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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5

        

       공연을 하기 시작한 지 5일째. 드디어 포달랍궁의 문이 열렸다.

         

       누르부치의 안내에 따라 포달립궁 안의 전경을 구경했다. 드문드문 불교적 장식물과 글귀 등이 놓여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이목을 끄는 것이 없는 평범한 건물.

         

       내가 들어온다는 것이 소문이라도 났는지 우연히 지나가는 척 하면서 나를 관찰하는 수많은 수행자들과 마주쳤다.

         

       마주친 수행자들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기대감이 선명했다. 흠, 일이 어찌 풀릴지는 모르겠지만 수행자들을 위한 공연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시주,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구려.”

         

       이제는 조금 친근감이 생긴 누르부치가 말을 걸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궁주님께서 까다로운 조건을 걸 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헤아려 주시길.”

         

       “물론입니다.”

         

       누르부치는 가주전까지 날 안내해 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들었다. 요약하자면 궁주가 진상짓을 하더라도 포달랍궁의 보상은 빵빵할 테니 돈 생각하면서 참으라는 이야기였다.

         

       뭐, 시름시름 앓는 딸내미를 둔 아버지이니 신경이 곤두서 있겠지. 이미 상황을 알고 다 각오하고 온 일이니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소, 현 포달랍궁의 궁주 라노징부요.”

         

       “이리저리 떠도는 마술사 호천안이라고 합니다.”

         

       라노징부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다부지고 꼬장꼬장한 무승 그 자체였다. 근육이 부풀어 오르지는 않았으나 누가 봐도 강도 높은 수련으로 단련된 육체. 얼굴은 바위와 같았으며 고리눈과 함께 미간에 잡힌 주름이 절로 사람을 위축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포달랍궁에서 그대들의 재주를 견식하고자 불렀소. 공연의 조건만 맞출 수 있다면 보수는 두둑하게 드리겠소.”

         

       라노징부는 꽤나 이야기를 서둘렀다.

         

       어디에서 왔고 출신은 무엇이고 마술사란 무엇인지 묻거나. 마술사로서의 실력을 좀 보려고 한다던가. 보수를 합의한다던가.

         

       이런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곧바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조건이라 하시면?”

         

       “나에게는 아픈 딸아이가 있소.”

         

       라노징부의 이야기는 꽤나 놀라웠다. 정확히는 아픈 딸을 위해 해 놓은 조치가 놀라웠다고 해야겠지.

         

       “면역력이 약해진 따님분을 위생 관리를 하고 계시다니 놀랍습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당히 엄격한 위생관리를 진행하며 딸을 보호하고 있는 모양. 대충 들어도 병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위생 관리에 힘쓰는 사람이 어쩌다 외부인을 그 안에 들이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갈 정도.

         

       “그렇소, 사라의 병세를 돌봐주는 의원들이 그쪽, 음. 마술사들이나 도구에 삿된 기운이 묻어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저 역시 아이를 아프게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구두협의는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라노징부에게는 딸아이의 안위가 최선이고 차선이 즐거움이었고 나는 그냥 공연 그 자체가 목적이었으니 충돌한 건덕지가 없었다.

         

       “음.”

         

       니마갈첸은 흡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내가 다 맞춰줬다고 해야겠지.

         

       만약 내가 정말 떠돌이 곡마단 단장이었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이런 조건으로 협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포달랍궁을 움직인다는 당초의 목적과 별개로 마술공연에서 창출되는 수익은 엄청나다. 솔직히 일꾼 고용비랑 마술도구 제작 재료값만 건져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떼돈이 벌리고 있는 상황.

         

       공연이 끝나면 그야말로 동전이 작은 동산을 이룰 정도. 우리를 도와주는 상인들이 기함을 할 정도로 돈을 쓸어담고 있는 상황이다.

         

       한창 물 들어올 시기니 노만 저어도 떼돈을 벌 수 있는데 암만 돈을 많이 준다 한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이나 걸면서 성사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일에 누가 손을 대겠는가.

         

       뭐 경력 관리 측면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공연에 필요한 사항은 수달차와 합의해 주시게.”

         

       “알겠습니다.”

         

       마술사 호천안의 관점으로는 니마갈첸과의 협의보다 수달차와의 협의가 진짜였다.

         

       “본인은 내가 본 모든 마술을 공연해 주었으면 하오.”

         

       “하지만 소궁주님은 방 안에 계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안에 무대를 만들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작은 마술들은 방 안에서 직접 보여주고, 무대에서 보여주는 마술은 창 바깥에 간이 무대를 만들 수 없겠소?”

         

       역시 실무자와의 협의가 어렵지. 수달차는 내가 아는 모든 마술을 소궁주에게 보여주길 원했고 그러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위치상 이곳에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겠군요. 그러나…”

         

       “이쪽 벽을 허물면 되겠소?”

         

       “그러면 해결이야 되겠군요.”

         

       건물을 개축, 보수까지 하겠다는데 대체 얼마나 마술에 진심인거야. 아무튼 마술 공연을 여러 번 본 사람답게 어렵지 않게 합의가 끝났다.

         

       공연 날자는 삼일 후.

         

       결전의 날이 정해졌다.

         

       *** ***

         

       결전의 날 당일이 되었다.

         

       의원들은 현대인의 위생관념으로 철저하게 준비한 마술 도구와 우리들의 건강상태에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무사히 포달랍궁에 진입했다.

         

       궁주 내외인 라노징부와 수달차에게 인사하고 곧바로 공연 준비에 착수했다.

         

       문제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당소열의 연초가 죄다 압수당한다던가, 3일만에 준비된 간이 무대에는 사소한 문제가 있다던가 그래도 큰 문제는 아니었기에 곧바로 공연 준비에 착수했다. 연초를 빼앗긴 탓에 오만 인상을 쓰며 탈출 마술을 위한 작업을 마친 당소열이 입에 약초를 넣고 질겅질겅 씹었다.

         

       나는 일행을 불러모아 수행자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자, 다들 설정 기억하시죠?”

         

       일행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종 확인 겸 일행들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며 설정을 제대로 암기했는지 확인했다. 나와 어떻게 합류했는지 그리고 대충 어디를 여행 다녔고 무슨 기연들을 겪었는지 등등.

         

       이제 공연이 끝나면 또 다음 단계의 작전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옥수수가 우려를 표했다.

         

       “궁주님이 굉장히 완고하신 분인듯 한데, 과연 예인으로 보이는 저희에게 딸아이의 치료를 맡길지 조금 걱정입니다.”

         

       “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친화력 마스터 옥수수가 우려를 표하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뭐 이미 내친 걸음이었다.

         

       “당초의 계획보다 잘 풀린 상황이니 슬쩍 찔러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두 번째 기회를 노려보도록 하지.”

         

       수달차의 적극적인 협조로 포달랍궁 안에 무대가 깔렸다. 오늘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지라도 두 번째나 세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있는 셈이다. 그러니 일이 틀어지더라도 억지로 밀어 붙일 필요는 없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마술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일행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소열을 제외한 나머지 일행들의 눈빛을 보니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수만 군중들 사이에서 마술을 펼치는 것에 비하면 이런 일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표정.

         

       음. 다들 훌륭한 마법사가 되었군.

         

       “그럼 전 이제 준비를 하러 가보겠습니다. 다들 대기해 주세요.”

         

       바깥의 무대 마술은 일행들이 펼칠 것이고 나는 궁주내외와 함께 들어가 비교적 간단하고 가까이서만 펼칠 수 있는 마술을 펼칠 예정이었다.

         

       의원들의 안내에 따라 몸을 박박 닦고 깨끗하게 삶은 곳으로 갈아입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궁주 내외가 나타났다.

         

       “준비 되셨소?”

         

       긴장과 걱정으로 물들 라노징부와 차이랑의 얼굴을 보며 나는 슬쩍 웃었다.

         

       “만전입니다.”

         

       *** ***

         

       라노사라는 생각했다.

         

       오늘은 환호성이 들리지 않는다고.

         

       ‘근처에서 벌어지던 공사와 연관이 있을까.’

         

       요 며칠, 처소 근처에서 자재 떨어지는 소리, 망치 소리나 톱 소리가 부산하게 들렸다. 그러더니 요새 들리던 함성 소리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함성 소리가 사라진 것은 호천안 일행이 외부 공연을 멈추고 포달랍궁에 들어온 탓이었지만 사라는 소리가 사라진 이유를 공사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건물을 어떤 식으로 보강해 바깥의 소음을 차단한 것이라 여겼다.

         

       ‘즐거운 기색이 듬뿍 묻어나는 소리였는데.’

         

       기억이 명확하지도 않은 어렸던 시절. 축제가 열렸을 때나 들을 수 있었던 소리였다.

         

       얼마나 즐거우면 라사에서 이 포달랍궁까지 들릴 정도의 소리를 냈을까.

         

       궁금했다.

         

       사라는 침대에 누워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언제 열렸는지 기억도 나지 않은 창문이었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물잔 하나 들기도 힘들 정도로 약해진 몸으로는 온 힘을 다 해도 튼튼하고 크고 두터운 창문을 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모두가 잠든 사이에 몰래 해 보았으니까.

         

       사라는 그냥 참기로 했다. 그야 처소에 미미한 소란이 퍼지는 것을 보니 부모님이 오신 듯 했으니까.

         

       “사라야.”

         

       “오셨어요, 어머니, 아버지.”

         

       사라는 두 사람의 기색이 이상한 것을 바로 눈치챘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기대감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눈빛을 받은 사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전에 바깥에 소란에 대해서 묻지 않았느냐?”

         

       “네, 그랬었죠.”

         

       “바깥에서 신비한 재주를 부리는 중원인들이 왔더구나. 그 재주가 어찌나 신기한지 온 라사의 사람들이 그 재주를 구경하며 소리를 질렀고 그 소리가 이곳에까지 닿았더구나.”

         

       “와아…”

         

       사라의 눈이 반짝였다.

         

       비단옷을 입은 사람이 즐비하고 밤에도 땅이 어두워지지 않는다는 그 중원에서 온 사람들이라. 중원에서 온 사람이 무슨 재주를 벌이기에 라사 사람들이 그리 즐거운 환호성을 질렀을까.

         

       라사는 몸을 들썩이며 두 사람에게 가까이 붙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재주를 보여주었는지도 아시나요?”

         

       “그것은 모른다.”

         

       “아…”

         

       사라는 안타까운 탄식을 흘렸다. 어쩌면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머리털을 뽑아 분신을 만드는 재주를 보인 것이 아닐까 아니면 사오정처럼 입에서 나방을 내뿜는 것이 아닐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사라의 마음이 뚝 꺾였다.

         

       실망한 사라의 얼굴을 보며 차이랑은 작게 미소 지었다.

         

       “우리도 잘 모르기에, 그 중원인 마술사를 직접 초빙했단다.”

         

       사라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어느 새 입구에는 낯선 청년이 서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소궁주.”

         

       청년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사라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려는 순간.

         

       사락.

         

       청년의 손에서 수많은 꽃들이 나타났다. 사라는 아무 것도 없던 손에서 갑자기 나타난 꽃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청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꽃들을 한 데 모아 사라 옆에 놓여있던 책상에 놓으며 빙그레 웃었다.

         

       “중원에서 온 마술사, 호천안이라고 합니다.”

         

       사라는 얼굴을 보자마자 보여준 호천안의 마술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간단한 패 마술과 잔 마술이 이어지면서 사라는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눈을 반짝였다. 궁주 내외는 마술에 몰입하는 사라의 표정을 관찰했다.

         

       ‘이런 표정을…지을 줄 알았구나.’

         

       “이 녀석은 사실 마법의 다람쥐랍니다.”

         

       호천안이 익살스럽게 어깨에서 다람쥐 패를 뽑아들자 사라는 꺄르르 웃었다. 허리춤으로 돌아간 다람쥐 패가 열 장이 넘었을때는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

         

       라노징부는 사라의 표정을 가슴에 새겼다. 그렇게 사라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라가 라노징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아버지, 아버지. 방금 보셨나요?”

         

       “오오, 그래.”

         

       “정말로 신기해요!”

         

       “하하, 궁주님께서도 함께 마술을 즐기시지요…보자. 이건 어떻습니까? 궁주님께서 이 패들 중 하나를 고르시는 겁니다.”

         

       호천안이 능숙하게 라노징부를 끌어들였다. 라노징부는 어쩔 수 없이 패 한 장을 골랐다.

         

       “자, 이렇게 붉은 패를 맨 위에 두겠습니다.”

         

       호천안은 패를 올려 놓자마자 곧바로 패들을 상에 깔았다.

         

       “이제 궁주님께서 붉은 패를 찾아보실까요?”

         

       “음.”

         

       라노징부는 호천안의 손놀림에서 어떤 움직임의 낌새조차도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곤란한 듯이 신음성을 흘렸다.

         

       펼쳐진 패들 중 맨 위에 있는 패가 붉은색 패인 것은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 붉은 패를 집으면 세상 즐거워하는 사라의 흥만 깨는 것이 아닐까.

         

       “어서요, 아버지!”

         

       신난 사라의 채근에 라노징부는 어쩔 수 없이 맨 위에 놓인 패를 집어 뒤집었다.

         

       “…?”

         

       그런데 패는 붉은 색이 아니라 푸른 색이었다.

         

       “이런, 틀리셨군요.”

         

       호천안이 맨 아래 패를 집어 모든 패를 촤라락 뒤집었다. 중복된 색이 없는 열두 장의 패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고 붉은 색은 패의 중앙에 들어 있었다.

         

       뭐지? 내가 속았다고? 고작해야 절정고수가 부리는 손놀림을 낌새조차 느끼지 못했다고?

         

       혼란에 빠진 라노징부와 관계없이 호천안의 마술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모든 패를 한데 모으고 맨 위에 라노징부가 집은 푸른 패를 올린 호천안이 다시 카드를 바닥에 깔았다.

         

       “소궁주님, 이번에는 궁주님이 패를 찾으실 수 있겠죠?”

         

       “어서요 아버지! 결과가 궁금해요!”

         

       라노징부는 맨 윗장을 뒤집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붉은 패가 들어가 있었다. 사라가 라노징부의 얼빠진 표정을 보며 꺄르르 웃었고 호천안은 다시 패들을 뒤집었다. 역시나 푸른 색 패는 중간에 들어 있었다.

         

       패 마술을 기점으로 궁주 내외와 사라는 함께 마법에 몰입했다. 내심으로는 기껏해야 절정 고수가 부리는 손재주라 생각했던 편견이 완전히 박살났으니까.

         

       사라에게는 꿈결 같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즐거움이 묻어 나는 함성 소리를 들으며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그 현실은 생각보다도 훨씬 환상적이고 즐겁고 재미있었다.

       

       

       “아…”

       

       사라는 작은 탄성을 토해냈다. 끝없이 마술을 펼쳐낼 것만 같았던 호천안의 손이 멈추었기 때문이었다.   

       

       호천안이 인사를 해 보이며 마술도구들을 회수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라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어찌 공연은 즐거우셨는지요?”

         

       “네! 네! 정말로 이런 건 처음 봤어요!”

         

       몸을 들썩거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사라. 호천안은 그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군요. 무대 마술이 아니더라도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무대 마술…?”

         

       “아아, 무대 마술이라는 것은 좀더 큰 규모의 마술이랍니다. 듣기로는 라사의 환호성이 이곳까지 들렸다지요?”

         

       “네,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요.”

         

       “라사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 것도 다들 무대마술을 보고 그런 것이랍니다. 큰 무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펼칠 수 없는 마술인지라 이렇게 간단하게 손으로 펼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신비하고 재미있죠.”

         

       “아…”

         

       무대마술을 상상해 보던 사라는 약간 원망이 담긴 눈으로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방금전까지만해도 구름을 거니는 것처럼 행복했는데…어째서 그런 마술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일까.

         

       사라는 이 방 바깥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였으니까.

         

       무대에서만 펼쳐질 수 있다는 그 무대 마술을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차라리 몰랐다면 오늘이 일평생 중 가장 행복한 날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호천안은 약간의 원망이 담긴 사라의 시선을 느끼며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지금부터는, 그걸 보도록 합시다.”

         

       덜컹!

         

       창문이 열리고 사라는 눈을 크게 떴다.

         

       창문 바깥으로 보여야 할 벽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보이는 것은 마술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고리를 들고 인사를 하는 옥수수의 모습이었으니까.

         

       쩔렁!

         

       “중원에서 온 마술사! 옥수수라 합니다!”

         

       사라의 눈앞에서 무대 마술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하늘연달]님께서 [10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흑흑. 너무 잘 보고 있으시다니 매우 안심이 되는 것입니다. 왕코인 콤비네이션에 이 검은주사위, 그랜절이라도 올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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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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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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