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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3

       “화산문주님께서 이 곳 소속이라니. 아하. 농담을 하시는 거군요?”

       “농이라니 무슨 소릴 하는 것인가. 생각해보라. 과거 본인이 이 곳에 가입한 후에 말을 달리한 적이 있더냐?”

       

       당시 본인은 분명 이 곳에 적을 두었고 그 후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화산을 세우기야 했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저끼리의 일.

       

       화룡무인 속 세상에서 본인은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본인이 이 곳에 소속되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 그렇지만 문주께서는 떠돌이라 부르기엔 제대로 된 적이 있지 않으십니까.”

       “그게 문제가 되나?”

       

       – 당연히 문제가 되죠!

        – 낭?인 화령이?

        – 문주가 낭인이면 화산의 사람들은 뭐죠?

        – 겁나 뻔뻔하넼ㅋㅋㅋ

       

       내 말을 들은 여주인은 눈동자를 떨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어. 이 곳에는 문주께서 하실 만한 일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 찾아가 보시는 게.”

       “말이 많군. 본인이 일을 해주겠다지 않나.”

       

       낭인들의 기준에서 한없이 어렵고 위험한 의뢰라 할지라도 본인의 입장에서는 숨 쉬듯 할 수 있는 일이지.

       

       막말로 하여서 정파나 사파를 멸해달라는 부탁일지라도 이룰 수 있는 것이 본인이라는 사람일지언데 왜 그를 거부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군.

       

       아무래도 이 여주인은 영 이 곳을 운영하는 감각이 없는 모양이야.

       

       상대가 위험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써먹을 수 있을 때는 써먹어야지.

       

       “얌전히 내놓기나 하게.”

       “옙!”

       

       겁박을 하듯 이야기를 하자 여주인이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게 앞서 좋게 이야기를 할 때에 의뢰를 내어주었으면 얼마나 좋나.

       

       이전에 처음 보았을 때처럼 행동을 했다면 서로 편안했을 터이거늘.

       

       본인의 이름이 조금 널리 펼쳐졌다고 해서 눈치를 보니 이토록 귀찮지 않나.

       

       “민가야. 왠지 알겠지만 그대가 악당같구나.”

       “악당이라니 억울하다. 굳이 따지자면 본인은 선물보따리이지 않나.”

       

       아무리 사람을 많이 사용하는 의뢰처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인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의뢰가 있을 터.

       

       그를 해결해 줄 사람이 앞에 등장했으면 환호성을 내질러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그 발언으로 더더욱 악당 같아졌다.”

       

       – ㅋㅋㅋㅋ

        – 천마행동

        – 근데 천마치고는 너무 약한 거 아님?

        – 천마면 이미 여기 있는 사람은 다 죽였어야지.

        – 그른가?

        – 지마행동.

       

       “이해할 수가 없군.”

       

       이처럼 조용하고 친절한 악당이 어디에 있는가.

       

       악당이라 불리고자 한다면 저 여주인이 한 번 거절을 했을 때에 살의로써 위협을 했어야지.

       

       과거 본인이 한창 날 뛸 무렵에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말이다. 애초에 실전에서 도술을 사용해보자 권유한 건 바루 그대이지 않나.”

       

       도술을 곧잘 사용하는 것을 보고는 실전을 경험해보면 좋겠다 이야기한 녀석이 왜 본인이 의뢰를 받으려 하니 악당이란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본인은 실전을 하랬지. 겁박을 하라 한 적은 없다만.”

       “그건… 음.”

       

       할 말이 마땅치 않군.

       

       어지간한 사람이 상대였다면 억지를 부렸겠지만 바루는 본인을 가르쳐주는 입장인지라.

       

       어찌 반박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으려니 객잔의 여주인이 아래에서 의뢰지 하나를 꺼냈다.

       

       좋았다. 여주인아.

       

       이번만큼은 눈치가 괜찮구나.

       

       “얼마 전에 낭인 객잔으로 들어온 의뢰입니다. 최근 한 녹림무리가 화음 인근에 출현했습니다.”

       

       [튜토리얼 퀘스트가 변경됩니다.]

       [녹림을 퇴치하라.]

       [화음 인근에 녹림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시건방진 자들을 처리하십시오!]

       [보상 : 내공의 증대]

       

       오랜만에 보는 푸른 창이로구나. 매화검법을 보상으로 받은 후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 오?

        – 튜토리얼이 이렇게 바뀌는 경우도 있나?

        – 난 처음 봄.

        – 나도.

        – 뭔데. 이거 신기한 거야?

       

       “본인도 궁금하구나. 이게 신기한 게냐?”

       

       퀘스트 창이 떠오르자마자 채팅창에서 몇몇 이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녹림을 퇴치하는 게 무어 특이한 일은 아니지 않으냐.

       

       – 설명충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튜토리얼 퀘스트를 나중에 받으면 그 사람의 강함에 따라 퀘스트가 변함. 근데 이건 처음 봄.]

       

       “그러니까 처음으로 발견된 퀘스트라 이거냐?”

       

       – ㅇㅇ

        – 역시 장작의 여왕님이야.

        – 이 고인 겜에서 맨날 새로운 걸 찾아내다니. 이것도 재능이다.

        – 그럼 저거 평범한 녹림은 아니겠네.

        – 그럴 걸.

       

       “그것 참 재밌겠구나.”

       

       남들이 개척하지 못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언제나 짜릿한 일이지.

       

       더욱이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본인이 도술을 펼칠 기회가 많아지는 것 아니더냐.

       

       의뢰를 수락하자마자 내 앞에 화살표가 떠올랐다.

       

       이 방향으로 가면 된다는 거겠지?

       

       “그럼 의뢰를 처리하고서 돌아오도록 하마.”

       “예에. 안녕히 가시지요.”

       

       *

       

       “야. 이 개새끼들아.”

       

       폭풍이 몰아치다 사라지고 난 후 낭인객잔의 여주인은 고개를 들어 객잔 안의 낭인들을 둘러보았다.

       

       어느 하나 여주인의 시선을 제대로 마주하는 이가 없었다.

       

       그들도 나름 양심이 찔리는 것이다.

       

       “어떻게 씨발 아무도 안 도와줄 수가 있냐? 어?!”

       “그치만 누님. 상대가 상대이지 않습니까.”

       

       민가.

       

       혈교와 연관되어 폭주하던 이전의 화산을 무너트리고 새로운 화산을 설립해 그 곳의 문주가 된 이.

       

       자신을 겁박하려는 무림맹을 단신으로 박살내어 굴복시킨 이.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으면 최근에는 천마와 친분이 있다는 허황된 소문까지 퍼지는 마당이다.

       

       그런 사람이 낭인 객잔에 등장해 위용을 떨치는 데 어찌 낭인 나부랭이가 감히 말을 걸겠는가.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여태까지 살아남은 낭인들은 자신들이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만큼은 귀신같이 파악하는 바.

       

       민가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숨을 죽인 것이다.

       

       “그럼 나는! 나도 무서웠어! 말 한 마디 잘못하면 뒤질까봐 무서웠다고!”

       “어쩌겠습니까. 객잔의 주인이신데.”

       “그렇게 평소에 마음씨를 잘 쓰셨어야지.”

       “…뭐?! 야. 이 새끼야. 말 다했냐? 어?!”

       

       근처에 잡히는 것을 들고 달려들려는 여주인을 주변의 다른 낭인이 붙잡아서 말렸다.

       

       그러는 사이에 괜한 헛소리를 내뱉은 낭인은 재빠르게 가게 바깥으로 빠져 나갔고.

       

       한참이 지나 겨우 진정을 한 여주인은 한숨을 내뱉고는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이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꼬여버린 걸까.”

       “뭐어. 그런 대단하신 분이 이런 누추한 곳에 얼마나 오겠습니까. 조금만 견디시지요.”

       “누추하다고?”

       

       짜증이 머리끝까지 나서 말 한마디 한마디가 거슬리는 상태인 여주인이 눈을 치켜뜨자 낭인이 다급히 말을 돌렸다.

       

       “그보다 누님. 어찌보면 잘 된 일 아닙니까. 그 녹림채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제 말끔히 처리될 테니까요.”

       “그건 그래.”

       

       얼마 전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녹림 무리는 화음을 지나치는 이들에게 큰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그 때문에 요즘 들어 화음으로 향하는 발길이 줄어들고 있음은 물론이요 차츰차츰 이 낭인객잔에 들어오는 의뢰도 줄어드는 상황.

       

       마음 같아선 낭인들로 이를 해결하고 싶었던 여주인이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그러기에는 그 녹림 무리가 너무도 강했던 것이다.

       

       현 낭인 객잔의 최고수가 그들을 처리하러 갔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서 돌아올 만큼.

       

       “그 놈들도 민가를 감당하진 못하겠지.”

       

       지네들이 강해봐야 결국 녹림에 불과하지 않나.

       

       홀로 무림맹을 깨부술 수 있는 괴물을 저들이 어찌 버티겠는가.

       

       “근데 있잖아.”

       “예. 누님.”

       “민가가 녹림채를 부수고 돌아오면 보상으로 뭘 줘야 하지?”

       

       여주인이 나지막히 꺼낸 말에 낭인은 머뭇거리다 되물었다.

       

       “정해두신 거 아니셨습니까?”

       “원하시는 게 있으시냐고 물으려고 했지. 근데 처리하고 오겠다며 그냥 가버리셨잖아.”

       “붙잡았어야죠!”

       “너 같으면 민가를 붙잡을 수 있겠냐!”

       

       나중에 보상으로 터무니없는 걸 요구하면 어떡하냐.

       

       그걸 들어주지 않았을 때 화를 내면 어떻게 감당할 거냐.

       

       답이 나오지 않는 의논의 끝에 낭인객잔에서 흘러나온 건 한숨이었다.

       

       *

       

       “흐음. 평범한 녹림이 아닐거란 예상이 정확했구나.”

       

       저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내게 익숙한 것이었다.

       

       화룡무인의 세상에 들어온 후로 지겹도록 마주한 기운이기도 하니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겠지.

       

       “혈교구나.”

       “그래.”

       

       저들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이지.

       

       화음은 정파의 구획에 가까운 곳.

       

       아무리 무림맹이 본인으로 인해 허약해졌다 한들 이 곳에서 난리를 치긴 어려울 터인데.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산이 무너졌는데 저걸 누가 막아 줌.]

       

       “그도 그런가.”

       

       본래 화음을 지켜주었던 것이 본인의 손에 박살이 났으니 저 자들도 그를 신경 쓰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인가.

       

       하기야 과거에는 화산의 무리가 화음과 연계하여 무언가를 해왔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런 것이 없으니.

       

       생각해보면 신기하구나.

       

       저들의 칼끝이 이토록 가까우니 화음의 군수 측에서 본인에게 연락을 할 법도 한데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일까.

       

       나중에 이 일이 끝나면 화음의 군수나 만나러 가봐야겠구나.

       

       이제는 본인의 지위도 지위이니 옥상에 올라갔다고 한소리를 하진 않겠지.

       

       “뭐어. 저들이 혈교건 뭐건 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은 달라질 것이 없지.”

       

       어차피 의뢰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저들을 처리해야 하지 않나.

       

       어느새 인간으로 변해 내 옆에선 바루를 데리고서 녹림채 쪽으로 향했다.

       

       도적 무리 치고는 그럴 듯 하게 세워진 망루 앞으로 다가가자 위에 선 이들이 화살을 당기는 게 보였다.

       

       활 끝에 내기를 담을 줄 아는가.

       

       “멈춰라!”

       

       그를 보고서도 별 망설임 없이 앞으로 걸어나가니 망루 앞에 선 이가 내게 소리를 쳤다.

       

       “네 년은 누구…”

       

       나는 그에게 대답을 해주는 대신에 도술을 던졌다.

       

       그려낸 것은 날카로운 바람이었다.

       

       나뭇잎을 양단하는 이 바람은 기껏해봐야 무인의 피부에 상처를 낼 뿐이지만 이 위치를 잘만 조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의 혈이라는 것은 꽤나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거든.

       

       소리를 치던 남자의 목에 상처가 남과 동시에 그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당분간은 바닥에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쏴라!”

       

       그 모습에 당황을 한 다른 녹림들이 활시위를 놓았다. 본인에게로 날아드는 화살은 분명 어지간한 이들에게는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저 화살은 단순히 피부를 뚫고 몸에 박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살을 부수어버릴 위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허나 본인이 어지간한 인간은 아니지.

       

       도술을 그렸다.

       

       이번에도 그리는 것은 바람이었다.

       

       아무리 맹렬한 화살일지라도 바람의 앞에서는 무의미할 지어니.

       

       바람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주자 화살이 맨땅에 꽂혔다.

       

       “시작해보자꾸나.”

       

       망루 너머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이 많은 것이 도술을 사용할 인형들이 많은 듯 해 즐겁긴 하다만 그 수가 과히 많구나.

       

       도술로 하나하나 처리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듯 해.

       

       마침 잘 되었다 싶은 것은 이 곳이 녹림이라는 것이다.

       

       하나 같이 나무로 된 거물이 지어져 있으니 이럴 때는 불태워버리는 것이 제일이지.

       

       주변에 도깨비불을 불러냈다.

       

       한 두 개가 아니라 수십여개를.

       

       그리고 그것들을 망루를 향해 던져주었더니 녹림들이 무척이나 기뻐하는 게 눈에 보였다.

       

       “미친?!”

       “도술사다!”

       “막아라! 막아!”

       “저걸 다 어떻게 막습니까?!”

       “물 가지고 와!”

       

       거 그러게 누가 나무로 건물을 지으랬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서 펼치는 화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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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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