대다.

         

       여일예와 옥수수의 손재주야 지금부터 알아 가면 되고.

         

       이들을 빠른 시일 내에 마술사로 조련해야 했다.

         

       당소열이 무대 장치를 언제 완성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무대 장치가 완성되기 전부터 라사에서 작은 마술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마술의 생소함을 없애고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 놓아야 하니까 말이야.

         

       나는 손바닥을 비비며 말했다.

         

       “이제부터 마술 연수를 시작해보죠.”

         

       서장에 길이길이 전설로 남을 마술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공돌이는 갈려야 제맛.

    중원의 마술 군단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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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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