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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2

    <232 – 싹이 보이는 후배>

     

    <데이브의 연애편지>

    <가드의 강의시간에 몰래 먹던 포테이토칩>

    <답안지를 훔쳐보는 투시안경>

     

    대박이 났다.

     

    “이거 봐요, 2대모자씨. 연애편지를 득템했어요!”

    “…그게 그렇게 좋아?”

    “2학년 상급반 학생의 연애편지라면 물물거래로 굉장한 아이템이랑 바꿀 수도 있다고요?”

     

    투시안경 같은 건 당연히 취급하지 않는다.

    안경충들은 평범한 안경도 좋다고 하는데 기능까지 달려있으니 아주 좋아죽을 아이템이지만 그래봤자 저학년이 만든 투시안경이다.

    마법장벽을 투시하려면 투시율을 높여야하는데 그러면 마력광이 새어나오고 안경에서 지 혼자 역광이 발생하며 은은한 푸른빛을 생성하면 “컨닝중이에요! 컨닝하고 있어요!!” 라고 교관들에게 대놓고 외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이유로 역광이 자주 드리우는 수상한 안경쟁이들은 필기시험 교관들의 경계 1순위다.

     

    [당신은 미리 가져온 자루에 압수물품 45종을 쓸어 담았습니다.]

     

    산타클로스마냥 두둑한 선물보따리를 챙기고 압수실을 뜨려는데 맞은 편 방이 눈에 보였다.

    메이드가 훔쳐보던 자료.

    뭐였을까?

    쪼르르 달려가 흘끗 보니 생각보다 흥미롭다.

    범죄를 저질러 대감옥에 갇힌 수감자에 대한 이송기록이었다.

    어지간한 짓은 다 저질러도 학생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럴 수도 있지, 이러고 넘어가는 아카데미에서 감옥 가는 학생들은 정말 보통내기가 아니다.

    과연 수감일지에 이름이 올라간 학생의 수감사유는 감옥에 갇혀 마땅했다.

     

    ━━━

    수감일지

     

    수감자 성명 : 유미

    수감자 클래스 : 모기술사

    수감사유 : 애완모기를 이용해 동급생들의 피를 훔쳐서 만성피로, 회복저하, 빈혈, 간지러움 유발 및 이로 인해 추락사고 3건, 실습도중부상자 발생 7건.

    또한 20만 포인트에 달하는 혈석암거래를 주도한 정황이 추가로 발각되어 여죄를 묻게 됨.

    추정 피해자 수 : 학생 215명, 교직원 13명, 핑크베리 교수

    수감장소 및 기간 : 대감옥 2층, 2주

    보석금 : 30만 포인트

     

    ※해당 수감자의 처벌은 핑크베리 교수님과 학생회가 맡았음을 기록한다.

    ※보석금을 지불할 시, 핑크베리 교수님이 7 학생회가 3을 가져간다. 교관들은 공증인이 될 것을 강요당해 공증을 섰다.

    ━━━

     

    뒷면에는 작게 핑크베리 개새끼라고 직원의 낙서가 적힌 것까지 실로 완벽한 수감일지였다.

     

    “흐응~. 대감옥에 갇힌 사람 중에도 스파이가 있나보네.”

    “신고하면 보상은 기대해도 되겠어.”

    “신고? 그런 짓을 왜 해요. 그런다고 저한테 보상을 두둑하게 한 몫 챙겨주는 것도 아닌데.”

     

    2학년 진급권도 포인트로 파는 비정한 아카데미에서 보상이 짠 일을 무급봉사나 다름없는 저렴한 가격에 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유미는 일전에 혈석거래를 하면서 안면도 튼 거래상대가 아닌가.

     

    “마침 잘됐네요. 메이드들에게 들키지 않은 덕분에 여유시간이 제법 남았어요.”

     

     

    * *

     

     

    대감옥 지하2층.

    모기술사 유미는 손목에 남은 로프자국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입을 삐죽였다.

     

    “치사한 녀석들. 그깟 피 좀 훔쳐간다고 2주나 강의도 못 듣게 하다니.”

     

    자이언트모기들이 조금 크기가 크기는 했다.

    그래도 죽지 않을 정도로만 피를 빨지 않았나.

    빈혈? 어지럼증? 추락사고?

    그거야 멋대로 모기한테 겁을 먹고 일어서거나 도망치려다 넘어지고 추락한 놈들 잘못이지.

    모기한테 물린 배가 간지럽다고 실습 도중에 배를 긁는 것도 순 바보들이다.

    실전에서 제 앞에 창칼이 들이밀어지는데 배 긁다가 죽는 바보라도 될 작정인가?

    그 멍청이들은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

    실전에서 일어날 수 있을 바보 같은 죽음을 사전체험으로 겪어보고 같은 실수를 실전에서 하지 않도록 주의할 수 있을 테니까.

    교수도 마찬가지다.

    교수 짬에 간지럼 못 참고 한 방 먹은 잘못이지, 자기 체면이 좀 상했다고 학생한테 이렇게까지 할 게 뭐란 말인가!

     

    “모기술사 유미. 면회다.”

    “나한테?”

     

    면회를 올 반 친구가 있었나?

    유미는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기분 나쁜 모기나 몰고 다니는 년.

    -인류의 적. 나가서 죽어버려.

    -너 같은 년은 3학년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워. 이 4학년 같은 년.

     

    …역시 없을 텐데.

    동급생은 전부 자신을 싫어했다.

    면회장에 나가보니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역시나 반친구 따위가 아니었다.

    고양이귀 머리띠에 블랙 앤 화이트 투톤의 가슴이 부각되는 미드전투력이 충만한 차림새의 메이드.

    꼬리를 살랑거리지도 않고 꼿꼿하게 세운 수인메이드의 등장에 유미는 대놓고 의아해하였다.

     

    “메이드가 여길 왜 와요? 설마 내 방에 있는 짐 빼서 가져다주려고?”

    “비인기 클래스를 지녀서 자유를 박탈당한 몸이 된 처지가 원망스럽지 않으십니까?”

    “무슨 고양이풀 뜯어먹는 소리야?”

    “당신을 이곳에 가둔 교수와 학생회, 동급생들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들은 당신이 축축한 지하실에 갇힌 동안 대운동회의 청춘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흥. 얼어 죽을 대운동회. 청춘은 무슨, 고학년의 실수에 휘말려서 돌연사나 안하면 다행이지.”

     

    유미는 대운동회의 포인트 따위에 매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부유했다.

    혈석암거래로 벌어들인 20만 포인트를 보석금으로 지불하고 나오라며 교수와 학생회는 2주의 형량을 때렸지만 그녀도 모기 피를 빨아먹어 혈마법을 사용할 정도로 독한 여자였다.

    그냥 2주를 버텨서 모은 포인트를 모조리 제 것으로 삼겠다는 악독한 근성!

     

    “복수야 2주 뒤에 나가서 해도 그만이지.”

    “지금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다면 폐쇄된 구교사의 미술실을 찾아가십시오. 당신에게 도움을 줄 사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흥. 너도 어차피 비키니전사단이나 마인결사단처럼 이름도 순 이상한 조직에 들어오라는 영입제안이나 하러 왔지? 꿈 깨. 어림도 없어. 나는 비키니아머를 입지도 않을 거고, 마인결사단 코스튬 블랙하이레그도 입지 않아. 더 이상한 옷은 말할 것도 없고.”

     

    유미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메이드의 신분으로 아카데미에 잠입한 재주는 높이 평가한다.

    악의 조직치고 이만큼이라도 재주를 선보이는 조직은 없었으니까.

    그래도 너희가 없어도 혼자서도 잘해왔던 몸이다.

    다음에는 보다 은밀하게 모기를 운용해서 수면장애가 생기지만 빈혈로 쓰러지지는 않을 애매한 양의 피만 훔쳐서 괴롭힐 결심을 하는 그녀에게 복수를 거들 외부인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었다.

     

    “앗 여기였구나! 어쩐지 감방 안에 없더라니.”

     

    그런데 메이드의 위, 환풍구에서 면회실 안으로 고깔모자를 쓴 아이가 교복치마를 나풀거리며 팬티스타킹이 다 보이도록 폴짝 착지했다.

    소리 하나 없이 착지한 아이는 고양이귀에 고양이꼬리를 달고도 어딘지 모르게 미묘하게 수인 느낌이 안 들던 메이드와 달리, 조용한 사냥꾼이라는 고양이스러운 면모를 걸음 하나 동작 하나에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구사하였다.

     

    “너도 저 메이드와 같은 패거리야?”

    “아닌데요? 의뢰하러 왔어요!”

    “조직에 들어오면 꺼내주겠다는 제안은 거절이야.”

    “엣 그건 무리죠. 감옥에는 그냥 계시고 모기 좀 잠깐만 빌려주세요!”

    “…잠깐. 그 명량한 목소리에 작은 키는… 너, 전에 혈석 거래했던 오크노디 맞지?”

     

    손으로 쭉쭉 잡아 땡기고 싶은 찰진 볼따구에 보조개를 피우며 오크노디가 수긍했다.

     

    “기억하시는구나!”

    “거래상대라면 환영이지. 근데 모기를 데려가서 어디다 쓰려고? 그 이전에 다룰 줄은 알고?”

     

    지당한 의문이었다.

    모기술사처럼 희귀한 클래스를 얻지 않고서야 저 작고 하등한 생물을 지배하는 일은 보기와 달리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배마법은 대상이 제압된 상태로 술식이 새겨지기까지 가만히 있어야하는데 모기는 기본적으로 미친 듯이 빠르고 날래다.

    술식이 새겨질 때까지 가만히 있지도 않는다.

    평범한 소동물과 달리 신체면적도 작기에 자이언트 모기를 대상으로도 꽤나 정성들여서 적은 면적에 높은 지배명령이 실린 고난이도 술식을 새겨야 한다.

    테이밍 난이도로 치자면 어지간한 레어몹 테이머 그 이상의 난이도를 지닌 모기!

    그런 주제에 전투력은 낮고 유틸성 위주의 유해동물과 몬스터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놈들이니 2학년도 지배를 어려워하는 마당에 1학년은 가망이 없었다.

     

    “한 마리 꺼내보세요. 보여드릴게요!”

    “자신감은 대단하네. 정 그렇다면 한 번쯤은 기회를 줘볼까.”

     

    왜애앵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날아오는 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의 모기 한 마리.

     

    “물어!”

     

    왜앵!

     

    주인의 외침에 답하는 개처럼 왜앵왜앵 짖으며 달려드는 모기.

    날개를 접으며 나선으로 비행 각도를 틀어 단숨에 시야의 사각으로 파고든다.

    배후에서부터 헛손질을 유발하며 공격이 빗나가는 순간 단숨에 뽀얀 살갗에 기다란 침을 꽂을 생각에 신이 난 모기.

     

    “마비!”

     

    야심찬 모기의 꿈은 자신을 중심으로 주변 1m의 공간을 모조리 마비시키는 오크노디의 마법에 적중하며 차가운 면회실바닥에 추락했다.

     

    “음. 훌륭한 모기술사라면 모기를 제압하는 방법도 익혀야지.”

     

    유미는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술식부여, 사일런스!”

    “소리를 내지 않는 모기? 후배는 그런 취향이구나. 무음의 모기도 나쁘지 않지. 언제 피를 빼앗겼는지도 모를 피도둑을 만들 수 있으니까.”

    “술식부여, 슈팅!”

    “우와. 그 작은 모기한테 술식을 두 개나 새겨? 실력이 정말 좋구나.”

    “술식부여 인비저블! 술식부여 카모플라쥬! 술식부여 블러디부스터!”

    “…후배야?”

     

    술식을 몇 개를 새기는 거야.

    저거, 나보다 더 잘하지 않아?

    유미의 눈에서 동공이 떨리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싹이 잭과 콩나무급으로 보이는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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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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