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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3

       

        

        

        

       “드론 플랫폼이라고?”

        

       “정식 명칭은 드론 전개 플랫폼 52번 설계안, DDP-52. 뉴헤이븐, 하트퍼드, 그리고 윈저 록스…각각 코네티컷의 하부, 중부, 상부에 일직선상에 위치해있는 도시에 하나씩 놓여있지. 현재 전면전을 막고 있는 유일한 방어책이기도 하고.”

        

        

        

        뉴 런던에서의 작전이 끝난 후로부터 하루.

        

        어느 정도 깔끔하게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심문에 들어간 크로우가 덤덤한 말투로 덧붙였다. 거짓말하는 기색은 없었다. 목을 통해 심어진 나노머신이 주는 살해 협박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도 사실상 많은 것들을 내려놓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맥킨지 지부장은 수두룩하게 튀어나오는 고급 정보들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심문을 이어갔고, 나와 하모니는 유리창 너머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종의 컷신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방어책이라. 러시아군 쪽에 드론을 가지고 발기부전제라도 몰래 살포 중인가?”

        

       “재밌는 농담이군.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고. 두 사람에게 칼을 한 자루씩 쥐여준 다음, 양쪽의 눈을 몽땅 가려버리는 거지. 그렇다면 두 명이 편히 싸울 수 있겠나?”

        

       “…그 드론 전개 플랫폼을 통해 눈을 가렸다? 어떻게?”

        

       “하. 전파 방해, GPS 혼동, 지형 데이터 조작, 좌표 혼선. 불가능한 게 뭐가 있겠나? 대신 러시아군 역시도 영향을 받았지. 양쪽이 공멸해버리면 박쥐의 존재 의의가 없거든.”

        

       “요컨대 전쟁 억제기란 셈이로군,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자세한 제원을 아는 대로 말해줘야겠어.”

        

        

        

        짤막한 정적.

        

        그는 되는지 안 되는지를 말하기보단 필요한 것을 즉각적으로 언급했다.

        

        

        

       “지문 인식 장치, 홍채 인식 장치, 음성 인식 장치, 그것들을 전부 연결할 수 있는 저장용량 빵빵한 랩탑 하나 정도가 필요하겠어. 아르테미스 네트워크에 접속하려면 필요한 게 꽤 많거든.”

        

       “기어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보자고.”

        

        

        

        20초도 지나지 않아 한 명의 인원이 노트북을 들고 들어오는 가운데, 맥킨지의 손목에서부터 쏘아진 스캐닝 라이트가 크로우를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랩탑이 켜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그는 타자를 치기 위해 조심스레 손가락을 올렸다.

        

        본사 사이트에서 특정한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이카루스 기어를 통해 획득한 생체 데이터를 입력하자, 고작해야 1분도 지나지 않아 아르테미스의 네트워크가 노트북 위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힐끔.

        

        그 와중 그의 시선이 손목으로 향했다.

        

        

        

       “지랄맞게 탐나는구만. 진즉에 저런 시계 하나쯤 손목에 차고 있었으면 구질구질한 뉴욕 북부에 처박혀있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 심리 데이터까지 진즉에 알려졌으니 예비 오퍼레이터 명단에 못 올랐던 게 아니겠어, 박쥐?”

        

       “명분보단 실리. 대의보단 현실이지. 하지만 명분과 대의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주 좆같이 세더군. 본토까지 발을 들인 슬라브 새끼들까지 역관절로 깔끔히 접어버릴 줄은 누가 알았겠나?”

        

        

        

        탁.

        

        그리 말하며 그가 손가락을 멈춘다. 드론 전개 플랫폼에 관련된 데이터가 노트북의 저장 장치 위로 사뿐히 내려앉자, 그와 연동된 이카루스 기어가 선명히 빛나며 허공에 관련 데이터의 홀로그램을 토해낸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맥킨지 요원이 어처구니없단 듯한 말을 입에 담았다.

        

        

        

       “요즘은 전파 방해, GPS 혼동, 지형 데이터 조작, 좌표 혼선이 가능한 드론이 EMP에 자폭도 가능하고, 총도 쏘나 보네. 아르테미스는 아주 개좆같은 것들만 골라서 만드는 재주가 있나 봐? 하긴, 그러니 이카루스 기어의 스킬 개발에도 참여했겠지.”

        

       “칭찬 고맙군.”

        

        

        

        어처구니 없는 대답. 순간 이걸 후려칠까 말까 하는 표정을 지은 맥킨지 대원이었지만, 크로우가 계속해서 덧붙였다.

        

        

        

       “말했듯이, 각 드론 전개 플랫폼은 뉴헤이븐, 하트퍼드 공항, 그리고 윈저 록스의 브래들리 국제 공항에 한 대씩 배치되어 있다. 총괄기는 윈저 록스에 있고. 하나의 플랫폼은 최소 반경 100km 이내의 정찰 및 타격이 가능하지.”

        

       “잠시만 입 닫아주겠어?”

        

        

        

        그녀가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에 대한 최종적인 대답을 알고 있었다.

        

        아주 섬세한 정찰이 가능한 드론 플랫폼. 그리고 이를 운용하는 회사는 러시아와 결탁했다. 그리고 총괄기는 윈저 록스에 있고.

        

        따라서 해당 기체의 운용 권한을 얻게 된다면-

        

        

        

       “…잘만 하면, 이걸로 코네티컷 근방에 있는 모든 러시아 함대 및 상륙군 사령부의 위치를 속속들이 알 수 있겠어.”

        

       “필요하다면 야센급, 아쿨라급, 오스카급 핵잠수함의 위치까지도 줄줄 불어드리지. 러시아 새끼들한테 고문받으면서 몸이 좀 많이 나갔으니, 그쪽 같은 집행자들한테 깽값 청구에 도움이 될 정보 한두 개 더 풀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거 고마운 말이군. 나중에 교수형 집행 시 목을 멜 밧줄의 재질을 좀 더 부드러운 걸로 바꿔줘야겠어.”

        

       “망할, 그 꼬라지가 보기 싫어서 협조하고 있잖아. 좀 봐달라고. 코드네임이 크로우에서 행맨으로 바뀌는 건 나처럼 삶을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너무 가혹하지 않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갓 크 로 우 황 크 로 우 짱 크 로 우 ! ! ! !

       -아가리 터는 거 하나는 원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좆같이 해도 호감가는 캐릭 원탑ㅋㅋ

       -이러고 나중에 뒤지는거 아니냐 진짜?

        

        

        

        역시 크로우. 과거 팀원들이 농담 삼아 물에 빠뜨려도 입만 동동 뜰 것 같다고 평가한 이유가 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드론 전개 플랫폼은 분명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것이 적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건 아니다.

        

        까놓고 말해 현대 군 전력이 강한 이유는 사람도 사람이지만 무엇보다도 장비 때문이었다. 드론 수천 대 정도 운용한다고 하여 공수전차와 자주포,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등을 까부술 수는 없단 뜻이었다.

        

        드론이 아니라 레일건 정도 달린 공중기라면 몰라도.

        

        하지만 현대전은 화력만큼이나 그것을 쓰는 방향성 또한 중요했다. 괜히 좌표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란 소리였다.

        

        

        

       “크루즈 미사일로 전부 날려버리죠.”

        

       “뭐?”

        

       “320km 가량 떨어져있는 뉴저지, 800km 정도 노퍽의 해군 기지에 미 해군의 잔존 병력들이 결집하고 있습니다. 못해도 최소 100발, 많으면 350발 정도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드론을 통해 러시아 레이더를 교란하고 아군에게 좌표를 제공하면 상당히 재미를 볼 수 있을 텐데.”

        

        

        

        내가 말했지만 내가 말한 게 아니었다.

        

        컷신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입이 열린 것이었다. 요컨대 만약 하모니가 분대장을 잡고 있었다면 하모니의 입과 목소리를 빌어 해당 내용을 언급했을거란 소리였다. 그게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아이러니할지도 모른단 상황은 둘째치더라도.

        

        한편 그와는 별개로, 맥킨지는 마이크를 통해 심문실로 흘러들어간 내 목소리를 듣고는 심도깊은 고민에 빠진 상태였다. 물론 아주 당연하게도 반려당할 리가 없었다.

        

        대거 소속일 때 시행했던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Operation Northpierce)가 바로 이 내용이었거든.

        

        

        

       “800km? 토마호크의 항속거리가 아무리 짧아도 1200km가 넘으니까…이런 젠장.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야. 정확한 좌표 유도만 가능하다면 코네티컷에 있는 러시아 군 전력의 대부분을 한순간에 박살낼 수 있어.”

        

       “불꽃놀이라. 상상 이상이로군. 지난 번 원자력발전소에서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아르테미스 PMC들을 전부 갈아버리더니, 그런 방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대충 알겠어.”

        

       “좋아. 해당 방안이 현실성 있다는 전제 하에 앞으로의 작전 계획을 새롭게 짜보자고.”

        

        

        

        그렇게 시작되는 치열한 두뇌 굴리기.

        

        그리하여 나온 계획안은 이전 미션에서도 그랬듯 상당히 간단했는데, 스텔스 헬기를 타고 브래들리 국제 공항까지 간 다음, 공항의 총괄기를 탈환한 뒤 플랫폼 인근에 있는 모든 적성 세력, 그리고 구역의 좌표를 따 센트럴 파크 HQ로 보내버리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센트럴 파크 HQ는 이를 뉴저지와 노퍽에 있는 해군 기지에게 전달할 것이며, 이후 거기에서 대기 중인 구축함을 비롯한 수많은 함급에 실린 토마호크 미사일이 오랜만에 빛을 볼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계획의 초안을 이카루스 네트워크를 통해 올려버리자 고작해야 1분도 지나지 않아 비밀 통신이 도착했다.

        

        

        

       -[ISO : 이건, 이건 정말이지…놀랍군. 하지만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미 북동부의 위협을 완전히 일소해버릴 수 있을 거야. 일단 해당 작전안은 상부에 상신했으니 금방 답변이 오겠군.]

        

       -[ISO : 잠시만 기다려.]

        

        

        

        그리고 그 말대로, ISO의 말로부터 꼴랑 5분도 지나지 않아 내가 기억하던 그대로 –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의 최종 승인이 완료되었다. 현 이카루스 국장 아드리안 B. 솔로몬의 서명이 서류의 최하단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스텔스 헬리콥터의 파일럿을 호출한 맥킨지. 그녀가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국제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 루트를 짜고, 근방에서 활동 중인 모든 오퍼레이터를 소집하는 등 많은 일들을 총괄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주변 경관은 심문실에서 바깥으로 바뀐 상태였다.

        

        짤깍 하는 소리와 함께 크로우의 손에 채워진 수갑을 푼 맥킨지가 그에게 두툼한 방탄복 하나와 그 위에 걸칠 전술 조끼, 그리고 소총 한 정을 건넸다. 어이가 없다는 눈길이 서로 마주했지만, 얄짤없었다.

        

        

        

       “가서 일해. 몸 안에 나노머신이 주입되어 있으니 아군 공격은 꿈도 못 꿀 거고, 탈주하는 순간 길바닥에서 끝나지 않는 꿈을 꾸게 될 거야. 이전에 아르테미스 소속 고위급 작전팀의 팀장이었다고 하니, 실력 좀 보자고.”

        

       “보석금은 스스로 벌어서 내라 이건가?”

        

       “네가 아르테미스 인원을 몇 명이나 포섭할지, 또는 적을 몇 명이나 죽일지에 따라서 내가 나중에 무슨 이야기를 할 지가 달라지겠지. 전직 PMC였으니 돈계산은 빠를 거고.”

        

       “하.”

        

        

        

        피식 웃으며 그가 덧붙였다.

        

        

        

       “그 말대로, 돈 버는 일은 자신있지. 두 번째 기회를 줘서 아주 지랄같이 영광스럽군.”

        

       “아가리 적당히 놀리고 헬기에나 타.”

        

        

        

        그렇게 경고가 끝난 뒤, 표정을 싹 바꿔 사근사근한 눈매로 나와 하모니를 바라보던 맥킨지가 어깨를 툭툭 쳐주며 덧붙였다.

        

        

        

       “말 안 들으면 개머리판으로 패. 나중에 청문회 불려가게 되면 나 부르고.”

        

       “…어련히 잘 하겠죠.”

        

       “그래. 어련히 잘 하겠지. 물론 쟤 말고 너희들 말한 거야. 처음에는 두 명만 왔다고 해서 좀 불안했더니, 아주 일 끝내주게 잘 하는 두 명이었을 줄이야. 나중에 돌아오면 뭐라도 쏠게. 근래 캠프에 꽤 괜찮은 바텐더 한 명이 합류했거든. 그럼 몸 조심히 다녀오라고.”

        

        

        

        안부를 남기고 뒤로 멀어지는 맥킨지 지부장, 그리고 허공으로 떠오르는 문구 하나.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알림 : 해당 미션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최소 두 명의 인원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어, 어쩌죠?”

        

       “글쎄요. 금방 구해질 것 같은데요?”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UI의 친구 목록에 들어갔다.

        

        어쩐지 곰탱이와 상어가 눈에 아른거리는 순간이었다.

        

        

        

        

        

        

        

        

        

        

        

        

        

        

        

        

       “우후후, 반가워요.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 막내 방송을 보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간단하게 스펙터라 불러도 괜찮아요.”

        

       “로건이라고 불러라. 콜사인 이외의 다른 건 궁금해하지 말고.”

        

       “으아, 볼 좀 그만 만져요.”

        

        

        

       -그 유진 볼따구를 주물대고 있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내?라고? 상상이 안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곰누나찌찌준내커미쳤다이게북극곰?오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말은많은데 뭐라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ㅋㅋㅋㅋ

       -로건 나온 거 보니 이 사람들 전부 유진 지인들 같은데 ㅋㅋ

        

        

        

        그야말로 난리법석.

        

        헬리콥터 안이 북적북적했다. 물론 채팅창은 더더욱 그랬다.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 유진이 두 명 사이에 낑긴 채 볼따구랑 손을 주물주물당하고 있었으며, 당연하게도 이는 새로 합류한 두 유저가 유진과 친밀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었다.

        

        물론 그것은 외관상으로만 그러할 뿐이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오만가지 비밀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유진과 로렌티나, 그리고 로건만 들을 수 있는 시크릿 보이스 채널에서의 대화는 이러했다.

        

        

        

       “살다살다 게임 안에서 오퍼레이션 노스피어스를 그대로 따라가게 될 줄이야. 도대체 뭘 하고 다녔어요, 유진?”

        

       “…저한테 물어보셔도. 그래도 두 분이 오니 든든하네요. 옛날에도 이 멤버로 국제공항에 침투했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 내심 기다리고 있었어.”

        

       “전 대놓고 기다렸지요. 후후.”

        

        

        

        그런 형태로, 나누면 나눌수록 선명해지는 과거의 기억을 입에 담는다.

        

        물론 유진은 그 와중 하나의 시크릿 보이스 채널을 더 개설한 상태였다.

        

        당연하게도, 하모니와 연결된 것이었다.

        

        

        

       “…과거 제 팀원들이에요.”

        

       “그럴 것 같았어요. 어쩐지 묻어가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묻히지 않을 수 있게 해달라고 두 명한테 언질을 넣어야겠네요.”

        

       “으악, 그건 안 돼!”

        

        

        

        그렇게 협박인지 배려인지 모를 무언가의 대화를 끝내고선, 유진이 허공에 국제 공항의 청사진을 홀로그램의 형태로 띄웠다. 맥킨지 요원이 사전에 표시해둔 침투로와 특이사항들이 가득히 표시된 모습에 하모니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세 명은 그다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온갖 전문용어가 난무하며 앞으로 어떻게 교전을 벌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물론 하모니에게는 안타깝게도, 그녀는 곧 전현직 오퍼레이터 셋으로 구성된 이들이 나누었던 대화의 순화판 버젼을 정면에서 브리핑받을 예정이었다. 선생은 셋이었지만 학생이 하나라는 사실은 얼굴 위에 웃는지 우는지 모를 표정을 띄우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착륙하겠습니다. 몸 성히 돌아오길 바랍니다.”

        

        

        

        드르륵.

        

        사이드 해치가 열리며, 야간투시 기능이 활성화되어 아주 옅은 흰 빛으로 빛나는 눈동자 네 쌍과 4안 야간투시경을 낀 크로우가 차례로 스텔스 블랙호크에서 빠져나왔다.

        

        본래라면 밤낮에 상관없이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도 밝은 건물 중 하나여야만 했으나, 짙은 어둠이 내린 지금은 단 한 점의 광원조차 식별 불가능할 정도로 어두웠다. 마치 거대한 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유진의 귓가에 근방에서 활동하던 여타 오퍼레이터들의 침투 준비가 끝났다는 언질이 들어왔다.

        

        작게 숨을 내쉬고, 마지막으로 무장을 점검한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작전 개시. 무선 침묵합니다.”

        

        

        

        다음 말은 없었다.

        

        다섯의 인영이 어둠 사이로 녹아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칠흑의 시간 작전 ON

    사실 전 철마는 안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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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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