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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2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선계문이 있는 곳에 방문했지만 그 곳에 있는 것은 검선이 아닌 다른 신선이었다.

       

       “검선께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떠나셨다.”

       

       그 노친네. 본인에게 진 것이 상당히 분했던 모양이구나.

       

       노구를 이끌고서 또 다시 수련을 하러 떠나다니.

       

       쯧. 낙일검이라는 것이 검으로 태양을 떨어트린 것이 아니라 도술을 뒤섞어 사기를 친 것 아니냐 놀려줄 생각이었는데 눈치가 빠르군.

       

       다음에 만난다면 반드시 한 소리를 해주어야겠구나.

       

       찡그려진 눈으로 날 지켜보고 있는 신선에게 패를 꺼내어 보여주었더니 그가 숨을 들이켰다.

       

       “그것은.”

       “종선이 이야기하길 이를 보여주면 지나갈 수 있다던데.”

       

       문지기는 내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날 노려보며 옆으로 물러났다.

       

       그리고서 패를 문 앞에 들이밀자 자연스럽게 문이 열렸다.

       

       호오. 이거 참 신기하구나.

       

       선계문이라는 게 이리 손쉽게 열리는 것이었나?

       

       하기야 본인은 여태까지 열쇠가 없어 문을 비집어 뜯어내기만 했으니.

       

       열쇠를 들고 오면 쉬이 열리는 게 당연하겠지.

       

       문을 넘어 선계로 향하니 문의 앞에 종선이 서 있었다.

       

       “오랜만이군. 어때. 도술의 수련은 잘 되어가나?”

       

       그는 친한 체를 하며 너털웃음을 흘렸지만 그 눈은 달랐다.

       

       조심스레 나를 관찰하는 눈동자에선 본인이 왜 여기에 왔는지를 궁금해 하는 것이 훤히 보였다.

       

       높으신 분께서 직접 이 곳에 행차하신 것도 본인에게 직접 대응하기 위해서겠지.

       

       허나 그 걱정은 뒤편에서 바루가 종선님! 이라 외치며 나타났을 때에 사라졌다.

       

       본인이 바루를 데리고선 미친 짓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 생각하나?

       

       정확한 평가다.

       

       “신령님도 오랜만입니다. 수련은 잘 되십니까?”

       “물론입니다. 알려주신 덕분에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한 번 구경을 하고 싶군요.”

       “물론 저도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만 그 전에 먼저 여쭈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바루가 종선에게 지금 내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도술의 대전제를 무시했음에도 도술을 쓸 수 있었노라고.

       

       여태까지 내 물음을 던졌던 이들은 하나 같이 그를 보고서 놀람을 보였으나 종선은 달랐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듣다가 바루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그게 별일이냐는 듯 이야기했다.

       

       “간단한 일이지 않습니까? 세상이 민가를 자연이라 인정한 것이지요.”

       “예?”

       “허?”

       

       분명 종선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언어로 되어 있었지만 그렇다 하여 이해할 수 있는 말이라는 건 아니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세상이 나를 자연이라 인정했다니?

       

       “그대가 지닌 격이 드높다는 이야기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을 했다만 이리 묻는 것을 보니 몰랐던 모양이구나.”

       

       그러니까 본인의 격이 인간을 벗어났기에 도술을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냐?

       

       돌아버리겠군.

       

       저 말을 한 게 돌팔이였다면 참신한 개소리를 하는구나 생각을 하고 넘겨버렸을 터이다만 이 자는 가장 긴 세월을 살아 온 신선.

       

       이 놈의 말을 헛소리라 치부할 수는 없다.

       

       “신선이 되고 싶진 않다만.”

       

       그대들의 삶은 본인이 바라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내가 툭하고 내뱉은 말에 종선이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걱정마라. 작금의 그대는 신선이 되고자 해도 될 수 없을 테니.”

       “그렇담 다행이구나.”

       

       본인은 본인의 육신을 내던지고서 하늘로 날아오를 생각이 요만큼도 없거든.

       

       *

       

       “민가야. 그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인간이었구나.”

       

       종선과 이야기를 끝마치고서 선계를 떠나는 길에 바루가 눈을 빛내며 그리 이야기했다.

       

       “그 소리는 이전엔 대단치 않다 여겼단 것이냐?”

       “그런 말이 아님을 알지 않으냐.”

       “농이다. 농.”

       

       무슨 소리를 하려는 것인지는 알겠다.

       

       솔직히 말을 해서 본인도 약간은 놀랐던지라.

       

       본인의 격이 인간을 넘어섰다니.

       

       인간으로 남은 채 지상에 머무르고 있다 생각했는데 실은 이미 그 위를 오르는 중이었단 소리잖으냐.

       

       그렇다면 본인을 가로막았던 벽이라는 것도 본인의 격과 관계가 있을까.

       

       “종선님의 말에 따르면 민가 그대는 우리 신령들과 비슷한 상태라는 것이니 가르치기도 한결 수월하겠구나. 우리가 사용하던 방식을 그대로 쓰면 되니까.”

       “신령들도 도술에 관해 배우는 것이냐?”

       “당연한 소리를. 우리라고 처음부터 자유자재로 도를 보고 그릴 줄 아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만났던 신령들은 대개 어느 정도 위엄을 가지고 있었다만 그것들이 모두 다 교육의 결과인 것인가.

       

       애초부터 신령을 그리 대단한 존재라 생각하지는 않았다만서도 마음 속 평가가 더더욱 떨어지는 듯한 느낌은 어찌할 수가 없군.

       

       “그래서 그 방법이란 게 무엇이냐.”

       “반복 그리고 숙달이지. 네가 다른 이들에게 무공을 가르칠 때 그러는 것처럼 먼저 내가 예시를 보여주마. 그러면 네가 따라하는 것이다.”

       

       어차피 나는 도가 그리는 길을 볼 줄 알고,

       

       또한 기운을 다루는 데에도 숙달되어 있으니 기본기는 이미 충족된 상황.

       

       이제부터는 무공을 수련하는 것처럼 도술을 보고 배우며 익혀가면 된다고 바루는 이야기했다.

       

       “일단은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을 하자꾸나. 우선은…”

       

       *

       

       – 화하!

        – 오늘도 화룡무인인가.

        – 화산이 아니네?

        – 여기 화음이잖아.

        – 뭐 먹으러 왔음?

       

       방송을 켜자마자 촤르르 올라가는 채팅들을 보고 있으면 저들은 내가 방송을 키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방송을 키는 시간을 딱히 정해놓지도 않는데 어찌 저리 빠를 수가 있는 것인지.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운기 석식은 하고 오셨습니까?]

       

       “그것도 슬슬 지겹구나. 이제 내용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느냐?”

       

       처음에야 저런 헛소리가 거슬렸다만 지금에 와서는 지루할 따름이다.

       

       내 저와 비슷한 것을 하루에 몇 번이나 듣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본인을 놀리고 싶다면 더 창의적인 것을 들고 와야 할 것이야.

       

       – ㄴㅈ

        – 슬슬 내성이 붙으셨네.

        – 만날 나오는 게 저런 거니까.

        – 아. 처음이 제일 재밌었는데.

       

       “그대들이 아무리 발작한들 본인의 평온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야.”

       

       내가 가볍게 도발을 하자 채팅창에서 온갖 이야기가 튀어나왔지만 하나 같이 이전에 들어보았던 것들뿐이었다.

       

       쯧. 집단지성이라는 게 이토록 창의성이 모자랄 줄이야.

       

       “되었다. 그보다 오늘 무얼 할 것인지나 이야기해주마. 오늘은 화룡무인의 튜토리얼을 끝내고 가벼운 의뢰를 하나 수행할 것이다.”

       

       – 안했었음?

        – ㅇㅇ. 안했음. 튜토 시작만 했을 걸.

        – 왜 난 한 줄 알았지.

        – 그 동안 한 게 너무 많아서.

       

       – 정보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튜토리얼 깨기 전에 한 일 목록. 화산문주 격파. 화산 설립. 무림맹 분쇄. 천마와의 대전 승리. 선계진입 등.]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본인이 화룡무인의 세상에서 한 일이 많기는 하구나.

       

       대개 즉흥적으로 한 일일 뿐이지만 그 규모를 따지면 어느 하나 가벼운 것이 없어.

       

       이 세상에서까지 저리 파란을 일으키며 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는 한 번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다만 본인이 무력을 사용하게 되면 일이 너무 쉬워질 터. 본인은 상대를 공격할 때에 도술만을 사용하도록 하겠다.”

       

       – 이제 도술 쓸 수 있나보네.

        – 어제 이상하게 해서 바루랑 백주한테 잔소리 들었잖아.

        – 둘이 기겁하는 거 꿀잼이긴 했음 ㅋㅋ

        – 또 깽판 치는 거 아니지?

       

       “본인을 무어라 생각하는가. 이번에는 제대로 배워왔다.”

       

       내 낭인객작에 들리기 전에 미리 본인의 성과를 보여주어야겠구나.

       

       본인은 방송을 키기 전까지 바루에게 도술을 배웠다.

       

       내가 행하는 것을 보고 바루가 왜 잘하느냐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지.

       

       “잘 보거라.”

       

       우선은 바람을 일으키는 도술이다.

       

       단순한 산들바람이 아닌 나뭇잎을 양단할 정도의 칼바람이지.

       

       그 다음은 손바닥 위에 수구를 만들어 내는 도술이다.

       

       위력은 없지만 충분히 유용한 기술이긴 하다.

       

       마지막으로 도깨비불이다.

       

       허공에 불을 만들어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지.

       

       방금 전 바루에게 배워 온 세 가지 도술을 시연해 보인 후 채팅창을 살폈다.

       

       어떠냐.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하루만에 이 정도 기술을 익힌 것이다.

       

       본인의 재능이 놀랍지 않으냐?

       

       칭찬을 바라고서 시선을 돌렸지만 거기에 올라오는 반응은 실로 애매했다.

       

       – 와. 대단하다.

        – 역시 천마님! 무대를 찢어놓으셨다!

        – 대단한가?

       – 어허. 눈치 챙겨.

        – 아니 근뎈ㅋㅋ 평소 보여주던 거에 비하면 너무 허술하잖앜ㅋㅋ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역시 화산의 문주답게 파이어볼을 사용하시는 군요.]

       

       “그건 또 무슨 헛소리냐.”

       

       대체 화산과 파이어볼이라는 단어에 무슨 연관이 있는가.

       

       화산파의 앞에 화라는 단어가 달려있어서 그러는 것이야?

       

       하. 어이가 없다 못해 짜증이 나는 군. 발상의 정도가 너무 유치해서 따지는 시간조차 아까울 지경이다.

       

       – 긁혔다.

        – 긁혔넼ㅋㅋ

        – 화산 문주의 파이어볼! 효과는 굉장했다!

       

       내가 미간을 찌푸리자마자 방금 전과는 다른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빌어먹을 것들 같으니.

       

       본인이 감탄하라며 보여준 도술에는 억지로 감탄한 체 하더니 본인이 짜증을 내니 바로 기뻐하는 것이야?

       

       그래. 이게 다 나의 잘못이구나.

       

       그대들처럼 안목이 없는 자들에게 기대를 한 내 잘못이야.

       

       “방금 배운 것이 이렇게 깔끔하다니. 역시 민가구나.”

       

       바루. 내게는 그대밖에 없다.

       

       그대처럼 안목이 있는 자는 이리 칭찬을 해주는 데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들은 본인을 비난하기 바쁘니.

       

       본인이 이해를 해주어야겠지.

       

       하수들은 하수로 살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

       

       목도리마냥 매달려 있는 바루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준 나는 튜토리얼을 진행하기 위해 객잔으로 향했다.

       

       낭인 객잔은 처음 보았을 때의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괜찮은 요리를 파는 곳이니 좀 더 크기를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여니 안에 있는 무인들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그리고는 모두가 합이라도 맞춘 것처럼 눈을 피했다.

       

       나와 관여되고 싶지 않다는 듯이.

       

       – 객잔이 이렇게 조용했었나?

        – 젓가락 움직이는 소리도 안나.

        – 화령 THE 도서관 제조기.

       

       그 침묵 속에서 발을 움직여 객잔의 여주인에게로 향했다.

       

       여주인은 도움을 바라는 듯 필사적으로 눈동자를 휘저었지만 그 누구도 여주인의 눈동자를 바라봐주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당혹 속에서 나와 눈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오…오랜 만에 뵙습니다. 화산의 문주시여.”

       “그래. 오랜만이군.”

       

       내게 대답을 하는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아니 내가 여기서 무얼 했다고 이런 반응인 것인지.

       

       한 번 깽판을 치긴 했다만 그야 무림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는 일 아닌가.

       

       “이 비루한 곳에는 어쩐 일이신지요.”

       “의뢰를 받으러 왔다.”

       “…예? 의뢰말입니까?”

       “그래. 본인도 이곳에 소속되어있지 않나.”

       

       낭인이 의뢰를 받는 게 무어가 이상한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낭인(화산문주. 무림맹 상대로 승리. 무림맹의 주적. 천마신공의 사용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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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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