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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4

       

        

        

        

        

       -[알림 : 비상식적인 에너지 신호 감지.]

        

        

        

       “여기가 공항인지, 아니면 DARPA인지…누가 보면 차세대 무기 시연회라도 온 줄 알겠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짧게 웃는 사람이나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 그 모든 소음들이 어둠 속에서 들려온 터라 약간 기분이 묘하긴 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실제로도 브래들리 국제 공항을 지키고 있는 러시아 군들 – 과 아르테미스와의 기술 및 장비 합작의 결과 – 의 무장 상태는 그야말로 괴상망측하기 짝이 없었으니까. 누가 보면 아르테미스에게 인수합병 당한 바그너 그룹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아무튼, 자정의 한복판에서도 총질은 계속된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버려진 공항이라고 하여 교전이 벌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낮보다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더 치열해진다는 소리였다.

        

        특히나 아까 말했던 것처럼, 서로의 기술적인 격차가 그리 크지 않을 때는 더더욱.

        

        

        

       “20m 앞, 벽 뒤에 숨겨진 드론. EMP 충전 중.”

        

       “좀만 버텨봐, 금방 해결해줄 테니까.”

        

        

        

        퓽!

        

        발사기에 끼워진 해킹 툴이 허공을 가로질러 드론의 근방 벽면에 안착, 사방팔방으로 방해 전파를 뿌려댐과 동시에 기체의 통제권을 그대로 강탈한다. 어둠 속에서 어슴푸레한 흰 빛을 뿜어내던 드론이 유려하게 움직이며 적이 숨어있는 구역에 그대로 꼬라박는다.

        

        퍼엉. 묘한 소음을 내며 무형의 충격파가 퍼진다. 아군을 향해 달려들던 아르테미스 무인기들이 일순간 멈춰서는 한편, 야간투시경의 작동이 멈췄는지 저 건너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그 다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뻔했다. 아주 짧은 순간 신호를 주고받은 아군이 일제히 약진, 적군의 방어선을 수월하게 관통한 뒤 분해하며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산산히 찢어발겼다.

        

        이것이 바로 대거 팀의 기본적인 전술이었다. 최소한의 피해와 최대한의 효율. 익숙해지지 않으면 따라오는 것조차 버거울 것이었다.

        

        

        

       “우와, 오늘은 뭐가 이렇게 빨라요? 따라가기도 힘드네.”

        

       “조금만 더 분발해보자구요, 고양이 아가씨. 지금도 굉장히 느려요.”

        

       “우에에….”

        

        

        

        하모니는 스펙터와 꽤 호흡이 맞는 듯했다.

        

        아무튼, 아주 벌써부터 죽으려고 한다. 물론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 작전은 이것보다도 빨라야만 했기에 그런 것도 있었고, 오래간만에 이들과 호흡을 맞추니 상당히 즐거워진 탓도 있지 않을까.

        

        나와 같이 꽤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하모니조차 작전이 절반밖에 진행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버거워하는 건 처음…이 아닌가. 옛날 초창기 때도 이랬던 적이 있긴 했지. 좌우지간 그런 느낌이다.

        

        물론, 우리 쪽도 나름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는데, 내가 시크릿 보이스 채널로 하모니가 일반인이라고 말해주니 다들 이만큼 놀란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는데도 꽤 잘 따라오길래, 영락없이 꽤 훈련을 받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더니. 저 친구도 이번 파이널 챔피언십 나오나?”

        

       “그럴 리가 있겠어요? 쟤는 일반인이라구요.”

        

       “조금만 가르치면 꽤 재밌을 것 같은데, 나중에 별 일 없으면 노퍽 와볼 생각 없냐고 물어봐야겠네요. 누가 봐도 해군 좋아하게 생겼으니.”

        

       “고양이가 물을 좋아한다고? 그건 대체 어느 세계의 고양이야?”

        

        

        

        물론 이딴 치열하고도 쓸모없는 갑론을박이 잠시 벌어지긴 했는데, 하여간 소속 부대 자부심 하나로 먹고 사는 인간들 아니랄까봐 아주 그냥 입만 열면 맨날 다툰다.

        

        

        폴리곤의 형태로 서서히 사그라드는 시체들과 고철더미 위에서 마지막 점검이 끝난다. UI 위로 비상식적 에너지 신호가 감지되었다는 말이 뜨는 걸 보아 곧 있으면 총괄기와 대면하게 되겠지.

        

        작년 즈음에 있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았다 뜨는 순간 기체의 구조와 제원이 어제자 일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마 이 괴상망측한 게임의 시나리오가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일을 그대로 답습하여 만들어졌다면 아마 전개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활주로 인근에 비행기 대신 놓여있는 초대형 트럭 한 대.

        

        탄소나노튜브로 보강된 세라믹 장갑 특유의 검은 색으로 인해 야간에는 거대하고도 검은 물체처럼 보일 뿐이었다. 아마 야간투시 기능이 없었더라면 구조는커녕 정체조차 파악할 수 없었겠지.

        

        온갖 최첨단 하이테크가 내장된 쌍안경을 통해 주변을 주시했다. 위장막으로 덮혀있는 네 개의 중형 발전기와 사람 주먹만한 두께의 전력 전송 코일, 그 모든 것들이 중앙의 장갑차를 향해 연결되어 있었다.

        

        한편 당연하게도 근방에는 적들이 수두룩하게 배치된 상태였다. 위장 감시 초소부터 순찰조 등등, 일일히 언급하자면 입이 다 아플 지경.

        

        물론 다 방법이 있었다.

        

        

         등에 메고 있던 묠니르를 그 자리에 내려놓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삼각대를 설치한 뒤 대형 소음기를 끼운다. 누가 봐도 들고 다니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길긴 했지만, 다 나름의 쓸모가 있는 법이었다.

        

        

        

       ───짤깍!

        

        

        

        기존 탄창을 빼고, 빈 탄창에 라푸아 매그넘 서브소닉 – 요컨대 아음속탄을 하나씩 물린다. 대략적으로 20초 정도가 지나자 탄창 다섯 개가 완성된다. 그 시점에서 총을 로렌티나에게 넘긴 뒤 로건과 내려갈 준비를 시작했다.

        

        하모니는 아마 오늘 상어와 꽤나 친밀한 시간을 보내게 될 터였다. 로렌티나 역시도 대충 어떤 형태로 교전을 풀어나갈지를 예상했는지 하모니의 어깨에 손을 슬그머니 올리며 덧붙였다.

        

        

        

       “적 위치, 풍속 정도만 잘 봐줘요. 나머지는 알아서 할 테니까.”

        

       “…에? 네에?”

        

       “자자, 여기 쌍안경.”

        

        

        

        하모니를 로렌티나에게 고이 납품한 뒤, 로건과 함께 활주로로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택티컬 나이프와 소음기 달린 권총을 든 잠입조, 뒤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저격조. 상당히 스탠다드한 잠입 미션이었다. 

        

        인컴 너머로는 기본적인 이카루스 기어 조작 방법을 전수받고 있는 하모니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다행히 숙련된 인력답게 쌍안경을 통해 팀 전원의 UI에 적군 표식을 공유하는 법을 금세 익혔다.

        

        권총에 달린 적외선 레이저를 통해 첫 번째 타깃을 지정한다. 재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이, 고작 수십 미터 정도의 거리에서조차 아스라이 들리는 핑 소리와 함께 적군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바닥에 쓰러지며 나는 소리를 막기 위해, 시체가 지면에 격돌하기 직전 붙잡아 조심스럽게 내려놓는다.

        

        

        

       “굿 샷.”

        

       “아뜨뜨, 하마터면 손 델 뻔했네….”

        

       “볼트액션이 아니라 미안해요.”

        

        

        

        튀어나온 탄피를 손으로 잡았나보다.

        

        뭔가 찢는 소리와 함께 임시 탄피받이를 제작 중인 로렌티나와 하모니를 뒤로 하고, 뚫린 길의 정면 끝에 위치한 순찰조 하나를 눈에 담는다.

        

        소리없이 빠르게 뛰며 권총을 조준. 맥빠지는 소음과 함께 실 끊어진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바닥에 몸을 뉘이는 적의 시체를 붙잡는 한편,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오던 크로우가 순찰팀이 운용 중인 UGV의 센서에 독특하게 생긴 기계를 갖다대었다.

        

        자율 공격 시스템이 꺼지는 건 그 순간이었다.

        

        

        

       “이상 없음.”

        

       “다음으로 가겠습니다.”

        

        

        

       -그래서 이걸 지금 우리더러 하란 거죠?

       -아니 시1바 진짜 전직 부대원들을 델고와서 작전을 뛰면 우리는 어쩌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1부랄…모르겠다…그냥 난 즐길란다….

       -선생님들 인커젼엔 오메가 랭크가 없다고요 제발 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켈베로스 공략팀 GG치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ㅋㅋㅋ

        

        

        

        그 다음이라고 해서 그다지 다를 건 없었다.

        

        기어코 현장에서 임시 탄피받이를 제작한 하모니와 로렌티나 저격조는 높은 곳에서 주변을 감제 중이던 러시아 군의 머리에 총알을 한다발 안겨주었고, 나와 로건, 그리고 크로우는 대략 5분 정도 근처를 돌며 근방의 순찰조를 전부 스틱스 강에 입수시켰다.

        

        그리하여 인근의 감시 인원들을 전부 정리한 뒤, 남은 것은 현 지점으로부터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장 감시 초소 및 여분의 공항 방어 병력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이이제이라고 하였다.

        

        

        

       ───기이잉!

        

        

        

       “아르테미스가 만든 기계들 조작감 한 번 봅시다.”

        

       “하, 실망하는 일은 없을 걸. 그것만은 호언장담할 수 있지.”

        

        

        

        그리고 그 말대로, 무한궤도 UGV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부드러운 조작감. 사전에 IFF, 요컨대 피아식별 등록은 전부 되어있었는지, 러시아 군들은 화면 위로 아군임을 의미하는 녹색의 육각형으로 표시된 상태였다.

        

        세팅을 조금 바꾼다. 야간투시 기능을 활성화한 뒤, 피아식별 기능을 조금 만져주니 곧바로 아군은 적군으로, 적군은 아군으로 뒤바뀐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간단했다.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발사 가능한 화력을 선택한 후 발사하면 될 뿐.

        

        때마침 눈에 들어오는 것은 60mm 산탄 유탄, 그리고 자동 유도 미사일 런처까지. 고작 세탁기만한 기계 주제에 달려있는 건 흉악하기 그지없다.

        

        그럼 성능 좀 볼까.

        

        

        로건과 신호를 교환하고, 하모니 및 로렌티나와 타이밍을 맞춘다.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불꽃놀이 한 번 해봅시다.”

        

        

        

        투웅.

        

        산탄 유탄과 미사일이 어둠을 가르며 날아가더니 시원하게 폭발을 일으켰다. 반짝이며 흩어지는 폴리곤 덩어리들과 공항을 떠나가라 울릴 것만 같은 비명 소리가 불꽃에 파묻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단순한 시작에 불과했다. 규칙적인 유탄 발사 소리 아래로 체인건의 지속저음이 합류함에 따라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화려하게 피어났다. 물론 불꽃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7.62mm 탄환이 어둠을 가로지른 건 덤이었고.

        

        연주는 길지 않았으며, 결과는 모두가 예측할 만했다.

        

        윈저 록스의 총괄기가 이카루스의 수중에 떨어지는 건 그로부터 채 3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왜에에엥!

        

        

        

        귀청을 사포로 문지르는 듯한 사이렌 소리가 노퍽 해군 기지를 가득히 울린다.

        

        사전에 준비된 발사 차량, 인근 해역에서 대기 중인 구축함의 VLS와 핵잠수함의 SLBM 및 어뢰관, 그 외 순항 미사일의 발사가 가능한 모든 플랫폼이 적색 경보를 토해낸다. 수백 발의 미사일이 일제히 허공을 향해 날아올라 어둠을 가르고 사라졌다.

        

        제트 엔진이 가동되며 순항이 시작되었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델라웨어를 넘어 필라델피아에 접근함과 동시에 뉴저지의 해군 기지에서도 동일한 절차가 개시된다. 미국 북동부의 모든 해군 전력이 현 시점에서 가용 가능한 거의 대부분의 미사일을 허공 위로 토해낸 것이었다.

        

        이들이 합류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 번째 미사일 그룹이 선행 중. 10km의 간격을 두고 후행합니다.”

        

       “시스템 혼선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좋아. 이카루스가 과연 뭘 가져왔는지 한 번 보자고.”

        

        

        

        그로부터 600초라는 시간이 흘러간다.

        

        200개에 달하는 미사일이 롱 아일랜드를 가로지름과 동시에, 아르테미스와 이카루스의 합작을 통해 만들어진 그 무엇보다도 정확한 유도 데이터가 이들의 시스템에 개입하였다.

        

        만약 토마호크에 눈이 달려 있었더라면, 그리고 이들이 만약 살아있는 생물체였더라면, 그들은 십수 킬로미터 밖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침략자들의 행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리라.

        

        물론 블록 6까지 개량된 순항 미사일에 달린 카메라는 이를 조종 중인 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전달해줄 수 있었다.

        

        

        

       “목표 데이터 획득. 최종 가속에 들어갑니다. 순항 속도에서 마하 7로 급가속 중.”

        

       “리데르급 구축함 2기 식별. CIWS 가동을 확인. 두 기 격추되었습니다. 현재 건재한 미사일 34기.”

        

       “긴급 잠항 중인 잠수함 3기 발견. IFF 응답 없습니다. 타격 궤도 진입까지 2초.”

        

       “착탄 5초 전!”

        

        

        

        그 무엇보다도 길고도 짧은 5초가 지나간 뒤, 노퍽과 뉴저지의 모든 지휘사령부 화면에 비춰지던 순항 미사일 카메라가 일제히 X 표시와 노이즈로 물든다.

        

        그리고 그 순간, 뉴헤이븐은 쑥대밭이 되었다.

        

        

        

       ───콰아앙!

        

        

        

        순항 속도를 유지하던 미사일이 고작 십수 초 안에 극초음속으로 가속하며 들려오는 대기의 떨림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라 혼비백산하며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코네티컷의 러시아 사령부 및 해군 전력들.

        

        그러나 하늘에서 강철의 비가 내림에 따라, 범위 내의 모든 적들이 불꽃과 폭발의 아래에서 한 줌의 잿더미가 되어 사그라든다. 마치 온 힘을 다해 종을 치는 듯한 굉음이 하나에서 둘로, 넷으로, 여덟, 열을 넘어 백까지 도달하기까지는 5초도 걸리지 않았다.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적잖아 수 킬로미터 밖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들마저 경이에 찬 혼잣말을 토해낼 뿐.

        

        

        

       “신이시여.”

        

        

        

        바다 위를 위풍당당하게 떠다니던 두 척의 강철 상자도, 수면 아래를 자유롭게 누비던 잠수함도, 얼마 남지 않은 코네티컷의 전력을 끌어모아 자신들을 위해 돌리던 군 사령부도, 전부 평등하게 증발했다.

        

        심지어는 아군 기지에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화면을 송출해야만 했던 오퍼레이터들이 자신의 본분을 잠시나마 잊어버릴 정도의 장관. 리데르급 구축함 한 기가 하늘 끝까지 닿을 폭발과 함께 절반으로 뚝 갈라져버리는 모습을 보일 때 즈음에야 이들은 본분에 다시 종사할 수 있었다.

        

        아주 잠깐의 화면 딜레이 후, 함성이 노퍽과 뉴저지의 해군 기지를 가득히 메웠다.

        

        

        그리고 이 광경을 특등석에서 바라보고 있던 이들 또한 있었다.

        

        

        

       “모든 드론 신호 소실. 전부 목표 지점에 착탄한 모양이야.”

        

       “수고했어. 저 광경을 근처에서 직접 봤어야 하는데, 한 100km 떨어진 곳에서 화면으로만 보다니. 제일 즐거운 구경거리를 놓쳤어.”

        

        

        

        드륵.

        

        크로우를 포함한 세 명의 인원이 조종석 문을 열고 지면에 발을 디딘다. 바깥은 황량하고 어두웠다. 인기척이라곤 단 한 조각도 찾아볼 수 없는 새벽의 바람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총괄기에 의해 차단된 통신망이 복구되며 들뜬 목소리가 모두의 귓전을 타고 흐르는 순간, 이들 전원은 미션이 성공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M : 디브리핑도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코네티컷 주의 이름을 좀 바꿔야겠어. 그라운드 제로로. 보르시치 묻은 쥐새끼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파괴였지.]

        

       -[M : 핵잠수함에 구축함을 합쳐 다섯 대…이 정도면 단 한 번의 작전으로 미 북동부에 상륙한 러시아 해군 전력의 60% 이상을 깔끔하게 날려버린 것과 다를 바 없겠네.]

        

       -[M : 남은 건 프로비던스와 보스턴. 하지만 기체의 통제권이 우리에게 들어왔단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크루즈 미사일 폭격을 전제로 한 작전안은 계속해서 효과를 발휘하게 될 거야. 눈 먼 적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지.]

        

       -[M : 나머지 이야기는 기지에서 하자고. 정말 수고 많았어.]

        

        

        

        마치 거짓말처럼 수평선 너머로 동이 트기 시작했다.

        

        완전한 검은 색이었던 하늘이 새파랗게 물드는 가운데, 검은 색 일색인 스텔스 헬리콥터의 조종사가 특유의 너스레를 떨며 랜딩 기어를 내려 착륙한다.

        

        드디어 끝났다며 안도의 숨을 내뱉는 하모니의 어깨 위로 올라가는 손.

        

        물론, 이번에는 여러 개였다.

        

        

        

       “수고 많았어요.”

        

       “제법 잘 따라오든데, 막내 말고 저랑도 친구할 생각 없어요?”

        

       “나중에 노퍽 오면 맛있는 거 사줄게요. 어디 한적한 곳에서 차라도 한 잔 하면서 해군에 대해 논해볼 생각…악!”

        

        

        

        시시껄렁한 농담을 뒤로 하고, 크로우를 포함한 다섯 명의 인원은 숱한 뒷이야기를 뒤로 하며 일출을 거슬러 오를 예정인 스텔스 헬리콥터에 탑승했다.

        

        그렇게 유진의 첫 번째 인커젼 미션이 끝을 맺었다. 

        

        

        

        

        

        

        

        

        

        

        

        

        

        

       -[알림 : 진행도 업데이트 중….]

        

       -[알림 : 세계선 동기화 추산치 재계산.]

        

       -[알림 : 계산치 – 16.6% // 다음 인커젼 미션 개방까지 D-7]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모니(피해자)

    아 꼬우면 빨리 발 맞췄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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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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